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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9 23:25




 

04. 우리의 이야기

 

 

 

 

 

 

 

 

 

푸른 지평선이 드넓게 펼쳐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마치 바다와 같았다. 끝이 보이지 않았고, 화가 날 정도로 평화로웠다. 마치 개인에게 닥친 불행과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세상과 유리된 채 저마다 평온하게 흐르기만 할 뿐이다. 루스터는 바다와 대칭을 이루는 그 적막한 세상 속에서 홀로 익사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고, 그저 먹먹한 고통만이 가슴 한가득 차올랐다. 넘칠 듯, 넘치지 않은 감정이 가슴 속을 두드리며 절규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그의 얼굴이 부옇게 떠오른다. 어떤 표정으로 웃었는지, 어떤 모습으로 그를 마주했는지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온통 희뿌옇기만 했다. 루스터는 금방이라도 눈시울이 붉어질 것만 같은 눈을 부릅뜨며 어떻게든 스스로의 감정에 제동을 걸었다.

 

 

 

지금은 냉정해져야 할 때였다. 연민도, 분노도, 슬픔도 모두 지금 이 상황에선 사치였다.

 

 

 

루스터는 초조함에 바싹 메말라가는 입 안을 잘근잘근 씹으며 지상을 샅샅이 내려다보았다. 최대한 고도를 낮춘 채 그가 떨어졌을 만한 부근을 살펴보았다. 떨리는 숨을 겨우겨우 내뱉으며, 끔찍한 가정을 하나둘씩 머릿속에서 가까스로 떨쳐내며.

 

 

 

당신은 언제나 내게만 이토록 모질지.

 

 

 

그러나 원망은 마룻바닥 위 가시처럼 불쑥 솟아났다. 아프게 살결을 파고드는 그 고통에 루스터는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마음껏 소리라도 지르면 조금이나마 제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세상이 온통 하얗기만 한데, 이상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새하얀 암전이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매버릭이 자신에게 이래선 안 되었다.

 

 

 

내가 당신을 잃고 어떻게 살라고. 내가 왜 어머니와 당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일럿이 되었는데!

 

당신이 내게 어떻게 이래..

 

제발 이러지 말아요. 다시는 당신을 몰아붙이지 않을게. 당신이 부담스럽다면 다시는 내 마음을 내보이지 않을게.

 

제발 무사히 돌아와 줘요.

 

 

 

원망과 고통은 체념이 되었다가, 끝내 절규와 애원으로 맺어진다. 이제 루스터의 머릿속을 장악한 건 한 단어, 한 음절뿐이었다.

 

 

 

제발. 제발. 제발.

 

살아만 있어줘요.

 

 

 

 

 

-

 

 

 

 

 

어렸을 때에는 그저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다. 이 애달픈 마음을 담아둘 수도, 뱉어낼 수도 없던. 미숙했던 그 시절에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당신의 세상에 속하고 싶었다. 언제나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바라보며 침묵에 잠긴 당신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이 손을 놓고 다신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느껴져서.

 

 

 

언제나 당신의 뒤편에 서서, 당신을 지키고 싶었어.

 

바람은 그 뿐,

 

그뿐이었는데.

 

 

 

 

 

-

 

 

 

 

 

비가 내리는 세상 속에서, 매버릭은 놀란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그 굳게 다문 입에선 어떠한 질책도, 추궁도 없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화난 표정도, 아연한 표정도, 충격과 당황에 얼룩진 얼굴도 아니었다. 마치 언젠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란 걸 알았던 사람처럼, 일견 의연해 보이기도 했고. 끝내 이런 일이 벌어졌음에 허탈해 보이기도 했다.

 

 

 

온갖 감정이 휘몰아치는 그 눈동자 속에서, 루스터는 지난 십년간 그를 괴롭혀온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그를 응시했다. 침묵 속에 그가 원하는 답이 있길 바랐다. 가까스로 닿은 그를 더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 긴 침묵의 시간 동안, 루스터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침묵은 해답이 아니다. 그저 추측과 기대로 얼룩진 루스터의 갈망이었을 뿐이다. 그에게는 확신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오직 매버릭만이 줄 수 있었다. 루스터가 떨리는 입술을 열어 그를 부르려던 찰나,

 

 

 

그 노크 소리만 없었더라면.

 

 

 

 

 

-

 

 

 

 

 

사랑을 하면 모두 겁쟁이가 돼.’

