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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0:58

메총장에게 총장님, 요즘 어떤 취미를 갖고 계신지요? 라고 물어본다면 
메총장은 지체 없이 소박하게 제 정원을 가꾸고 있지요, 대답할 터였다.
하지만 이 대답은 거짓말이었다.
솔직히 툭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메총장의 정원이란 남들과의 개념 자체가 달랐다. 
일단, 누구는 제 집 앞마당에 토마토나 허브 따위를 조촐하게 기르며 정원이라 하기도 했고, 누구는 화단을 심어 정원이라고도 말했지만
메총장의 정원이란 일반적인 학교 부지보다 훨씬 컸으며, 대충 메총장이 사방에 손가락질을 하며 저쪽까지 제 정원이지요, 해도
남들은 대체 어느정도의 크기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니 메총장의 말대로 그 소박한 정원은 머학 일에 바쁜 총장이 가꾸기엔 또 쉽지 않았다. 
사실 메총장은 네 명의 정원사를 두고 있으며 금요일 오후가 되고 나서야 교외 끝자락에 위치한 제 집에 도착해 
정원을 느릿느릿하게 걸으며 한 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내곤 했다. 그게 메총장의 취미'였'다.

요즘 메총장의 취미란 남들에게 얘기하기엔 꽤나 비밀스러운 일이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휘적휘적 정원을 걸어다니며 세상에, 꽃이 많이도 폈군, 중얼거렸지만
메총장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결국 짧은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메총장은 제 고용인에게, 여우가 아직 안왔나?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말을 들었는지 저 멀리서 낑끼잉!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여우 한마리가 펄쩍펄쩍 메총장에게로 뛰어오는 것이었다.

"아유, 욘석, 잘 있었니?"

끼이이잉, 낑끼이잉!
여우가 메총장 다리 사이를 마구 돌아다니더니 흥분을 표현하고자 온몸을 잔디에 뒹굴어댔다. 
메총장도 신이나서 요 녀석, 이 녀석, 거리며 여우를 쓰다듬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털을 슥슥 쓰다듬으면 여우는 마치 눈웃음을 치는 것처럼 눈가를 반달모양으로 만들어냈다.
유달리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여우는 흥분을 주체 못하는지 가끔은 끼릭끼룽꺄룽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며
메총장에게 제 몸을 비볐다. 메총장은 종종 여우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이상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밥 먹으러 갈까, 응?"

그럼 여우가 또 대답하듯이 뀨유유융 거렸다. 메총장이 웃음을 터트리며, 여우를 한 번 더 쓰다듬어주었다.
그랬다, 이 귀여운 녀석과 노는 게 최근 메총장의 취미라고 할 수 있었다.

원래 메총장은 야생동물에 정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질나게 넓은 정원을 가꾸기 위해 고용한 정원사들에게 메총장은 기본적으로 살충제 등을 쓰지 말라고 했었다.
손은 더 갔지만 메총장의 철칙 덕에 정원을 가꿀수록 야생동물이 한두마리씩 나타났다.
고양이, 여우, 고슴도치, 사슴, ...
메총장은 그 날도 어느 때처럼 정원을 거닐며 수풀 속에서 움직이는 동물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었는데,
여우 한마리가 메총장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다.
메총장이 빙그레 웃으며 안녕? 하고 묻자, 
여우는 그 인사에 화답하듯 슬그머니 다가와 메총장의 다리에 제 뺨을 비볐다.

그 날 이후 '그' 여우는 아주 뺀질나게 메총장을 따라다녔다.
야생동물의 야생성을 없애버리면 안돼!가 메총장의 마인드였다만, 여우가 워낙 애교가 많고 귀여웠다.
아주 어릴 적 메총장이 길렀던 강아지보다 애교가 많았다.
그렇게 한번은 저도 모르게 슥슥, 여우를 쓰다듬어주고,
한 번은 저택까지 따라오는 여우를 내쫓지 못해 들여보내주고,
메총장이 식사할 때 최상품의 고기를 대접해 밥을 먹이고, 이젠 메총장이 어딜가든 따라다니게 내버려둘 정도였다.
심지어 저번주엔 메총장과 주말내내 같은 침대에서 잠까지 잤다.
고용인들은 하하, 총장님이, 여우에 완전 홀리셨네요! 농담할 지경까지 이르렀고,
메총장은 조심스레 그 말에 공감했다.
시간이 주말밖에 나지 않아 여우를 일주일 중 단 이틀간 밖에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으니까.
메총장은 월요일 아침에 저택을 나설 때마다 저 여우를 보면 밥을 꼭 챙겨달라, 요구했으나
고용인들이 웃으며 의외의 답을 하곤 했다.

