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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01:27





아이스야 워낙 티내지 않아도 동료들이나 주변에서 아이스가 얼마나 진심으로 매버릭을 사랑하는지 알겠지. 오히려 진심이 너무 무거우면 요란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분위기부터 이미 느껴지는? 그런 게 있으니까... 그리고 아이스가 이미 사람을 허투루 만나지 않는다는 건 다 아니까. 근데 그런거에 비해서 매버릭은 좀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게 있으니까, 주변에서 상대적으로 매버릭이 아이스를 깊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겠지. 특히 아이스를 만나기 전의 매버릭만 아는 이전 동료들이 그랬음. 누군가 톰 카잔스키가 피트 미첼이랑 만난다더라, 하면 단번에

"그게 말이 되나?"

하고 나오는 반응들이 있었지. 두 사람의 성격이 워낙 다르기도 했지만 특히 연애관이 다를거라는 생각이 컸던 탓임. 그래서 그런지, 아이스가 매버릭과 이전 연인처럼 오랫동안 만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매버릭한테 아이스가 잘못 걸렸다라는 뒷말들이 나오긴 했음. 그나마 슬라이더나 구스가 들으면 난리가 나고 정정을 거치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매버릭은 그런 뒷소문들에 일일히 대꾸해줄 가치를 못 느꼈지. 애초에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제 인생에서 중요하지도 않은 인간들에게 설명해줄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편이었고. 그리고 아이스는… 조금 달랐는데, 모든 일들에 자신 만만한 그 아이스맨이 유독 매버릭에 관해서는 자낮인 부분이 있는 터라, 매버릭이 그런 소문들을 나서서 풀지 않는데 자기가 뭐라고 먼저 나서서 말할 수도 없다는 편이었음. 그리고 그런 오해는 자기도 모르게 아이스 마음에 쌓여 있었겠지. 매버릭을 사랑하지만, 매버릭은 어쩌면 자기가 그 애한테 주는 감정만큼 제게 느끼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스가 매버릭을 포기하거나 실망감을 느끼는 건 아니었음. 처음부터 매버릭의 그런 부분마저 사랑한다고 결심하고 시작했던 관계니까. 매버릭이 알았다면 난리가 났겠지만, 우습게도 매버릭은 아이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걸 전혀 몰랐을거임. 그렇게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본인들은 모르는 체 이어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스는 언제든지 매버릭이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 놓아줘야겠다고 마음먹을 준비, 그리고 매버릭은…조금 다르지만, 이 쪽도 제법 웃긴 줄타기를 하고 있었던거지.

매버릭의 최근 관심사는 온통 아이스였음. 정확히 정정하자면, 아이스의 '주변 사람들' 이었지. 처음부터 몰랐던 게 이상했어. 주변 인간들에는 별로 관심을 안 두는 제 눈에도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반짝반짝해 보이는데, 다른 사람 눈에 안 그러겠어? 아이스에게 관심 한 번 받고 싶어하는 인간들은 부하직원들, 동료, 하다못해 상사들까지 널리고 널렸음. 그리고 매버릭은 그들의 직접적인 시선을 아이스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온갖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지. 사실 매버릭도 아이스와 같은 마음이었어. 아이스가 언젠가는 다른 사람을 향해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늘 있었거든. 그런데 중요한 건, 매버릭은 아이스가 가도록 전혀 두지 않을거라는 거였지. 매버릭은 자신감에 차 있었고, 오만했고, 그리고 사실은 그것보다 더 아이스가 떠나는 게 무서웠으니까. 

그러니 매버릭 입장에서는 이 일도 가만 둘 수 없었지. 군내 높은 사람들과 심지어 국회의원들이 모이는 연회 자리였음. 이번에 공화당 상원의원 중 한 명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매버릭이 소속된 부대가 담당한 큰 임무를 무사히 성사시킨 주요 인물로서 피트 미첼은 당연히 참여해야 했지만, 또 '당연하게도' 피트는 가지 않으려고 했어. 하지만 아이스가 간다잖아. 아이스는 다른 극비 임무에 투입된 어머니 톰 카잔스키 시니어 대신으로 참여해야 했고.

연회 전 날 갑작스럽게 어머니 대신 참여하게 된 아이스는 침대에서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음. 빠질 수 있는 네가 부럽다. 분명 재미없을 거야. 유머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잔뜩이겠지. 특히 공화당 의원들. 아마 어머니에 관해서나 계속 물어댈텐데, 했던 얘기 또 하는건 지겨워….

"공화당… 그 사람도 와? 재스퍼 어빙?"

답지 않게 늘어지듯 투덜거리는 목소리는 아이스한테는 듣기 어려운 목소리였음. 하지만 매버릭은 눈은 가늘게 뜨고 제법 날카롭게 물었지. 재스퍼 어빙. 전에 딱 한 번 본 적 있는 남자는 전에도 비슷한 연회 자리에서 본 적이 있는데, 아이스를 제법 길게 붙잡고 이야기를 했음. 매버릭은 들을 수 없었지만, 멀리서 보는 매버릭이 놀랄 정도로 아이스가 무례하다시피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도 억지로 붙잡고 있었거든. 심지어 그의 손은 아이스의 반대편 팔꿈치를 잡고 있어서 거의 아이스의 허리 뒤를 감은 거나 마찬가지인 모양새였어. 그 날 생각을 하자 매버릭은 잠이 확 달아나는 거 같았음. 매버릭은 노곤하게 누워있던 몸을 단번에 일으켜 앉았지.

"내일 나도 가. 같이."

"…일단 속옷부터 입고 말해, 피트."

