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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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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비문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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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눈을 뜨기도 전에, 제이크는 알아차렸다. 그곳이 이미 지난밤 자신이 안온하게 잠들었던 침대 위가 아니라는 것을. 곁에 더는 브래들리도 없고, 건넌방에 쌕쌕거리는 윌리도 없다는 사실을.

서늘한 상실감과 함께 억지로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건 하얀 병실 천장이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병실 침대 옆 협탁에 놓인 자신의 시계였다. 마지막에 봤던 것과 똑같이 금이 간 액정 속에 시간은 정확히 자정에 멈춰있었다.

그가 멍하니 눈을 껌벅이고 있는데 병실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급하게 들어왔다.
 

"맙소사, 제이크! 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
 

그의 오랜 친구이자 현재 세러신 기업 임원으로 재직 중인 하비였다. 그는 질겁한 얼굴로 제이크의 상태를 살폈다.
 

"오밤중에 무슨 분노의 질주를 찍어?"
 

상황을 들어보니 이랬다. 지난밤 충동적으로 드라이브를 나갔던 제이크는 어두운 밤 도로를 타던 중 불쑥 튀어나온 사슴을 피하느라 가드레일에 차를 세게 박아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왔다.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하비는 힐난과 걱정 사이 어디쯤 있는 얼굴로 쏘아붙였다. 제이크는 머쓱하게 웃었다. 다시 그의 현실로 돌아와 보니 브래들리가 곁에 없던 지난 세월 동안 그나마 그가 덜 미치고 제정신을 유지한 게 그나마 하비 같은 친구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닌지 새삼 깨달았다.
 

"미안해. 앞으론 이런 일 없을 거야."

"당연히 그래야지. 또 있으면 이사회 소집할 거야. 진짜로."

"그 늙다리들이야 내가 빨리 죽을수록 좋을 텐데 뭐."

"일리가 있군."

"거기서는 아니라고 해줘야지. 나 참, 하비, 정말 가슴이 아프다."

"네 업보겠지. 내 잘못은 아닐걸."
 

그들의 대화 중간에 불쑥 차트를 옆구리에 끼고 들어온 의사는 검사 결과 뒤통수에 혹이 난 것 말고는 아무 데도 다치지 않았다면서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고 열렬하게 떠들다 나갔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제이크는 미묘한 얼굴로 입꼬리를 올렸다.
 

", 기적은 기적이지. 차 앞 범퍼가 박살이 났는데, 너는 완전 멀쩡하잖아."
 

하비가 어깨를 으쓱하며 품 안에서 제이크의 지갑과 핸드폰을 꺼냈다.
 

"이건 구급대원이 전해주더라."

", 그래. 고마워, 하비."
 

제이크는 짧은 한숨을 뱉으며 머리를 위로 쓸어올렸다. 여전히 머리 한구석은 멍했다.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짧은 환상에서 빠져나온 것 같기도 했다. 그때 하비가 뭔가를 발견한 듯 미간을 좁혔다.
 

"뭐야 그건?"

"?"

"손등 위에 그거 말이야. 웬 애들 낙서? 언제 나 모르게 아동병원에서 하는 자선 행사라도 갔어?"
 

하비의 고갯짓을 따라 시선을 내린 순간 제이크는 자신의 손등에 있던 그림을 발견했다. 사인펜으로 비뚤배뚤하게 그려놓은
 

"제이크? 너 괜찮은 거야?"
 

불현듯 말이 없어진 제이크를 하비가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제이크는 손등을 조심스럽게 쓸었다. 아이의 얼굴이 너무나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이제 다시는 못 만나는 걸까?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아빠가 사랑한다고 말할걸. 가슴 한구석이 아릿했다. 입술을 꾹 깨무는데, 해가 서서히 떨어지며 어두워지는 창밖이 보였다. 그 순간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브래들리의 연주회. 제이크는 퍼뜩 고개를 들고 다급하게 물었다.
 

"하비. 지금 몇 시지."

"이제 4시 반 넘-"

"여기서 링컨 센터까지 얼마나 걸리지? 7시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나?"

