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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21:35
1. 풋사랑 https://hygall.com/592799472
2. 기억상실 https://hygall.com/593025990







3. 입맞춤









"전에도 이런 적 있나요?"



기억을 잃은 이후 폴은 레토의 아들에서 형식적인 남이 되었고 그 사실 말고는 달라질 게 없었어. 폴은 레토를 '레토' 혹은 '아저씨'라 불렀지만 여전히 그들은 같은 지붕 아래 살고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었으며 저녁이 되면 각자의 방에 들어가 시간을 때웠어. 그러다 가끔 필요한 게 없는지 레토가 폴의 방에 들르거나 함께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폴은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는 듯 '전에도 이랬던 적이 있냐'고 묻곤 했어.



"어떤게?"
"제가 아저씨 집에서 무단으로 공짜 숙식을 해결한 적이요."



레토는 폴의 그 충격적인 말에 잠시 경악하다가 예상치 못했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어. 정말 오랜만에 레토의 방어력을 넘어서는 즐거운 웃음이었어. 그러더니 레토는 어떤 아득한 광경을 보기라도 하듯, 턱을 괴고 재미있다는듯한 표정으로 폴을 보았어. 폴의 말이 레토의 과거를 헤집어 폴이 알지 못하는 그 만의 기억과 의미를 일깨우기라도 한듯했어.



"솔직히 말하면 그래 있단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니 걱정 말렴. 다 빚으로 달아놨으니 나중에 갚으면 돼."



레토의 얼굴이 부드러워지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어. 하지만 폴은 엄격하리만큼 정중한 표정으로 냉정하고 사무적으로 말했어.



"빚으로 달아놨다는 아저씨의 말을 믿지만 나중에 갚진 않을래요."
"그러면?"
"지금 직접 숙식비를 벌고 싶어요."
"어떻게?"
"일해서요."
"무슨 일로?"
"뭐든지요."



레토는 아직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았는데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는 웃음이었어.



"물론 집에 있다 보면 할 일이 많지. 청소도 해야 하고 세탁도 해야 하니까. 하지만 네가 아직 부상에서 다 낫지 않았으니 그 일들을 하기엔 지장이 있을 거야. 나는 네가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별로 시키고 싶지 않거든"



그러면서 서랍을 열어 메모와 팬을 꺼내며 말했어.



"대신 다른 걸 도와줄 수 있니?"



레토는 메모지에 '기억 되짚기 게임'이라고 적고 이긴 항목과 패배 항목을 나누어 그은 뒤 폴에게 내밀었어. 그리고는 폴이 "전에도 이런 적이 있냐"고 물을 때마다 레토가 그렇다고 대답하면 이긴 쪽에 아니라고 하면 패배한 쪽에 넣고 정리해달라 했어.



"이게 아저씨한테 도움이 되는 일이에요?"
"그래. 아주 많이."



레토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얼른 입을 다물었어. 폴이 이 집에 완전히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레토와의 일상을 되찾는 것이 폴에게뿐만 아니라 레토에게도 중요했기 때문이었어.

레토는 폴이 손을 뻗어 메모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을 보며 자신이 아들을 되찾는 데에 얼마나 간절하고 떨리는 희망을 품고 있다는지를 깨닫고 깜짝 놀랐어.

분명 사고 이후 폴과 제 사이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든 변했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게 레토의 의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과거의 평온함을 그리워하고 변화를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제 마음이 당혹스러웠어.



"이긴 쪽에 쓴 항목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그건 앞으로 네가 여기서 지내는 동안 우리 둘만의 습관으로 만들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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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후 목록에 이런저런 것들이 추가되었는데 이긴 항목으로는 자기 전에 레토가 폴의 젖은 머리를 말려주는 것, 폴이 이불을 걷어찬 채 자고 있으면 레토가 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것, 레토가 요리를 하면 폴이 설거지는 하는 것 같은 것들이 이제 둘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 목록들이겠지.

그리고 오늘은 레토가 그 기억 되짚기 게임을 이용해 남모르게 품어온 소망 하나를 풀려 했어.

