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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21:04
시발탑 ㅈㅇ


커크가 죽었다가 칸의 피 덕분에 되살아나긴 했는데, 더 이상 예전의 커크가 아니게 되어버린 게 보고싶다. 칸에 대한 복수에 미친 듯이 집착하는 성격으로 변해버린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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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가 의식을 되찾고 제일 먼저 한 말은 "칸은? 칸은 어딨어?" 였고, 퇴원한 뒤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스타플릿에 칸과 그 크루들을 내어달라고 청원한 것이었음. 본즈가 필사적으로 뜯어말렸지만 소용없었음. 칸이 반드시 죄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말하는 커크의 눈망울은 광기로 빛났음.

젠장, 그제야 본즈는 왜 이제껏 아무도 강화인간 혈청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는지 깨달았음. 칸을 탄생시켰던 300년 전의 인류 과학자들은 왜 칸의 피를 의료용으로 쓰지 않았을까. 당연히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서였음. 혈청을 투여받은 인간은 모든 질병이 완치되지만, 그 대신 자신에게 피를 준 강화인간에게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는 것이었음. 이미 파이크 제독님 때문에 칸에게 원한이 있던 커크는 그 집착이 복수심이라는 형태로 드러났음.

스타플릿은 안그래도 칸을 어떻게 처리할지 난처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커크의 청원을 받아들였음. 그리고 커크가 칸과 그 크루들을 엔티호에 태우고 5년간 장기 미션을 떠나도록 조치했음. 이건 누가 봐도 커크와 칸을 지구에서 최대한 멀리 치워버리겠다는 수작이라, 본즈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커크는 이 결과에 대단히 만족했음. 앞으로 5년간 우주에서 칸에게 무슨 짓이든 원하는 대로 저지를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렇게 칸은 육중한 수갑으로 구속당한 채 엔티호의 구금실에 가둬졌음. 커크가 구금실로 다가오자, 칸은 변함없이 오만한 얼굴로 맞이했음.

 - 결국, 그대도 마커스를 닮아가는군. 캡틴.

칸은 이 모든 것이 진부하다는 표정을 지었음.

 - 내 크루들을 인질로 잡아 협박해서, 나를 이 함선에서 노예처럼 일하게 할 셈인가? 모두 마커스가 이미 했던 일이다. 그대라면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스타플릿 장교들은 모두 같은 족속이었군.

 - 무슨 개소리야. 난 마커스랑 달라.

칸이 멈칫했음. 커크가 하는 말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그 기괴하게 반짝이는 눈초리 때문이었음.

 - 난 마커스처럼 너를 내 부하로 삼으려는 게 아니야. 네가 아무리 능력이 굉장하고 쓸모가 많아도 나한텐 상관없어. 내 목적은 그냥 너를 괴롭히고 고통을 주고 싶은 거야.

철컹 소리와 함께 구금실의 문이 열렸음. 커크가 굶주린 눈으로 칸을 훑어보며 들어섰음.

 - 마음 같아서는 널 죽도록 패주고 싶은데... 그랬다간 내 팔만 아플 테니까 관둘래. 널 괴롭히려면 다른 방법도 많거든. 우선 옷부터 좀 벗어볼래?

커크는 가져온 가방을 구금실 바닥에 내던졌음. 거대한 딜도와 꼬리가 달린 플러그, 채찍을 비롯한 온갖 어른의 장난감들이 와르르 쏟아졌음.

 - 혹시 저항할 생각은 말고. 이미 마커스한테 한 번 겪어봐서 알겠지만, 네가 허튼 짓이라도 하면 그때마다 네 크루들을 한 명씩 죽일 거야. 빨리 벗어.

칸은 눈썹을 찌푸리며 커크를 잠시 응시했음.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려는 시도였음. 그가 알던 캡틴 커크는 죄수를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 순간 칸은 무언가 깨달은 듯 눈을 부릅떴음.

 - ...캡틴, 혹시 내 혈청을 투여받았나?

 - 응. 잘 아네.

 - 그래... 그렇게 된 거로군.

