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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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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은 정말로 미안하게 됐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움직인 거였거든.”

황금을 가늘게 뽑아 만든 실로 직조한 것도, 혹은 곱게 간 다이아몬드 가루를 천에 흩뿌린 것도 아닌데 터무니없이 비싼 정장을 제 몸에 당연하게 걸친 남자는 이 장소에서 흰옷에 묻은 검은 얼룩처럼 튀었다. 태연하게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자의 뻔뻔스러운 상판을 보자마자 환자식이 담긴 식판을 한 손으로 있는 힘껏 집어던진 것을 마지막으로 그를 철저히 병실 안의 정물처럼 취급하던 저스틴은, 몇 분의 뜸들임 끝에 마침내 헨리 지라드의 목소리로 듣게 된 사과와 해명에 결국 다시금 모든 주의를 그에게 쏟아야만 했다. 저스틴은 비스듬한 각도로 고정해 둔 침대에 한껏 파묻었던 상체를 일으키고 귀에 귀마개 대신 꽂아두었던 유선 이어폰을 잡아뺀 뒤, 두 눈썹을 험악하게 꿈틀거렸다

“어제 아침까지 멀쩡히 잘 있던 내 손가락을 감자 썰듯 썰어버렸던 이유가 고작 그거라고? ‘잘못된 정보’?”

저스틴은 헛웃음을 지으면서 보란 듯이 붕대가 칭칭 감긴 자신의 왼손을 들어 올려 헨리의 코앞에서 흔들었다가, 곧 오만상을 찡그리며 얌전히 내려놓았다. 이 호화로운 병원에서 제일 몸값 높은 외과의들이 앞다투어 달려들어 간신히 제자리에 이어 붙인 손가락이 이 순간 다시 뜯어져 덜렁거리는 듯한 착각이 든 탓이었다. 헨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빠르게 두어 번 깜빡거렸다.

“마음은 알겠지만, 당분간은 되도록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겠어.”
“그게 지금 네가 나한테 할 소리냐?” 저스틴은 아까보다 더 갈라진 목소리로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 “아무튼, 그 망할 정보가 대체 뭐였는지 이제 나도 알 자격이 있는 것 같은데.”

표현 형식은 권유의 껍데기를 쓰고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정말 ‘권유’가 아니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가능했다. 헨리는 자신의 두 손을 깍지 낀 채 맞잡고선 상체를 침대 쪽으로 조금 더 깊이 수그렸다. 다소 긴 말을 시작하기 직전에 으레 나오는 그의 오랜 습관이었다.

“네가 사적으로 약속을 잡아서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정보였지.” 헨리는 고개를 비딱하게 기울이면서 곧장 다음 말을 덧붙였다. “그것도 꽤 자주.”
“좆 까, 씨발. 고작 그 얘기만 듣고서 네가 직접 나선 거란 소릴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네가 그 사람과 결혼까지 염두에 두고 있고, 이미 약혼까지 진행했을 가능성도 높을 거라고도 하더군.”

혹시 내가 손가락 말고 귀에도 문제가 생긴 건가? 헨리의 마지막 말을 들은 직후 저스틴이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은 또 다른 의문이었다. 한 가지 의문이 해소되면 또 다른 의문이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지루한 스무고개를 하는 기분이었다. 문제라면 이 스무고개에서 더는 밝혀내야 할 정답이 없으며, 헨리 지라드라는 인간이 누군가가 자신에게 감히 질문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결혼, 지금 저 자식이 결혼이라고 한 거야? …내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저스틴은 평생 자신과는 인연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단어를 한동안 여물을 씹는 소처럼 곱씹다가, 곧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고기마냥 소리 없이 입을 벙긋거렸다. 정말이지 ‘말이 안 나올 만큼’ 황당했던 탓이었다. 그러나 그 황당함이 씻은 듯이 가신 뒤, 절단된 손가락의 위치가 왼손 약지라는 사실까지 연이어 깨달은 순간, 그 자리에 순식간에 들어찬 것은 아까와 비슷한 수준의 격노였다.