레토는 이제껏 폴의 차림새나 외모에 흠을 잡거나 이런저런 사족을 달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자신에게 물려받은 폴의 곱슬머리를 사랑하면서도 내심 머리가 짧으면 아들의 잘생긴 얼굴이 드러나 깔끔하고 훤칠해 보일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레토는 제가 먼저 "항상 네 머리를 잘라 줬었다." 말했고 폴이 대꾸 없이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 그럼 그 수긍에 레토가 반갑게 미소 지으며 서둘러 목에 두를 천과 가위를 찾아왔어. 처음엔 의심스러운 눈빛을 던지던 폴도 레토가 즐거워 보이자 이내 빙그레 따라 웃으며 레토의 손길에 머리를 맡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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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어?"



마음껏 머리를 잘라낸 레토가 기대에 차 물었어. 그럼 한참을 심각한 얼굴로 거울을 응시하던 폴이 대꾸했어.



"예뻐요."



레토가 상상한 대로 폴의 가려진 얼굴은 드러난 편이 훨씬 시원시원하고 잘생겨 보였어. 좀 더 바짝 깎아주고 싶었지만 머리가 잘려나갈수록 폴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거 같아서 자제했겠지. 그러면서도 누구 아들인지 참 잘생겼다며 속으로 뿌듯해했어. 레토는 폴에게 앞으로도 자주 잘라주겠다고 전에도 항상 잘라줬다며 둘러댔고 폴은 대꾸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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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왠지 폴이 삐진 것 같다고 느낀 레토는 폴을 데리고 쇼핑몰에 갔어. 쇼핑을 좋아하던 폴이지만 기억을 잃은 탓인지 전처럼 활기를 띠며 레토를 끌고 다니지 않았어. 그저 레토를 얼굴을 살피며 묵묵히 따라다녔어.



일전에 폴이 레토를 데려갔던 음식점에 갔을 땐 폴이 그랬던 거처럼 레토가 주문하는 법을 리드하려 해봤지만 좀처럼 어려워 버벅거렸어. 그래도 주문에 성공하고나자 즐거운 기분이 들었는데 그런 레토를 폴이 알쏭달쏭한 눈빛으로 바라봤어.



"사람들이 아저씨를 쳐다봐요."
"글쎄, 너를 보는 거겠지."



주문 나온 음식을 먹으며 레토는 폴의 그 시답잖은 생각에 조용히 웃으며 답했어. 그러면서 감자튀김을 내밀자 폴이 곧잘 받아먹었는데 음식을 먹는 동안에도 내내 그 알쏭달쏭한 눈빛이 이어졌어. 레토는 폴의 시선이 자신에 입술에 머물러 있는 것을 느끼고 스푼으로 떠먹던 요거트가 묻었나 싶어 아랫입술을 물어 할짝였어.



"?"



레토가 왜 그러냐는 듯 바라보자 이내 폴이 말했어.



"야해요."
풉-!



사레들린 레토가 쿨럭쿨럭 대자 폴이 아무렇지 않지 음료수를 내밀었어.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요?"



레토가 당황하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폴은 물었어. 레토는 이 상황에 맞는 대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번 폴이 레토를 챙겨주느라 재빠르게 콜라를 리필해 왔던 게 떠올라 그렇다고 답했어. 폴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주억이면서 이번에도 기억 되짚기 게임에 따라 앞으로 자주 이 가게에 방문하자 약속했겠지.




레토가 냅킨을 가지러 픽업대로 갔을 때 냅킨을 짚는 손위로 누군가의 손이 얹어졌어. 옆을 보니 코리노였어. 그는 딸의 부탁으로 음식을 포장해가는 길이었는데 오랜만에 그와 마주하자 레토가 몹시 반가워했어. 코리노는 그런 레토의 근황을 물으며 레토의 어깨나 팔 같은데 손을 올렸다가 이따금 주무르듯 만지며 위아래로 낱낱이 훑어봤어.



"많이 야위었군."



