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대포옹과 너붕이 같이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음
너붕은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대포옹이 먼저 돌려보냈음
늦으면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거라면서
헤어지면서 너붕은 노래도, 이 곳에 초대해준것도 너무 고맙다고 말했음
다음을 기약하며 너붕은 돌아갔음
혼자 남은 대포옹은 얼마 켜놓지도 않은 조명을 죄다 꺼버렸음
방금전까지만 해도 누군가와 함께 있어 따스했던 공간에 혼자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싶지 않았음
불을 끈다고 혼자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감각 하나는 차단할 수 있으니깐
주위는 어둡고 고요했음
대포옹은 자기가 있는 곳이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극장 깊숙한 곳이라는걸 새삼 느꼈음
이곳은 너붕이랑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 생각했음
눈으로 보지 않아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훤히 아는 자신이랑은 다르게
가면을 벗고 자기 얼굴을 한 번 쓸어보니 헛웃음이 나왔지

이번 일은 길을 가다 부딪힌 그냥 그런 사고였다고 나중에는 그런 일이 있었나 기억도 안나는 지나가는 일이기를 바랐음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그래야만 한다고 되뇌이면서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었음 적어도 대포옹에게는
돈에 눈이 먼 극장주가 노이즈 마케팅이 되겠다 싶어서 자기를 가지고 극을 만들어 올리지만 않았다면
주연은 당연히 유령에게 악보를 받은 너붕에게 돌아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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