"아니 그건 좀 어려울걸? 크리스마스 저녁의 뉴욕 도로를 뭐로 보고."

"젠장그럼 놓칠 거 같은데일단 당장 출발해야아니, 그 전에 꽃도 사야 할 거 같으니까."
 

심각한 얼굴로 중얼대는 제이크에 하비가 미간을 찌푸리며 의심스럽게 물었다.
 

"제이크, 너 괜찮은 거 맞아?"

"만약 오늘을 그냥 보내면 안 괜찮아질 거야."
 

제이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병원복을 벗고 빠르게 옷을 갈아입었다. 크리스마스가 끝나기 전에 브래들리를 만나야만 했다. 반드시.
 

"잠깐만, 너 지금 어디 가게?"

"꼭 가야만 하는 곳이 있어."

"? 대체 어딜?"
 

하비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만류했다.
 

"아니, , 아무리 그래도 너 아직 환자인데-"

"혹 하나 생긴 게 무슨 환자야. 의사한테는 잘 말해줘."

", 제이크! 너 무슨-"
 

그의 뒷말이 다 완성되기도 전에 제이크는 이미 문밖으로 달려 나갔다.

 

*

 

과연 뉴욕의 크리스마스 저녁이란 지옥 같은 교통체증의 동의어였다.

제이크는 전용 헬기라도 띄우고 싶다는, 가히 재벌 3세나 떠올릴 만한 몹쓸 상상을 하며 꾸역꾸역 도로를 헤쳐 나갔다.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번갈아서 밟아가며 주차장인지 도로인지 경계선이 불분명한 공간을 지나는 동안 그는 병원에서 탈출한 꼴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저녁을 멋지게 만들어 줄 번듯한 남자로 보이기 위해 백미러를 기웃거리며 헝클어진 머리를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까지 문을 연 꽃집을 가까스로 찾아 장미꽃다발을 샀다. '연인과 재결합하고 싶어서요.'라는 말에 플로리스트는 눈을 반짝이며 솜씨를 뽐냈다. 링컨 센터로 도착하기 직전까지 그는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 오늘 저녁 예약이 가능한 레스토랑을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무 데나 예약할 수는 없었기에 더 까다로웠다. 평소라면 이런 일은 죄다 비서를 시켰겠지만, 지금은 절대 그럴 수 없었다.

 

링컨 센터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새까맣게 어두워졌다. 공연이 한창인 콘서트홀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아무리 제이크 세러신이라 해도 한창 공연 중인 콘서트홀에 마음대로 난입하기는 어려웠다. 표는 매진이었다. 공연 중간에 슬쩍 들어가 앉을 만한 박스석도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래서 제이크는 장미 다발을 든 채 얌전히 로비에 앉아 기다렸다. 문 너머로 들어도 아름다운 연주가 펼쳐지고 있었다. 저 중 어느 선율이 브래들리일까. 그는 묵묵히 기다렸다.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 더 기다렸을까, 연주가 끝난 후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피해 제이크는 연주자들이 있을 대기실로 향했다. 오늘 연주자 중 한 명인 미스터 브래드쇼를 축하하러 온 지인이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그를 알아본 스태프가 대기실 위치를 알려주었다. 제이크가 복도를 가로지르는 동안 저 멀리 대기실의 문밖으로 크리스마스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연주자들의 들뜬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가벼운 노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왁자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그라들고 시선이 몰려들었다. 화려한 꽃다발과 함께 불쑥 등장한 미남이라니. 모두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제이크를 흘금댔다.

'저거 세러신 대표 아니야?' 누군가 속삭였다. 발긋한 볼로 제 곁의 연주자와 뭔가를 열렬히 떠들고 있던 브래들리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그는 얼떨떨한 눈치로 입을 살짝 벌렸다.

두 사람의 묘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할 사람은 그곳에 없었다. 너무나 명백했다. 쟤네 뭔가 있구나. 흥미진진한 눈동자가 여기저기서 슬그머니 굴러갔다.
 

제이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 브래들리."

", ."

"오늘 저녁 시간 비어?"

"원래는사람들이랑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긴 했는데."
 