 

 

 

침대 머리맡에 놓아둔 화병에 새로운 꽃을 꽂아두며 브래들리는 귀를 기울였다. 여윈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얇은 담요를 여미며 캐롤이 미소 지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던 그녀의 얼굴이 그리운 이를 떠올린 듯 일순 흐려졌다.

 

 

 

너희 아버지가 내게 프로포즈를 하기까지 몇 달이 걸렸는지 아니?’

..한 달?’

 

 

 

루스터가 애써 장난스럽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병색이 짙어지면서 캐롤은 이전보다 더 자주 루스터를 찾았고, 그 전까진 잘 하지 않던 아버지의 일화를 하나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으로 한 고백, 그가 처음으로 부른 노래, 그가 기념일마다 벌이던 엉뚱한 행동들..

 

 

 

처음엔 마냥 좋기만 했다. 이젠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치 그가 아직까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하지만 점점 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죽음을 대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루스터는 가끔 그 모든 이야기의 끝에 그녀가 미련 한 톨 남기지 않고 떠날 것처럼 생각되어 두렵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감정을 티 낼 순 없기에, 루스터는 언제나처럼 적당히 대꾸하며 웃어주었다.

 

 

 

. 안타깝지만 틀렸어.’

그러면..두 달?’

일 년이 걸렸어.’

 

 

 

루스터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좋든 싫든 간에 그동안 들어온 아버지의 일화는 대체로 과감했고, -물론 이건 매버릭이라는 그의 사고뭉치 친구가 꽤나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긴 했지만. 대체로 시원시원했다. 그런 그가 일 년이나 전전긍긍하면서 프로포즈를 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니. 뜻밖의 사실에 놀란 루스터가 방금 전의 착잡한 기분은 잊고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이래나 저래나 어쨌건 아버지의 이야기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래 걸렸어요? 왜요?’

말했잖니.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모두 겁쟁이가 된다고. 어느 부분, 어느 순간에선 용기를 잃고 나약해지지.’

아버지도요?’

너희 아버지는 더 했지. 혹여나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그도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답과 다른 대답을 들을까봐. 언제 한 번은 내 얼굴을 보고 기겁하며 도망친 적도 있다니까. 잡아서 물어보니 오늘 깜짝 선물을 주려 했는데 내가 실망할까봐 무서워서 도망쳤대.’

 

 

 

그 말을 끝으로 캐롤은 잠시 숨을 돌렸다. 루스터는 침대 옆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아 그 옛날, 어머니의 기억 속에서만 생생히 박동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봤다. 선물을 준비하는 아버지, 전달하기 위해 그녀의 곁을 맴돌지만 끝내 도망쳐버린 아버지. 어머니에게 잡혀 울상을 지으며 이실직고하는 아버지..

 

 

 

너는 너희 아버지를 많이 닮았어.’

알아요. 자식이잖아요.’

그리고 매버릭, 그 애도 너희 아버지랑 많이 닮았고.’

‘....’

 

 

 

꼿꼿한 자세로 더는 앉아 있기 힘든지 몸을 천천히 침대위로 뉘이며 그녀는 작게 기침했다. 루스터가 침대 옆 작은 탁자 위에 놓인 물 컵을 들어 올렸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짧은 침묵이 그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한동안 너희 아버지가 날 피해 다닌 적이 있었어. 왜냐고 물어봐도 통 답을 안 하고. 매버릭도 입을 꾹 다물고 도망치기 바빴지. 그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식었구나, 싶었어. 근데 내 마음은 아니었거든. 그때가 가을쯤이었나..밤에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이래선 안 되겠구나 싶은 거야. 이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싶은 마음으로 무작정 너희 아버지 집을 찾아갔지.’

‘....’

현관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어. 열어줄 때까지. 아직도 그 날 밤의 일이 생생히 기억나. 가을 밤하늘이 얼마나 아득했는지. 불어오는 바람이 옷깃 속으로 파고들 때의 그 서늘함이. 보름달이 동그랗게 떴었고, 별이 얼마나 많았던지. 세상이 날 응원하는 것만 같았지. 얼마나 그 현관문 앞에 서 있었을까. 문이 열리고 드디어 그 비싼 얼굴을 보게 됐어.’

 

 

 

루스터는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는 그녀의 옆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딘가 서글프고, 그럼에도 숨길 수 없이 벅차고 설렌 그녀의 얼굴이 그때만큼은 생동감 있게 빛이 났다.