“너, 겨우 그딴 개 같은 이유로 나한테―”

저스틴은 당장이라도 이 침대에서 뛰쳐나와 헨리에게 달려들고 싶은 것처럼 이를 갈며 험악하게 으르렁거렸다. 어지간한 이들이라면 몸을 움찔거릴 만큼 위압적인 기세였지만, 헨리는 태연한 태도로 저스틴의 분노를 정면에서 마주할 뿐이었다. 저스틴은 멀쩡한 오른손의 주먹을 손마디가 새하얘질 정도의 힘으로 힘껏 움켜쥐었다.

전쟁은 그 어떤 것도 온전하게 되돌려 주는 법이 없지만, 적어도 파병을 나갔던 군인이 사지만이라도 멀쩡하게 귀환했다면 그건 무척 행운이 따라준 편이다. 저스틴은 팔다리 한두 개 정도는 우습게 날아가고, 가끔 시체를 수습조차 못 하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렇기에 고작 손가락 하나 잃은 것 정도로는 남들 앞에서 차마 우는 시늉조차 할 수 없다는 것도.

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맨정신에 제 신체 일부가 마취도 없이 절단당하는 상황은, 이미 신경줄이 닳을 대로 닳아버린 그에게도 꽤 충격적인 것이기는 했다. 저스틴은 과거의 안 좋은 일을 굳이 복기하는 악취미는 없었으나 격통으로 가물거리는 시야에 비치던 제 손가락이 할로윈이 가까워지면 동네 장난감 가게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싸구려 모형처럼 보였던 사실은 아마 죽을 때까지 기억하게 되리라 어렵잖게 짐작했다. 그것은 그가 살면서 봐 온 것 중 압도적으로 끔찍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나쁜 의미에서 비현실적이고 강렬한 광경이었다.

그렇기에 이 날벼락처럼 찾아든 사고에 조금이라도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기를 간절히 원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이유가 자신이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적어도 억울함은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인간적인 기대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이성과 논리가 결여된 경우가 상당수인 법이다. 이번 일과 마찬가지로.

평소의 저스틴 레니한이라면 이제라도 헨리 지라드의 멱살을 셔츠 단추가 뜯어질 정도의 힘으로 움켜쥐어 끌고 와 그의 잘생긴 코뼈를 바닥에 눌어붙은 껌 모양이 될 때까지 주저앉혀 놓아야 마땅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움켜쥐었던 주먹에서 힘을 스르르 풀고,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오른손의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펴는 것을 반복하며 잠시 심호흡을 했다. 너무 황당한 일을 겪으면 화를 낼 생각도 안 든다더니 정말이었네.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정수리 끝까지 쏠렸던 피가 어느새 모래시계의 모래알이 흘러내리듯이 순식간에 아래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저스틴은 헨리에게 장시간 분노를 드러내며 체력을 소모하는 대신 다시금 침대에 털썩 소리 나게 등을 기대 눕는 쪽을 택했다.

그러니까, 이 광견병 걸린 짐승 새끼가 내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할지도 모른다니까 내가 반지를 끼울 손가락을 친히 없애려 했다 이거군. 한 문장으로 나열해 두고 보니 참으로 끔찍하고 낭만적인 발상이었다. 몇몇 소수의 변태들에게는 황홀한 세레나데 비슷한 것으로 들리지 않을까 싶을 만큼.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병든 애정 표현의 일종이 아니었다. 이것은 질투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지독하고, 집착이라 부르기에는 어딘가 허술한 행위다. 무엇보다 저스틴은 자신이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어도 그런 방식으로 미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그 발상이 그저 징그럽고 메스껍기만 했다.

