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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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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체 ㅈㅇ 어나더 노잼의 법칙

후끈한 열기가 피어오르는 방 안, 짐 정리를 모두 마친 나는 침대에 힘없이 드러누웠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긴 하지만 그런 걸 따지는 건 제 처지에 사치였다.

 

.. 이제 끝났어. 아무 생각도 안 할 거야.”

다짐하듯 되새긴 말을 내뱉으며, 눈을 감았다.

펄럭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뒤로 하고 급하게 도망치듯 떠나 온 이곳은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푹푹찌는 더위가 사우나와 다를 바 없었지만, 그곳에서 있었던 목이 죄이는 현실을 떠올리면 숨막히는 더위는 오히려 안락했다.

 

주문하신 음료 드릴게요.”


아무리 그래도 그 방에서 낮을 보내는 건 자살행위다.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국가라지만 돈이 쪼들리는 신세에 아득바득 모은 선택지는 옥탑방 아니면 반지하였다. 사람이 해는 보고 살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옥탑방을 골랐지만 , 낮시간에 내리쬐는 더위는 말그대로 살인적이었다. 급한대로 휴대폰이랑 지갑만 챙겨들고 근처에 있는 카페로 피신왔다.


달그락. 얼음이 소리를 내며 차가운 음료에 녹아들었다. 새파란 하늘이 보이는 자리. 구름이 흘러가는 걸 멍 때리며 바라보니 세상 평화롭다.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한적한 카페는 신경 곤두세울 필요가 없어 한없이 늘어진다.

 

물방울이 송골송골 흘러내리는 유리잔 옆으로 휴대폰이 보인다. 습관적으로 가지고 나온거지만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 있을 때 바쁘게 울리던 휴대폰이 떠올라 괜히 화면이 보이지 않게 뒤짚었다.
 

..”

그 날 일로 과민해진 신경은 환경을 바꾼다고 단숨에 완치되는 것이 아니었다. 여전히 연락이 올까 두려웠고 신경이 불안했다. 스트레스 원인으로부터 멀어지라는 정신과 의사의 권유대로 펄럭에서 오는 연락을 모두 차단해두었다.

 

짤랑. 카페의 벨소리가 울리며 문이 열렸다.


반사적으로 돌아본 붕남은 들어온 손님에 시선을 빼앗겼다. 다른 사람에게 별 관심없는 그조차도 쳐다볼 수 밖에 없을만큼 남자는 존재감이 강렬했다. 저 조각같은 외모 때문인가. 조각상이 움직이는 건 신기한 일일테니 그럴만도 하지만, 뭐랄까 외모만으로는 그 존재감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옷 때문인가?’

남자는 짙은 색 셔츠를 입었다. 셔츠부터 구두까지 짙은 계열의 색상은 특이하다. 더운 날씨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옷의 형태와 상관없이 얇고 알록달록한데.

밝은 원색 위주로 입는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짙은 색을 입고 있으니 한 번 더 눈이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근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단 말이야.

 

저 차가운 분위기를 뭐라고 설명해야하지.’

붕남이 정답을 골몰하는 사이, 남자는 카운터에서 음료 주문을 마쳤다. 보기만 해도 더운 그의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분위기 탓인지 그 남자의 곁은 오히려 시원해보였다.

 

저 남자는 에어컨 없이도 시원하게 생겼네. 저런 얼굴로 디자인한 에어컨. 와 아이디어 미쳤다.

인상이 무서운 건 아닌데 차가운 게 저런 외모로 디자인한 에어컨은 잘 팔리지 않을까? 굳이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바라만 봐도 차가운 분위기를 만드는 거지. 말도 안되는 생각을 떠올리며 피식 웃고 있는데. 그 순간,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시발. 속으로 욕을 삼켰다. 머릿 속으로 저 남자 외형을 본딴 무풍 에어컨 팔면 돈이 잘 되겠다는 이상한 망상을 하는 찰나 당사자와 눈이 마주치니 생각을 들킨 것 같아 쪽팔렸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며 머쩍게 웃어 넘겼다.

 

괜히 타는 목에 음료를 벌컥 들이켰다. 조금 녹아 미지근한 음료가 목을 넘어가며 목울대가 꿀렁였다. 속으로 퍼지는 시원함이 정신차리라고 외친다. 머리가 냉각되자 쪽팔림은 배가 되었다.

 

때마침 남자의 음료가 나오고 이제 곧 그가 나갈 테다. 그 남자를 다신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쉬워서 민망함을 무릎쓰고 고개를 들자,

 

드르륵 .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남자가 내 앞에 앉았다.

 

, ?” 사람이 당황하면 멍청한 소리를 낸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입이 알아서 움직였다.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하지? 이 사람 날 알고 있던 건가. 내가 너무 빤히 쳐다봤나. 수 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수 백개의 시나리오를 짜냈지만 적절한 답변 하나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입 밖으로 나온 답변은 ..

하이 ..”
 

