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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01:05
경기 끝나자마자 감사 인터뷰하고, 자켓이랑 넥타이만 벗고 셔츠 위에 우승 기념 티셔츠 입은 다음에

다같이 우승컵 번쩍 들어올리고 시즌 내내 구른 선수들한테 짓궂게 밟히고ㅋㅋ헹가래 받아서 세번이나 공중에 던져지고 샴페인 샤워로 속옷까지 흠뻑 젖은 채 골대 그물 자르는 세리머니까지 함

그다음에는 구단주랑 관계자 코치 스탭들이랑 인사하고 회식 가서 쉰 목소리로 노래부르고(우승 공약이었음 다음날에 구단 자컨에 올라옴) 선수들 한명한명 어깨 안아주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밀려드는 축하 전화와 문자에 일일이 답하고 축하주로 올라온 양주 거절하느라 실랑이하고


얼굴 퉁퉁 붓고 기진맥진한 채로 귀가했으면 좋겠다

(›´Θ`‹) 나도 늙나보네뿅...



술 조금 마셔서 차는 못끌고 스탭이 이감독님 태워줬겠지. 술도 깨고 마음도 가라앉힐 겸 아파트 초입에서 내려달라고 해서 걸어감

난리통에 넥타이는 챙겨서 주머니에 말아 넣었는데 수트 자켓은 어디갔는지 없을듯. 다행히 지갑이랑 핸드폰은 바지 주머니에 있음ㅋㅋ어차피 내일 되면 구단에서 자켓 찾아줄테니 그냥 밤바람 맞으면서 셔츠차림으로 돌아감. 5월 초지만 아직 밤에는 조금 쌀쌀해서 팔짱끼고 걸어갈듯

집앞에 왔을 때는 차차 흥분이 가라앉고 열기도 식어서 평소의 담담한 뿅감독으로 돌아왔을 거야. 키패드 비번 칠 기운도 없어서 이마로 도어벨을 쿵 누르면 기다렸는지 금방 현관문이 열림

- 명헌아, 왔어? 오늘 고생했어.


머리카락에 아직 붙어있는 종이 꽃가루 떼어주고 집안으로 이끄는 사람은 이명헌 남편 권준호임


- 나는...
- 괜찮아. 욕조에 따뜻한 물 받아놨으니까 일단 씻고 쉬어.

셔츠 단추 따주는 손길에는 그 어떤 의도도 없을듯. 허물처럼 옷 벗어던지고 뜨끈한 목욕물에 들어가서 욕조에 팔 걸친 채 녹아내리고 있으면 오분쯤 지나서 준호가 시원한 이온음료 가지고 욕실에 들어옴. 한병 원샷 때리니까 좀 살것 같아져서 준호는 오늘 하루 어땠는지 별일 없었는지 물어보는 명헌일 거야. 그러면 준호는 웃으면서 지금 우승했는데 그게 궁금하냐고 그러겠지. 평소의 모습을 되찾은 명헌이 진지한 표정으로 답함

- 궁금한데. 똑같이 중요뿅.


준호가 머리 말려주는 동안 꾸벅꾸벅 졸다가 뽀송해져서 침대에 올라가면 오늘따라 이불이 구름처럼 부드럽고 푹신하게 느껴질듯
잠들기 직전에 천근처럼 무거운 눈꺼풀 간신히 들어올리고 준호의 길게 잘 뻗은 눈썹을 손끝으로 쓸면서

- 준호가 골라준 행운의 넥타이 덕분이에용.

속삭이고는 꿈도 안꾸고 깊은잠 푹 자는 이명헌이 보고 싶다



준호명헌
2024.05.08 07:34
ㅇㅇ
모바일
따뜻해…
[Code: 9795]
2024.05.08 12:17
ㅇㅇ
모바일
우승만큼이나 남편의 하루도 중요하고 궁금한 것이 사랑...피곤할 명헌이 착착 케어해주는 준호도 그렇고 두 사람 순애가 깊다 백년해로해..
[Code: 4c32]
2024.05.09 07:49
ㅇㅇ
모바일
미치겠다… 최고입니다 센새
[Code: dd05]
2024.05.09 08:17
ㅇㅇ
모바일
준명만세다 ㅠㅠㅠㅠ
[Code: f4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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