 

 

 

처음엔 따질 생각이었어. 언제는 밤하늘의 별이며 저 한낮의 뭉게구름마저 내 손에 쥐어줄 거라고 큰 소리 땅땅 치더니 이대로 헤어질 생각이었냐고. 네가 말한 네 마음이 고작 이거였냐고. 근데, 그 새빨갛게 물든 얼굴을 보니 말이 안 나오더라. 원망도, 걱정도 전부 한여름에 내린 눈처럼 사라지고, 남은 거라곤 벅찬 환희뿐이었어.’

 

 

 

창밖을 바라보던 캐롤이 돌연 고개를 돌려 조용히 경청하던 그의 아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애틋한 그리움과, 숨길 수 없는 애정이 여운처럼 그녀의 얼굴에 감돌았다.

 

 

 

한 쪽 무릎을 꿇고 그대로 프로포즈했지. 결혼하자고. 함께, 살고 싶다고. 반지도, 심지어 제대로 된 옷도 입지 않은 채로. 어설프고 멋대가리 없는 고백이었어.’

‘...어머니가 하셨다구요?’

 

 

 

그때까지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목소리를 듣던 루스터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개구지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거든. 더는 망설이지도, 기다리기도 싫었어.’

그래서 아버지 대답은요?’

처음엔 엄청 당황하더라구. 목덜미까지 새빨게져선. 그러더니 아이처럼 엉엉 울었어. 처음엔 싫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우는 너희 아버지 뒤로 꽃다발을 든 매버릭이 나오는 거야.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우는 너희 아버지를 다독이며 물었더니 글쎄 오늘로 열두 번째 프로포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거야. 내가 참. 황당해서.’

열두 번째요?’

그 동안 프로포즈 준비를 했다가 내가 시큰둥하게 반응하거나 싫다고 할까봐 열한 번이나 프로포즈를 포기하고 오늘로 열두 번째 준비 중이었대. 그동안 피했던 것도 차마 내게 자기 집에 와달라고 부탁할 용기가 안 나서 그랬던 거고.’

 

 

 

긴 이야기 끝에 캐롤은 루스터의 손을 마주잡았다. 새하얗고 마른 손이 루스터의 손을 다정하게 감쌌다. 그 체온에 문득,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루스터는 고개를 숙였다. 동그랗게 뒷통수만 보이는 자신의 아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캐롤이 이내 말을 이었다.

 

 

 

루스터.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모두 겁쟁이가 돼. 괜히 겁먹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발만 동동 구르다가 그대로 도망쳐 버리지.’

‘....’

내가 그 밤 프로포즈를 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우리 둘이 결혼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몰라. 그 애가 용기를 냈을 때, 내 마음이 이미 지쳐 그를 떠났을지도 모르지.’

‘....’

 

 

 

말이 없는 루스터를 바라보며 그녀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세상에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은 없고, 용기가 없다면 때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언갈 영영 잃을 수도 있단다. 그러니 언젠가 담아둘 수만은 없는 진심이 있을 땐, 꼭 용기를 내도록 해.’

 

 

 

그 말을 끝으로 캐롤은 서글피 웃었다. 루스터는 제 손등을 도닥이는 그녀의 마른 손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어머니. 너무 늦었어요.

 

그는 이미 도망쳤는걸요.

 

 

 

 

 

-

 

 

 

 

 

미약한 가정을 해본다. 우리 중 누군가 용기가 있었더라면, 그 밤. 장대비가 쏟아지던 그 깊고 어두운 밤에. 당신을 사랑해요. 짙은 침묵을 깨고 그 한마디가 벼락처럼 내리 꽂혔더라면.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상대방의 확실치 않은 마음을 가늠하기보단, 그저 서로의 손을 잡고 웃으며 스스로의 마음을 고백했더라면.

 

차라리, 그랬더라면.

 

 

 

 

 

-

 

 

 

 

 

새하얀 설원 위에서 검은 헬기를 발견한건 천운이었다. 그 앞에 누가 서 있는지 식별조차 되지 않는데도, 그는 알았다. 매버릭은 살아있었다.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그를 느낄 수 있었다. 생을 통틀어 지금만큼 그가 생생하게 느껴지긴 처음이었다. 그 사실을 인식하자 비로소 숨이 내쉬어졌다. 콱 틀어 막혀진 숨구멍이 열리며 마침내 제대로 호흡이 되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는 생각보다 몸을 먼저 움직여 헬기를 격추했다.

