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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05:00
열대야는 아직 아닌데 공기 살짝 습한데 바람은 선선한 잠안오는 새벽 편의점 의자나 공원 벤치같은 곳에서 이온음료 마시며 비밀을 잊어버린 진실의 대화 나누며 '우리 의외로 얘기 잘 통하네' 서로 생각할 때쯤 눈 마주치는거...... 그리고 말없이 흐르는 텐션.


-뭐야 이런 분위기일 때 드라마에서 꼭 키스하던데


여유로운 척 까딱, 까딱했다가 점차 잦게 떨리는 손가락의 리듬에 맞춰 덜덜거리는 빈 플라스틱 통.



- ...진짜 하려고?


..........


결단을 내린듯 단단해진 눈썹과 시선 그리고 입술, 과 달리 떨림을 끝까지 숨기지 못한 손끝은 뺨을 부드럽게 감싸다 그대로 턱선을 따라 천천히 미끄러지고 멈춤.


이 영원할 것 같은, 과포화된 긴장감을 해결할 방법은 딱 한 가지.
결심이 섰을 때 우성은 선언하지.


- 할 거면 지금 해. 키스.





저돌적인 각도와 기세에서 예상한 결과와는 달리 태섭의 입술은 조심스럽게, 부드럽고 오래 머무는, 상냥한 접촉감을 남기고 있음. 그 접촉감이랑 떨리는 손가락의 온도와 공기의 질감, 냄새를 동시에 자각하기 시작할 때쯤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나고, 그 작용은 우성이 먼저 입을 열어 태섭의 입 안쪽에 감춰두었던 뜨겁고 빨간 열정을 내보이도록 이끔. 고요한 초여름 새벽에 입술과 입술, 혀와 치아가 부딪히고 접촉하는 경계에서, 흐르는 개울 소리, 또는 과육을 쪼는 새를 연상시키는 소리가 한동안 은근하게 이어지겠지.








- ......잘해. 너.

- .........

- 전에 해봤어?

- .........

- 너 혹시 아까 혀 물렸냐?

- .........

- 됐어 나 뭐 더 질척이고 싶거나 다른 말 하고 싶었던 건 아냐
그냥 , 그냥 좋았다고. 나는. 아까 그거. 다.


- ...나도 좋았어.

- 진짜? .......지-인-짜?

- ...너 눈이 진짜 예뻐.

- ...............


- 반쯤 감았을 때도 이쁘고, 지금처럼 크게 떴을 때도 이쁘고. 그냥 다...예전부터 생각한건데, 기회되면 말해주고 싶었어.
뭐, 어. 그렇다고.



방치됐던 음료통을 들어 의무적으로 비운 미지근한 음료 따위로 애써 달래보려는 부끄러움과 달뜬 마음이 사랑스러워서,

우성은 그대로 태섭의 목을 껴안겠지.


- 네가 좋아.
응. 나 너 좋아해. 아주 많이.


그 솔직한 떨림과 온기, 용기가 잔뜩 전해져서, 손에서 놓쳐 어디론가 굴러가버린 음료통 따위는 이제 아무래도 좋아서 태섭은 두 손을 안정적인 자세로 우성의 허리와 뒷목에 얹고 몸을 붙여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고동소리를 잔뜩 느끼고, 화답하겠지. 이 고요한 초여름 새벽의 순간을 영원처럼 아주 오래 기억하기 위해.



슬램덩크 태섭탑 우성텀 료사와
2024.05.09 11: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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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시적인데 간질간질해ㅠㅠㅠ
[Code: 67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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