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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왤케 굴리고 울리고 싶냐...

스티븐은 박물관 기프트숍에서 일하고 허니비는 대학원 연구원이라 내셔널 갤러리랑 연계해서 프로젝트 진행하는 것 때문에 몇달간 박물관으로 출근하게 됐음. 사실 허니는 집안 좋고 돈 많고 일에는 좆도 관심 없으나 부모님이 너도 살면서 뭐 일은 해야하지 않겠냐고 해서 그나머 허니의 고고학 전공과 관련있는 대학원에 낙하산으로 꽂아준 거. 일하기 존나 귀찮다ㅅㅂ 박물관 집이랑 ㅈㄴ머네 ㅅㅂ ㅅㅂ 하면서 담배만 뻑뻑 피다 박물관 연구실로 출근한 첫 출근날... 그나마 친했던 사촌동생이 선물 사달라해서 점심시간에 기프트숍 가는데 거기서 웬 어리버리하게 생긴 직원이 한창 갈굼당하고 있겠지.

스티비! 또 정신 안차릴래! 자꾸 깜빡하면 어떡해!
스티븐이라니까요. 스티븐 위드 어 브이...
입 다물어 스티비, 넌 오늘도 재고 정리야!

왜 싸우는지는 정말 조금도 관심없고 다만 빨리 카운터로 와서 계산이나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허니임. 허니가 눈치주려고 기침하니까 스티븐 헉 하고 호다닥 달려와서 얼른 열심히 계산해줌. 허니가 아무 생각없이 집어온 물품 하나하나에 대해 스티븐은 쓸데없는 설명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데 좀 시끄러워서 짜증났지만 뭐 곧 떠날거니까 참음. 스티븐이 봉투에 야무지게 물건들 꼭꼭 담아서 건네주자 허니가 폰 보면서 건성으로 말함.

고마워요, 스티븐.

아무 생각없이 습관성으로 내뱉은 말인데(성격은 개같지만 명문가 집안 분위기 때문에 보여지는 매너는 어렸을때부터 어느정도 갖춤) 갑자기 이 스티븐 위드 어 브이라는 작자는 눈 땡그래져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허니비 보고있음.

어...! 저도 고마워요! 와! 제 이름, 제대로 불-
네 갈게요 그럼.

허니는 대놓고 씹고 뒤돌아서 떠나버렸고 그녀의 머릿속에서 스티븐의 존재는 바로 까맣게 잊혀졌음. 그런데 스티븐은 살짝 발개진 얼굴과 촉촉한 눈망울로 허니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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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름 물어볼걸...!


이러면서ㅋㅋㅋㅋ

그 후로 스티븐을 다시는 볼 일 없을 줄 알았겠지. 허니가 일하는 곳은 내셔널 갤러리 연구실이긴 한데 이집트박물관이랑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왔다갔다 할때 기프트샵을 꼭 지나치게 되긴 했음. 그치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또 스티븐 혼나는 소리 들리고 스티븐 힝구하는 거 보여도 쟨 또 저러네 이러고 3초만에 잊고 지나감.

근데 문제는 스티븐임. 어느날 허니가 출근할 때 기프트숍에서 허니가 보였던 건지 쪼르르 문앞으로 와서 다가와서 손흔듦.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아침이에요! 혹시 이름이- 까지만 말했는데 허니의 저새낀뭐야 라는 인상 팍 쓴 얼굴에 쭈구리돼서 문 뒤로 숨겠지. 스티븐은 허니가 이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유일하게 자기 이름 기억해 준 사람이라 너무 고마워서 그냥 허니의 이름이 알고싶어서 그랬던건데 허니가 너무 차갑고 매몰차서 더 못 다가가고 그냥 먼 발치서 지켜보고만 있겠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건 그로부터 2주정도가 지난 퇴근길 저녁이었음. 거지같은 프로젝트 때려치고 싶다고 욕을 하며 퇴근하는 허니의 앞을 아주 잘생기고 키 큰 남자가 가렸고, 허니는 보자마자 육성으로 욕을 내뱉었음. 전남자친구 데이브였는데 꽤 길게 사귀었지만 개같이 헤어진 후 연락도 싹 차단하고 집이나 학교로 찾아오는것도 무시하고 있었는데 새 근무지로까지 올줄은 몰랐겠지. 이 스토커새끼 어떡하면 좋지? 온갖 협박과 회유와 설득과 협박2차전을 거쳐도 도무지 납득하질 않고 포기하질 않았음. 그런데 바로 그 때, 허니의 앞에서 뭐라뭐라 빌고있는 데이브의 뒤로 누군가가 보였고 허니의 머리가 번뜩였음.

데이브, 나 너랑 못사귀어. 새사람 생겼거든.