저스틴은 자신이 불합리나 희생의 주체가 되는 상황에 평균 이상으로 익숙한 편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사실, 손가락 하나를 잃는 결과만 두고 본다면, 그건 그의 직업상 ‘희생’이라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심지어 저스틴은 오른손잡이였으므로 왼쪽 손의 손가락 한 개 정도는 상황상 필요하다면 선뜻 내어줄 수도 있었다. 정말로 필요하다면.

하지만, 이것이 정말 필요한 경우인가? 저스틴은 끝내 자문했다. 이 불법 무기상의 같잖은 심술에 어울려 주는 대가로 치르기에 손가락은 너무 값비싸지 않은가? 그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뜬 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얌전히 식판에 담겨 있었던 것들이 이제 병실 문 근처의 벽과 바닥에 지저분하게 말라붙어 가는 광경을 말없이 노려보았다. 역시 조금만 더 참다가 지금 던졌어야 했는데. 저스틴은 헨리 지라드와 관련된 일에는 유독 욱하는 성질을 누르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가 처음으로 조금 원망스러워졌다. 그는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면서 무릎 위에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이어폰의 줄을 만지작거렸다.

“거 참, 매번 마피아 같다고 놀렸더니 정말 마피아들이나 할 법한 짓을 하네.”
“너도 알다시피 사업이란 게 늘 확실한 정보로만 굴릴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비즈니스 강의를 할 참이라면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찾아왔어.”
“네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지, 안 그런가?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세워진 작전에 투입되는 경우가 비교적 최근까지도 있었을 텐데.”
“가만 듣자 하니 꼭 ‘나도 결국 똑같은 놈이니 네 실수를 이해해 달라’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난 그저 네게 단 한 번의 자비를 요청하는 것뿐이야.”

헨리 지라드의 입에서 나오는 ‘자비’라니, 차라리 교황의 개인 노트북에서 포르노가 수백 개쯤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훨씬 덜 불경하겠군. 저스틴은 눈알을 불만스럽게 굴리면서 속으로 실컷 이죽거렸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빈정거림이 아닌 또 다른 질문이었다.

“만약에 그 정보가 진짜였으면 어쩌려고 했어?”

직후 저스틴은 자신이 멍청한 짓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순간 아차 싶어 눈살을 찌푸리며 속으로 혀를 찼다. 마취제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서 정신을 흐리멍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평소보다 더 충혈되어 보이는 푸른 눈이 제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에 저스틴은 소리 내어 혀를 차며 언짢음을 드러냈다.

“그래, 내 손가락 하나로만 끝나지 않았겠지.” 

스스로 알아서 정답을 찾아낸 저스틴은 한숨을 쉬며 잠깐 사이 흐트러진 앞머리를 오른손으로 쓸어 넘겼다. 애초에 저스틴은 헨리가 말하던 자신이 ‘결혼까지 염두에 둔 상대’가 누구였는지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이제 와서 꼬치꼬치 캐묻고 싶지도 않았다. 그게 누구든 간에 아무튼 사실이 아니니 아무 의미가 없었고, 무엇보다 이 나사 빠진 무기상에게 정신 나간 짓을 벌일 빌미를 또 주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저스틴이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는 동안 헨리의 입술이 다시금 달싹거렸다.

“원한다면, 그 정보를 가져왔던 정보원을 네 앞에 데려올 수도 있어.”
“……산 채로?”
“그게 네 요구사항이라면.”
“아니, 됐어. 필요 없어.”

저스틴은 질린다는 표정을 숨기지도 않고 고개를 강하게 내저으며 헨리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그저 군인일 뿐이지 성인군자가 아니었고, 무능함이 짜증은 날지언정 죽을죄가 되지는 않는다고 해 줄 만큼 너그럽지도 못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거절한 이상, 이제 그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정보원이란 작자는 아마 조금의 유예도 없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심지어 곱게 땅에 묻히지도 못할 것이 분명했다. 이것이 바로 헨리 지라드가 일을 끌어 나가는 방식이다. 자신은 조금도 손해를 보려 들지 않는 주제에, 손을 더럽히는 죄악감만은 남에게도 당연하게 전가하려 한다. 그러나 저스틴의 신경을 가장 거슬리게 한 것은 그것을 잘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 속아 넘어가 주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저스틴은 답지 않게 심한 피로를 느꼈다. 정말로 오래간만에 느껴 보는, 정신적인 탈진이었다.

