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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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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럽지만 시점 윈솔로 점프함












1991년 12월 16일

하워드 스타크는 그의 차를 가로막은 모터사이클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조수석에 탄 마리아가 다치진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고, 비상용으로 차에 두었던 총을 꺼내 차에서 내렸다. 마리아는 느낌이 좋지 않으니 그냥 가자고 했지만, 하워드는 여기 있으라는 말만 남긴 채 밖으로 나와 모터사이클에서 내리는 덩치 좋은 사내를 응시했다.


“어디서 보냈는진 모르겠지만 협상을 하지.”


하워드의 말을 분명히 들었을텐데, 상대는 말없이 사이드스탠드를 내리고 모터사이클에서 내렸다. 저벅저벅, 남자의 조금 느린듯한 걸음소리가 밤공기를 울렸다.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하워드는 문 밑으로 숨기고 있던 총의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남자를 향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느릿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이윽고 남자의 얼굴이 밝은 빛 아래 드러나자 하워드는 잠시 숨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반즈 병장?”


그는 이름이 불렸음에도 무심한 얼굴로 차 안을 살폈다. 하워드는 그의 시선을 따라 차 안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둘을 보고 있는 마리아를 보았다.


“제발. 내 아내는 건드리지 말게.”


반즈 병장은 하워드를 한번 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겨 트렁크쪽으로 향했다. 그는 마치 차 안에 무엇이 있는 지 아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반즈 병장!” 하워드가 재차 그의 이름을 부름과 동시에 그가 장갑을 낀 왼손을 들어 닫혀있는 트렁크 문을 억지로 열었다. 역시나 그는 수퍼 솔져 세럼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하워드는 총을 장전해 그를 향해 겨눴다.


“소용없다는 거 알텐데.”


무심한 목소리엔 한 점의 두려움도 섞여있지 않았다.


“그거 내려놓게나.”
“목적지를 변경해. 이대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수퍼 솔져 프로그램은 전부 파기해. 그게 당신이 살 수 있는 길이야.”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은 이미 청했다. 하워드는 지금쯤 최고 속도로 이곳에 달려오고 있을 쉴드 요원들을 떠올리며 시간을 끌기 위해 그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미처 다른 말을 꺼내기도 전, 무거운 공기를 찢는 총성과 동시에 열린 트렁크 문으로 총알이 박혔다. 버키 반즈는 곧장 허리를 낮추고 운전석쪽으로 움직여 당황하는 하워드를 차 안에 밀어넣었다.


“10번가쪽으로 곧장 가면 경찰서가 나와. 멈추지 말고 그쪽으로 가.”


문을 닫는 그의 손에는 트렁크에서 꺼낸 가방이 들려있었다.









알렉산더 피어스를 찾았다고 해서, 버키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피어스를 죽여봤자 하이드라는 또 다른 피어스를 만들어낼 뿐이다. 그들 전부를 찾아내 한번에 쓸어낼때까지 길고 지루한 싸움을 견뎌야 했다. 동시에 세계 곳곳에 퍼진 하이드라 기지를 습격하거나, 은밀히 진행되는 수퍼 솔져 프로그램을 추격했다.

지모는 몇번 스티브 로저스를 언급했지만 버키가 반응하지 않자 금세 흥미를 잃었다. 뉴욕에서 마지막으로 스티브를 본지도 2년이 지났다. 그가 쉴드에 남았다는 소식만 얼핏 들었을 뿐, 버키는 그를 찾아가지 않았다. 하이드라가 장악한 쉴드를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제 선에서 전부 처리하면 그뿐이라 여겼다.

하지만 잠입한 쉴드 지하에서 세 대의 거대한 헬리케리어를 봤을 때 그가 너무 안일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쉴드를 빠져나오면서 퓨리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퓨리를 없애려는 움직임을 읽긴 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활동할 거라곤 버키도 예측하지 못했다. 총에 맞은 퓨리가 실려간 병원으로 들어가는 스티브의 뒷모습을 확인한 버키는 골목 안으로 몸을 숨겼다. 스티브가 이 일에 끼어들게 된 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궁지에 몰린 퓨리가 찾아갈 곳이 많지 않으리란 건 알지만 하필 그게 스티브여야 했을지. 정보를 누구에게 넘겼든 버키가 제압할 수 있을 거였다. 그 누가 스티브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게다가 지금 그의 곁에는 버키를 몇번이나 궁지에 몰아넣고 정체를 발각당할 뻔했던 블랙 위도우도 함께였다.

