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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00:26


망할 제트 기류, 망할 캐노피, 망할… 매버릭.
구스가 들어간 수술실의 문앞에서 매버릭이 했던 생각이야. 매버릭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어. 작동하지 않던 조종간, 빙글빙글 돌며 추락하던 톰캣, 제대로 열리지 않았던 캐노피와 피를 흘리며 쓰러진 구스…. 매버릭의 손이 덜덜 떨렸지. 하지만 더욱 끔찍했던 건 뭔지 알아? 구스가 수술을 끝마치고 중환자실로 이동할 때, 캐롤이 매버릭을 원망하지 않고 끌어 안아 주었다는 거야. 괜찮아, 피트. 닉도 당신도 살아있잖아. 


아, 망할. 
나 어떻게 해야 하지? 구스?
너무도 죄스러워서 숨조차 쉬지 못할 것 같아.



매버릭은 터덜터덜 걸었어. 
구스는 다행히 호전되어 일반 병실로 이동했어. 의식도 되찾았고, 오랜 대화를 할 수준은 아니지만 몇 마디 말도 한다지. 하지만 매버릭은 구스를 찾아갈 수 없었어. 붕대로 칭칭 감은 구스를 보면 매버릭은 또 무너질 것만 같았지. 그날의 기억은 조종간도 쥘 수 없을 만큼 끔찍한 트라우마로 남았어. 제스터와 바이퍼가 사고는 사고일 뿐이라며 네 잘못이 아니라고 아무리 다그쳐도 매버릭은 전투기를 몰 수 없었지. 탑건 수석은 개뿔. 간신히 졸업만 해도 다행일 지경이야. 매버릭은 고개를 들었어. 


언제부터인지 비가 내리고 있었어.
매버릭은 비를 피하지 않고 그걸 그대로 맞았지. 춥지도 아프지도 않았어. 그냥, 그랬지. 



그때, 문득 매버릭의 머리 위로 비가 멎었어. 
정확히는, 누군가가 우산을 건넸지. 아이스맨이야. 매버릭은 창백한 얼굴로 아이스맨을 돌아보았어. 아이스맨은 그 특유의 차분한 눈빛으로 매버릭을 바라보았어. 이제 저 입술에서 어떤 힐난과 잔소리가 흘러 나올지, 매버릭은 쓰게 웃었지. 너나 써, 필요 없어. 하고 몸을 돌리려는 걸 아이스맨이 붙들었어.


쓰고 가. 매버릭. 
필요 없다고. 
감기 걸려. 쓰고 가. 


그는 다시 한 번 단단히, 매버릭의 손에 우산을 쥐여 주었지. 문득 파란 보석이 박힌 해사 반지가 빛이 바랜 채로 빛났어. 매버릭은 우산을 쓴 채로 가만히 아이스맨을 돌아보았지. 아이스맨의 등이 젖고 있었어.


… 구스의 부상은 정말 유감이야. …미첼.


아이스맨은 잔소리도, 힐난도, 흔한 사고나 불운,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 대신 담담하게 위로의 뜻을 전했지. 그 말이 왜, 매버릭의 마음에 그리도 박혀드는 지 모르겠어. 매버릭이 고장난 인형처럼 서 있던 동안, 따뜻하게 우산을 쥐여준 손길이 떨어졌어. 아이스맨은 등을 돌려 빗속으로 뛰어 들었어. 매버릭은 젖어가는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지. 


이상하지. 
우산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비를 막아주고 있는데, 앞이 여전히 부옇게 보여. 뺨을 타고 뜨거운 빗물 같은 게 떨어지지.

그제야 매버릭은 제가 울고 있던 걸 깨달았어. 



...


만약 구스가 생존했다는 루트로, 아직 사귀기 전의 이랬던 아이스매브가 보고 싶다 




#아이스매브
2024.04.29 00:47
ㅇㅇ
모바일
구스가 살았는데도 매버릭의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될 수 없을 것 같아서 맘아프다 그래서 아이스의 한마디가 매버릭에겐 큰 위로가 됐을거야 그렇게 한바탕 울고 구스 찾아가는거지 맵? 사귀기 전 아맵도 풋풋하고 설레 ㅠㅠㅠㅠ
[Code: a4f6]
2024.04.29 05:56
ㅇㅇ
모바일
진짜 아이스답게 위로하는거 너무 좋아 ㅜ
[Code: 95b4]
2024.04.29 14:21
ㅇㅇ
모바일
아이스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ㅠ
[Code: 8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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