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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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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방 올게요. 성공해서 내가 스완 데리러 올게요.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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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혼자서 잘 있을 수 있죠? 대답... 해주면 안돼요?"
"나 불안해서 그래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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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랑 스완이 사는 시골 마을은 외지인이 전혀 찾아오지 않을 정도로 한적했으면 좋겠다. 나쁘게 말하면 너무 고립되어 시내에 나가는 데에만 3시간이 걸리는 곳이겠지.

고아였던 허니는 8살 즈음 마을의 한 노파에게 팔리듯 입양되었던 거면 좋겠다. 키우면서 일 가르치고 커서는 마을 일이나 농사 같은 일에 일손으로 쓰려고 입양한 거였겠지. 노파가 죽기 전까지 계속 수많은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는데도 마을 사람들은 모두 묵인했고, 노파가 죽자마자 허니에게 지금까지 돌봐준 값을 하라며 강제로 일을 맡기기 시작했을 듯. 어차피 차도 없으니 못 도망가고, 그냥 도망가더라도 금방 잡힐 테니까 맘 놓고 간단한 건물 수리부터 시작해서 농작물 재배나 가축 돌보기 등등 일이란 일은 다 시키겠지. 근데 허니는 몰래 책을 훔쳐서 글자 공부도 하고, 폐신문들을 읽어가며 세상 돌아가는 것도 배우면서 언젠가 이곳을 탈출할 꿈을 꾸고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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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은 어딘가 조금 맹한 데다가 말을 하지 못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놀림당하던 젊은 청년이었으면 좋겠다. 근데 사실 맹한 게 아니라 너무 순하고 착한 데다가 마을 분위기 때문에 위축되어 있던 거고, 어릴 때 술 취한 어떤 마을 주민에게 너무 세게 맞은 나머지 충격에 실어증에 걸렸던 거겠지.
어렸을 땐 어머니하고 둘이서 살았는데, 둘이서 닭이나 소, 돼지 같은 마을 가축을 돌보는 일을 했을 듯. 그러다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는 큰 집은 마을 사람들한테 뺏기고 스완 혼자 축사 옆에 있는 작은 집에서 지내겠지. 그리고 스완은 허니보다 나이는 더 많지만 그래도 마을 주민들 중에서는 허니랑 나이 차이 별로 안 나는 편이었으면 좋겠다.

스완은 어릴 때 허니가 노파한테 맞고 와서 씩씩거리면서 볏짚 사이에 숨어있으면 주섬주섬 얼음도 가져오고, 먹을 것도 가져와서 허니한테 챙겨줬겠지. 어린애가 안쓰럽기도 하고, 왠지 미안해서. 그 계기로 친해졌겠지.
서로의 유일한 친구였던 둘은 마을 사람 눈을 피해서 몰래몰래 서로를 도와줬으면 좋겠다. 스완은 허니에게 글자를 배우고, 허니는 스완에게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수도 고치기라든가, 붕대 감기라든가)을 배우고. 스완은 허니가 대들다가 얻어맞고 있으면 자기가 대신 두드려 맞는 한이 있더라도 뛰어가서 온몸으로 허니 감싸 안기도 하겠지. 허니가 울다가 화내다가 잠들면 옆에서 담요 덮어주고 상처에 약 발라주고.그러다가 간질간질 묘한 느낌의 썸도 타고...



그러던 어느 날 허니가 새 가축 사료를 납품한다고 마을로 찾아온 외지인을 우연히 발견했으면 좋겠다. 일부러 마을 사람들이 스완이랑 허니가 외지인 못 만나게 하겠다고 일을 시켰는데 외부인이 돌아다닌다고 축사 기웃거렸다가 둘을 마주치게 되겠지.
그리고 그날 저녁, 허니는 조촐한 짐을 싸 들고 외부인 차 트렁크에 몰래 탈 계획을 세울 듯. 이 기회를 놓치면 두 번은 없다는 생각에. 근데 한 가지 문제라면, 차가 그냥 평범한 자가용인데다가 짐도 실어져 있어서 트렁크가 너무 작다는 거였겠지.
스완은 같이 도망가자던 허니의 말에 따라갔다가 트렁크를 보고 그냥 포기할 듯. 솔직히 허니를 떠나보내기 싫은데, 어차피 이 지옥에 같이 남자고 붙잡을 용기도 없었고 허니의 앞길을 막기도 싫었던 스완은 그냥 허니의 말에 고개 몇 번 조용히 끄덕이겠지. 그리고 주의라도 분산시켜보려고 가축들 죄다 풀어줬을듯. 그 사이에 이 마을에 질린 외부인은 떠나고, 허니는 그 트렁크에 숨어 도망가고.

허니가 그렇게 떠나고 스완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주민들에게 죽도록 맞았을 듯. 그런데도 스완은 허니 떠나보낸 거 후회 안 하겠지. 이제 더한 지옥이 시작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언젠가 허니가 날 데리러 오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하면서.