레토가 일을 그만두고 폴을 돌보는 것에 전념한 이후로 살이 많이 내리고 머리가 더욱 희끗해졌는데 그 지친 모습이 되려 잘 어울렸기에 코리노는 레토의 우아한 몸가짐을 속으로 감탄했어.

폴이 아픈 동안 그의 이목구비 하나하나에 새겨진 고뇌와 갈망, 순종, 사랑, 자기희생 같은 것들이 살짝 내리깐 속눈썹이나 조용히 미소 짓는 입가에 섬세하게 반짝였지. 코리노는 조금 입맛을 다셨지만 멀리 폴의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에 짐짓 품위 있고 겸손한 태도로 레토를 대했어. 그러면서 요즘 경제란에 오르내리는 아트레이데스 회사에 대한 얘기를 꺼냈어.

처음 폴이 사고 났을 때 레토는 즉시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나왔어. 목숨처럼 중요시 여기는 가업을 다른 사람 손에 넘기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폴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하지만 그 후 회사는 줄곧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쳤고 레토 또한 이사실을 알았지만 저로서는 아픈 아들을 내팽개칠 수 없었어. 분명 이제와 그 선택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무거운 건 사실이었기에 레토의 얼굴에 씁쓸한 표정이 지나갔어.



"자네가 떠난 이후로 아트레이데스가 도덕률을 잃었다고 하더군."
"저라고 다르지 않은걸요. 도덕이란 게 뭐죠?"



레토가 무의식중으로 폴을 돌아보며 물었어. 폴은 레토와 샤담을 뚫어질 듯 쳐다보고 있었어.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판단력, 진실을 보는 눈,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정의의 편에 서는 고결성이겠지."
"하지만 그걸 어디서 찾죠?"



레토가 조금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샤담을 보며 되물었어. 샤담은 대꾸하지 않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레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어. 레토의 얼굴은 창백하지는 않았지만 색을 잃은 것처럼 이상하리만큼 윤곽이 또렷했어. 샤담은 레토의 말과 표정이 준 느낌에 짜릿한 기분을 느꼈어. 그 기분은 감정이 아니라, 뭐라고 표현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육체적인 욕망이었어. 이 남자는 항상 몇마디 말과 인상만으로 샤담에게 그런 기분을 불러일으켰어.

레토는 다시 폴을 돌아보고는 말했어.



"이제 그만 폴에게 가봐야겠어요."
"아아, 저 아이는 자네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지."
"?"



레토가 무슨 말인지 물을 겨를도 없이 샤담은 레토에게 고개를 기울여 뺨에 입 맞추며 작별 인사를 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었어.



"레토, 자네에게 가장 중요한 도덕이 뭐지?"



레토는 고민하는 기색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어.



"헌신이요."




자리로 돌아온 레토는 폴의 말 없는 추궁의 눈빛에 괜히 당황해 저분은 코리노씨이고 너도 잘 알고 지냈으며 딸 이룰란과 각별한 사이였다고 변명하듯 말했겠지. 하지만 그 이후로 레토는 어딘가 가라앉아 생각이라는 능력을 잃은 사람처럼 멍한 눈으로 음식점 안을 보았어.














'저 아이는 자네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지.'



코리노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집으로 돌아온 레토는 기분이 가라앉았어. 레토는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기분이 들었어.

아들을 위한 일이라면 당연히 가장 먼저 자신을 희생하고 또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에 후회를 하지 않는 레토이지만, 결과적으로 아트레이데스 회사를 그만둔 일은 자신뿐 아니라 회사의 직원들까지 희생시킨 셈이 되었어. 레토에게 그들은 가족이나 다름없었고 자신을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자신이 회사를 떠나온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어. 이제껏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와도 아는 사이였던 코리노의 입에서 직접 얘기를 듣자 폐부가 찔렸겠지.



생각하지 말자. 지금은 이러면 안 돼. 폴에겐 내가 필요해.



레토는 더 이상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했어. 분명 나중에는 가슴을 갈가리 찢는 고통이 다시 찾아올 것이란 걸 알았지만, 지금은 폴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됐어. 레토는 말없이 냉장고의 먹다 남은 와인을 잔에 따르며 코리노가 했던 말을 곱씹었어. 십자가라는 표현이 자신을 질책하는 것 같이 느껴져 더욱 마음이 불편해졌어.