하지만 간다고 해서 어쩔 수 있겠어? 피트도 꽤 높은 공을 인정받아서 오긴 했지만 어쨌든 부대의 소령으로 온 거고, 톰은 무려 '다른' 카잔스키, 그러니까 '카잔스키 중장' 을 대신해서 온 건데. 그때와 같이, 피트는 한참을 떨어진 곳에서 아이스를 보고 있었음. 그리고 피트의 경계 대상 1호 재스퍼 어빙이 나타났지. 역시나. 그는 처음부터 피트보다 더 멀리 멀찍이,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있다가 아이스에게 다가갔음. 그리고 매버릭은 보았지. 재스퍼가 자연스럽게 아이스 허리를 감싸려다가 당황한 아이스의 손에 저지당하는 걸 말야. 

지난번과 같이 당황할 새는 없었음. 마침 재스퍼는 홀로 아이스에게 왔고, 아이스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재스퍼에게 뭔가 소곤거리려고 하는 순간 매버릭은 바로 둘 사이를 밀어냈어.

"피트?!"

"의원님, 죄송하지만 지금 행동이 굉장히 무례하시다는 건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매버릭!"

다행히 아이스가 최대한 소리를 죽였기때문에 아직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어. 그에 반해 재스퍼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과- 조금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음.

"자네가 피트 미첼이군."

"예, 그리고 제가 톰 카잔스키의 연인도 같이 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이죠. 그러니 의원님께서 하시는 행동이 얼마나 톰에게 무례하고, 동시에 제게도 무례한 행동이라는 걸 아시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자네가 톰 카잔스키의 연인이라고?"

"매브 제발! 내가 설명할게. 미스터 어빙, 여기서 이러시면 다른 사람들이 다 듣습니다."

"네, 어빙 의원님. 거기에 어떤 문제라도 있을까요?"

"아니, 문제는 없을 거라 믿네. 없어야지. 그냥 좀 묘해서 말이야."

"의원님!"

"기막힌 우연일걸. 나도 톰 카잔스키의 연인이거든. 정확히는 톰 카잔스키 시니어의 남편이지만."

"…네?"

"아버지, 제발…."

이렇게 되는거 보고싶다.ㅋㅋㅋㅋ 시니어 워낙 바쁘고 마찬가지로 어빙도 워낙 바빠서 둘이 거의 얼굴도 못 보는 몇 개월이 엄청 길었겠지. 심지어 중요한 임무때문에 이동된 부대가 너무 멀어서 시니어는 한동안 부대 근처의 관사에서 살고 있었고 그나마 같이 해군에 있는 아이스는 어머니 소식을 조금은 알았음. 부대끼리도 가까워서 자주 방문하기도 했고. 그래서 어쩌다 아이스 연회에서 만날 일 있으면 어떻게든 아이스한테 시니어 소식을 묻는 재스퍼…. 근데 문제는 매버릭 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스 아버지가 재스퍼 어빙인걸 모름. 아이스가 어머니인 시니어 성을 따르기도 했고, 최소한 군대 내에서는 어디 탁상 공론이나 하는 상원의원 나부랭이(!) 보다 실현 불가능한 임무들을 직접 성사해낸 영웅적인 중장이 더 영향력있고 유명하니까, 아이스의 부모님을 논하자면 대부분의 동료들은 '쟤가 그 대단한 톰 카잔스키의 시니어의 아들이라며? 아버지는 무슨 사람이냐고? 몰라, 뭐 시의원이랬나.' 이렇게 되어버린거ㅋㅋㅋㅋ 근데 어머니 후광만으로도 평소에 충분히 부담스러운 아이스 어떻게든 아버지가 재스퍼 어빙인거 안 들키려고 밖에선 티내지 말라고 수십번의 약속을 받아냈지만 습관이 무서운지라… 맨날 집에서 물고빨고 하던 (어릴적) 아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다고 손이 먼저 나가는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거지. 

결국 오해는 풀고 귀가 터질만큼 붉어진 매버릭과 아이스를 두고 앞에서 승리의 미소를 짓는 어빙… 나중에 숙소 돌아와서 아이스가 매버릭한테 무슨 정신으로 그랬냐고 물으면,

"그 사람… 아니, 네 아버지… 네 취향으로 잘생기셔서 혹시 너한테 작업거는거면…네가…넘어갈까봐…."

하고 잔뜩 부풀은 목소리로 말하는 매버릭에 오랜만에 기분좋게 웃는 아이스겠지.





매브아이스 맵아 (약)어빙시니어

2024.05.02 01: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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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한 매버릭 너무 ㄱㅇㅇ ㅋㅋㅋ
[Code: 6c77]
2024.05.02 01:37
ㅇㅇ
모바일
매브 진짜 사랑스럽다 든든해 ㅎㅎ
[Code: 481e]
2024.05.02 0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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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오해한 매버릭 너무 귀여워
아이스 행복할듯ㅋㅋㅋㅋㅋ
[Code: b796]
2024.05.02 05: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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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이야 아이스 진짜 제대로 행복했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14d5]
2024.05.02 08: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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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 ㄱㅇ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eb1]
2024.05.02 09: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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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일인 줄 알았는데 그냥 팔불출 아빠였잖아 ㅋㅋㅋㅋㅋㅋ 아이스 좀 더듬(?)었다고 바로 경계하는 매버릭 진짜 웃기고 귀엽다 ㅜㅜㅜ
[Code: 1f80]
2024.05.02 09: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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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매브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Code: aeec]
2024.05.05 02: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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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어빙이 우연이네 나도 톰 카잔스키의 연인이라 할 때 얼마나 재밌었을까ㅋㅋㅋㅋ
[Code: 9608]
2024.05.06 23: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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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ㅠㅠㅠㅠㅠ 미치겟다…… 악악악악 악……………. 귀여워 이 가족 ㅋㅋㅋㅋㅋㅋ
[Code: 89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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