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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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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ㅈㅇ + 개연성 없음 ㅈㅇ + 썰체 ㅈㅇ + 노잼 ㅈㅇ + 두서없음 ㅈㅇ 

의도치 않은 사고로 범블비와 벌크헤드에게 스모크스크린과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들킨 것은 다소 당황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차라리 그 두 사람에게 들킨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거야. 왜냐하면 이 저택이라고 하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소문이라는 것이 얼마나 빨리 퍼지는지 너붕은 가장 가까이에서 그것을 체감한 경험이 수두룩하기 때문이었겠지. 그렇지만 적어도 그 두 사람이라면 섣부르게 먼저 자신과 스모크스크린의 사이에 대해서 가볍게 입을 열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아니,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그럴거라고 두 사람을 믿는 수밖에...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이 착각이기를 바라며 너붕은 곧 있으면 다가올 휴일을 위해 열심히 일에 몰두했을거야. 그리고 너붕과 스모크스크린 두 사람 모두가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낸 끝에 드디어 기념적인 첫 데이트 날이 찾아왔겠지. 

당연히 스모크스크린은 저택의 앞까지 너붕을 데리러 오겠다며 눈을 반짝였지만 너붕은 펄쩍 뛰며 절대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을거야. 누가 우리 둘 사이를 눈치채기라도 하면 어떡하냐는 너붕의 걱정섞인 이야기에 스모크스크린은 해맑게 친구사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대답했다가 너붕의 강렬한 눈빛에 곧바로 입을 다물어야만 했어. 어쨌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너붕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한 덕분에 스모크스크린과 너붕은 시내에서 만나는 것으로 약속을 잡았을거야.

그렇게 약속 당일 아침이 되었을 때, 너붕은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지만 괜스레 아침 일찍부터 눈이 떠졌겠지. 스모크스크린과 같이 시간을 보낸 적이 적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사귀기 전의 일이고,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잖아? 게다가 정식으로 연인사이가 된 이후 처음으로 단 둘이 보내는 휴일인데, 뭔가 꾸미기라도 해야하나 싶은 마음도 들었을거야. 

하지만 너붕은 메가트론이 건네준 목걸이를 제외하면 장신구라고 부를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을 뿐더러, 그걸 스모크스크린과의 데이트에 차고 간다니,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할 짓이 못된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염두에도 두지 않았겠지. 물론 그걸 제외하더라도 화장품도 없는 데다가 옷장에 있는 외출복들도 최소한의 사람노릇을 하기 위해 갖추고 있는 무난한 옷 몇 벌이 전부여서 특별히 할 것도 없었지만 말이지.

결국 너붕은 이전에 스모크스크린과 어울릴 때 입었던 평상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섰을거야. 그래도 괜스레 나가기 전에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신은 구두가 더럽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신경을 쓰긴 했겠지. 그렇게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옷차림을 확인한 이후에 너붕은 한번 깊게 심호흡을 하고 약속장소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었어.
 
---***---

너붕이 시내에 도착한 것은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이른 시간이었어. 사실 마음만 먹었다면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었겠지만 스마트폰도 없는 이 세계 속에서 괜히 먼저 도착했다가 붕 떠버린 시간을 어떻게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타협을 본 너붕이었지. 30분 정도면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적당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니까. 그런데 너붕은 약속장소인 광장의 분수대로 발걸음을 옮겼을 때, 스스로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거야.

일단 약속장소에 스모크스크린이 먼저 나와있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어. 너붕이 당황한 것은 스모크스크린의 옷차림 때문이었을거야. 이전에는 항상 저택 안에서만 만났기 때문에 너붕이 자주 봤던 스모크스크린의 모습은 훈련복이나 갑옷을 입은 것이었고, 아주 가끔씩 중요한 일로 옵티머스를 만나러 왔을 때 제복을 차려입은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거든. 

게다가 범블비나 벌크헤드와 함께 시내로 놀러나갈 때에도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법한 평상복 차림이어서 너붕 입장에서는 스모크스크린의 모습이 어떠하든 그다지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단 말이지. 그런데 오늘의 스모크스크린은 너붕이 기억하는 평상시의 모습과 사뭇 달랐을거야. 제복처럼 지나치게 각이 잡힌 복장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옷차림에 신경을 썼다는 티가 나는 데다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스모크스크린의 모습이 확실히 눈에 띄었거든.