“저스틴.”

어느새 다가온 헨리의 길죽한 손가락들이 부목을 댄 손목을 은근하게 감싸 쥐고 손등 위를 두드리듯이 살살 건드렸다. 돈과 서류 종이만 취급하는 사업가의 손이라기엔 지나치게 단단하고, 향수보다는 피와 화약 냄새가 더 체취처럼 짙게 벤 손이다. 저스틴이 붙잡힌 손을 빼지 않자, 헨리는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것처럼 그 손 위로 제 머리를 천천히 수그렸다. 평소 걸치고 다니는 그 큼직한 안경을 벗지 않은 탓에 손바닥 쪽에 안경테의 금속이 걸리적거리는 게 둔하게나마 느껴졌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약속하지.”

헨리 지라드가 내거는 ‘약속’이란 사막의 유사처럼 공허하고 위험하다. 이는 저스틴이 이 어처구니 없는 악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제일 먼저 가슴 깊이 새겨둔 원칙이었다. 그러므로 이 남자의 얇은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이라는 약속은 기껏해야 ‘앞으로 들어오는 정보의 신빙성을 더 꼼꼼하게 확인하겠다’라는 본심의 상투적인(혹은 외교적인) 표현이다. 저스틴의 주변에 제 사람들을 깔아두고, 일거수일투족을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필요하다면 직접 나서는 짓거리들은 이후에도 여전히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아마 어디선가 수틀리면 또다시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때는 내 몸에서 제일 먼저 떨어져 나가는 것이 손목이 될지도 모르지……

저스틴은 드물게도 침울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제 손가락을 변덕스럽게 잘랐다가 붙여둔 남자의 정수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붕대와 부목을 보기 안쓰러울 만큼 둘둘 감은 탓에 비대해진 제 왼쪽 손바닥에다가 응석을 부리듯이 뺨을 문지르는 모양새가, 꼭 새카만 털을 가진 거대한 고양이 같았다. 덩치며 나이는 그렇다 쳐도 그 행동만큼은 얼핏 보기엔 무해하고 어딘가 연약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저스틴은 거미 모양의 돌기가 달린 꼬리를 흔들어 보여 나는 새를 사냥한다는 사막에 사는 뱀 이야기를 떠올렸다. 순간 속에서 신물이 연신 올라오는 기분에, 그는 힘겹게 마른침을 삼켰다.

“다음에는…” 저스틴은 지금 이 자리에서 이 말을 꺼내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이 맞을지를 잠깐 속으로 저울질하다가, 탄식하듯 마저 말을 이어갔다. “다음번에는, 그냥 내 손톱을 뽑아. 차라리 그편이 이것보다는 덜 번거로울 테니까.”

헨리는 대꾸 대신 흘끗 눈만을 들어 올려 저스틴을 응시했다. 그 온순한 애완용 뱀 같은 시선과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저스틴은 어깨를 한번 가볍게 으쓱거렸다.

“한 두어 개 정도 뽑히면 기밀 하나 정돈 너한테 알려줄 수도 있겠지.”
“겨우 네 손톱 두 개를 뽑고서 얻은 정보라면 별로 쓸만한 것도 아닐 것 같군.”
“눈물 나게 고맙네, 날 그렇게까지 높게 쳐 주다니.”