 

 

 

등 뒤로 적군이 그를 겨냥했다는 알림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더는 자신을 방어할 수단이 남아 있지 않음에도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상을 살펴보기 바빴다. 다행히 헬기가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격추시켰다. 그는 무사하다. 그 사실이. 상황을 잊고 그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끝내 적군이 쏜 미사일에 격추당했음에도,

 

 

 

그럼에도 그는 웃었다.

매버릭은, 살아 있었다.

 

오직 그것만이, 그를 살아 숨 쉬게 했다.

 

 

 

 

 

-

 

 

 

 

 

돌이켜보면 그랬다. 그는 항상 자신에게로 돌아왔다. 멀쩡한 상태로 장난스럽게 웃으며 양 손 가득 엉뚱한 선물을 들고 돌아오거나, 침대에 누워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창백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오거나.

 

 

 

그는 언제나 돌아왔다.

 

 

 

하늘만이 그의 유일한 구원이었던 그 시기에도, 하늘 위로 고개를 들어 올릴지언정 자신을 버리고 영영 사라져 버리진 않았다. 그의 귀환이 너무도 당연시 여겨지고, 일상이 되어버려서. 그것이 무엇보다 특별한 일인지 미처 깨닫지 몰랐다. 그것이 그에게 있어 어떤 의미인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내겐 언제나 너무 당연한 일이었으므로.

 

멍청하게도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그래서 떠날 수밖에 없었음을.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이제야 이해한다.

 

 

 

 

 

-

 

 

 

 

 

양 뺨에 스치는 바람이 칼날처럼 매섭다. 루스터는 낙하산을 정리하며 숲의 초입 쪽을 초조하게 살피고 있었다. 아마 그가 이 부근으로 떨어지는 걸, 매버릭 또한 보았을 터다.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고 싶었다. 만나서, 대체 왜 그랬냐고.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했냐고. 나와의 약속은 중요하지 않았냐고, 원망하고 싶다가도. 살아서 다행이라고. 다친 곳은 없냐고. 온 몸을 껴안으며 그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었다.

 

 

 

복잡한 감정이 해일처럼 몰려와 그를 뒤흔들었다. 지난 10년간 그리움과 괴로움에 한껏 너울치던 그의 마음을 더는 막을 수가 없었다. 어떤 댐도, 방파제도, 날카로운 파편처럼 조각난 그의 마음을 더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새하얀 세상 위로, 검은 그림자가 불쑥 솟아났다. 그림자는 성큼성큼 가까워져 왔다. 루스터는 그 모습 하나하나를 망막 위로 아로새기듯 미동 없이 지켜봤다. 그래, 살아있었다. 어디도 다치지 않고 멀쩡한 채로. 이윽고 그의 표정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을 때, 어느 순간 루스터는 눈 더미 위를 뒹굴고 있었다.

 

 

 

무슨 멍청한 짓이야! 돌아갔어야지! 네가 그러라고 내가 대신 맞아준 줄 알아?!”

 

 

 

거침없이 다가와 꽤 부피가 큰 몸을 들이받았는데도 성이 안 풀렸는지 매버릭이 잔뜩 화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안개처럼 흐려진 그의 마지막 모습이 뇌리에서 서서히 선명하게 돌아왔다. 웃음. 미소. 많은걸 함축하고 묻어버렸던, 그가 사랑하는 올리브 색 눈동자.

 

 

 

깨달음은 언제나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마치 벼락처럼, 또는 재앙처럼. 그리고 이번에는, 기적처럼.

 

 

 

루스터?”

 

 

 

넋이 나간채로 그를 올려다보자 매버릭이 걱정스러운 기색을 띄우며 그에게로 다가왔다. 차마 감출 수 없는 애정이 그 초록빛 눈 속에서 파도처럼 일렁였다. , 이토록 쉬운 것을. 대체 왜 몰랐단 말인가.

 

 

 

다가온 그의 손목을 억세게 쥐며 끌어당겼다. 돌연 강한 힘에 끌어당겨진 매버릭이 비틀거리며 그의 품 안에 들이찼다. 그 단단한 체구를 끌어당기며 루스터는 이를 악물었다. 가슴을 가득 메운 환희와 슬픔이 그대로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는 자신의 이마를 매버릭의 어깨에 묻고 작게 흐느꼈다. 끝내 막을 수 없는 감정의 편린이었다.