그리고 자연스럽게 너붕은 스스로의 옷차림을 다시 한 번 내려다보게 되었을거야. 물론 입을 옷이 별로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평소에 입던 외출복을 입은 너붕과 너무나도 비교되는 스모크스크린의 모습에 너붕은 진지하게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던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를 진지하게 고민했겠지. 하지만 너붕이 발걸음을 돌리기도 전에 스모크스크린이 너붕을 발견하는 바람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어. 

당황한 너붕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고, 스모크스크린은 주인을 발견한 강아지마냥 활짝 웃으며 너붕을 향해 달려왔을거야. 자신도 이제 막 도착한 참이었다는 되도 않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너붕은 현재 창피해서 죽을 지경이었거든. 스모크스크린에 비해서 자신의 신세가 초라하기 그지없는 것만 같아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스모크스크린의 기대치에 자신이 한침이나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미안함과 두려움 때문이기도 했겠지. 

결국 너붕은 스모크스크린의 반가운 인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이고는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거야. 하지만 그런 너붕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할 스모크스크린이 아니었기에 스모크스크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어디가 아픈거냐고, 무리해서 나온 것은 아니냐며 오히려 너붕의 상태를 걱정해주었어. 결국 너붕은 한참 말을 더듬다가 간신히 오늘 입은 옷이 평소와 많이 다르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을거야.

다만 너붕의 의도와는 다소 다른 의미로 이야기가 전달된 것인지, 스모크스크린은 그렇게 별로냐며 잔뜩 울상인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지. 그 모습에 너붕은 다급하게 손을 내저으며 너무 잘 어울린다고, 역시 얼굴이 받쳐주니까 뭘 입어도 어울린다며 엄지까지 들어보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거야. 하지만 스모크스크린의 표정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다시금 너붕에게 질문을 던졌지. 

"허니, 아까부터 표정이 너무 안좋아보여서 묻는거야.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니지?"

그 질문에 너붕은 그럴 리가 있냐고, 아무런 문제도 없다며 애써 내색해보려 했지만 자신은 진지하다며, 무슨 일이 있는거라면 솔직하게 자신에게 말해달라는 스모크스크린의 눈빛을 너붕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겠지. 결국 너붕은 한참을 망설이다 스모크스크린과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비교되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처음으로 하는 데이트인데 너무 무신경하게 군 것 같아서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을거야.

...그런데 너무 속좁아보이지 않나? 자기 애인보다 못난 것 같아서 속상하다니, 자격지심도 아니고... 사귀기로 한지 한달밖에 안지났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나?... 그냥 끝까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걸 그랬나... 지나치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너붕의 머릿속에는 또다시 새로운 걱정거리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어. 결국 너붕은 괜히 신경쓰게 해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건넸을거야.

하지만 스모크스크린의 행동은 너붕의 예상을 한참이나 넘어서는 것이었어. 스모크스크린은 다정하게 너붕의 손을 잡으며 뭘 입어도 예쁘기만한데 왜 그런 고민을 하는거냐며 미소를 지어보였지. 그리고는 자신을 신경써줘서 고맙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너붕의 기분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을거야. 연애가 처음이라는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능숙한 대처에 너붕의 얼굴은 이미 새빨갛게 달아올라서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을거고, 결국 너붕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짤막하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이었어. 

그런 너붕의 모습을 귀여워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던 스모크스크린에게 너붕은 괜스레 빨리 가자며 잡은 손을 이끌며 발걸음을 재촉했지. 스모크스크린은 자신보다 한참 작은 너붕의 손길에 몸을 맡기며 얼굴 위로 떠오르는 미소를 숨기지 않았을거야.
 
---***---

살짝 어색했던 분위기도 잠시, 너붕 입장에서는 거의 반년만에 밖에 나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이곳저곳에 시선을 두기 바빴을거야. 길거리의 작은 노점상 하나에도 눈을 반짝이는 너붕의 모습에 스모크스크린은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너붕의 손을 꼭 잡은 채 너붕의 사소한 반응에도 쉴새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어.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 아차, 싶은 마음에 너붕은 조심스럽게 스모크스크린의 눈치를 살폈어.

"아, 미안... 내가 너무 내 이야기만 했지?..."
"전혀. 나는 더 듣고싶은데?"

우리 그동안 못한 이야기가 많았잖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스모크스크린의 목소리인데, 어째서인지 귀에 온 신경이 집중된 것마냥 간지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결국 너붕은 묘한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유난히 거리의 분위기가 좀 들뜬 것 같다며 대화의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렸을거야. 

