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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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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등을 돌린 채 대화하던 그가 고개를 돌려 버기를 보고는 재빨리 다가왔기 때문에, 피할 겨를도 없었다. 털이 곤두선 야생 들개를 맞닥뜨리듯, 그의 이름을 가까스로 내뱉을 뿐이었다. 샹크스는 모호한 표정을 짓고는 시선을 낮추어 버기 쪽으로 고정했다. 눈동자가 올려묶은 머리카락을 타고 천천히 얼굴에 내려앉았다. 그간 서로 한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않았는데도, 제 마음의 모퉁이를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정확히 말해서 그는 완전히 똑같지 않았다. 볼살은 더 빠져 있고, 흉터 자국이 얼굴을 가로질렀으며, 그늘이 드리워진 두 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적막해 보였다.

 

“샤, 샹크스.”

 

버기는 몹시 얼떨떨했다. 마흔 줄에 들어서기에 앞서, 그는 남은 생애 동안 착실하게 늙어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리 행동하려 노력했으나, 착각이었다. 설익은 생각들로 가득했던 그의 시간은 어느덧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고, 눈앞의 상대를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왜, 여기에 있는 거야?”

 

필요 이상으로 눈길이 오래 머무르자, 버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대체 네가 왜 여기에 있냐고! 뭐 하러 온 거야!”

 

그의 물음에 샹크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야, 나도 너처럼 초대받았으니까?”

 

그는 약간은 즐거워하며 대리 참석하게 된 사정을 덧붙였다. 그러고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야, 버기. 용케 안 죽고 살아있었네.”

 

종업원이 샴페인 잔으로 채워진 쟁반을 가져왔다. 버기는 종업원을 가까이 불러세운 다음, 잔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 모금을 머금자, 아몬드 특유의 쌉싸름한 향이 입안에 퍼졌다. 그대로 남은 것을 단숨에 들이켜고 버기는 집게손가락으로 샹크스의 가슴팍을 찔러가며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뭐, 죽어? 누가 죽었다는 거야! 내 질문은 그게 아니잖아! 시치미 뚝 떼고 넘어가려들 생각도 마! 그리고 멀쩡한 사람을 왜 죽여!”

 

검지에 점차 힘이 들어갔다. 그런데도 샹크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는 애매한 웃음을 흘리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을 정도로 아픈 건 아닌가 보네.”

“야!”

 

그 순간, 갑작스레 하복부를 강타하여 시작된 통증이 신경을 타고 버기의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창자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어찌나 고통스럽던지, 도저히 말을 이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는 배를 부여잡은 채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저절로 신음이 튀어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뒤로 물러났다. 그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사이로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샹크스였다. 그는 오른손으로 버기의 땀에 젖은 이마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면서 무언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은연중 복부를 찌른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친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먼젓번의 아픔으로 인해 감각이 마비되어 도통 알아차릴 수 없었다.

 

자칫하면 신물이 고스란히 역류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헛구역질을 반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식도까지 장악한 불편감을 억누르느라 버기는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래도 샹크스에게 눈치 채이기 싫어 그는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애써 가다듬었다. 무슨 짓이냐고 겨우 더듬거리자, 샹크스가 다그쳤다. “조금만 참아.” 영문 모를 말을 내뱉어도 버기는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분노에 찬 눈으로 빨간 머리를 노려보며 한차례 반항하려 했지만, 샹크스가 부드럽게 힘을 주어 저지했다. 

 

“곧 나가게 해줄 테니까, 우선은 참아. 나도 나갈 거거든.”

 

샹크스가 속삭였다.

 

“안 속아, 개자식아. 내가 널 믿을 것 같냐?”

 

버기가 말을 받았다.

 

“그런 거면 어쩔 수 없고. 마음대로 해.”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냐고 크로커다일이 물었을 때, 버기는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사회생활로 알게 되었다고 둘러대는 것이 좋을까, 아닐까? 행여 만나게 된 경위를 세세하게 캐묻는다면 어떻게 넘어가야만 할까? 이런 생각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샹크스가 교묘하게 선수를 쳤다. 그는 학창 시절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래도 악어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자,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여타 인연이 그러하듯, 서로 생각했던 바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다고 했다. “그렇지, 버기.” 그는 상대의 동의를 구하는 척하고 실상은 은근히 강요하는 방식으로 말을 매듭지었다.

 

이에 버기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소곳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그는 어깨를 으쓱하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크로커다일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혀를 차더니 몇 가지를 더 질문했다. 사실이야 어찌 되었든, 배를 가격한 일은 그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벌어졌고, 기껏해야 지레짐작할 뿐이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는 평소 버기의 한심한 행태가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중대사를 앞두고 신경 쓰며 관리하지 않은 점도, 제 기분에 취해 무엇이든 저지르고 보는 나쁜 습관도 전부 지탄받을 만했다. 하긴 크로커다일에게 있어서 버기의 평판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그렇지만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복통을 호소하던 모습마저 부정할 수 없었다. 게다가 목격자가 여럿인 이상, 간헐적으로 밀려오던 통증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보는 것이 더 개연성 있다.

