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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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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체 ㅈㅇ


살려주세요!! 살려줘..”
탕탕탕탕. 가게 유리창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빈 거리에 울렸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손길은 다급했지만 밤이 늦은 시각 불 꺼진 가게가 열리는 일은 없었다.
거기 서!”
저를 쫓아오는 외침과 발소리에 닫힌 가게문을 포기하고, 붕남은 반대 방향으로 재빠르게 뛰어갔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음에도 그를 추격하는 사냥개같은 놈들에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손목과 다리엔 상처가 가득했고 뺨에서 쇄골까지 푸르고 짙은 멍은 그가 장기간 학대당했음을 보여준다. 여린 발을 상처내는 날카로운 자갈에 신경쓸 틈 없이 그는 거친 숨을 참아내며 도로 위를 내달렸다.

..., ...!”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앞, 뒤에는 그를 잡기 위해 풀어진 사냥개들이다. 비오듯 흐르는 식은땀에 젖어 당장이라도 주저 앉을 것처럼 다리가 덜덜 떨렸다.
이 씹새끼가 거기 안 서!”
 놈들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패닉에 빠진 머리가 제정신이 아닌 틈을 타, 생존본능에 맡겨진 몸은 도로 위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저놈들에게 잡힌다면 운이 좋아야 죽지만, 나쁘면.. 다시 그 놈에게 끌려갈 터다. 반면 도로 위에서는 운이 좋아야 즉사이니 붕남의 본능은 현명한 선택을 내렸다.

빠앙-!
붕남의 현명한 선택을 본 놈들이 욕을 짓씹으며 더 빠르게 다가왔다. 무심코 돌아본 붕남은 질겁하여 차량등이 만들어내는 빛무리에 몸을 던졌다. 제발 저 놈들에게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그를 향해 쏟아내는 운전자들의 욕설이 들리지 않을만큼 붕남은 간절했다.


,헉 흐억 헉
혀 끝에 올라오는 비린 쇠맛이 역하게 올라오며 폐는 모자란 산소에 아우성친다. 필사적으로 내달리는 나도 이렇게 지치는데 저놈들을 어째서 지치지도 않고 쫓아오는 걸까. 의지와는 달리 풀려가는 다리에 나는 혀 끝을 짓씹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세상에 있는 모든 신에게 빌었다.
제발..’
힘겹게 눈을 뚠 순간, 지근거리에 경찰차가 보였다.
 
살려, 살려주세요!”
경찰차를 발견한 나는 혹시 그들이 나를 발견하지 못할까봐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경찰차를 향해 달렸다. 다행히도 내 간절한 외침을 들은 이들은 코너에 정차하였다. 차량에서 내린 경찰들은 야밤에 거리를 내달리는 붕남과 그를 추격해오는 깡패새끼들에 상황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못한 붕남을 제 뒤로 세워둔 경찰은 그 깡패새끼들을 향해 소리쳤다.

무기 버리고 손들어!

경찰의 지시에 붕남을 추격하던 이들은 상황이 귀찮게 됨을 감지하고 욕을 짓씹었다. 붕남은 경찰이 그저 저를 태워 경찰서든 영사관이든 보내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들의 속사정을 알지 못하는 경찰은 이어 지시했다.
거기, 무기 버리고 이쪽으로 와. 양 손 들고.“

깡패들이 순순히 경찰에 지시에 따르던 찰나, 야밤을 밝게 비추는 전조등을 켠 검은 SUV가 돌진했다.

끼이익!
그들이 있는 곳 바로 앞에서 거칠게 방향을 틀어 정차했다. 도로 위에 새겨진 타이어 마크와 연기가 피어오르고 거칠고 위협적인 운전에 당황한 것도 잠시, 차량문이 거세게 열렸다.

터벅. 차량문을 열고 내린 이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거세고 위협적인 운전과는 달리 매우 여유로운 행태로 대치 상황을 향해 걸어왔다. 잔뜩 일그러지거나 긴장된 모습 따윈 전혀 찾아볼 수 없이 남자의 얼굴은 평온했다.

한밤중에 검은 셔츠를 입었음에도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남자를 보자, 붕남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붕남의 앞을 막아선 경찰 또한 그 검은 셔츠가 내뿜는 분위기에 긴장했다. 경찰은 앞선 깡패들에게 지시하던 것과 달리 총을 겨누고 경직된 목소리로 명령했다.