그러자 스모크스크린은 오랜 시간동안 제국의 위협이 되던 원인이 사라졌는데 당연한 것이라며, 이 모든게 너붕 덕분이라고 작게 속삭였어. 에이, 그게 뭐 나 덕분이냐. 뒷수습은 다른 사람들이 다 했는데... 너붕의 말에 스모크스크린은 옵티머스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 서운해 할거라며, 이 제국의 시민들은 너붕 덕분에 구원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며 말을 이어나갔어. 

"아니, 자신감이고 뭐고... 너무 큰 일이어서 그런가, 현실감이 너무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여하튼 좀 그래."
"나도 허니랑 사귀게 된게 아직도 꿈만같은데. 그거랑 비슷한건가?"
"야 넌 진짜!... 그거링 이거랑 같아? 못하는 말이 없어!..."

쉴새없이 치고 들어오는 스모크스크린의 애정공세에 너붕은 또다시 얼굴을 붉혔어. 어째 사귀기 전이랑 사귀기 시작한 후의 이미지가 정 반대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내 착각이니?... 너붕의 이야기에 스모크스크린은 또다시 평소의 무해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은 언제나 너붕을 향한 마음만큼은 한결같았다며 은근슬쩍 대답을 넘겨버렸을거야. 그렇게 서로 티격태격하며 거리를 걷던 도중, 스모크스크린이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너붕에게 질문을 던졌어.

"허니, 허니도 메가트론의 즉위식에 참석하는거야?"
 
오... 맞다, 그게 남아있었지?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했네. 너붕은 기억의 저편에 넣어두었던 그날의 일들을 어렴풋이 떠올렸을거야. 자신의 즉위식에 참석해주기를 바란다는 메가트론의 권유부터 시작해서 자기 신부가 되라는 뭔 말도 안되는 헛소리들을 말이지. ...그러고보니 즉위식이 내년 이맘때라고 하지 않았나? 아오 진짜 가기 싫어...

상상만 했는데도 벌써부터 기가 쪽 빨리는 느낌에 너붕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스모크스크린은 가기 싫은데 억지로 가는거라면 옵티머스에게 말을 하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췄을거야. 메가트론의 즉위식 이야기가 나온 이후로 안색이 좋지 않아졌다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지. 

그 이야기에 너붕은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고, 다시금 걱정시켜서 미안하다고 손을 내저었을거야. 하지만 그런 모습에 스모크스크린이 너붕과 함께 맞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이런 이야기를 했을거야. 너붕은 항상 뭔가 문제가 생기면 숨기려고만 한다고,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낸다고 말이지. 그리고는 뒤이어 애인인 자신에게 좀 더 의지를 해줬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을거야.

다만 너붕 입장에서는 몇 번씩이고 뻔뻔스럽게 스모크스크린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소금까지 뿌렸던 입장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하느냐는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다시는 스모크스크린이 마음에 짐을 지게 할만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겠지. 하지만 스모크스크린은 사랑하는 이의 아픔이나 짐을 함께 나눠들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자신을 좀 더 의지해줬으면 한다며 너붕과 눈을 맞췄을거야.

너붕은 그런 스모크스크린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 사랑하는 상대이기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 법이라고, 어떻게 자기가 뻔뻔하게 그럴 수 있겠냐며 시선을 회피했어. 하지만 스모크스크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끈질기게 너붕의 시선을 좇으며 그렇다면 자신은 언제까지고 너붕이 그런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웃어보였지. 

그 한마디에 너붕은 어째서인지 잠시 마음 한 켠에 자리잡았던 불안감이 녹아내리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을거야. 아무런 대가도 없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믿어주고, 아껴주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에 안정감이 찾아왔거든. 잠시 망설이던 너붕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기보다는 스모크스크린의 호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지.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그런데, 딱히 즉위식에 가기 싫...은건 아니야. 그냥 좀 부담스럽고 귀찮아서 그렇지. 내 성격 잘 알잖아."

그리고 네가 곁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어. 그렇게 덧붙이며 어깨를 으쓱, 하는 너붕의 모습에 결국 스모크스크린이 먼저 백기를 드는 수밖에 없었을거야.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두 사람의 즐거운 시간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갔겠지. 스모크스크린이야 머무르는 거처가 따로 있고 출퇴근의 개념이 있지만 너붕은 아무래도 숙소가 저택 안에 있는 데다가 오늘은 외박 신청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슬슬 저택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거야. 아무리 오랜만의 외출이 즐거웠다고 해도 무단으로 외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스모크스크린도 그런 너붕의 상황을 알고 있으니 괜히 너붕과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아쉬운 티를 내긴 했지만 이내 저택의 근처까지 바래다주겠다며 너붕을 이끌었어. 그렇게 두 사람은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을 걸었을거야. 그리고 어느새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할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겠지. 