칸은 체념한 듯이 길게 한숨을 쉬더니, 커크의 지시에 따라 옷을 벗었음. 자기 피가 일반인에게 투여되었을 때의 부작용을 알고 있었기에.

그날부터 칸에게는 하루하루 생지옥이 펼쳐졌음.

커크는 매일같이 구금실에 찾아와서 별별 창의적인 방법으로 칸을 능욕했음. 그리고 엔티호의 다른 크루들에게도 자기처럼 하라고 권장하는 바람에, 칸은 이제 엔티호 전체의 공공재처럼 굴려지기 시작했음. 안그래도 칸한테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그걸 합법적으로 해소할 장이 마련되니 모두들 얼마나 신났겠어. 엔티호 크루들은 3교대로 움직였기 때문에, 칸이 몇 시간째 사정없이 쑤셔지면서 몸부림치다가 체액 범벅이 된 채 기절하듯 잠들면, 다음 시프트가 끝난 크루들이 찾아와서 또 쑤셔대는 것이었음.

칸이 강화인간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잔혹한 페널티가 되었음. 만약 일반인이었으면 자칫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기라도 할텐데, 칸은 아무리 심한 고문을 가해도 회복되었기 때문에 마음놓고 아무렇게나 괴롭힐 수 있었음. 오히려 강화인간의 회복능력이 대체 어디까지인지 보자면서, 대놓고 페이저나 군용칼 등등을 가져와서 쏴보거나 그어보면서 낄낄거리는 변태들도 등장했음.

그 와중에도 모두들 혀를 내두르는 것은, 칸이 특유의 오만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었음. 그렇게 굴욕을 당하면서도 칸은 마치 감옥에 갇힌 황제마냥 위엄을 유지했음.

 - 함장님, 그놈 표정이 너무 짜증나요.

 - 지가 뭐라도 되는 거 같이 우릴 깔아본다고요.

커크도 그 말에 공감했음. 시퍼런 멍투성이 알몸에, 이상한 도구까지 엉덩이에 박힌 채로도, 칸의 위압적인 눈매는 여전했음. 마치 '네놈들은 모두 나보다 열등하다. 난 내 크루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네놈들과 놀아주고 있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음. 때로는 대놓고 차갑게 비웃으며 "겨우 이게 전부인가?" "형편없군. 이 정도로 나를 상대하러 온 건가?" 라는 식으로 도발하기도 했음.

커크는 열불이 났음. 칸을 완전히 망가뜨려서 짓밟아주고 싶었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빠른 방법은 칸이 보는 앞에서 그의 크루들을 죽여버리는 것이겠지만, 그럴 명분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음. 커크는 "저항하면 네 크루들을 죽이겠다"고 했는데, 칸은 그 조건을 충실히 이행해서 아무 저항도 없이 대줬으니까.

커크가 칸을 효과적으로 망가뜨릴 방법을 찾아서 고심하던 중, 외부 탐사에서 생각지 못한 답을 발견했음.

 - 우와, 본즈, 이 외계 식물은 정말...

 - ...그러게. 내가 본 가장 강력한 발정제네.

본즈가 메디베이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알고리안 메머드라도 흥분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발정제라고 했음. 커크의 귀가 번쩍 뜨였음.

 - 그 정도로 대단한 거야? 그럼 강화인간한테도 통하겠네?

커크가 눈을 반짝이자 본즈가 움찔했음.

 - 짐, 너... 이걸 칸한테 쓰려고?

 - 응! 아주 좋은 생각이 났어.



구금실. 커크는 당당하게 통보했음.

 - 칸. 드디어 네 크루들을 풀어주기로 결정했어.

칸의 경악한 표정에 커크는 활짝 웃어보였음.

 - 봤지? 난 마커스랑 다르다고 했잖아. 어차피 내가 복수하고 싶은 상대는 너 하나뿐이야. 네 크루들은 풀어줄 거야.

 - 조건은... 조건은 무엇인가?

칸은 불안하게 떨리는 음성으로 되물었음. 설마 커크가 공짜로 이런 자비를 베풀 리가 없으니까. 역시나 커크는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음.

