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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8 00:04
ㅅㅇㅈㅇ


1.
"오늘을 살았다는 것, 어쩌면 그게 바로 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일지도 몰라"

2.
청춘은, 여물지 않은 마음은 아름답다. 누군가는 현재 청춘을 지나고 있으며 누군가는 이미 청춘을 지나쳤겠지만, 그 누구도 청춘이 아니었던 적은 없기에

3.
너의 생활이 나의 일탈이 되고, 너의 무게가 나의 중심이 되는 날, 나는 그 날에 멈춰서고 싶다.

-달의 조각


본에 나란히 선 폐하께 영광 있으라

-네크로 폴리스, 온다 리쿠


군장을 메고 금학산을 넘다보면 평야를 걷고 싶고 평야를 걷다 보면 잠시 앉아 쉬고 싶고 앉아 쉬다보면 드러눕고 싶었다 철모를 베고 풀밭에 누우면 밤하늘이 반겼다 그제야 우리 어머니 잘하는 짠지 무 같은 별들이, 울먹울먹 오열종대로 콱 쏟아져내렸다

-별의 평야, 박준


별 밝은 날
네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지금은 우리가, 박준 (정확한지는 모르겠음)


작은 창으로 바라본 하늘엔 봉제선 같은 별들이 두둘두둘 많다 수많은 별들이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은 별보다 많은 눈동자들이 어두운 방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 창에 골목에서 만난 눈동자를 잘도 그려넣었다

-잠들지 않는 숲, 박준


술이 깬다 그래도 당신은 나를 버리지 못한다 술이 깨고 나서 처음 바라본 당신의 얼굴이 온통 내 세상 같다

-당신이라는 세상 (중에서), 박준


다짐이라고 했지만, 숱한 낙담 끝에 오는 다짐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는 마음이라고 표현해야 정확할 것 같다. 이 다짐은 선택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최종의 마음이다.

우리는 안 괜찮으면서 괜찮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혼자를 핑계로 혼자만이 늘릴 수 있는 힘에 대해 모른 척합니다. 누구든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겠지만 당신만은, 방에서 나와 더 절망하기를 바랍니다.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전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시인의 말), 이병률


1.
내가 혼자인 건 오로지 생각들로 조밀하게 채워진 고독 속에 살기 위해서이다. 어찌보면 나는 영원과 무한을 추구하는 돈키호테다. 영원과 무한도 나 같은 사람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을 테지

2.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그래도 저 하늘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연민과 사랑이 분명 존재한다. 오랫동안 내가 잊고 있었고,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그것이

-너무 시끄러운 고독


달리기를 멈추고
멀거니 불빛을 향해 몸을 바꾸는 건
외로움 때문일 거라고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맞추고서야
햄스터에게도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많이 외롭구나
햄스터 한 마리 키운다는 말에
무군가 내 허공이 고개를 들이밀고 했던 그 말
자꾸 달라붙는 그 말을 부정하면서
침을 주듯이 우주를 타일러 잠든 밤

매일 우주를 굴리고 있다고 믿은 햄스터가
실은 별만큼 먼 외로움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을

-햄스터는 달린다 (시인은 모르겠다ㅜㅜ 아마 이병률이었던 것 같음)


우리는 별에서 와서 별로 간다.
삶이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일 뿐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5:00
아니,
언니를 만나 할 말은 하나 뿐이야
허락된다면
부디 허락한다면

장례식과 응급실로, 병동과 병원 정문으로 갈라지는 도로를 밝히던 외등들이 일제히 꺼진다. 도로 가운데 그어진 흰색의 직선을 따라 당신은 얼굴을 들고 걷는다. 선득한 빗방울이 당신의 정수리에, 당신의 운동화가 내딛는 아스팔트에 떨어져 번진다.

죽지 마.

죽지 말아요.

-소년이 온다, 한강



그리하여 그 다음 날도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어제와 똑같은 관례를 따르면 된다.
즉 거칠고 큰 기쁨을 피하기만 하면
자연히 큰 슬픔 또한 찾아오지 않는다.
앞길을 막는 방해꾼 돌을
두꺼비는 돌아서 지나간다

-인간 실격


1.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란다."

2.
그것은 정말 별세계였다. 나는 너무 행복해서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손 닿는 곳에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3.
"완전히 희고 완전히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 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는 박하차를 가져다 주는 드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오래 산 경험에서 나온 말이란다."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셨다. 다만, 주변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

4.
나는 샤르메트 씨가 불쌍했다. 사회보장제도에서 나오는 연금이 있다 해도 그 역시 돈 없고 찾아오는 사람 없는 노인이었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인데 말이다.

-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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