 

 

 

루스터. 왜 그래? 어디 다쳤어?”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품 안의 작은 체구가 불안한 듯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매버릭의 행동을 제지하며 루스터가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이제 막, 자각한 그의 감정이 거세게 자신을 뒤흔들었다. 울컥 치솟는 울음 같은 목소리로 두서없이 말을 뱉어냈다. 더는 막을 수 없었다. 그도, 자신도.

 

 

 

날 사랑하는군요.”

“.....?”

그래서 날 떠났던 거야.”

“....”

 

 

 

그의 어깨에서 얼굴을 떼어낸 루스터가 눈꺼풀을 깜빡여 끝내 눈가에 맺힌 눈물을 털어냈다. 흠뻑 젖은 시야 사이로 매버릭의 모습이 아득하게 잡혔다. 일그러진 그의 얼굴은 일견 고통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울컥 치솟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사랑에 빠지면 모두가 겁쟁이가 되지. 그 옛날, 캐롤이 창문 밖을 보며 이야기의 서두를 떼던 모습이 기억났다. 그래, 모두가 겁쟁이였다. 누구도 용기를 내지 못했기에,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까스로 서로에게 닿은 거겠지.

 

 

 

루스터는 침잠한 눈으로 매버릭의 떨리는 눈을 마주했다. 서로의 숨결이 섞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은 처음 입을 맞추었을 때처럼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깊이 응시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들은 이미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루스터는 매버릭의 뒷목을 조심스레 움켜쥐어 조금 더 자신에게로 당겼다. 서로의 코끝이 스치고, 입술에서 따듯한 온기가 느껴졌다. 루스터는 눈을 감았다.

 

 

 

깨달음은 언제나 한순간이었다. 그를 떠나 영문도 알 수 없고 정체조차 모호한 감정에 휘둘려 그의 집 앞을 서성이던 그 깊은 밤, 벼락처럼 깨달았던 그의 마음처럼.

 

 

 

날 사랑해서 떠난 거고,”

“....”

나를 사랑해서, 돌아왔죠.”

“....”

 

 

 

입술이 맞닿은 채로, 루스터는 눈을 감고 조용히 고백했다. 자신의 마음이 아닌 그의 마음을 더듬어, 그가 언제나 꾹꾹 눌러 삼킬 수밖에 없었던 감정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 놨다. 그가 더는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못하도록, 두려워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의 몸 위에 놓인 묵직한 체온이 어린 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 옛날, 자신 또한 그의 몸 위에 누워 그의 품을 파고들었더랬지. 그 단단한 체구와 뜨거운 온기가 그를 얼마나 안심시켰는지, 그 또한 알면 좋을 텐데.

 

 

 

루스터는 눈을 떴다. 매버릭의 커다란 눈이 서서히 물기를 머금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토록 쉬운 것을. 이토록 힘겹게 알게 되었다. 손끝이 떨리고 심장 또한 마찬가지로 떨렸다. 지난 10년간 꾹꾹 눌러 담은 자신의 마음을 꺼내야 할 때였다.

 

 

 

더는 그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당신을 사랑해요.”

“....”

사랑해요, .”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머리가 터지도록 생각한 낭만적인 문구는 하나도 꺼내지 못했다. 다만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거듭 반복해 말했다. 그 멋대가리 없는 고백에 매버릭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서로의 시선이 섞였다. 숨결이 섞였고,

 

 

 

따스한 온기가, 루스터의 입술에 닿았다.

 

 

 

 

 

-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 것을 후회했다. 이 마음이, 감정이, 그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서.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감정이었다. 심장이 새카맣게 타들어갔고, 그의 세상은 언제나 잿빛이었다. 밝은 낮임에도 세상은 어둠 속에 잠긴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먹먹한 세상 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게 아득했다. 햇볕 아래 웃는 그 얼굴을 아는데, 더는 볼 수 없다는 게, 원망스러웠고 고통스러웠다.

 

숨이, 막혔다. 때때로 숨을 어떻게 쉬는지조차 잊을 만큼.

 

사랑은 쉽게 변질되곤 한다. 때론 증오로, 때론 원망으로. 한때, 루스터는 자신의 사랑이 새까만 독처럼 변함을 느꼈다. 더는 순수한 애정으로 차 있지 않은 그 마음은 스스로를 죽이고 상대까지 죽일 것처럼 아팠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햇볕 아래, 그 환한 얼굴을 다시 목도했을 때,

, 그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 모든 원망과 고통이, 지난 10년의 분노와 후회가, 한순간 씻겨 나갔음을. 끝없이 솟구치는 오아시스의 맑은 물처럼, 그저 순수하기만 한 애정이 다시 차올랐음을.