브래들리와 제이크 사이를 번갈아 본 이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흥미롭게 반짝이는 눈동자들 속에 크리스마스의 연인을 귀여워하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오보에 연주자가 브래들리의 등을 슬쩍 밀었다.
 

"얼른 가 봐. 크리스마스에 연인끼리 시간을 보내야지."
 

브래들리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아니 그, 딱히."
 

그는 연인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이크의 장미꽃다발은 모두의 앞에서 너무나 명백한 함의를 뽐내고 있었다. 그쯤 되면 '함의'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멀끔하게 빼입은 정장부터 아름답게 꾸며진 꽃다발에 은근하고 다감한 목소리로 건네는 질문까지. 모든 요소가 노골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오늘 밤 너와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 답이 너무 뻔하고 노골적이었다.
어쩐지 못 견디게 쑥스러워진 브래들리는 무의식중에 입술을 깨물며 목덜미를 벅벅 문질렀다. 저를 향한 제이크의 눈빛이 너무 그윽했다. 그 전날과는 너무나 다른 표정이었다. 어젯밤 파티에서 마주쳤을 때, 브래들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독선적이고 냉담해 보이는 제이크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상처받았다. 또다시 바쁘게 전화를 받으며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상황에 입맛이 씁쓸했고, 속이 울렁거렸다.

 

'여전하구나.'
 

그 생각의 가장자리는 날카롭고 뾰족하게 튀어나와 다 잊고 무던해진 줄 알았던 과거의 추억들을 와락 퍼 올렸다. 제이크 세러신. 한때 그가 열렬히 사랑했던 남자. 어느 한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다 감수해서라도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다고 자신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진정한 답을 내려주었다. 어린 연인의 순진한 예상은 전부 틀렸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브래들리는 그들의 사랑이 다 타고 남은 재를 제 가슴 안에서 치우며 공허하고 싸늘한 시간을 감내했다. 재를 퍼내는 손아귀마다 여전히 타오르는 불씨들이 보였으나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 괜찮아졌다고, 이제는 진정한 평화를 되찾았다고 생각할 무렵, 우연히 재회한 제이크는 여전히 잘생기고 매력적이었으나 더 성마르고 차가워 보였다. 그게 브래들리의 심장을 철렁하게 했다. 그들이 결코 함께 할 운명이 아니었다는 명백한 사실이 그 오랜 시간을 지난 후에도 여전히 그를 아프게 찔렀다.

하지만 오늘은브래들리는 마른침을 삼켰다. 여전히 어색한 얼굴로 목덜미를 긁적이다가 그를 재촉하는 이들의 손에 떠밀려 엉거주춤한 태도로 제이크를 따라나섰다.

그들은 링컨 센터 근처의 공원을 천천히 가로질렀다. 주차장으로 가기 위한 지름길은 따로 있었으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아름답게 조성된 트리들 사이를 걸었다. 누구 하나 먼저 말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몸을 가까이 붙이고 반짝이는 조명들 사이를 거닐며 포근한 크리스마스 저녁 공기를 만끽했다. 엷게 쌓인 눈길 위로 발자국이 쌓이는 동안 브래들리는 종종 품 안에 끌어안은 장미꽃에 코끝을 스치며 향기를 들이켰다. 제이크는 발긋하게 상기된 브래들리의 뺨이 장미꽃과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발걸음이 제이크가 세워둔 그의 차에 가까워질 무렵 브래들리가 입을 열었다.
 

"안 올 줄 알았는데."

"실은 나도 그래. 어제까지만 해도 그랬지."

"무슨 대답이 그래?"

"하하그러게."
 

제이크가 씩 웃었다. 그는 몸에 밴 태도로 차 문을 열어주었다. 브래들리가 한쪽 입매를 삐죽 구부렸다.
 

"되게 많이 해본 솜씨네."

"너한테 해주려고 연습했지."

"항상 말은 잘해."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보며 키득거렸다. 꼭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브래들리의 얼굴이 불현듯 초조하게 흔들렸다. 제이크는 그 표정을 알아보았다. 그가 얼마나 불안한지, 제가 얼마나 확신을 주지 못하는 인간이었는지 갑자기 뼈저리게 느껴졌다.