거기, 멈춰.“

양손으로 권총을 쥔 경찰은 교본에 나올 만큼 정확한한 자세로 명령했다. 그러나 검은 셔츠는 저를 겨눈 총이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내딛는 발걸음에 거침이 없었다. 긴장으로 굳은 경찰이 마치 단순한 마네킹이라는 양, 가벼운 걸음으로 경찰에게 다가왔다. 경고에도 멈추지 않는 상대방에 경찰은 권총의 장전을 마쳤다. 반짝이는 검날. 가로등 불빛에 반사된 예리한 나이프를 발견한 경찰이 발포하려는 찰나,

"컥.."
푹. 그림자처럼 다가온 검은 셔츠의 움직임이 훨씬 빨랐다.
단검의 번뜩임에 이어 찌르는 소리가 들려 마치 두 행동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 같았다. 정확히 급소를 찌르고 빠져나간 나이프는 경찰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제 목을 붙든채 쓰러지게 만들었다. 옆에 서 있던 또다른 경관의 결말도 다르지 않았다. 단숨에 경찰 두 명을 살해한 검은 셔츠를 입은 교주가 천천히 붕남에게 다가왔다.

붕남아.“

가로등을 후광삼아 다가오는 검은 셔츠를 입은 교주는 제 목숨을 거두려는 사신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신과는 달리 저 놈은 제게 순순히 죽음을 내어주는 일은 없다. 붕남은 그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곳에 저를 추격하던 사냥견들이 있다. 그리고 눈 앞에는 그 사냥견들의 주인이 있으니 붕남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앞뒤가 다 막힌 상황에서도 붕남은 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반사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경찰차에 등이 닿았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위치에 놓였음에도 교주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뒷걸음질치는 다리를 막을 수 없었다. 애처롭게도 제자리에서 현실을 부정하는 다리가 그 놈이 제게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지는 못했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제게서 벗어날 길이 없음을 알면서도 발버둥치는 붕남이 우습기도 하면서, 동시에 교주는 그 행위가 거슬렸다. 눈물로 붉게 얼룩진 붕남의 눈은 저를 사신이라도 보는 것처럼 겁에 질렸다. 그따위로 눈깔을 뜨고 있으면 내가 더 잔인하게 굴고 싶다는 걸 모르는 걸까?
 
붕남은 때때로 제가 어떤 것에 흥분하는지 꿰고 있는 요부처럼 굴었다. 싫다고 발버둥치다가도 절정에 이르는 모습이라던가 고통에 못이겨 꺽꺽대며 제게 매달리는 모습에 저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 밤산책조차도 제게 질리지 않게 만들기 위한 붕남의 계획이 아닐까그런 의구심이 들 때마다 붕남은 제게 변명하듯 꼭 멍청함을 드러내 매를 벌었다.

 붕남은 눈을 꽉 감았다가 뜨고 주변을 살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옛말이 제게도 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쓰러진 경찰들의 시신 곁에 권총이 놓여 있었다. 장전시키는 소리를 들었으니 그대로 쏘기만 하면 될 것이다. 권총을 손에 쥔 적은 없지만 소총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방아쇠만 당기면.. 붕남은 바닥에 놓인 권총을 향해 손을 뻗었다.

.. 그리고 그의 손에 총이 닿는 일은 없었다.

 퍽. 둔탁한 타격음이 퍼지며 붕남의 몸뚱아리는 경찰차에 부딪혔다. 커흑. 가격당한 복부에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 그가 배를 쥐고 쓰러졌다. 고통에 제대로된 사고를 하지 못하는 머리 위에서 나긋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붕남아,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저를 때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다정한 목소리다.
대답해야 하는데, 더는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되는데. 뭐라도 대답하기 위해 입술을 열었으나 소리는 나오지 않고 파들파들 떨리기만 했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저도 모르게 입술을 짓씹었다. 고르지 못한 숨소리가 신음과 섞여 불규칙하게 흘러나왔다.