 - 내가 풀어주는 건 네 크루들뿐이야. 넌 앞으로도 계속 여기 갇혀 살면서 죄값을 치러야 해. 그게 내 조건이야.

칸은 난색을 표했음.

 - 내 크루들은 내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이다. 내가 그들과 함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응, 알아. 그러니까 네가 직접 네 크루들에게 말해야 해.

 - 내가...?

 - 네 크루들한테 직접 얘기해. 네가 나한테 반해서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네 크루들마저 버리고 나랑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다고. 그러니까 앞으로 다시는 널 찾아오지 말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해.

커크는 감출 수 없는 복수의 쾌감으로 미소지었음.

 - 알았지? 네 크루들이 전부 속아넘어갈 만큼 제대로 연기해야 해. 천장에는 저격수들을 잔뜩 배치할 거니까, 만약 네가 연기를 못해서 네 크루들이 안 믿고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그 자리에서 전부 쏴버릴 거야.

칸의 얼굴이 굴욕감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커크는 즐겁게 감상했음. 칸은 오직 자기 크루들과 상봉할 날만을 기다리며 혹독한 고통을 참아왔는데, 이제는 그들과 생이별하는 것으로 모자라서 자신이 직접 그들과 연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었음. 칸이 그들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말을 들으면, 크루들을 분명 칸에게 실망하고 분노하겠지. 칸을 배신자라 여기고 경멸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칸은 자신이 그 말대로 따르지 않으면, 커크가 영영 크루들을 풀어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음.

 - ...받아들이겠다.



칸은 자기 크루들 72명이 냉동에서 깨어나는 날을 오랫동안 고대해왔음. 하지만 그들을 다시 만나자마자 떠나보내야 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음.

찢어지는 가슴으로, 칸은 자기 크루들 앞에서 거짓 연기를 시작했음. 더 이상 그들을 사랑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갈 수도 없다고. 내가 이제 사랑하는 사람은 캡틴 제임스 커크이며 그의 곁에서 평생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대로 크루들은 극심한 충격을 받았음. 그들은 칸을 믿고 300년 전에 다같이 냉동된 채 우주까지 따라온 이들이었음. 그런데 정작 우주에서 눈을 떠 보니 칸이 그들을 떠나겠다니, 심지어 다른 이유도 아니고 바보같은 사랑 때문에? 언제나 크루들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음. 이 기막힌 사태를 믿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었고, 칸의 마음을 돌려 보려고 애쓰는 이들도 있었지만, 칸은 피눈물을 삼키며 단호하게 맞섰음.

그 순간, 커크가 의기양양하게 등장하더니 칸의 허리를 답싹 끌어안았음.

 - 안녕 자기야~ 이야기는 잘 되고 있어?

 - 캡틴, 갑자기 여긴 왜...

 - 에이, 지미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잖아. 이 사람들이 다 가족들이야? 역시 강화인간들이라 다들 이쁘고 잘생겼네?

커크는 일부러 과장된 동작으로 촐싹거리며 칸에게 달라붙었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크루들의 시선이 경멸로 물들었음. 칸이 사랑에 빠진 상대가 저런 철부지라고? 저런 푼수같은 놈 하나 때문에 우리 모두를 버리려 한다고?

그런데 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음.

 - 아휴, 우리 칸은 정말 시도때도 없네. 가족들이 다 보고 있는데도, 내가 좀 만져준다고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커크의 손길 아래에서, 칸이 얼굴을 발그레하게 붉히면서 그 애무에 몸을 맡기기 시작하는 것이었음. 강화인간들의 예민한 감각을 통해, 칸이 체온과 맥박이 올라가며 아랫도리가 팽팽하게 일어서기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었음.

크루들은 경악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칸 본인이 누구보다도 당황했음. 갑자기 몸이 달아오르고 흥분되는데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음. 그날 구금실에 배급된 식사에 잔뜩 섞여있던 발정제가 드디어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칸은 당연히 알 길이 없었음.

 - 캐, 캡틴...! 하윽...

 - 적당히 좀 해. 칸. 벌써 이렇게 촉촉히 젖으면 어떡해.