"저 녀석, 총장님이 없으면 코빼기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총장님처럼 주말에만 찾아오는 걸요."

여우는 질좋은 고급 스테이크만 먹었다. 
아예 테이블 위에 자리잡아 제 몫의 스테이크가 나올 때까지 예의바르게 기다리고는 했다.
채식주의자인 메총장에게는 채소와 과일만으로도 호화스러운 저녁식사가 나왔지만 여우의 밥에 비하면 볼 품 없을 정도였다.
요리사와의 오랜 사투 끝에 여우는 생고기도 아닌 미디엄 레어로 잘 익힌 스테이크만 대접받았다.
메총장이 이번에도 여우가 남긴 가니쉬를 먹으며 크큭, 웃었다. 
여우는 주말내내 메총장의 뒤꽁무니를 쫓으며 저택을 활보했다. 
메총장이 서재에서 책을 읽으면 얼른 그의 허벅지 위로 올라와 자리잡았고, 산책할 때에도 쫄랑쫄랑 따라다녔다.
메총장이 새벽 늦게까지 별을 볼 때에도 꾸벅꾸벅 졸면서 옆을 지켰다.
잠잘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의식적으로 메총장은 여우랑 침대까지 공유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으나,
여우의 고집이 더 셌다. 
메총장이 침대에 누우면 여우도 펄쩍 뛰어 올라와 메총장의 옆에 몸을 말았다. 

여우는 하품을 쩍, 하곤 금세 잠이 들었지만 메총장은 조금 오랫동안 잠에 들지 못했다.
남들은 모르는 그만의 고민때문이었다. 최근 메총장은 잠에 들기만 하면 귀신을 보는 것 같았다.
메총장은 저번주의 일이 아주 생생했다.
잠결이었지만, 제 허벅지와 손바닥에 느껴지는 여인의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이 오소소 느껴졌다.
제 어깨를 간지럽히는 기다란 머리카락과 살결, 작게 소리내서 웃는 웃음소리. 
하지만 눈을 번쩍 뜨고 침대에 일어나면 생생했던 여인의 감촉은 어디가고 그의 옆에서 쿨쿨 자고 있는 여우 한 마리 뿐이었다.
저번 주말 내내 느꼈던 그 감각에 메총장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평일에 도심에 있는 집에서 생활할 때는 느낄 수 없다가, 다시 어제 이 곳에 돌아와 잠을 청하자 그 여인이 불쑥 나타나는 것이었다.
저택에 귀신이라도 있나?
어째 께름칙하고 마음이 안놓여 메총장이 두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누워있었다.
그러다, 새근새근, 잠든 여우의 숨소리가 제 귀를 간지럽히자 기분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귀여워라, 메총장이 여우를 쓰다듬자 꾸웅, 잠꼬대를 했다.
벌써 주말이 다 지나갔다. 내일이면 다시 여우를 며칠간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이름을... 지어줄까? 언뜻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달 넘게 봤으면서도 이름은 커녕 매번 여우야, 여우야라고 했었지. 그렇지만 이름을 지어주면 정말 특별해지는 사이가 될까봐,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럼에도 메총장은 여우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줄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까무룩 잠이들었다.



메총장이 깊은 잠에 빠졌을 무렵, 이른 아침 햇살이 창문 틈을 비껴들어와 침실이 환히 빛났다. 
늘씬한 손가락이 메총장의 콧날과 입술을 쓸어내렸다. 
금발 머리를 새하얀 시트 위로 늘어뜨린 채, 테희가 머리를 괴고 메총장의 옆에 누워있었다. 햇살에 테희의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테희의 새빨간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메총장의 품에 안기자, 메총장이 무의식적으로 따뜻한 테희의 몸에 머리를 묻었다.

"어머나,"

테희가 탄성을 지르며 살풋 웃었다. 그러곤 메총장의 뺨을 만지작, 흘러내린 하얀 머리카락을 만지작, 그러다 충동적으로 메총장의 입술에 키스했다.
메총장이 잠결에도 그 감촉이 낯선지 미간을 찌푸리다가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테희가 다시 한번 입술을 부딪히자, 
메총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끔벅끔벅거리더니 다시 스르르 잠에 빠졌다. 

"귀여워..."

테희가 후후, 웃으며 한 번 더 키스했다. 