그렇게 말한 허니는 요상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기프트샵에서 퇴근하는 불쌍한 스티븐의 팔을 가로채 자신의 옆으로 질질 끌고오겠지. 스티븐은 눈동자 땡그래져서 응...? 이러고 있음. 허니가 스티븐 팔 꽉 잡고 이 악물고 사귄다고 재차 말하니까 데이브가 피식 웃겠지. 너가? 이 사람이랑? 명백한 비웃음에 조롱인데 스티븐은 자기가 조롱당하는 상황인지도 모르고 그냥 커다란 눈만 데굴데굴 굴리며 상황 살피고 있음.

결국 이것까지 오지를 않기를 바랬지만... 허니는 두 손으로 스티븐의 볼을 부여잡고 진하게 키스함.

봤지?

냉랭한 허니의 얼굴에 데이브의 입이 떡 벌어짐. 당연히 스티븐은 갑작스런 키스에(인생 첫키스) 볼만 붉어져서 헤롱헤롱 멍한 상태로 허니에게 붙들려있음.

와... 너가 이런 사람이랑 키스까지 할정도면 내가 진짜 질리긴 질렸나보다.

허니가 원했던 타격감은 적중했음. 데이브도 허니와 같이 명문가 엘리트 자제였고 항상 최고만을 지향하며 살아왔으며 허니 또한 그런 사람인걸 앎. 명품이고 비싸고 잘나고 잘생기고 똑똑하고 아무튼 최고가 아니면 허니는 그것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눈길도 주지 않았음. 허니가 이 가난해보이고 멍청해보이는 기프트샵 직원과 사귀지 않는다는 건 아주 잘 알았지만, 이런 사람과 키스할 정도로 허니가 자기를 떼어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이 데이브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준거임.

이내 데이브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자리를 떴고 허니는 뿌듯한 표정으로 그런 데이브의 멍청한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사귀어요?

아직도 두 빰이 상기돼서 촉촉한 눈망울로 물어보는 스티븐에 허니는 그제야 자기가 처한 상황을 자각했겠지. 허니는 성격이 개같기는 했지만 자기에게 피해주지 않은 선한 사람에게 쓰레기짓을 하는게 취미는 아니었음. 젠장... 난처하게 됐네 아오... 지가 벌린 일인데도 속으로 욕한 허니는 스티븐을 돌아보고 나름 자기딴에는 정중하게 말하겠지.

아니, 저기...스티븐, 맞죠?
오 맞아요! 또 기억해줬어요! 와!
그래요, 스티븐. 저기, 아까 그건 그냥 쇼였어요. 우리가 사귈리가 없잖아요, 아는것도 없는 생판 남인데.
쇼... 요..?
네. 근데 제가 미안하니까 오늘 저녁 살게요. 요 앞에 타코집 괜찮죠?
아, 네...!
타코 먹으면 제가 진 빚은 다 갚는거고 우리사이엔 앞으로 어떤 것도 없는거에요, 알겠죠?

스티븐이 가방끈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고개를 끄덕였음. 허니는 최대한 빨리 요 덜떨어진 남자에게 뭐라도 먹이고 이 껄끄러운 해프닝을 청산해야지 생각하며 바쁘게 걸어가기 시작하는데, 뒤따라오는 해맑은 목소리가 들리겠지.

저기 그럼 이건 데이트인가요..?

그때부터 허니는 이 남자와 엮여버린 것에 살짝 좆됐음을 느끼겠지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렇게 계속 엮이는 둘... 스티븐은 허니 진심으로 좋아하게 돼서 짝사랑하고, 허니도 너무나도 순수하고 다정하고 올곧은 스티븐에게 조금씩 감기기 시작하는데 자기가 스티븐같이 모자라 보이고 잘난 것 하나 없는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는 걸 못 믿어서 스티븐 계속 상처주고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다가 나중에 대차게 후회하는거 보고싶다ㅎㅎㅎㅎㅎ




스티븐너붕붕 오작너붕붕 문나이트
2024.05.06 22:49
ㅇㅇ
모바일
하 스티븐 개귀엽다 센세ㅜ이건 어나더가 필요해ㅠㅠㅠㅠㅠ
[Code: 8fa6]
2024.05.06 23:20
ㅇㅇ
하... 이렇게 귀여울수가... 어나더....
[Code: 74bb]
2024.05.07 04:22
ㅇㅇ
모바일
아 ㅁㅊ 스티븐 진짜 개귀엽고 자기때문에 엮여서 감기면서도 입덕부정하다가 대차게 후회하는거 ㄹㅇ 너무좋아 어나데 센세 어나더......
[Code: 25f9]
2024.05.09 00:43
ㅇㅇ
모바일
어나더…..
[Code: ee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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