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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 인세션필름닷컴 기사

이 인터뷰이는 아카데미 어느 지부 소속인지는 공개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음! 특이점은 오스카 수상 경력자라고 함.


[시각효과상]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와 '오펜하이머'가 후보에 있었어야 했다. 이게 말이 되나? 어쨌든 나는 손쉽게 '고지라 마이너스 원'을 고르겠다. 영화를 너무 즐겁게 봤다. 시각적으로 도드라졌고 열악한 예산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제까지 할리우드가 내놓은 고지라 영화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훨씬 정직하고 진정성 있는 작품이었다.

[편집상]
후보작 라인업이 정말이지 찬란하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최고의 다섯 작품이다. 하지만 내 표는 '오펜하이머'에게 던지겠다. 가장 효과적인 편집이었고, 편집이 하나의 극중 캐릭터였다. '플라워 킬링 문'은 좀 길지만 편집에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았다.

[의상상]
'가여운 것들'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전통 복식과 현대 표현 방식을 흥미롭게 섞었는데, 나는 그런 식의 변주를 좋아한다. '바비'가 받아도 나쁠 건 없는데 그건 이미 있는 걸 구현한 거고, 진정 창의성이 빛난 것은 '가여운 것들'이라고 느낀다.

[촬영상]
분명히 말하건대 '솔트번'이 후보에 들었어야 한다. '플라워 킬링 문'은 그럭저럭이고, '공작'이 후보에 오른 건 정말 멋지다. 나는 '가여운 것들'에게 투표할 것이다. 워낙 신선한 충격을 줬고, 기억에 남는 촬영이다. 아마 실제 수상은 '오펜하이머'가 할 텐데 어떤 숏은 아이맥스로 찍고 어떤 숏은 그러지 않은 부분이 걸린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아이맥스 숏들이 나오다가 어느 순간 아인슈타인과 대화 장면으로 넘어가면 아이맥스가 아니더라. 좀 잘못된 기획 같다.

[분장상]
분명히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나는 후보들을 보지도 않고 투표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정말 맘에 안 든다. 나는 후보들을 다 보지 않은 상태로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골다'를 아직 보지 못했기에 그 작품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다. 나머지 중에선 '가여운 것들'의 분장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에 투표해야겠다. 분장이 너무 잘 돼서 의식조차 안 하게 되더라. 배우가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는 말이다. 워낙 자연스러웠다. '유대인 코 과장 논란'이 있긴 하다만, 실존인물을 표현할 때는 최대한 그 사람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하고,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제작진은 그 일을 제대로 해냈다. 고증을 잘했다.

[미술상]
그야말로 '가여운 것들'이 압권이다. 나에게 충격을 줬고, 흑백 장면이나 컬러 장면이나 정말 잘 전달됐다. 화려하고, 환상적이고, 스타일리스틱하며, 알록달록하고 특별하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바비'가 수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 눈이 즐겁고 인상적이었지만 기존 상품을 더 크게 재현한 것 아닌가.

[음향상]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없었다면 '오펜하이머'에 투표했을 것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사운드가 영화의 주제이다. 그 영화는 무엇을 보여주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들려지는지가 중요하다. '오펜하이머'는 소름돋게 좋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사운드고, 곧 한 번 더 볼 건데 그러고 나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 지금은 무조건 '존 오브 인터레스트'다.

[음악상]
하하, 오 주 예수여. 올해 가장 후보 선정이 이상한 부문이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두 작품은 여기 있어야만 했다. 어쨌든 '오펜하이머'와 '가여운 것들' 사이에서 머리가 깨어질 것만 같다. 루드비히 고란손은 경이로운 작곡가라고 생각하고, 법적 정치적 이야기로 가득찬 영화에 감정적인 격동을 주는 음악을 만들었다. 그의 음악이 이 영화를 완성시킨다. 하지만 '가여운 것들'의 음악이 워낙 인상적이고 귀를 즐겁게 해줬기에 끌린다. '오펜하이머'가 받겠지만 나는 '가여운 것들'에 투표하겠다.

[주제가상]
하하. 플레이밍 핫 치토스에 대한 영화가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놀랍다. 쌀국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어떤 사람이 상업적 제품을 개발해내는 스토리에 잘 끌리는 듯하다. 올해만 해도 '에어' '플레이밍 핫' '바비' 등이 그렇지 않나. 일단 투표하기 전에 후보곡들을 다 한 번씩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플라워 킬링 문'의 'Wahzhazhe (A Song For My People)'에 마음이 기운다. 다른 노래들에 비해 굉장히 강력했다.

[국제영화상, 다큐멘터리상, 단편 부문들]
이 부문 후보들은 거의 못 봤기 때문에 스킵. 나중에 다 보고 투표할 것이다.