그러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겠지. 허니는 도시에 올라오자마자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온갖 잡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학교를 다시 다니고, 공부를 하고, 일을 구하면서 정말 치열하게 살았을 듯. 어느새인가 스완과 마을은 기억 저 너머의 일이 됐겠지. 가끔 꿈에도 나오고 홀로 남은 스완이 생각나서 죄책감에 잠 못이루는 날도 있었지만, 지금 허니에게 중요한 건 도시의 생활이었고 마을의 모든 기억은 잊고 싶은 지옥이었으니까.

그러다 어느 날 저녁, 퇴근하고 집으로 온 허니는 현관문이 조금 열린 걸 보고는 그냥 문단속을 잘 못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들어서겠지. 근데 거실 창문 근처에 누가 앉아있는 실루엣이 보여서 얼어버릴 듯. 누구냐고 물으면서 겨우겨우 보조등을 켰는데... 허니는 제 눈을 의심했겠지.





"누구...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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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완? 스완이야? 당신... 어, 어떻게... 난..."
"맞아? 당신 스완 맞아?"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버린 스완은 그저 말없이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한참을 허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겠지. 담배가 거의 다 타들어갈 무렵, 스완은 담배를 비벼 끄며 조용하게 속삭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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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데리러 오지 않을 것 같길래."
"내가 왔어."




5년이 지나도 허니가 돌아오질 않자, 스완은 결국 자신과 허니를 잔인하게 학대한 마을에 불을 질러버리고 도망친 거였으면 좋겠다. 기절과 탈수를 반복하면서 시내 어딘가에 도착한 스완의 인생은 그때부터 완전히 달라졌겠지.
아는 건 가축 돌보기 뿐이었으니까, 그냥 아무 뒷골목 패거리들 사이에 껴서 맞아가면서 잡일을 했겠지. 그러다 점차 패거리의 눈에 띄고, 도시와 가까워지고, 선했던 눈빛이 점차 죽어가고, 손에 피도 묻혀보게 됐을 때는 이미 허니가 살고 있는 대도시의 갱단 소속이 되어있었을 듯. 스완의 목표는 허니뿐이었으니까, 오직 허니를 다시 만나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냥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거였음 좋겠다. 그게 가진 것도, 제대로 배운 것도 하나 없었던 순진한 시골촌뜨기의 최선이었겠지.

허니가 오랜만에 만난 스완은 자신이 옛날에 알던 스완이 아닐 듯. 지금의 스완은 허니만큼 많이 지치고, 풍파도 많이 겪고, 지옥에서 겨우 살아온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겠지. 그런데 배신감만큼은 찾아볼 수 없었음 좋겠다. 스완은 그냥 허니를 다시 만나고 싶었던 것 뿐이니까. 유일한 희망이었던 허니를 다시 보고 싶었을 뿐이니까.



지금까지는 서로가 있었기에 스스로 마을이라는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거라면, 이번에는 자유롭지만 삭막하고 지쳐버린 도시에서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줬으면 좋겠다.






스완아를로너붕붕
스완너붕붕
2024.03.19 21:42
ㅇㅇ
모바일
ㅠㅠㅜ존잼ㅜㅜ어나더..
[Code: e5e0]
2024.03.19 21:46
ㅇㅇ
모바일
하 세상에 변해버린 스완도 너무 좋다...!
[Code: 7093]
2024.03.19 21: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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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원망이 없었다는 부분이 참... 걍 사랑이다 싶다ㅠ 둘이 서로의 구원이 된다니... 둘의 서사가 더 애뜻해ㅠㅠ 그런 의미에서 센세 압해줘ㅠㅠㅠㅠ
[Code: 5eb5]
2024.03.19 21: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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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악
[Code: 6e5e]
2024.03.19 22:28
ㅇㅇ
모바일
미친 배신감도 안느꼈다는게 대가리 치게 만든다ㅠㅠㅠㅠ
[Code: b509]
2024.03.19 22: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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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플리즈
[Code: 489c]
2024.03.19 22:57
ㅇㅇ
ㅠㅠㅠㅠㅠㅠㅠㅠㅠ스완
[Code: 4894]
2024.03.19 2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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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행복해졌음 좋겠다ㅠㅠㅠㅠㅠ
[Code: befb]
2024.03.19 23: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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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ㅠㅠㅠㅠ크아ㅏㅏㅏ 버석한 사랑 너무조아 ㅜㅠㅠ
[Code: 765a]
2024.03.19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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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ˋˏ와ˎˊ˗ 내가 뭘 본거지.. 대작의 앞에서 치즈✌🏻
[Code: 1c6a]
2024.03.20 00: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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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존맛.. 존맛이에요......
[Code: ccb3]
2024.03.20 10: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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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나 맛있다 어나더... 아니 억나더 좀 줘봐 센세
[Code: 96a9]
2024.03.21 0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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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이건 대작이다....대작이야......하 심장떨려
[Code: d7b1]
2024.03.21 03: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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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미쳣다 어나더 제발제발…
[Code: 4dff]
2024.03.21 10: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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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뭐야 이거 ㄹㅇ 대작의 시작인데........? 아니 너무 충격적이다............................ 어나더가 없으면 윗붕들은 슬프겠지...응응...
[Code: 22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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