버키는 오늘 빼낸 정보를 지모에게 보내고 자리를 떠났다. 이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









재스퍼 시트웰을 태우고 쉴드로 향하던 차가 습격을 당하고 스티브와 나타샤, 샘은 뿔뿔이 흩어졌다. 빗발치는 총성 속에서 정신을 차린 스티브는 서둘러 그가 부딪친 버스에서 뛰어내려 방패를 들고 적을 제압했다.


“가! 여긴 내가 맡을게!!”


샘의 엄호를 받으며 스티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향한 곳으로 달렸다. 팀의 대장으로 보이는 놈의 힘은 예사롭지 않았다. 사람들이 도망쳐 오는 쪽으로 전력으로 달려 놈을 따라잡았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리고 온몸을 무장한 놈은 어딘지 인간같지 않은 느낌마저 들었다. 스티브와 거의 호각으로 겨루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었다간 상황이 불리해진다. 게다가 나타샤는 어깨에 총을 맞았다. 어떻게든 상황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찰나라도 방심했다간 놈에게 우위를 내어줄 것이 분명했다. 스티브는 나타샤와 샘이라도 여길 빠져나갈 시간을 벌기 위해 놈을 붙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놈의 오른쪽 어깨로 스티브의 방패가 날아왔다.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놈이 휘청이는 사이 방패에 맞은 어깨를 붙잡아 몸을 반대로 돌리고 팔을 꺾었다. “아악!!” 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오고 반대 팔은 스티브를 잡기 위해 허우적댔다. 스티브가 여전히 놈의 팔을 붙잡고 방패가 날아온 쪽을 확인하자 검은 마스크를 쓴 남자가 서있었다. 남자는 근처에 떨어진 방패를 발로 차 팔에 끼우고 둘에게 달려왔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파악할 수 없어 스티브가 몸을 물리자 찰나에 결박을 풀고 빠져나간 하이드라의 대장이 스티브에게 달려들었는데, 그보다 먼저 남자가 방패를 던져 놈의 몸짓을 막았다. 스티브는 잠깐 남자를 돌아보았다가 휘청대는 놈의 가슴을 돌려차기로 가격하고 몸을 날려 날아가는 방패를 잡았다. 갑작스레 2대 1 상황이 되자 놈은 방어 자세로 경계하다가 반대편 바닥으로 몸을 한바퀴 굴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총을 들어 겨눴다.

하지만 놈이 총을 쏘기 전 윙 수트를 입고 날아온 샘이 발차기로 막아냈다. 놈은 완전히 역전된 상황임에도 끈질기게 총을 들었지만 나타샤가 포탄을 쏘자 몸을 감췄다. 샘이 서둘러 쓰러지는 나타샤를 부축할 동안 스티브는 난데없이 나타난 남자를 보았다. 그 역시 스티브를 보고 있었는데, 스티브는 그를 처음 보는 것이 분명함에도 눈빛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멀리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당장 이 자리를 떠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스티브는 어쩐지 그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가 정신을 차린 건 그들의 앞에 멈춰선 커다란 지프차에서 운전자가 내렸을 때였다.


“힐?”


나타샤의 떨리는 목소리에 남자에게서 눈을 뗀 스티브는 운전석에서 내린 마리아 힐이 나타샤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하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그들이 지금 도망쳐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나타샤와 샘, 스티브까지 차례로 차에 오르자 아직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도 힐의 옆자리로 올라탔다.

하이드라가 따라붙기 전 자리를 빠져나오자 힐이 비상용 구급상자가 들어있는 위치를 알려주었다. 샘이 당장 할 수 있는 처치를 할 동안 스티브는 턱짓으로 조수석의 남자를 가리켰다.


“당신도 쉴드 요원인가?”