커크가 가볍게 야단치며 손길을 거두자, 칸은 더 만져달라며 애처롭게 커크에게 매달리기 시작했음. 칸의 발딱 일어선 좆이 질금거리며 체액을 흘리자 바지가 조금씩 젖어갔음. 그 음탕한 창부 같은 모습에 크루들은 이제 충격을 넘어서 극혐하는 반응을 보였음.

 - 칸, 내가 너무 섹시해서 못 참겠는 건 아는데, 그래도 지금 당장 여기서는 좀 곤란해. 가족들이랑 이야기 다 마무리하고 와. 그럼 내 침대에서 밤새도록 하자.

커크는 상큼한 미소를 날리며 떠나갔음. 멀어져가는 커크를 필사적으로 부여잡는 칸의 두 손이 바들바들 떨렸음. 마침내 커크가 나가버리고, 다시 방 안에 크루들과 남았을 때, 칸은 그들 모두를 돌아보며 어쩔 줄 몰랐음.

 - 나, 나는...

그 때, 크루들 중 하나가 불쑥 내뱉었음.

 - 저런 금발 애송이가 취향이셨습니까? 그래서 제가 고백했을 때는 거절하셨던 겁니까?

 - 와킨, 그게 아니라...! 나는...!

강화인간들은 평생을 전우로서 함께 지내오면서 자기들끼리 사귀거나 결혼하는 경우도 흔했음. 특히 칸은 그들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우월하고 아름다웠기에, 칸에게 연심을 품거나 고백하는 이들도 많았음. 하지만 칸은 리더로서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크루들과 그런 관계를 맺는 것을 삼갔음. 덕분에 강화인간들 사이에서 칸은 마치 절벽에 피어 있는 꽃처럼 아무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존재였고, 그렇게 질서가 유지되었음.

하지만 그 드높은 철벽 같던 칸이, 저런 열등한 놈의 손길 아래 발정난 암캐마냥 헐떡거리는 모습을 보자, 강화인간들은 분노에 휩싸였음.

 - 이렇게나 욕정을 밝히시는 분인 걸 알았다면...

 - 저희가 훨씬 더 잘 해드릴 수 있었는데 말이죠.

칸은 섬뜩한 기분이 들었음. 그의 크루들의 눈빛이 이상하게 번들거리면서 달뜬 숨소리가 퍼지기 시작했음. 그제야 깨달았음. 캡틴 커크가 무언가 이상한 약을 썼구나. 나에게뿐만 아니라 내 크루들에게까지, 발정제를 투여하고 한 방에 몰아넣었구나.

 - 이러지 마라. 제, 제발 이러지 마라.

이제까지 엔티호에서 커크나 다른 사람들에게 수없이 능욕당했지만, 칸은 한 번도 꺾이지 않았음. 그들은 여전히 열등한 자들이었고, 자신은 가족같은 크루들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 거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바로 그 크루들에게 직접 능욕당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음. 칸은 드물게 진심으로 공포에 질려서 뒷걸음질을 쳤음.

 - 뭘 안된다고 하십니까. 이렇게나 좋아하시면서.

 - 저 금발 함장놈은 괜찮고 저희들은 안 된다는 겁니까? 저희가 대체 저 놈보다 뭐가 부족한데요?

일반인이었다면 수십 명이 달려들어도 칸에게 상대가 안 되겠지만, 강화인간들이 달려드는 것은 차원이 달랐음.

한 명이 칸의 팔을 비틀어 꺾고, 다른 한 명이 머리채를 움켜쥐었음. 강화인간들의 억센 손길 아래 칸의 겉옷과 속옷은 순식간에 갈가리 찢겨졌고 새하얀 맨몸이 드러났음. 칸이 몸부림을 치며 저항하자 옆구리와 배에 사정없는 발길질이 꽂혔음. 칸은 숨이 막혀 컥컥 구역질을 했음.