"책 읽어주세요."



레토의 기분을 눈치챈 건지 폴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어. 책읽기 또한 기억 되짚기 게임에서 시작됐는데 처음엔 깁스를 한 폴이 레토에게 부탁한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깁스를 풀었지만 어느덧 습관처럼 자리 잡은 하루의 일과였어.

레토에게 이 일과가 소중한 습관이 됐는데 책을 읽어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거절할 아버지는 없을뿐더러 아이와 무언가를 공유하는 시간이 좋았고, 무엇보다 제가 책을 읽어주던 폴의 어릴 적 시절을 떠올리면 마음이 덜 외로워졌어.

레토는 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건네주는 책을 받아 옆자리에 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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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와 마찬가지로 브론스키 역시 그녀의 얼굴과 어깨를 키스로 덮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붙잡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 이 키스, 이것이야말로 수치를 대가로 사들인 것이다. 그리고 영구히 내 것이 될 이 손은 내 공범자의 손인 것이다..."
"키스해 주면 안 돼요?"
"......"
"뭐라도 떠올리고 싶어서요."
"폴.. 난 지금 미라와 만나고 있어."



이따금씩 잊고 있었지만 폴이 레토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것과 저를 과거의 연인쯤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레토가 묵묵히 말했어. 그러자 폴이 레토의 손에 들린 책을 빼앗아 반쯤 올라타듯 다가가더니 입을 맞추려 했고 레토가 입술이 닿기 직전 고개를 돌렸어.

레토는 폴의 눈을 피했어. 아들을 속일지언정 자기 자신조차 속일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았어. 하지만 폴은 물러서지 않고 다시 몸을 기울여 레토의 입술에 입술을 붙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키스했어. 집요한 폴의 입은 레토의 망설이는 입술을 벌렸어. 그리고 아주 천천히 몇 시간이 걸려도 상관없다는 듯이 느릿하고 달짝지근하게 입을 맞춰왔어. 그 한가한 키스에 오히려 레토는 화끈거리고 기운이 빠지고 무기력한 기분이 들었어. 레토가 더욱 뒤로 몸을 물려 늘어지려 하자 폴이 마치 몸을 떠받치듯 팔을 붙잡았어.



"음..."

츄릅-츄읍



레토는 한 번도 미라와 그런 식으로 입 맞춰본 적 없었어. 제시카나 다른 누군가와도 마찬가지였지. 키스는 느긋했고 애달팠고 오싹하면서도 뜨거웠어.



"그만,"



폴에게서 힘없이 얼굴을 돌리려 애쓰며 레토가 중얼거렸어. 하지만 폴의 팔이 레토의 허리와 어깨를 휘감았고 다시금 폴의 입술이 레토의 입을 덮었어. 이번에 레토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받아들였어. 아들에게 그런 달짝지근한 키스를 받는다는 게 너무나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어딘가 그게 신이 중재 내린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레토는 폴이 다시는 눈을 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던 날 밤의 기도를 떠올렸어. 그날 절망과 분노, 후회, 죄책감 속에서 신을 찾았고 아이의 목숨을 돌려받는 댓가로 무엇이든 하겠다는 기도는 상투적이었지만 원래 종교가 없던 레토에겐 전능한 존재와의 협상이었어. 그리고 간절했던 기적이 이뤄졌기에 레토는 그 협상에서 빚을 지고 있다는 기분을 떨쳐내지 못해 왔어.



"음, 하아..."



현기증이 몰려왔어. 레토는 폴이 하는 데로 따라가듯 그를 내버려 둔 채 스스로의 의지가 없는 것처럼 굴복했어. 그러자 점차 레토의 허벅지에 밀착시킨 폴의 둔부가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어. 자연스럽게 폴의 입술이 그의 목선을 따라 내려왔고 레토가 몸을 비틀어 피하듯이 뒤로 젖히자 폴의 입술이 더욱 노골적으로 레토의 목울대로 그리고 옷을 여민 쇄골 아래로 타고 내려왔어.