스티브의 물음에 그는 룸미러를 통해 스티브와 눈을 마주쳤다가 창밖으로 시선을 주었다. 힐이 그를 흘끔 돌아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스티브는 그를 추궁하는 대신 의구심을 담아 그를 살펴보았는데, 입고 있는 가죽자켓 소매 밑으로 드러난 금속 재질의 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시간 가량을 달려서야 목적지에 도착하고, 스티브는 가장 먼저 내려 주변을 확인한 뒤 나타샤를 부축해 차에서 내려주었다. 서둘러 두꺼운 철문을 열고 나타샤와 샘을 먼저 안으로 보내던 힐은 그를 뒤따르던 스티브를 돌아보더니 아직 차 근처에 서있는 남자를 향해 눈짓했다. 그가 남자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임을 알아챈 스티브는 남자를 한번 돌아본 뒤 힐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남자에게 걸어갔다. 스티브의 등 뒤로 의사를 부르는 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평소보다 조급한 발걸음으로 남자에게 다가가자 그는 차에 기대고 있던 등을 떼고 바르게 섰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스티브는 그가 긴장하고 있다 느꼈다. 시선을 잡아 끄는 그의 물기어린 푸른 눈을 물끄러미 보다가 스티브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들어야 할 말이 있나?”


그 질문에, 남자는 한순간도 스티브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느릿한 동작으로 얼굴을 가린 마스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때부터 스티브는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그의 오감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왜? 눈앞의 정체 모를 남자 때문에? 터질듯 빠르게 뛰는 심장이 무색하게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손끝을 꾹 말아쥔 스티브는 이윽고 두꺼운 마스크를 벗어 내리는 남자를 응시했다.


“..버키?”
2024.05.09 00:22
ㅇㅇ
모바일
세상에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579]
2024.05.09 23:31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 어제 1편 읽고 너무 행복해서 눈물흘렸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2편을 이렇게 빨리 주시다니ㅜㅜㅜㅜㅜㅜ
[Code: 9db4]
2024.05.09 23:32
ㅇㅇ
모바일
영화랑 같은 상황에 다른 내용을 이렇게 재밌게풀어주시다니 이게 저한테는 원본입니다 이제부터ㅠㅠㅜㅠㅜㅜ
[Code: 9db4]
2024.05.10 00:01
ㅇㅇ
모바일
아니 센세ㅠㅠㅠㅠㅠㅠ자기 전에 혹시 하고 팁버 검색했다가 심장 멈출 뻔했자나 너무 좋아서ㅠㅠㅠㅜㅜㅠㅜㅠㅠㅠ 근데 왜 추천할 수 없다고 뜨는 거야 시히히히발 내가 내 센세한테 개추 백만개 주고 싶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는데!!!!!!
[Code: 3cb4]
2024.05.10 19: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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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올라온 지 몰랐는데 딱 보이니까 너무 행복해요 하아 ㅠㅠ 진짜재밌습나다….
[Code: 26a4]
2024.05.13 02:51
ㅇㅇ
모바일
미치겠다 센세 어나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Code: a1ee]
2024.05.13 02:57
ㅇㅇ
모바일
와 내 생각보다 더 일찍 버키가 하이드라를 탈출했구나?? 아니 근데 하워드랑 말하는 버키가 너무 섹시해서 미칠 것 같아 쇠맛나는 버키 존나 좋다...
[Code: a1ee]
2024.05.13 03: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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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라가 장악한 쉴드를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제 선에서 전부 처리하면 그뿐이라 여겼다. < 이 부분이 진짜 너무 좋아요 센세 퍼벤 때도 더러운 일 대신 처리했던 것 처럼... 그림자 속에서 이것저것 정리하는 버키... 하... 먼 거리에서 스팁 뒷모습 보는 버키도 너무 꼴려
정보를 누구에게 넘겼든 버키가 제압할 수 있을 거였다. 그 누가 스티브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 여긴 좀 죽을 것 같음 크아아악
[Code: 6666]
2024.05.13 03: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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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버키가 방패 던지는 거 너무 좋네 진짜 그걸로 스팁 도와주는 건 대가리 깡깡 깼음... 지금 이미 nnn번째 대가리로 갈아끼웠잖어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스티브는 그가 긴장하고 있다 느꼈다. < 이런 거 진짜 나를 너무 벅차오르게 해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에 물기 어린 푸른 눈이라니
아 마스크가 떨어져서 얼굴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버키가 직접 내려서 보여준다는 부분이 너무 고자극임 하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진짜 개존잼이고 센세 필력에 질식할 것 같아요 너무 좋아서... 사랑해요... 사랑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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