5 살 짜리 어린애가 말해도 이것보단 잘 말할 거다. 이따위 말 밖에 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언어 수준에 한탄하며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제 답변에 피식 웃었다. 그의 웃음은 무례한 비웃음이 아니었다. 눈 앞에 있는 그의 레몬에이드보다 청량한 웃음을 지은 남자가 물었다.


저 잘생겼어요?”

저 말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듣다니. 당황스럽지만 외모가 외모인지라 못할 말은 아니다. 처음 봤을 때 조각상을 떠올릴만큼 잘생겼으니까. 만약 눈 앞의 남자가 아니었다면, 자의식 과잉인 미친놈인가 싶은 대사였겠지만. 그가 하니 마치 작업거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까 뚫어져라 보고 있길래 내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가 싶었죠. 아니에요?”

, ..맞아요 .”

되묻는 그의 말에 붕남은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이 남자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친화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간에어컨 얘기를 할 수는 없잖아. 그리고.. 그를 보고 호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니까.

 

사업 차 왔는데 여기 온 지는 얼마 안됐어요.”

남자의 이름은 교주였다. 이곳 사람은 아니었고 사업 때문에 이 근처 호텔에서 머무는 중이라고 말했다. 마주 앉은 그의 옷차림은 더욱 눈에 들어왔는데, 손목에 두른 시계며 걸치고 있는 옷의 질감이나 잘 알지는 못하지만 딱봐도 값이 나가 보이는 게 고급스러웠다. 눈에 들어오는 건 그 뿐 아니었다.
 

얇은 셔츠 사이로 보이는 그의 몸매는 얼굴에 부합할만큼 완벽했다.
걷어올린 셔츠 아래로 보이는 전완근이나 풀린 단추 사이로 살짝 보이는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탄탄하고 굴곡진 몸이 느껴졌다. '정말 조각상인가..' 괜히 제 몸이 초라하게 느껴진 붕남은 슬금슬금 옷깃을 여몄다.

 

저 변태 아닌데 .”
?”

방금 내가 잘못들었나. 변태 소리에서 당황해서 되묻자 말을 꺼낸 그는 당황은커녕 여유낙락한 얼굴 그대로였다.


전 그쪽 몸 보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알아요.”
교주가 무엇하러 제 비루한 몸뚱아리를 보겠는가. 사실 붕남도 못난 편은 아니다. 주변에서 반반하게 생겼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차원이 다른 외모 앞에서는 조약돌이나 자갈이나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다.


그럼 왜 옷을 여며요, 추워?”
카페에는 에어컨 덕분에 시원헀지만 추울 정도는 아니었다.  얼떨결에 아니요 라고 답해버리자 그는 또다시 왜냐고 물었다. 그에게 그냥 이라는 대답은 통하지 않았다.

이유없는 행동은 없어요.  옷을 여민 이유가 내게 숨기고 싶은 건가?”

 

그의 집요한 대화에 말려들어 붕남은 결국 항복하듯 답했다.

“그쪽에 비해 제 몸이 별로여서요 .”

 

붕남의 대답에 교주는 잠시간 말이 없었다. 아 역시 미친놈처럼 보일 거야. 아까부터 그의 질문에 답할수록 계속 이상한 답변이 나왔다. 이쯤되면 언어능력이 문제인지 사고력이 문제인지는 몰라도 정말 단단히 잘못된 게 분명하다.

 

제가 말하는 동안 제 몸 보고 있었어요 ? 가게 들어오면서부터 시선 뜨겁더니 . 정말 어지간히 저 좋아하나 봐요.”

장난스러운 말은 꽤 오만했지만 사실이었다.

상대를 향한 제 감정이 드러난 붕남은 얼굴이 달아올랐다. 당장이라도 목을 매고 싶은 수치심에 붕남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지만 교주는 그런 걸 아랑곳하지 않고 붕남의 속내를 속속이 파헤쳤다. 속에 감춘 걸 모두 파헤쳐져 너덜너덜해진 붕남에게 교주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붕남의 휴대폰을 가져갔다 . 교주는 자신에게 전화를 걸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내 번호 저장해둬요 . 나도 여기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 들어왔거든.”

의외에 말에 붕남이 벙찐 듯한 표정에서 네? 하고 멍청하게 되물었다.


여기 창가 자리가 밖에서도 잘 보여요.”
교주와 대화를 할수록 붕남은 스스로가 점점 더 멍청해지는 것 같았다. 방금 말한 그의 말도 사실 모두 멍청한 뇌가 꾸며낸 망상 같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휴대폰을 건네는 그의 미소는 완벽했다.


연락할테니 받아요.”

그 말을 끝으로 교주는 인사를 남기고 사라졌다. 신기루 같이 믿을 수 없었지만, 그의 휴대폰에 남은 번호는 모든 것이 사실이었음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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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20: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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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Code: 9bb7]
2024.05.08 21:10
ㅇㅇ
모바일
첫 만남은 온순했네 ㄷㄷ
[Code: 7673]
2024.05.11 18:36
ㅇㅇ
모바일
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나더를 가져와줘서!!!!!!!!
[Code: 4d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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