"달콤해요."



폴이 감미로운 듯 속삭였고 그 간지러운 감촉에 레토가 몸을 움찔하자 폴이 다시 한번 중얼거렸어.



"달콤해요."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레토의 입술에 입술을 붙이고 레토의 수염이 간지러운 듯 슬쩍 미소 짓더니 다시금 혀가 입술을 여는 순간,



쨍그랑-!



바닥에 무언가 떨어져 파열음을 만들어냈고 어둠 속에서 놀라 입을 가린 미라가 충격에 빠진 채 서있었어. 그 순간 레토의 마음속으로 싸늘한 이성이 황급히 돌아왔어. 레토는 그대로 나가려던 미라를 붙잡기 위해 폴을 밀치고 그녀에게로 뛰쳐갔어.











싸우고, 붙잡고, 집어던지고..

폴이 소파에 앉아 있는 내내 닫힌 부엌의 문안으로 이런저런 소란이 들려왔어. 미라는 폴이 머리를 다치기 전인지 후인진 모르겠지만 머리가 어떻게 됐다며, 쟨 단단히 정신병에 들었다며 소리쳤고 그 고함에 조곤조곤 답하던 레토 또한 폴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 언성을 높였어.

몇 번의 신경질적인 미라의 고함과 그녀가 집어던지는 듯한 파열음이 한두 차례 이어진 뒤 미라는 자신의 겉옷과 가방을 챙겨 부엌에서 나왔어. 그러자 거실에 앉아있던 폴과 마주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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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가 폴을 보고 증오에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어.



"너."



하지만 그뿐이었어. 미라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대로 집을 박차고 나갔어.













듄굗 티모시오작 폴레토 레토텀 오작텀
2024.05.08 2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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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제목 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왔고 여운에 젖다가 댓글 써요 진심 개미쳤음ㅠㅠㅠㅠ!!!!!!너무 재밌어서 감동의 눙물을 흘렸어요ㅠㅠㅠ폴의 저돌적인 키스에 휘둘리는 레토 존꼴 대꼴 섹텐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마지막 파국 ㅁㅊㅁㅊ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81bb]
2024.05.08 2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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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 시 시 시 시 시 시 시발 신세 센세 내가 아 시발 센세 내가 너무 ㅁ어 막 뭐 감상평을 길게 남겨본적이 없어서 두서없고 뭐라는지도모르겟고 짧은데 아아 센세에게 신세를 지고 있어 센세사랑해 숨도못쉬고 읽엇어 ㅠ 진짜 이미친 대작을 연재 해주다니 내이마가뿌서지고어케말을해야할지 너어어어어무 좋아 진짜 폴 이거 다 예견한거였을까 아니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걸까 미라는 이미 알았을까 너무 마지막까지 쫄깃해지는 이 심리스릴러를 개고트하게 그려낸 센세는 천재입니다 너무재밌어어어어 머리잘라주는것도 너무 ㄱ좋아 포인트가 몇개야 미친 ㅠ 너무 재밌어 하아아아아ㅏ
[Code: b670]
2024.05.08 22: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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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필력이 미쳐버렸다... 키스하나로 이렇게 사람을 싸게할수 있는건가요... 기억잃었는데도 은은하게 느껴지는 폴의 시발력 너무 좋고 폴 잃기 싫어서 순순히 당하는 레토도 너무 야하고 이 ㅁㅅ은 미쳤다 ㅠㅠㅠㅠ
[Code: ac90]
2024.05.09 01: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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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폴 기억도 없으면서 질투하는것보소 넘조아
[Code: 6cea]
2024.05.09 01: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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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미라랑 헤어지는구나 이제 폴의 것이 되면 되겟다
[Code: 6cea]
2024.05.09 04: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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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 미쳤고 개꼴리고
[Code: bc33]
2024.05.09 08: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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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사랑해 센세를위한 군만두를 굽고있어...
[Code: b896]
2024.05.11 18: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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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스크롤이 너무 아까워서 아껴읽었어요...억나더 젭알...
[Code: 30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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