 

그는 빠른 귀가를 권고하는 빨간 머리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이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다 끝났다고 간주하고 악어가 말했다. “자세한 건 다음에 마저 이야기하도록 하지.” 그에 따르면 내일 점심때 집 앞으로 기사가 도착할 예정이었다. 다만 오늘 밤 돌아가는 차편을 제공하는 것은 그의 소관이 아니라고 밝혔다. 예정에 없던 상황이기도 했고, 엄밀하겐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버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종이접기를 직업으로 삼기 시작한 무렵부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악어를 포함한 주변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가 사기죄로 몰려 구치소에 갈 뻔한 일화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단 샹크스와의 이야기만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비록 내색한 적은 없었지만, 빨간 머리가 믿을 만한 학교를 졸업한 의사 출신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가 마음만 먹으면 허위진단을 내리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으리라고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은밀한 공범자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그의 말을 믿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졌고, 악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헤아릴 새도 없이 저명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자비하게 받아들이고 마는 것, 그것이 최대 맹점이었다.

 

어쨌거나 당장 돌아갈 방도를 궁리해야 했다. 버기는 집으로 가고 싶었다. 한데 샹크스의 생각에는 그럴 것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 “여기는 맘 편히 마시기엔 별로인 것 같네, 그지.”라고 그가 말했다.

 

그 말에는 단순한 불만거리를 넘어선 또 다른 뭔가가 있었다. 돌연 버기는 명치 부위에 어렴풋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기가 찼고 화가 났다. 한편으론 상대방에게 남은 유일한 감정은 과거의 일을 미화하려는 마음뿐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매우 언짢아졌다. 그가 입을 열었다.

 

“야! 너,”

“응.”

“왜 그랬냐?”

“어?”

“멍청아! 생사람 잡을 일 있냐고!”라고 버기가 소리쳤다.

 

그러자 샹크스가 말했다. “배가 아프다는 사람치고 연기가 너무 어설프길래 도와줄까 했지.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지 않을까. 그래도 급소는 피했는데, 버기.” 

 

버기는 그에 걸맞게 대답했다. “그러다 진짜 죽었으면 어쩌려고? 아, 성대하게 조의라도 하려고? 거참 고맙네?”

 

“너무하다. 그래도 옛정이 있는데.”

 

버기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안하다고, 그렇다고 너무 화내지 말아달란 뒷말이 채워져도 그는 집중할 수 없었다. 그는 <옛정>이라는 단어에 몰두했다. 조금 전, 그들이 함께 보낸 지난 세월은 스스럼없는 옛정으로 탈바꿈했고 한번 뱉어낸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샹크스가 직접 선택한 단어였다. 버기는 그 사실을 좋아해야 할지 아닐지 혼란스러웠다. 서투르게 매장된 과거일지라도 이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는 것처럼 들렸다. 

 

그는 빠르게 생각의 허리를 끊었다. “너무하다고? 사람을 반 죽여놓고는 그게 할 소리냐? 그리고 넌 왜 슬쩍 빠져나온 건데!”

 

“미안.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어.”

 

멱살이 잡히든 아니든 간에 샹크스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버기만 실컷 날뛰는 꼴이 되었다. 그는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샹크스를 데리러 온 동료 면전에서 심한 욕설을 내뱉는 것은 물론, 다짜고짜 흥분한 모습부터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후에 듣게 될 이야기에 비하면 실추된 첫인상은 정말로 하찮은 문제였다.

 

“그 말인즉 화상까지 입고 말았다? 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버기는 샹크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꽂힌 곳은 왼눈을 중심으로 세로로 길게 난 흉터였다. 다소 비현실적인 흉터는 총 세 점으로 울긋불긋한 색을 띠고 있었는데, 어두워진 피부 위로 더욱 돋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가늠하건대, 바다 위 솟구친 태양이 뜨겁긴 뜨거운 모양이었다. 그로서는 평생 알지 못할 경험일 것이다.

 

“왜, 물이라고 빛이 안 들어올 거 같아? 사람이 수영해서 갈 수 있다면 거긴 빛이 닿는 곳이야.”

 

버기는 못 들은 척했다. 그는 샹크스의 말을 한쪽 귀로 흘려들으며 여차하면 소음 핑계를 댈 생각이었다.

 

두 시간째, 그들은 카운터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술집 안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계속해서 샹크스는 현재 하는 일에 관해 설명했다. 해양생물학으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신중하게 다음 행선지를 모색 중이라고 했다. 논문 외에도 연구비 제안서를 작성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대학원생 지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교수직에 대해 회의적인 게 그의 입장이었다. 그러던 차에 그는 꽤 괜찮은 제안을 받게 되었고, 검토와는 별개로 계약 종료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아예 자신만의 연구팀을 꾸릴 생각도 있는 듯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란 흡사 수박 겉핥기와 같았다. 그 자체가 흥미롭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진화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아주 잠시 침묵이 찾아오자, 버기는 샹크스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화제를 바꾸었다.

 

“너, 의대 간 거 아녔어?”

“갔지.”

“그런데?”

“그런데, 라니?”

“졸업만 하고 그만뒀냐고.”