 대답도 안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붕남에 맞춰 자세를 숙인 교주가 멍이 든 붕남의 뺨을 매만졌다. 경찰관의 피로 범벅된 붉은 손이 퍼런 흉터 위로 진득한 흔적을 남겼다.

밤에 이렇게 멋대로 나오면 어떡해. 위험하게.“
그는 마치 야밤에 위험하게 밖으로 나간 저를 걱정하는 듯 말했다. 이 밤거리에서 저를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건 교주 본인인 주제에 이딴 식으로 저를 걱정하는 태도가 우스웠다. 하지만 동시에 본인이 낸 흉터를 다정한 손길로 만지는 싸이코패스같은 행동이 공포스러웠다.

 눈을.. 눈을 바라봐야 하는데 공포로 얼어버린 뇌는 머저리처럼 통제를 잃어버렸다. 교주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던 행동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흐르고 있다.

.“
교주가 가볍게 혀를 찼다. 고통을 예상하고 붕남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으나, 예상과 달리 느껴지는 건 교주의 손길이었다. 교주는 바들바들떠는 붕남의 어깨를 쓸어내렸다.

밖에 나오고 싶은 거였으면 미리 말하지 그랬어. 요즘 몸 상태가 안 좋아보여서 산책은 삼갔던 건데. 생각보다.. 살만했나 보네?“

, ..! !“
꾸욱. 교주의 손이 멍이 든 쇄골을 지긋이 누르자 극심한 통증이 온몸에 퍼졌다. 붕남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몸을 바르작 비틀었지만 결국 그의 손 안이었다.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흘렀고 눈물로 얼룩진 시야는 흐릿해 잘 보이지도 않았다. 신음을 흘리던 붕남이 고통에서 놓여나자 재빨리 눈앞의 교주에게 빌었다.

,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정신없이 반복하는 붕남의 모습은 간절헀다. 결국 이렇게 끝날 일이었다. 동앗줄은 권총이 아니라 교주였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과 진득한 피가 뒤섞여 아스팔트 도로 위로 뚝뚝 떨어졌다.

살려달라니, 내가 널 죽이려는 사람이야?
장난스레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말했다.

 정답을 알고 있음에도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교주는 붕남을 절대 죽이지 않을 사람이었다. 붕남이 제 손으로 죽는 것조차도 막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대답을 하지 않으니 교주의 분위기가 점점 냉랭하게 식어갔다. 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싶지 않아 저지른 일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의 뜻대로 될 일인데 저항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붕남이 항복하듯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족스럽지 않은 대답이었지만, 그들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밖으로 허락없이 나간 일에 대해선 벌을 내려야겠지만, 우선 먼지투성이가 된 연인부터 씻겨야 했다. 자신의 미래를 안 붕남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저런. 안타깝지만 상벌을 확실하게 해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법이다. 교육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붕남을 품에 안아든 교주는 SUV에 몸을 실었다. 후덥지근한 밤에 벌어진 술래잡기의 결과는 이번에도 똑같았다. 죽은 경찰관들은 실종처리가 될 것이고, 저는 다시 그 방에 갇히게 될 것이다. 닫히는 차량문의 틈새로 가로등의 불빛이 들어왔다. 내리쬐는 태양볕같은 가로등에 눈이 시려 눈물이 고였다.

 후끈한 열기와 옅게 맡아지는 비릿한 혈향이 끔찍했지만 우습게도 익숙해서 긴장된 몸을 이완시켰다. 서서히 눈이 감겨지고 완전히 암흑이 찾아왔을 때, 이 모든 것이 새롭던 그 날이 다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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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3:52
ㅇㅇ
모바일
와 완전 몰입해서 봤어 존잼 존꼴 ㅌㅌㅌㅌㅌㅌㅌ
[Code: b833]
2024.05.08 00:17
ㅇㅇ
모바일
센세.. 만두 좋아해..?
[Code: fbc6]
2024.05.08 09:31
ㅇㅇ
모바일
와 진짜 개좋아.. 베일너붕남이라니
[Code: d255]
2024.05.08 21: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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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미쳤다 제발 억나더..
[Code: b0a4]
2024.05.11 18: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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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다음은요ㅠㅠㅠㅠㅜㅜㅜㅜ제발......다음편 가져와여ㅜㅜㅜㅜㅜㅜ
[Code: 4d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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