제이크의 옆좌석에 앉은 브래들리는 레스토랑에 가는 내내 꽃다발을 껴안은 채 심란한 눈빛으로 차창 바깥만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레스토랑에 도착해 자리를 안내받고 앉을 때까지도 그들 사이에는 계속해서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제이크가 입을 열었다.
 

"네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

"근데 좀상당히 길어. 그리고 굉장히, 무진장, 이상하고."

"?"

"좀 미친놈처럼 들릴 수도 있어."
 

브래들리가 눈썹을 추켜 올렸다. 황당한 얼굴이었다. 그는 입술을 꾹 오므리더니 이내 긴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똑바로 들었다.
 

"좋아, 말해봐. 들을 준비 되었으니까."

"어제정말 이상한 꿈을 꿨어. 그래도 내가 지금껏 꾼 꿈 중에 가장 최고였지."

"?"
 

제이크가 씩 웃었다. 짐짓 자신만만한 척 입꼬리를 올렸으나 그 속에 배인 초조함을 브래들리는 단박에 알아보았다. 그는 분명 긴장하고 있었다. 브래들리도 덩달아 긴장되었다.
 

이어진 제이크의 문장은 이랬다.
 

"너와 계속 함께였거든."
 

브래들리는 잠시 눈을 깜박였다. 그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제이크는 목이 바싹 마르는 듯 물을 마시며 브래들리의 눈치를 살폈다. 브래들리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는 뭐라 형언키 어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레스토랑의 통창 너머로 화려하게 흐르는 마천루의 숲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브래들리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제이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따뜻한 녹갈색 눈빛에 제이크는 저도 모르게 긴장이 탁 풀리며 짤막한 숨을 내뱉었다. 지난밤혹은 그 어느 밤도 아닌 두 사람의 침실에서 보았던 눈빛과 비슷했다.

브래들리는 다소 수줍은 듯 상기된 뺨으로 목을 가다듬고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러고는 가볍게 풀어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계속해 봐. 뒤가 궁금하네."
 

테이블 아래로 브래들리의 발끝이 제이크의 발끝에 살그머니 닿았다.
 

그날 밤 내내 자정이 넘어가고 더는 크리스마스가 아닐 때까지도 그들의 몸은 서로에게서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한 가지 예감을 느꼈다. 아마 앞으로도 그들이 오래도록 서로의 곁에 몸을 붙이고 살게 되리라는 것을.

 

 

<에필로그>
 

두 사람은 이듬해 가을에 결혼했다. 피로연장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하비의 말재간이었다. 그는 브래들리와 헤어진 기간 동안 제이크가 얼마나 얼간이처럼 굴었는지, 얼마나 고집불통으로 브래들리에 대한 마음을 부정하면서 스크루지 영감 현대판 재벌처럼 살아왔는지, 그러다가 어떤 미친 상황을 거쳐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재결합하게 된 건지, 하객들을 연신 흥미진진한 드라마 속 전개로 빠트렸다. 그 이야기를 제일 재미있게 들은 건 브래들리였다. 그는 하비의 입으로 재현되는 제이크의 에피소드를 단 한 글자도 빠짐없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귀 기울여 들었다.
 

"근데 그때 제이크가 피하다가 가드레일을 박게 한 그 사슴 말이야. 진짜 신기한 이야기가 있어요."

"뭔데요?"

"피한 그 사슴이 찍힌 도로 CCTV를 확인했는데, 사슴 코가 빨갛게 빛나더라는 거죠. 대체 무슨 헛소리냐고. 아마 술에 취한 경관이었으리라 생각해요."

"."
 

제이크는 묘한 미소를 흘리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앉았다.
 

"설령 루돌프가 있어도 말이야, 그날은 썰매 끄느라 바빴을 텐데 말이죠. 이런 덜떨어진 부자 놈 차를 부수려고 거기 서 있겠어요?"
 

하비의 심술궂은 농담에 브래들리가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크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쎄, 요새는 루돌프도 노조가 있어서, 과한 노동은 못 시키거든. 아마 법정 근로 시간이 끝나서 쉬고 있었나 보지."