 - 안 돼... 제발...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자기 크루들에게 윤간당하면서, 칸은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음. 사방에서 쏟아지는 손이 그를 만지고 주물렀음. 아래에 있는 구멍으로 두 개, 세 개가 동시에 비집고 들어왔고 입으로도 여러 개가 쑤셔박히는데, 그 와중에도 또 다른 손은 엉덩이에, 다른 손은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억세게 움켜쥐고 있었음.

칸이 저항할 때마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손과 발이 걷어차고 내리찍었음. 강화인간 수십 명의 완력은 무자비한 수준이었음. 콰직, 우드득 소리와 함께 칸의 한쪽 다리가 꺾이고, 팔이 부러지고, 얼굴뼈도 내려앉았음. 코와 입에 피가 가득 고여서 숨을 쉴 수도 없었음.

(이렇게 죽는 건가...)

칸은 이 크루들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을 생각했음. 매일 밤마다 그들을 그리워하면서, 그들을 위해 마커스의 밑에서 1년간 노예처럼 일하고, 그들을 탈출시키려 애쓰고, 그들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손에 무수한 피를 묻혔던 나날들을. 그들을 위해 엔티호에 갇혀서 커크 함장과 그 부하들에게 능욕당하던 날들을.

바로 그 크루들에게 무참히 당하고 죽어가는 이 결말을 위해, 칸은 그토록 노력하며 달려왔던 것이었음. 칸은 마지막 말이라도 남기기 위해 입을 벌렸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음. 피거품 속에서 끓어오르는 신음 소리 외에는.



옆방에서, 커크는 본즈와 함께 그 모든 것들을 실시간 영상으로 감상하고 있었음.

 - 젠장, 짐, 이건 대체...!

 - 정말 장관이네, 본즈.

커크는 진심으로 감탄하는 듯이 눈을 빛냈고, 본즈는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음.

본즈도 당연히 칸을 좋아하지는 않았음. 그 놈 때문에 벌어졌던 일들을 생각하면 좋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누군가를 싫어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자기 가족들에게 윤간당하게 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었음. 그 동안 커크가 칸에게 저지르는 학대를 애써 묵인하면서 고개를 돌려 왔지만 이건 진짜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음.

 - 짐, 막아야 해! 당장 요원들한테 지시해. 페이저를 스턴 모드로 사격해서 저 미친 강화인간들을 멈추게...

 - 왜 이래, 본즈. 지금 칸 편을 드는 거야?

 - 젠장,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짐! 내가 지금 걱정하는 건 너란 말이야. 넌 이런... 이런 놈이 아니잖아!

본즈는 가슴을 탕탕 쳤음. 그가 알던 짐 커크는 의협심이 강하고 정의로운 청년이었음. 언제나 옳은 일을 위해 도전했고, 아무리 적이라도 이런 식으로 악의적인 고통을 주면서 즐거워하는 인간이 아니었음.

 - 제발, 짐, 원래의 너로 돌아와. 원래의 너는...

 - 그 짐 커크는 죽었어, 본즈.

해맑은 대답에, 본즈는 할 말을 잃었음.

 - 네가 시신까지 확인했었잖아. 그 짐 커크는 죽어서 이제 없어. 내가 지금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칸이야. 내 목숨을 유지시키고 있는 건 칸의 피야.

본즈가 무슨 말이라도 하기 위해 입을 벌리는 순간, 화면에 비치는 상황이 급변했음. 칸이 피범벅이 된 채 결국 의식을 잃은 것이었음. 여기저기 부러지고 망그러진 칸의 몸을 보면서, 본즈는 의사로서 그 심각성을 깨달았음.

 - 짐, 저러다 진짜로 죽어! 당장 멈춰야 해!

 - 흐음. 그러게. 죽어 버리면 아까우니까.

커크는 배치된 저격수들에게, 페이저를 스턴 모드로 맞추고 일제 사격을 지시했음. 곧 페이저 광선이 쏟아지면서 강화인간들이 픽픽 기절해서 무너지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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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엔티호의 메디베이에서 의식을 되찾았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닥터 맥코이의 지친 얼굴이었음. 다 죽어가던 강화인간 환자를 며칠씩 야근해서 간신히 되살려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지쳐 보였음. 자신이 하는 일에 깊은 회의를 느끼는 것처럼.

