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현대au

유스타스 키드는 최근 건너편에 생긴 꽃집을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횟집 맞은 편에 웬 꽃집? 비릿한 생선 냄새와 섞일 향긋한 꽃향기를 상상하자 비위가 상했다. 더군다나 이 횟집에는 수상하고도 험악한 남자들이 들락거린다는 점도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데 한몫했다. 연약한 꽃집 아가씨가 겁이라도 먹으면 눈치보인단 말이지. 수상하다고 신고라도하면 더 곤란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사서 걱정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키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유스타스 키드는 조폭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낮에는 회를 쳤고 밤에는 사람을 쳤다. 동업자이자 친구인 킬러 히트 와이어와 함께 하하호호 음악을 틀고 사람을 묻어버리고 흔적을 물고기 피와 함께 호스로 씻어내고는 술한잔하는 터벅터벅 유스타스 키드의 일상. 위장 횟집 생활이 길어질수록 그와 친구들의 회뜨는 실력은 나날이 늘었고 어쩌다보니 지역 맛집까지 되어버린 건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이게 다 서비스를 많이줘서 그래. 투덜거리는 키드에게 킬러는 어차피 남기려고 하는 장사가 아니지 않냐며 웃었다. 그건 그런데... 그러니까 사람이 너무 많다고. 키드는 제 몸처럼 튼튼하고 먹음직스러운 참치를 가르는 동안 건너편 꽃집의 존재를 잠시 망각했다.

꽃집의 존재를 다시 떠올리게 된 건 꽃집 사장이 먼저 찾아왔을 때였다. 사실 말하지 않았다면 꽃집 사장인 줄도 몰랐을 것. 키드는 저의 편협함에 아차했다. 누구보다 편견없이 살았다고 자부했건만 아직 멀었군. 태닝한 피부에 문신을 여기저기 박은 수염난 남자가 찾아왔을 때 키드는 반성했다. 처음에는 거래처에 저런 조폭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을만큼 남자의 인상은 더러웠다. 벌건 대낮에 아직 횟집 운영 중인데 밤에나 올 법한 남자의 등장에 아직 영업시간 아닌데요. 라고 말했고 당연히 알아들을 줄 알았다. 어두운 뒷거래할거면 밤에 오라는 말이다. 하지만 남자는 고개를 까딱 기울이고는 되물었다.

"지금 영업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서 식당 안에서 회를 먹고 있는 손님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순간 키드는 아차했다. 조폭이 아니라 손님이구나. 1인 손님도 다 받는 횟집답게 죄송합니다-라고 얼버무리며 안내를 하려는데 남자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아, 저 건너편 꽃집 사장인데요. 인사드리려고 왔습니다."

어? 꽃집? 사장? 안 어울리는 단어의 배열에 벙쪄있었더니 남자의 뒤에 이상한 똘마니들이 화분을 들고와서 내미는 것이다. 꽤 예쁘장한 꽃이 꽂혀있는 화분은 횟집에 두면 근사할 것처럼 생겨서 얼떨결에 받아드는 키드였다.

"잘 지내봅시다. 여기 그렇게 맛집이라며요."

웃는 꽃집사장의 얼굴을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한 건 잠들기 직전에 그 얼굴을 다시 떠올렸을 때 자각했다.






"이 화분은 뭐야?"

"아. 맞은편 꽃집에서 줬어."

"사장님이랑 만났어? 어때?"

"...몰라. 남자던데."

다들 키드의 대답은 듣는둥 마는둥 화분에만 관심을 주며 이거 꽤 비싸보인다며 물은 언제 줘야하는지 토론을 시작했다. 턱을 괴고 건너편 꽃집을 노려보는 키드도 그들에게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통유리로 훤히 내부가 보이는 꽃집. 그 남자는 어울리지도 않는 앞치마를 하고 부지런히 꽃을 다듬고 있었다.

"키드."

"어 왜?"