"?"

"그리고 요즘 산타는 썰매 안 타."

"그러면 뭐 타는데."
 

하비가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브래들리가 웃음을 참는 얼굴로 입술을 꾹 오므렸다. 제이크는 당당하게 대꾸했다.
 

"바이크."

"……."

"가와사키 개조한 거 같더라."

"……."
 

하비는 영 믿음이 안 가는 표정으로 미간을 찌그러트리더니 곧장 브래들리에게 몸을 돌려 따지듯 말했다.
 

"브래들리, 진짜 괜찮겠어요? 이런 나사 빠진 놈을?"
 

브래들리가 웃으며 뭔가 말하려는 순간 뒤에서 불쑥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방금 가와사키 이야기하지 않았어?"
 

매버릭이었다. 그는 혹시라도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진 동류를 발견한 건 아닌지 기대감에 찬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브래들리는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고, 이번에는 제이크가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이국의 따뜻한 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억만장자의 다급한 결혼식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모든 가십지를 뒤로 하고, 그들은 길고 평온한 신혼을 즐겼다.

꿈 같은 신혼여행이 끝난 후 몇 개월 후 어느 주말 아침. 브래들리가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그를 불렀다. 거실에 앉아 자못 진지한 얼굴로 한숨을 푹 내쉬는 브래들리의 태도에 제이크는 순간 심장이 쿵 떨어졌다.
 

", 무슨 일인데?"
 

그리고 브래들리가 말했다.
 

"제이크좀 갑작스럽기는 하지만앞으로 우리 집에 한 명 더 같이 살게 될 거 같아서."

"……."

"아무래도 너한테 미리 이야기해야 할 거 같- 뭐야, 왜 웃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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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루 행맨루스터 파월텔러
드디어 끝났다...! 구정 직전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어떤데...ㅋㅋㅋ... 끝까지 읽어준 행루러들 진짜 고맙고, 다들 즐거운 주말되기를!