 

그래서 이 감정을, 이 마음을, 더는 후회할 수 없어서.

행복해질 만큼, 기뻤다.

 

 

 

 

 

-

 

 

 

 

 

널 사랑해.”

“....”

루스터. 오직 너만이,”

 

 

 

매버릭은 웃었다. 웃으면서, 눈가 가득 차오른 눈물을 루스터의 얼굴 위로 뚝뚝 떨어뜨렸다. 루스터 또한 웃었다. 매버릭의 허리를 세게 부여잡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마음을 조각들을 소중히 받아들였다.

 

 

 

날 살게 해.”

 

 

 

매버릭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마자 루스터는 성급히 그의 입술을 파고들었다. 입 속의 뜨거운 살덩이를 자신의 혀로 감싸며 루스터는 열기에 들뜬 눈으로 그의 얼굴을 살폈다. 매버릭 또한 호응하며 그의 양 뺨을 어루만졌다. 서로를 놓치기 싫은 것처럼 한동안 붙어 있던 둘이 마침내 떨어졌을 때, 루스터는 작게 웃으며 속삭였다.

 

 

 

저도 그래요. 오직 당신만이, 절 살게 해요.”

 

 

 

그 말의 끝에서 매버릭은 환하게 웃었다. 정오의 태양보다 더 밝고, 찬란한 미소였다.

 

 

 

 

 

-

 

 

 

 

 

창문을 투과해 내리는 햇빛이 눈부시지도 않는지, 매버릭은 평온한 표정으로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어린 루스터는 발꿈치를 들어 올려 살금살금 그에게로 다가갔다. 손 안에는 캐롤의 방에서 몰래 가져온 작은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자신의 삼촌은 언제나 바빴다. 어린 루스터는 항상 그게 불만이었다. 그가 보고 싶은 날이면 그가 선물해준 물건들을 만지며 그리움을 달래곤 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사진을 간직하면 좀 낫지 않을까? 캐롤의 화장대에 놓여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보았을 때, 어린 루스터의 머릿속을 차지한건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루스터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카메라를 손에 쥐어 거실 소파에 누워 잠든 매버릭에게로 향했다.

 

 

 

창문을 열어놓은 탓에 바깥에서부터 흘러들어온 바람이 매버릭의 머릿결을 작게 흔들었다. 정오의 태양이 눈부시게 빛을 발하며 피사체의 얼굴을 더욱 선명히 부각시켰다. 매버릭의 머리맡으로 조용히 다가선 루스터가 카메라를 들어 올려 최대한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찰칵. 찰칵. 카메라 셔터음에 맞춰 매버릭의 눈썹이 작게 꿈틀거렸다. 깨어날 낌새에 루스터가 황급히 카메라를 등 뒤로 숨겼다. 그러나 매버릭은 몸만 조금 뒤척였을 뿐, 굳게 닫힌 눈꺼풀을 들어 올리지는 않았다.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루스터는 매버릭이 누운 소파에 등을 기대고 쪼그려 앉았다.

 

 

 

사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그냥 찍어서 그에게 건네줄 가능성이 컸다. 그도 아니면 자신의 사진 한 장 정도는 어린 조카에게 건네줄 수도 있을 터다. 하지만 왠지, 그러고 싶진 않았다. 오직 자신만이 아는 그를 남몰래 간직하고 싶었다. 루스터는 카메라를 소파 아래 잘 숨겨둔 후 두 다리를 쭉 뻗은 채 긴장한 몸을 늘어뜨렸다.

 

 

 

이상하게 웃음이 자꾸만 비어져 나와, 루스터는 작게 웃으며 콧노래를 불렀다.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어린 시절, 아마도 여름의 어느 날이었을 거다.

