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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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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세베루스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 도련님과 전생의 블랙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그 둘이 세베루스에게 준 혐오와 애정은 전혀 다른 성질의 감정이었다. 만약 그 둘을 혼동하는 실수를 한다면 수치스러워지는 것은 세베루스 뿐이다. 자존심에 목을 매는 경향만큼은 여전했던 세베루스는 그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이미 몇번이나 다짐했다. 그와 동시에 제법 지긋한 나이의 교수로 살다 돌아온 세베루스는, 도착적인 성향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남자와 저 어린 것을 함께 겹쳐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 또한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꼬마 블랙은 기억 속의 시리우스와 겹쳐 보이는 행동을 하며, 두 사람은 서로가 같은 존재임을 시사했다.
그런 순간마다 세베루스는 아직 타인의 온기를 알지 못하는 몸 속으로 깊이 스며드는 죄악감을 느꼈더랬다. 그 때문에 더욱 사력을 다하여 포터와 블랙을 피해 다녔다. 그런데도 깊은 곳에서 울렁이던 배덕함은 반복되었고 잊으려는 기억을 되레 되살려내는 것이었다.
똘망하고 모범적인 릴리를 곁에 두고 떠오르는 야릇한 향수는 모래알 같은 거북함이 되어 입안을 굴러 다녔다. 세베루스는 이제 시리우스 블랙이 평생의 원수라고 여기던 제임스 포터보다 더 복잡한 존재로 여겨졌다.

 시리우스 블랙은 애정만이 전부인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세베루스의 상처에 뿌려져 있던 쓰라린 앙금은 과거의 시리우스가 직접 으깨어 덜어내 버렸다. 청산되어버린 관계를 일방적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복잡하고 묘한 기분을 주었다.

 이곳의 블랙이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과거에 연연하는 자신을 알게 되면 얼마나 기겁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이전 생의 시리우스는 세베루스가 보기에도 어딘가의 꼭지가 돌아간 것처럼 발정이 나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 분명 기겁을 할 것이다. 그는 시도때도 없이 껄떡거렸고, 많은 것을 내려놓았음에도 그것을 참다 못한 세베루스가 울컥 화를 내게 만들고는 했었다.




13.

 시리우스는 급할 때면 가타부타 말도 없이 행위를 시작했다.

 세베루스는 절차없는 행위에서 짐승들의 관계를 연상하고 경멸을 느꼈지만, 집요하게 자신의 만족과 호흥을 갈구하는 손길은 그의 가학과 피학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시리우스는 세베루스의 다리 사이를 기면서 그의 회음부에 코를 박거나 음부 사이를 마름모 꼴로 이어주는 두덩을 빨면서 더욱 흥분하고는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익숙해졌지만, 원하는 것이 매우 민망한 장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파해쳐 들어오는 우악스러움은 여전히 짐승을 연상시키게 만들었다. 그 어긋남은 세베루스에게 품에 날아든 짐승을 안아든 것 같은 생경함과 무언가 잘못된 행위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는 어딘가 잘못된 것 같다는 흥분 속에서 자신을 찾지 못하고 타인과 몸을 섞는 즐거움을 배웠다.
하여간 세베루스는 무려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뻔뻔한 손속에 당해온 것이다. 그 덕분에 내생을 얻고 돌아온 세베루스의 정신은 확실히 이전보다 성행위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세베루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걸터 앉았다. 미미하게 번져가는 고통이 심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세베루스는 베개를 뭉쳐 그 위에 시트를 덮어두고 병동 밖으로 이어지는 복도로 나섰다. 마침 릴리와 폼프리 부인이 휴식을 독려하며 자리를 비운 참이었다.

 고간 도착증세에 시달리던 시리우스는 이미 사라져버렸다. 그렇다면 이곳의 블랙과는 보다 건전한 대화가 가능하겠지. 지팡이를 쥐고 마주보고 있는 한 전처럼 꼴사납게 조명에 깔릴 일도 없을 것이다.

 릴리와 폼프리 부인은 휴식을 취해야 할 세베루스에게 블랙이 어떻게 되었는지 따위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보다는 릴리의 훌륭한 대처 덕에 후유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그를 안도시켰다. 세베루스는 릴리를 향한 애정이 또다시 샘솟는 것을 느꼈지만, 그가 가야 할 길을 알려줄 정보는 건지지 못했다. 세베루스는 이미 예상가는 바가 있었으나, 헛걸음을 할만큼의 체력이 없었다. 결국 이중 스파이로 보낸 세월이 무색하지 않게 마법으로 은신하며 지나가는 군중의 담소를 훔쳐들어야 했다. 그리고 귀에 들어온 정보는 그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블랙은 시비가 밝혀지기 전까지 그리핀도르 사감실에서 징계를 받고 있을 예정이었다. 마침 지금은 교직 회의를 하기 좋은 시간이었다. 세베루스는 가벼운 환자복에 찬 바람이 스미지 않도록 조심하며 선선하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살아남은 아이가 네빌인 세계

아무래도 혐리 전 증후군인 것 같아서 짧더라도 쩜오를..
잠깐 사라져도 그려려니 해주길 바람ㅠ

해리스네 기반 시리스네 스네이프텀

 
2024.05.02 11:49
ㅇㅇ
모바일
미친 내센세 오셨어 센 세 사 랑 해
[Code: 26da]
2024.05.02 13:04
ㅇㅇ
모바일
존나재밌어요센세
[Code: dcfa]
2024.05.02 15: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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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요센세 마스터피쓰
[Code: 8102]
2024.05.02 1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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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야만 시리우스에게 느끼는 특유의 익숙함 친근함 친밀함 끌림을 버릴 수 있는거야? 미친
[Code: bc1d]
2024.05.02 21: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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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는 알지도 못하는 과거에 연연하는 세베루스!!
[Code: 7a04]
2024.05.06 08: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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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과거 시리우스 미친놈인데 11살시리우스랑 겹쳐보는거 대가리깨진다
[Code: a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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