[애니메이션상]
후보 라인업이 굉장히 좋다. 지난 몇 년간 가장 만족스럽다. '니모나'보다는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을 넣는 게 좋았을 것 같지만 그 정도야 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두 말이 필요 없는 마스터피스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처음 본 순간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세대를 넘나드는 관계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마법 같았고 영화를 본 뒤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았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데, 소니가 '비욘드 어 유니버스'를 잘 만들어줘서 그때 못다한 예우를 해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지금은 '그어살'의 손을 들어주려 한다.

[각본상]
역시 후보 라인업이 탁월하다.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는 게 있다. 각본상에 투표할 때는 시나리오에 써있는 것만 보고 판단해야 한다. 사운드, 의상, 미술, 연기를 모두 배제하고 각본만 봤을 때 여전히 좋은가? 페이지를 술술 넘기며 읽고 싶어지는가? 나에게는 '바튼 아카데미'가 그랬다. 너무 집중되게 잘 썼다.

[각색상]
'가여운 것들'! '가여운 것들'! 백만 번이고 '가여운 것들'이다. 주제 의식들이 진정 아름답고 함축적이다. 섬세하고, 도발적이며, 충격적이다. 희망적이고, 괴짜스러우며, 재밌는 각본이다. '바비'가 각본상이 아니라 각색상 후보로 분류된 게 의아하다는 의견들이 있던데, 나는 아카데미의 결정에 동의한다. 기존에 있는 상업적 IP에 기반해 썼으니 각본상이 아닌 각색상에 넣는 게 당연하다.

[여우조연상]
어휴,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각본이 워낙 나빠서 배우들이 연기력으로 커버 치느라 고생했다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즘적이고 유치하다. 조디 포스터는 명배우지만 이번에 후보에 오른 건 정말 실망스럽다. '솔트번'의 로자먼드 파이크가 대신 올라가야 했다. 포스터를 노미네이트시킨 것이 정말 이상하다. 아메리카 페레라도 마찬가지다. 그래, 그 모놀로그 장면은 분명 좋았다. 하지만 '결혼 이야기'에서 로라 던이 좋은 아버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모놀로그 장면 같은 것과 비교해 보자. 매번 이런 식이다. 솔직히 그 장면 하나 때문에 후보에 오른 것 아닌가 싶다. 나는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에게 투표하려 하는데, '오펜하이머'에서 훌륭했던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가 받아도 괜찮지 싶다.

[남우조연상]
후보 라인업이 나쁘지 않다. 나는 로버트 드니로를 빼고 '가여운 것들'의 윌렘 대포를 넣어도 괜찮았을 것 같지만, 솔직히 동의하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 나는 '가여운 것들'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마크 러팔로에게 투표할 것이다. 좋은 배우지만 그의 연기에 흥분하게 되는 적은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치도록 웃기고, 과장되고, 이전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대단하다.

[남우주연상]
후보 라인업이 너무 좋아서 단 한 명도 바꾸고 싶은 사람이 없다. 당연히 '오펜하이머'에서 킬리언 머피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좋다. 그러나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아마티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에게 투표할 것이다. 실제 수상은 킬리언이 하겠지만 지아마티가 이 괴팍한 영감을 엄청난 진성성과 따스함이 느껴지게 연기해냈다. 제프리 라이트와 콜먼 도밍고도 좋다. 브래들리 쿠퍼가 후보에 오른 것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굉장히 많던데 내가 봤을 땐 그런 소리 들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여우주연상]
예상했겠지만 아네트 베닝이 여기 있는 게 너무 이상하다. 그는 위대한 배우다. 하지만 이게 뭔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패스트 라이브즈'의 그레타 리가 여기 있었어야 한다. 릴리 글래드스톤의 연기에 나보다 큰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많더라. 물론 그도 잘했지만 나는 나머지 세 분 중에서 고르려 한다. 앞서 이 분이 주연이 아니라 조연상 후보여야 하지 않느냐는 주제로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안다. 물론 전체 러닝타임 대비 출연 분량을 계산하면 조연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별로 문제삼을 생각이 없다. 어쨌든 남은 세 명 중에서는 엠마 스톤에게 표를 던지고 싶다. 이 영화에서 그가 배우로서 지극히 성숙하고 능력 있다는 걸 보여줬다. 감정 연기, 몸을 활용하는 방식, 유머 감각까지 못하는 게 없다. 지난 번에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의 주연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았지 않나. 그때 올리비아 콜먼이 수상한 것이 시간이 지나 생각할 수록 얼마나 잘한 선택이었나 싶어진다. 아, 마고 로비가 후보에서 빠진 걸 갖고 난리가 났던데 나는 잘 뺐다고 본다. 대신 프로듀서 자격으로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않았나. 나는 이번에 마고 로비의 연기보다는 제작 능력에 훨씬 더 감탄했기에 적절하다고 본다.