메총장이 깨어났을 때는 한참 뒤였다. 고용인이 곧 출발하셔야 늦지 않는다며, 그를 서둘러 깨우고 난 이후였다. 
메총장은 겨우 일어나 몽롱한 와중에도 꿈 속의 여인을 떠올리는 중이었다.
역시나 오늘도 찾아왔어, 꿈인데도 불구하고 감촉이 생생했다. 게다가 오늘은 제게 키스까지 했었다. 메총장은 제가 기가 약해서 그런건지,
아님 한동안 누군갈 만나본 적이 없어서 이런식으로 성욕이 분출되는지 고민에 빠졌다.
특히나, 그 새파란 눈동자...
그 눈동자 색이 기묘하게도 낯익었다.
메총장은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참에 옆자리가 텅 비어있단 걸 발견했다.

"그 아이가 없네,"
"네?"
"여우 말일세,"
"아! 그 녀석, 한참 전에 침실 문을 박박 긁으며 내보내달라고 하길래요."
"그래?"
"후다닥, 달려나가는데 거참, 여우 그 아이도 월요일이라고 어디 출근할 곳이 있나봅니다."



여우는 쏜살같이 저택을 빠져나와 정원을 가로질렀다. 달리는 내내 풀섶의 아침 이슬이 여우의 털에 스며들었지만 여우는 개이치 않았다.
한참을 수풀 안쪽으로 달려간 여우는 숨을 고르내쉬더니,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수풀 속에 자리한 스포츠카로 걸어갔다.
붉은 털이 감긴 네 다리는 어느새 두 다리로 섰고,
아 차가! 앙칼진 목소리로 투정부리더니 발바닥에 묻은 흙을 툭툭 털고는 테희가 스포츠카 안으로 들어갔다.
조수석에 대충 던져논 커다란 박스티를 꼬물꼬물 입고 팬티와 짧은 반바지까지 챙겨입고 나서야 테희가 시동을 걸었다.
이 시간이면... 집에 가서 씻고, 아침까지 먹을 수 있어, 
테희는 주말동안의 일탈 행위을 곱씹으며 미소지었다. 푸른 잔디, 아무도 절 간섭하지 않는 공간, 그리고 커다란 손을 지닌 남자...
다정하게 웃는 모양이 얼마나 섹시하던지, 테희가 제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가 방금 전의 짧은 키스를 떠올렸다.

"귀여워..."

개같은 혐생. 얼른 주말이나 와라. 아쉽지만 테희는 저택을 뒤로하고 도심으로 차를 움직였다. 





https://hygall.com/231718171 압해인데 쓰다보니까 좀 달라짐..
퀸퀺큍

2019.09.24 1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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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박 센세다!!!! 여우수인 테희 취향고급진거 봐ㅋㅋㅋㅋㅋ머장님 여우에 홀려서 곧 따먹힐듯ㅋㅋㅋㅋㅋ
[Code: 3eba]
2019.09.24 11:29
ㅇㅇ
센세사랑해!!!!!!!!!!!끼에에에에엥귀여운 여우테희 넘나 좋아!!!!!!!!
[Code: 5960]
2019.09.24 11:30
ㅇㅇ
우리 센세가 플래티넘나더를주셨다!!!!!!!!!!!!!!
[Code: 5960]
2019.09.24 1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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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존좋......... 붕간적으로 이건 억나더 있어야한다ㅌㅌㅌㅌㅌ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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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2:03
ㅇㅇ
끼릭끼룽꺄룽: 잘있었어 자기야? 오빠안녕! 이런건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넘뀌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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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3: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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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커여유ㅓ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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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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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아악 센세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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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2: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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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 센세 압해라니 넘 감격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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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3: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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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a372]
2019.09.24 13:09
ㅇㅇ
아니 근디 여우테희 쓰다듬어 주는거 사람으로 바꿔생각하면 끄아아아아악 .....헉헉....넘나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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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6: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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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센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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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16: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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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총장테희 미친 존나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쩌다 테희는 메총장 정원에 들어가게된걸까? 정체가 궁금해 ㅠㅠㅠㅠㅠㅠㅠㅠ 잠결에 자기한테 안기는 메총장 귀여워하는 테희 개좋음 센세 억나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711]
2019.09.24 20: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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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센세 진짜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메총장테희 최고야 ㅠㅠㅠㅠㅠㅠㅠ
[Code: baf9]
2019.09.24 22: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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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센세가압해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c40]
2019.09.24 22:10
ㅇㅇ
모바일
아니근데 나까지 테희한테 존나 홀린다 미쳤다....
[Code: 2c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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