화들짝 놀라면서 대답했더니 킬러가 팔짱을 끼고 쳐다보고있었다. 들키면 안되는 걸 들킨 기분이라 쿵쾅거리는 심장을 누르고 왜냐 물었더니 반가운 소리를 하는 킬러.

"받기만 하면 체면 안 서잖아. 이거 드리고와라."

신선한 회를 잔뜩 챙겨주는 킬러에게 못이기는 척 알겠다고 대답하고 꽃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묘하게 신났다. 어라 근데 회 못 먹으면 어떡하지? 그럼 다른 거 드리지 뭐. 자연스럽게 또 찾아갈 계획을 세우는 키드였다.





"펭귄 이따 밤에 오는 놈들 명단 줘."

꽃집은 의심을 덜 받는 장소다. 낮에는 상냥하고 꽃을 사랑하는 친절한 사장님으로 지내면 된다. 나의 정원에서 기른 불법약들을 파는 건 밤의 일. 험악한 남자들이 밤에 자주 어슬렁거리는 횟집 근처면 이상하게 보여질 일도 없다. 나름 규칙적이고 따스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 꽃집을 오픈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던 로우. 건너편 횟집에게 밉보이는 것보다는 잘 지내는게 좋겠지. 화분들고 찾아갔더니 사장이라는 놈이 군침돌게 생겼다. 나이 많은 사장일줄 알았더니 젊고 탱탱한 근육질 남자가 나와서 화분을 받을 때는 아랫도리가 제일 신났다. 뭐 나랑 엮일 일은 없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꽤 좋았다. 종종 점심은 저기서 먹도록할까. 그런 생각을하며 물병을 옮기는데 가게 문이 열리며 종소리가 땡그랑하고 울렸다.

"어서오세-"

"사장님. 거 받기만하기 뭣해서 가져왔는데."

아이스팩에 둘러싸인 커다란 접시를 내미는 빨간머리 귀염둥이를 어떡하면 좋지. 가게에 누군가를 오래 잡아두는 건 싫어하는 편이지만 예외도 있은 법이지. 로우는 의자를 끌고와서 자연스럽게 키드도 앉혀버렸다. 양도 많은데 같이 먹죠?
뒤에서 펭귄과 샤치의 꺼져버려. 라는 눈빛을 받으면서도 키드는 그럴까요?하고 앉아버렸다.

조폭인 내가 이런 상냥한 꽃집 사장님을
조폭인 내가 이런 귀여운 횟집 연하사장을

꼬셔도 될까? 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일단 앉아서 연락처까지 교환해버렸다. 피해만 안 주면 될 거 아니야 그치?
내가 조폭인 걸 들킬리 없잖아.
2024.05.03 14: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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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끼리 첫눈에 반해놓고 서로 눈치는 못채는 거ㅋㅋㅋㅋㅋㅋㅋ 존잼이에요 센세 서로 꼬시는 거 억나더....
[Code: 76ec]
2024.05.03 15: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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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씨 어뜨케 이런 상상을 ㅠㅜ 센세!!!! 벌써 존잼이야ㅠㅜ
[Code: c749]
2024.05.03 15: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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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횟집꽃집 위장조폭 설정만도 존잼인데 센세 문체가 화룡점정이다 ㅌㅌㅌㅌㅌㅌㅌ 미친 개재밌어 낮에는 회를 치고 밤에는 사람을 치는 조폭 키듴ㅋㅋㅋㅋㅋㅋㅋㅋ 횟집 사장이라는 놈이 군침돌게 생겨서 아랫도리가 제일 신나는 로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존웃 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a040]
2024.05.03 15: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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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폭인 걸 들킬리 없잖아. 라니 라니 이건 안들키려고 쌍방으로 삽질하는 조폭로코 98625378나더의 예고편인가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와 미친 개꼴려 개좋아 센세 어나더...
[Code: a040]
2024.05.03 18: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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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ㅜ
[Code: bf08]
2024.05.03 21: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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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시작에서 드러누워 어나더를 기다리ㄷr...☆
[Code: 40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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