 

 

 

 

 

-

 

 

 

 

 

비석 아래 꽃다발을 내려놓으며 매버릭은 잔잔하게 웃고 있는 아이스맨의 사진을 손끝으로 쓰다듬어 보았다. 한동안 정신이 없어, 찾아오지 못했다. 그 미안함에 액자를 어루만지는 손끝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꽃의 향을 품고 와 나긋하게 몸을 감쌌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바람결에 실려 오는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이전에는 그들을 회상하면 내내 가슴이 저리듯 아파와 오래도록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때만큼 아프지 않았다. 회상 뒤에 그림자처럼 들러붙는 그들의 죽음 또한 더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 기억을 대신한 건 그들의 웃는 얼굴이었다. 환하게 웃으며 달려 나가던 구스, 두 팔을 활짝 벌려 그를 반기는 캐롤, 개구지게 웃으며 그를 끌어당기던, 아이스맨.

 

 

 

삶을 고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결국 그 끝에 상실만이 존재하는 거라면, 차라리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이라고. 고작 두 명이 했던 사랑의 결실만을 진리인양 받아들인 셈이었다. 이젠 부모님이 죽은 나이보다 훨씬 많은 세월을 살았음에도, 그의 일부분은 닫힌 문 사이로 고통스레 흘러나오는 흐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건지도 모른다.

 

 

 

삶이 마냥 고통스럽지만은 않다는 걸, 구스와 캐롤, 그리고 아이스맨이. 종국에는 그 아이가 알려주었다. 굳게 걸린 빗장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함께 살자고,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자고. 자신이 한 발 앞으로 물러나면 그 이상으로 다가오는 한 아이가 있었기에.

 

 

 

하늘만이 그의 유일한 위안이었던 그곳에서조차도, 그 아이는 언제나 가슴 한 켠에 머무르고 있었기에.

 

 

 

액자를 쓰다듬던 매버릭은 액자 뒤로 손을 넣어 흰 종이를 꺼내들었다.

 

 

 

너의 마지막 당부를, 이제야 보는 날 용서해주길.

 

 

 

 

 

-

 

 

 

 

 

To Maverick.

 

 

 

미안해.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고 슬퍼할 거란 걸 알아. 그럼에도 너에게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 날, 용서해주길. 다만 나는,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너의 모습이 내가 알던 평소의 네 모습이길 바랬어. 그러니 내 욕심이 너를 너무 상처 입히지 않았으면 해.

 

피트. 네가 누구보다 상실을 두려워하는 걸 알아. 섣불리 묻지 못했지만, 너에게 구스의 죽음이 얼마나 큰 상처인지 감히 짐작해본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놓지 못하는 너의 모습이, 얼마나 위태로워 보이던지. 그래서 차마 너에게서 하늘만은 놓으라고 할 수 없었어. 하늘을 날 때면 너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았지만, 그때만큼 생생하게 박동하는 널 볼 수 없었으니까.

 

하늘은 너의 삶이었지. 또한 너의 죽음이 될 수도 있겠다고, 다크스타가 폭발한 날 보고를 받고 불현 듯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게 내가 너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전에서 널 제외시킨 이유야. 나는 내 친구의 결말이 나보다 더 오랜 후에 났으면 좋겠거든.

 

일주일 전에, 누군가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 우리네 삶은 책과 같아서 각자의 이야기가 따로 있고, 비슷한 삶을 살아가더라도 결말만은 다 다를 거라고. 그래서 각자의 책의 흐름과 길이 또한 다 다르다고. 중요한건 결말이 아닌, 그 속에 흐르는 이야기라고.

 

내 소중한 친구. 너의 두려움이 너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길 바래. 이 또한 나의 욕심이겠지만. 하지만 이번만큼은,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어. 더는 망설이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고. 너의 이야기를 쓰길. 그 이야기 속에서 너는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네가 어떻게든 작전에 참여할 걸 알아. 무사히 돌아오고, 늘 건강하길.

 

 

 

From. Iceman

 

 

 

흰 종이가 바람결에 나부꼈다. 매버릭은 잠시 고개를 들어 올려 청명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파란 하늘을 쏟아질 듯 그의 머리 위에 고여 있었다. 어느 새 곁으로 성큼 다가온 그림자가 매버릭의 옆얼굴을 덮었다. 단단한 손이 뜨거운 체온을 품고 그의 손을 조심스럽게 깍지 꼈다.

 

 

 

.”

 

 

 

온후한 올리브 색 눈동자가 옆을 응시했다. 등 뒤에서 밀려오는 바람결에 루스터의 짧은 머리카락이 작게 흔들렸다. 루스터가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볼일은 다 끝났어요?”

.”

“...괜찮아요?”

. 괜찮아.”

그럼 이제 갈까요?”