 - 닥터...?

 - 어, 정신 들었냐.

본즈는 10년은 폭싹 늙은 얼굴로 한숨을 쉬더니, 커크에게 통신을 넣었음. 커크는 매우 기분이 좋아 보이는 얼굴로, 한 손에는 커다란 꽃다발까지 들고 나타났음.

 - 캡틴, 내 크루들은...?

 - 전부 떠났어. 내가 적당한 행성에 내려줬거든.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살 거야.

하지만 커크는 칸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다 알려주지는 않았음.

그날, 마침내 발정제의 약효가 사라지고 정상인의 이성을 되찾았을 때, 강화인간들은 자신들이 칸에게 저지른 끔찍한 짓을 돌아보면서 심한 충격을 받았음. 설령 칸이 사랑 때문에 그들을 배신했다고 하더라도, 한때 그들이 충성했던 주군을 이렇게 피투성이로 능욕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무도한 짓이었음.

그리고 바로 그것이야말로 커크가 노리던 것이었음. 커크는 칸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하면서 강화인간들을 소리 높여 비난했음. 꺄아악! 내 사랑하는 애인한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이 괴물들아! 커크의 비난에 강화인간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음. 그들은 칸이 깨어나면 직접 사죄하고 용서를 빌고 싶다고 했지만, 커크는 당장 떠나라고 소리쳤음. 이런 끔찍한 놈들을 더 이상 내 함선에 둘 수 없다고. 칸은 너희를 평생 용서하지 못할 것이며 나 역시 그렇다고 호통을 쳤음.

결국 72명의 강화인간들은 수치심과 죄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얌전히 엔티호를 떠났음. 그들은 커크에게 부디 칸을 잘 치료해주고 보살펴달라고 부탁하면서, 혹시 나중에라도 칸이 마음을 돌려 그들을 용서한다면 꼭 연락해달라고, 많이 보고 싶을 거라고 이야기했음.

물론 커크는 칸에게 그 말을 전해줄 생각은 없었음.

- 네 크루들은 끝까지 너를 저주했어. 널 더러운 창부라고 욕하면서,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다고 했어. 네가 감히 또 눈에 띄면 그때는 진짜로 죽여버릴 거라고.

칸의 절망에 찬 얼굴을 보면서 커크는 거짓말이 제대로 먹혔다는 사실을 느꼈음. 이것으로 칸과 크루들은 평생 다시는 감히 서로를 찾지 않겠지. 칸은 크루들이 자기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크루들은 칸이 자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 이제 넌 혼자야. 네 크루들도 다 떠났고, 너한테는 아무도 없어. 넌 이제 완전히 내 거야.

그 말대로, 이제 칸의 곁에 남은 사람은 커크뿐이었음. 칸은 오직 커크만의 소유가 되었고, 아마도 영영 벗어날 수 없겠지. 칸은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음.

(죽고 싶다...)





크헤헤 칸 굴러라 굴러

베니칸 존해리슨텀 베니텀 커크칸

어나더 https://hygall.com/589199172
2024.03.22 23:24
ㅇㅇ
모바일
와........ 허미 센세 이게 다 뭐야 언제 이런 뷔페를 준비했어 주워먹느라 정신을 못차리겠네 크루들한테 윤간당하는 칸 진짜 개꼴 대꼴 미쳤다ㅌㅌㅌㅌㅌㅌㅌ💦💦
[Code: b115]
2024.05.05 04:06
ㅇㅇ
모바일
-이러지 마라. 제, 제발 이러지 마라.
이 부분 진짜 꼴린다....명령하는 듯한 말투인데도 부탁하는 말에 크루들을 생각하면 느끼는 다정함까지 묻어있어서 너무 꼴림 헉헉
칸은 정말 인외처럼 느껴지는데 이렇게 큰 절망과 시련을 안겨줘서 사람이 느낄 감정을 선사해주는 게 너무나 짜릿하고 오밤중에 도파민이 든다 너무 좋아 정말....고마워 센세 그냥 한없이 고맙고 맛있다
[Code: 4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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