[감독상]
물론 여성 후보가 두 명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아니 세 명도 좋다. 다만 '바비'의 연출이 올해 최고의 연출 톱5에 드는지는 모르겠다. 그 영화를 훌륭하게 만든 것 단 하나만 꼽으라면 솔직히 연출을 고를 것인가? 적어도 톱5는 아니고, 그래서 나는 그레타 거윅이 빠진 게 괜찮았다. 솔직히 이 후보 라인업이 정말 마음에 든다. 물론 '패스트 라이브즈'도 탁월하다. 하지만 연출은 그 영화에 완벽하게 어울릴 뿐 올해 최고의 연출 톱5에 넣을 것까진 없다. 오히려 진짜 스넙은 알렉산더 페인이다. 나라면 마틴 스콜세지를 빼고 페인을 넣었을 것이다. '플라워 킬링 문'은 기막히게 연출됐지만 페인이 한 단계 더 놀라웠다. 다섯 후보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도발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감성이 아닌 이성에 따라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투표하겠다. 내 심장은 요르고스 란티모스를 절박하게 외치고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놀란의 연출은 그냥 미쳤다. 아마 실제 수상도 그가 할 것이다.

[작품상]
후보 라인업이 매우 훌륭하다. 작품상 후보 중 내가 혐오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건 거의 처음이다.
10위 - 바비. 이중에서는 명확히 최약체다.
9위 - 플라워 킬링 문. 마티는 한 번도 안 좋은 작품을 내놓을 줄을 모른다. 다만 그는 이보다 좋은 작품을 워낙 많이 만들어 왔다. 심지어 최근에도.
여기부터는 진짜 좋은 작품들이다.
8위 - 아메리칸 픽션. 퍼킹 그레잇.
7위 - 추락의 해부. 진심 너무 연출이 너무 좋다. 각본도 굉장히 성숙하고 전혀 가르치는 듯하지 않다.
6위 - 패스트 라이브즈.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깊이 감동적이다. 목표한 바를 완벽하게 해낸 영화다.
5위 -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아름답고 진정성 있었다. 너무 오스카 베잇스럽지만 매 장면이 무언가 황홀한 일을 해낸다.
4위 - 오펜하이머. 솔직히 이게 받을 걸 알기 때문에 다른 영화에 기회를 주고 싶다. 어쨌든 놀란의 최고작 중 하나.
3위 - 존 오브 인터레스트. 영화를 보는 내내 최면에 걸리는 기분이다. 나는 그대로 넘어갔다. 단 한 번도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없으며 할 말을 잃었다.
2위 - 바튼 아카데미. 흐뭇한 영화다. 또 보고 싶어진다. 담담히 목표한 바를 기분 좋게 해낸다. 별로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데 그것을 중요하게 느끼게 해준다.
1위 - 가여운 것들. 올해의 영화다. 제발 요르고스 란티모스에게 제작비를 멈추지 말고 대주어라. 그는 요리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요리사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기세가 꺾여서 작품상 후보에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놀랍냐고? 그렇진 않다. 소니가 계속 잘해줘서 3편은 아카데미가 걸맞는 대우를 해주길 기대할 뿐이다. 물론 3편이 이 트릴로지를 카타르시스 넘치고 섬세하게 잘 끝내준다면 말이다. 소니는 예술의 한계를 뛰어넘고 예술적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나 '애스터로이드 시티'가 미술상에 없는 것도 아쉽다. 미술 부문 투표권자들이 좀 더 참신한 영화들에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 그 두 작품이 없는 것 역시 놀랍지 않으며 해당 지부 회원들의 안목이 아쉽다.


킬플문, 바븨, 엠마돌, 뿌꾸, 겨스님, 로정님, 로다주, 뉴유니2, 그어살


오스카 투표권자들은 재밌겠다, 이런 거 투표도 할 수 있고...

쌀국에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오스카가 있다면,
해연갤에는 붕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특별한 시상식이 있다는데...?
붕로.png
바로 2024 제8회 붕스카 어워즈조!!!!

2017년 제1회 붕스카를 시작으로
올해 벌써 8회째를 맞고 있어오

너붕의 소중한 한 표로 좋아하는 영화, 교주에게
붕스카 트로피를 안겨줄 절호의 기회!
지금 바로 아래 링크에서 퉆하자
여기 클릭

보너스로 아쉽게 붕스카가 열리지 못했던
2021, 2022 영화들에 대한 투표도 지금 함께 진행함!!
모두 퉆해주면 ㅅㄹㅅㄹ

* 투표 기간은 3월 31일까지!
* 설문 응답 마친 후 언제든 재투표할 수 있음
* 한 부문마다 한 후보에만 퉆할 수 있음
* 투표를 한 붕은 평생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복을 받음

지금까지 퉆해준 붕들 모두 코마붕!!!

역대 붕스카 결과
2017 제1회
2018 제2회
2019 제3회
2020 제4회
2023 제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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