“에이, 버기. 그럴 리가 없잖아. 나름대로 면허 갱신도 하고 있다고?”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안 그래도 말인데, 버기,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면 말해. 절대로 권고 사항은 아니지만, 우리 사이에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 말을 마친 다음 샹크스는 단번에 술잔을 비웠다. 

 

인사치레로 건넨 말은 마음에 들었지만 동시에 괘씸하다는 인상도 남겼다. 한 마디로 뻔뻔하기에 그지 없었다. 가깝게 지내는 것도 오늘 밤뿐, 내일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관계는 여전히 소원할 것이다. 그래서 버기는 말했다. “병원에서 일하지도 않으면서.”

 

“있어.”

“거짓말.”

“봉사였지만.”

 

적대적인 어조에도 불구하고 샹크스는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면허 취득 후, 대학 부속 병원에서 일하며 최소 근무 기간을 채웠더랬다. 구호 단체에서 감염병 전문의로 활동하던 중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렸고, 생명의 대가로 그는 왼팔을 절단해야만 했다. 몸 상태에 따라 좌우되는 왼쪽 시야는 덤이었다. 귀국 후, 다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박사를 졸업하고 현재 계약직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더랬다. 그곳에서는 연구책임자의 말이 절대적이었고, 따라서 저를 대신하여 얼굴만 비추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급한 일이 생겼다나 뭐라나. 아예 불참하기엔 관장이 자문 관련으로 요청한 게 있기도 했고, 계약 관련되어 협의해야 할 문제도 있고. 그래서 간 거야. 나중에 엉뚱한 소리 못 하게.”

 

계획에 따르면 그는 반년 정도 머무를 예정이었다. 버기는 빈 잔에 술을 따르며 옆자리의 빨간 머리를 흘겨보았다. 

 

“너, 나한테 큰소리쳐놓고는.”

“무슨 말이야.”

 

샹크스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잠자코 있더니 뭔가 깨달은 것 같았다. 

 

“그랬던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버기, 나 안 한다고 한 적 없어. 조금 사정이 있어서 많이 돌아갔을 뿐이지.”

 

어쩐 일인지 고집스럽게 말하는 그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버기는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나를 놀리는 걸까? 나는 단 한 순간도 평온하게 지낼 수 없었는데, 술에 취한 나머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걸까? 농담일까? 그런 게 아니라면, 장갑 아래 물집 잡힌 내 손을 본대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무한한 미래가 기다리는 너에게 하루살이와 같은 삶은 찰나에 불과하여 그 이면이 보이지 않는 걸까?

 

장담하건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대도 샹크스는 결코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럴수록 그의 모호해지는 면을 버기는 더욱 참지 못할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온몸에서 맥이 빠졌다. 그는 아무런 대꾸할 기분도 들지 않았다.

 

“저기, 뻔하게 들리겠지만 말이야. 얼마를 주든, 무슨 짓을 하든 간에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더라고. 생각보다 많더라.”

 

마침내 샹크스가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이상하게도 그 말은 스스로에게 되뇌는 소리처럼 들렸다. 버기는 코웃음을 쳤다.

 

“분명히 있겠지. 그렇지만 해결책을 위한 조건은 언제든 다시 맞출 수 있잖아. 그걸 모르는 바보가 아직도 있어? 아니다, 있다, 있어. 여기 하나 있네.”

 

샹크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언제든 다시, 라는 게, 매번 가능한 게 아니더라고.” 그는 실없이 웃으며 잔을 들이켰다.

 

다시 대화가 끊겼다.

 

버기는 샹크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시선을 앞으로 고정한 채 침묵하고 있었다.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지는 침묵 앞에서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마치 유년기의 추억과 근황을 제외하면 소재거리가 고갈된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태도를 바꿔가며 곧장 본론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것은 문을 바다 위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았다.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곧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문의 역할은 공간을 구분 짓기 위함인데, 애석하게도 바다에는 방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알고 싶어했다.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었지만, 결국은 그 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싶어했다.

 

달리 요약하자면, 구체적이지 못한 감정을 덜어내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행동을 하려는 셈이다. 그러고선 막상 출구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입을 다물고 마는 것이다.

 

마지막 잔을 비울 때까지 두 사람 중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계산서를 받고 나서야 겨우 두 마디씩 건넸을 뿐이다.

 

술도 깰 겸 그들은 잠시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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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버기
한조각

속도가 거북이 걸음이지만...이야기도 중반부를 넘어선듯 하네
매번 읽어주고 응원해주는 붕붕이들 너무너무 고마워
2024.05.07 23:34
ㅇㅇ
둘이 재회하는거 얼마나 보고싶었다고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2c7]
2024.05.07 23:34
ㅇㅇ
항상 기다리고 있었다고!!!!!
[Code: 92c7]
2024.05.07 23:51
ㅇㅇ
모바일
센세 글 넘조아
[Code: 2c0c]
2024.05.08 19:25
ㅇㅇ
모바일
센세 글 올라온거 보고 심장부여잡고 들어왔어....이 둘은 여전히 과거와 다른듯 같구나 ㅜㅜ 센세의 빌드업 짜릿해 늘 새로워 최고가 되.....
[Code: 0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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