 

 

 

매버릭은 잠시 고개를 숙여 아이스맨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마지막까지 그를 걱정해주던 친구의 모습을 천천히 눈으로 덧그렸다. 그는 속으로 속삭였다. 이젠 괜찮아. 나는 더는 혼자가 아니니까. 부디 편히 쉬길.

 

 

 

그래. 가자.”

 

 

 

매버릭이 옆으로 고개를 틀며 루스터를 바라보았다. 한낮의 태양이 아이의 얼굴을 축복처럼 감싸고 있었다. 눈이 부시게 빛나는 그 하얀 빛에 매버릭은 웃으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자.”

 

 

 

루스터의 얼굴에서 만개한 봄꽃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 미소를 마주하며 매버릭은 행복하게 웃었다. 아이스맨의 말대로 삶이 책과 같다면,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흐르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이 이야기 속에서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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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버릭 루스터매브 재업



 

2023.12.19 23: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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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뭐하는 사람이야.. 어...? 사람을 막 울리고 그러면 안돼...... 이게 진정한...탑건 캐논이고 바이블이고 암튼 탑매는 진짜 완벽한 영화지만 센세의 문학에 비하면 멀었다ㅠㅠㅠㅠㅠㅠ 둘이 쭉 사랑해온 이야기가 그리고 앞으로도 쭉 사랑할 이야기가 너무ㅠㅠㅠㅠ아름다워서 그냥 진짜 눈물남 하.......
[Code: 1997]
2023.12.19 23: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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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게 할 유일한 이유가 바로 서로였던거임..... 진짜 어떻게 이런 서사가 관계성이 문학이.......... 루버릭 안그래도 붕생 ㅌㅈ인데 센세덕분에 더 좋아짐..... 진짜 고마워 센세ㅠㅠㅠㅠㅠ 루버릭 평생 팔 수 있을것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997]
2023.12.19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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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번도 안울었는데 센세 문학 보고 눈물 한바가지 쏟아냇지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줘도 괜찮음 센세가 크리스마스 선물에 내년 설선물까지 종합세트로 줬으니까...........
[Code: 1997]
2023.12.19 23: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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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보물창고 들어온 기분이야 내센세가 이런 보석같은 루버릭을 주시다니 너무 설레서 선댓부터 달아본다 감상은 아끼고 곱씹으면서 다 읽고 달아야지 센세 사랑해 ㅠㅠㅠ
[Code: 5728]
2023.12.20 0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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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마지막편은 아껴뒀다가 내일 정좌하고 읽을래 3편까지 순식간에 읽고나니 마지막편 바로 읽는거 아까워 제대로 아끼고 아껴가며 정독할거야 센세의 글이 너무 아름답다 ㅠㅠㅠㅠㅠ
[Code: 58ae]
2023.12.20 02: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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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같이 있기로 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dc7]
2023.12.20 07: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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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 서로를 살게하는 사랑이라니 미쳤다고ㅠㅠㅠㅠㅠㅠ 힘들게 만났으니까 영원히 같이 있어야 된다ㅠ
[Code: 9692]
2023.12.22 01: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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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이건 루버릭 마스터피스다 ㅠㅠㅠㅠㅠ원작 그 자체면서 숨겨진 루스터와 매버릭의 감정을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서 보여줬어 서로의 목숨을 구하고 설원에서 재회했을때 분명 그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고 그 순간을 기점으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관계가 시작됐을거라고 믿어왔었는데 센세가 완성시켜줬어 서로 너를 사랑한다고 직접적으로 고백하는 루버릭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올라 ㅠㅠㅠㅠㅠ
[Code: 1dad]
2023.12.22 01: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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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 이야기 속에서 행복할 것이다...마지막 문장에 나까지 행복해지고 안심되는 기분 아이스맨의 마지막 편지 너무 감동이야 아이스는 평생 매버릭을 지켜보면서 그가 하늘이 아닌 땅에서 살 희망을 찾기를 바래왔지 매버릭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알아보고 그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지탱해준 구스 캐롤 아이스 그리고 루스터가 이제 그와 함께 할테니 매버릭은 늘 그랬듯이 루스터에게로 돌아올거고 루스터와 함께 그만의 책을 완성해가겠지
[Code: 1dad]
2023.12.22 01: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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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앞으로의 삶이 사랑으로 충만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아 그래서 나는 센세 덕분에 지금 정말 행복해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
[Code: 1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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