2024.02.02 20: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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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선설리
[Code: 9cd6]
2024.02.02 20: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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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첫댓이라니 감격..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크리스마스 재회 서사는 없을거야
[Code: 9cd6]
2024.02.02 21: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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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였음 센세 고마워ㅠㅠㅠ 다시 복습하러간다 너무너무너무 좋았어
[Code: 20d6]
2024.02.02 21: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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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센세가ㅠㅠㅠㅠㅠㅠ또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러 왔어ㅠㅠㅠㅠㅠㅠㅠ어흐흑ㅠㅠㅠㅠㅠㅠ
[Code: 84e0]
2024.02.02 21: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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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완결이라는 말에 나 웃으면서 울고있어...조귀센세 되어버림....그치만 완결까지 달려줘서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하고ㅠㅠㅠㅠㅜ하ㅠㅠㅠㅠㅠ센세의 글을 읽기위해 목욕재계하고 와야겠다..사랑해 내센세ㅠㅠㅠㅠㅠㅠ움쪽쪽
[Code: 84e0]
2024.02.02 2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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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운 결말이야ㅠㅠㅠㅠㅜ 센세 고마워 ㅠㅠㅠㅠㅠ제이크 아기 윌리 다시 만날 수 있겠다 ㅠㅠㅠ
[Code: 9027]
2024.02.02 22: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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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ㅠㅠㅠㅠㅠㅠ 행복하다 베이비윌리도 곧 함께 만나겠지 ㅠㅠㅠㅠㅠ 정말 고마워
지금도 크리스마스인 기분이야
[Code: 7938]
2024.02.02 22: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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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덕에 난 아직 크리스마스에 살고있어 두 사람이 행복해서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87c]
2024.02.02 22: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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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진짜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윌리까지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나 붘맠하고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읽을 거야... 진짜 너무 아름답고 따숩고 행복한 이야기였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결내줘서 너무 고맙고 센세 나랑 평생 행루해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dad]
2024.02.02 22: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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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 너무 아름다워 ㅜㅜ
[Code: e0ea]
2024.02.02 22: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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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글이 아름다워...따듯하다..아직도 크리스마스 속인거 같아요 센세...
[Code: e3f5]
2024.02.02 2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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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 센세ㅠㅠㅠㅠ 행맨이 정신차리고 루한테 돌아가서 다행이야...나 여기서 외전 기다릴게♡♡♡♡
[Code: 09b1]
2024.02.02 23: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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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나 광대터지며 읽었다ㅋㅋㅋㅋㅋ 가와사키 이야기에 튀어나온 매버릭ㅋㅋㅋㅋ에 빵 터졌고ㅠㅠㅠㅠㅠ짜슥들 행복해라ㅠㅠㅠㅠㅠㅠ센세 그리고 행루쀼 신혼생ㅎ할로 시즌 2로 돌아오실거죠? 센세를 난 못보낸다ㅠㅠㅠㅠ
[Code: 28d2]
2024.02.02 2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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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아름답고 동화같은 이야기였어ㅠㅠㅠ 내 마음까지 따뜻몽글해지는 무순이라 이 글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고마워 센세♡♡
[Code: 28d2]
2024.02.03 0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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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매버릭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센세 두사람의 행복한 결말 보여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야 크리스마스가 끝난 게 실감이 나네...ㅠㅠ
[Code: 0492]
2024.02.03 0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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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ㅠㅠㅠㅠㅠㅠ미쳤다 진심 개좋아ㅠㅠㅠㅠㅠ다시 만나서 기뻐ㅠㅠ
[Code: efa6]
2024.02.03 01: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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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ㅁㅅ이 끝나서 너무 슬프고 또 센세가 완벽한 끝을 맺어줘서 너무 기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feb]
2024.02.03 0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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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크리스마스마다 찾아올 거니까 평생 지우지 말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약속이야 센세
[Code: cfeb]
2024.02.03 0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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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덕분에 나에 크리스마스는 끝나지 않았었다구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진짜 맴이 따뜻해지고 코는 찡 울리는데 꼴포까지 두둑히 넉넉히 챙겨줘서ㅠㅠㅠㅠㅠㅠㅅㅂ 난 작년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 이 무순으로 받은 셈 칠란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마우ㅠㅠㅠㅠㅠㅠ
[Code: d4e4]
2024.02.03 03: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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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까지 찾아왔으니 됐다ㅠㅠ 다 좋아ㅠㅠㅠㅠㅠㅠㅠ 고마어센세ㅠㅠㅠㅠㅠㅠ
[Code: 051b]
2024.02.03 06: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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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늘이 나에겐 크리스마스다 센세 진짜 최고야 최고 ㅠㅠㅠㅠ ༼;´༎ຶ ۝ ༎ຶ༽
[Code: c462]
2024.02.03 10: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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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좋다ㅜㅜ
[Code: 5a1e]
2024.02.03 1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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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마지막 장면 정말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dde]
2024.02.03 14: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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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크리스마스는 이제 끝난거야ㅠㅠㅠㅠㅠ
[Code: 5d16]
2024.02.03 22: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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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좋아 어떡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너무 달달스윗 윌러드 다시 찾아와준것까지 완벽해ㅠㅠㅠㅠㅠ
[Code: b250]
2024.02.04 22: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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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깜찍이거왔구나ㅜㅜㅜㅜ센세너무고마워
[Code: 382c]
2024.02.05 13: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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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센세 나 이거 오ㅑ 지금 봤어? 센세...중간에 일 년 쉬었더라? 이 년 쉬어도 좋으니까 우리 외전에서 웃으며 만나자... 안그럼 센세 집에 갑자기 한 명 더 같이 살게 될 수도 있어... 그리고 걔는 깜찍이는 아니지만 센세가 외전을 쓰기 위한 생활 전반을 책임질거야... 제발
[Code: 1548]
2024.02.13 19: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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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덕분에 붕붕이 너무 행벅해졌어요 센세도 항상
행복하기를 ㅠㅠ
[Code: 26e4]
2024.04.05 18: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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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다시 읽으러 왔어 ㅜㅜ 고마워
[Code: ad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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