저스틴은 이 병원 의사들의 실력을 과소평가할 생각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제 육체의 회복력을 썩 과대평가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간신히 접붙여 둔 이 왼쪽 약지가 결국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나뭇가지처럼 썩어서 완전히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간 이제 고급 인력의 머리통이 두세 개 정도 담겨 있는 더플백을 선물로 받게 될지도 몰랐으므로, 저스틴은 제 회복력이 부디 제 일을 잘해 주기를 바랐다. 흉터가 남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겠지만.

곁눈질을 통해 본 헨리의 오른쪽 소매 끝에는 이미 갈색으로 변색되어버린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그제야 저스틴은 헨리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이, 그가 제 손가락을 도마 위에 놓인 생선 대가리를 자르듯 손수 잘라낼 때 입었던 옷과 완전히 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저스틴은 그것에 대해 말을 꺼내며 아는 척을 하는 대신 그에게 먼저 왼손을 뻗었다.

깔끔하게 빗어 넘긴 짙은 색의 머리카락 사이에 붕대 바깥으로 삐져나온 멀쩡한 손가락 끝을 성기게 밀어 넣고 어설프게 빗질하듯 쓸어주면서, 저스틴은 실시간으로 헨리의 어깨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관찰하듯 지켜보았다. 그는 헨리가 자신이 먼저 접해 오는 신체 접촉을 내심 꽤나 기꺼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치 다소 살갑지 않은 주인으로부터의 한 번의 쓰다듬을 기다리며 내내 발치에 납작 엎드려 있는 짐승처럼. 그리고 저스틴은 그것에 대한 가치 판단을 이번에도 보류해 두기로 마음먹었다.



뿌꾸프랫
헨리저스틴
2023.11.13 0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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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ㅔㅔ세ㅔㅔㅔ세ㅔ상에 헨리저스틴 텐션뭐야 이 관계는 뭐야 이 집착으로 불거진 관계는 뭐야 어ㅣ줄타는것처럼 위태로우면서도 단단해보이는 관계성은 뭐야 센세 혹시 천재야!?@?!?!?!?? 시이이이이팔 이 맛에 헨리저스틴 파는구나 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d968]
2023.11.13 00: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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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Code: 77ac]
2023.11.13 00: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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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내가 뭘본거야ㅌㅌㅌㅌㅌㅌㅌㅌ 360도 돌아버린 느낌이 이거구나..와 센세 ㄹㅇ 텐션 미쳤네ㄷㄷㄷ개존잼 센세 난 솔직히 이거 억나더가야된다고 봐
[Code: 77ac]
2023.11.13 02: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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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읽는데 와 팽팽하다고 해야하나 센세 이 감정을 내 어휘로 설명을 못해ㄷㄷㄷ미쳤다미쳤어 둘이 꽉잡고 절대 놔주지마라ㅁㅊㅁㅊ
[Code: d99c]
2023.11.13 06: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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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센세ㅌㅌㅌㅌㅌㅌㅌㅌㅌ 어나더가 시급한데ㅌㅌㅌㅌㅌㅌㅌㅌ 분위기 무ㅜ야진짵ㅌㅌㅌㅌ
[Code: 28cc]
2023.11.13 07: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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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분위기 아슬아슬해ㅌㅌㅌㅌㅌ헨리 찐 미친놈같은데 저스틴은 그걸 또 그런놈이었지 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이는게 관계 미쳤다...
[Code: 1be1]
2023.11.13 11: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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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와 감정선 묘사가 진심 미쳤다 너무아름다워..
[Code: 8abe]
2023.11.13 19: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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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감 도는 헨리저스틴 마히다..
[Code: f65f]
2023.11.13 22: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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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헨리가 직접 잘랐어 ㅅㅂ 미친미친 집착팡공헨리에 ...손가락 자른 놈 짐승 쓰다듬듯 쓰다듬어주는 저스틴 ㅅㅂ와
[Code: e424]
2024.03.15 0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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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하는 헨리 눈감아주는 저스틴 ㅌㅌㅌㅌ 정말 최고에..
[Code: d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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