헤어지기 아쉬운 것은 너붕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스모크스크린을 붙잡아둘수도 없는 노릇인 데다가 괜히 저택의 사람들이 자신과 스모크스크린의 모습을 보고 이상한 소문이라도 퍼뜨리면 도저히 수습이 안될게 뻔히 보이니까... 결국 저택으로 가는 한적한 길목에서 너붕은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보라며 스모크스크린을 돌려보내려 했어. 그런데 너붕이 저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뒤를 돌았을 때, 갑자기 스모크스크린이 너붕의 이름을 불렀을거야.

무슨 일이냐며 뒤를 돌아본 너붕은 갑자기 눈 앞에 내밀어진 꽃 한송이에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을거야. 분홍색의 하늘하늘한 꽃잎을 가진 꽃이었지.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계속 뒷짐을 지고 있는 것 같더라니, 이것 때문에 그랬구나. 너붕은 너무 기쁘고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도 언제 이런걸 준비했냐고, 정말 고맙다고 기쁘게 웃어보였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스모크스크린은 원래대로라면 아까 줬어야 했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꽃을 잘 몰라서 너붕과 어울리는 것으로 골랐는데 좋아해서 다행이라고 말하며 웃어보이겠지. 그러면서도 역시 너붕은 웃는 모습이 제일 좋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며 너붕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어.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놀란 너붕의 얼굴이 다시금 빨개지는 모습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던 스모크스크린은 내일 보자며 힘차게 힌사를 하고는 너붕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자신의 자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떼었겠지.

그런데 어째서인지 스모크스크린의 표정은 아까와는 다르게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을거야. 선물도 건네주고, 너붕의 웃는 얼굴도 봤으니 완벽한 하루일 것 같았지만 사실 전해주지 못한 것이 남아있었거든. 스모크스크린은 여전히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원래 건네줬어야 할 물건을 이리저리 손 안에서 굴려보다 답지 않게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지. 사실은 꽃이 아니라 이걸 전해줬어야 했는데, 어떻게 그 상황에서 이런걸 건네주냐고!... 

"아오, 진짜!... 이상해보였으려나? 아니, 그런데 허니가 부담스러워할게 뻔히 보이는데..."

자신의 마음을 받아준 것 자체가 너붕에게 있어서 크나큰 용기였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스모크스크린이었기에, 조바심을 내지 말고 기다리자고 스스로에게 몇 번씩이고 되새기듯 이야기를 하곤 했어.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새 너붕을 생각하며 준비한 선물이 손 안에 들어와 있었겠지. ...그래, 너붕에게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신은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어. 언젠가는 이걸 건네줄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겠지. 

죽은 것처럼 잠들어있던 너붕이 깨어날때까지, 그리고 너붕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쉴새없이 곁을 지키며 기다린 스모크스크린은 참을성 있게 다시 한 번 사랑하는 이가 먼저 자신에게 걸음을 내딛을 때까지 기다릴 자신이 있었어. 그것이 긴 시간동안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 왔을 너붕에 대한 예의이자 조금이라도 너붕을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이 되어줄테니까. 

트포, 트포너붕붕
2024.04.28 2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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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도 주고 데이트도 더 많이 해!!! 센세 달달하니 참 좋아
[Code: b723]
2024.04.29 0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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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롸벗 넘 조아요
[Code: c8d9]
2024.04.29 10: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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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타!!!
[Code: a48e]
2024.04.29 1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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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발내센세왔다
[Code: 93f8]
2024.04.29 10: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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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센세때문에 어지럽다 스뫀이 존나 연애고수인 거 아님???? 아니 이게 어딜봐서 초짜의 첫 데이트냐 자연스럽게 리드하고 마지막에 일부러 사귀는 거 알리는 것도 역시 순정복흑로봇이 맞다 센세 계좌열어 장난하는 거 아니야 아 감정선이 너무 아름다움 진짜 스뫀이가 보여주는 찐사때문에 열기 힘들었던 허니 마음이 열리고 내마음도 열리고
[Code: 93f8]
2024.04.30 0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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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식에 가게될까 안가게될까.... 스뫀이가 주려는 물건은 설마....💍?
[Code: e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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