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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1:26
메이저는 흐트러진 장미꽃 다발을 바라보았다. 뺨에는 꽃에 스쳐난 생체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사모님.’

마크가 선물한 장미꽃을 정리하며 허밍 하듯 노래를 부르던 메이저는 급하게 뛰어들어온 마크의 비서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비라도 맞고 달려온 듯한 모습의 비서에 메이저는 ‘아야.’하며 꽃을 놓쳤다. 손가락 깊이 박힌 가시에 피가 흘렀다.

‘사고가 났습니다.’

메이저는 무슨 정신으로 병원으로 향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마크와 마주한 메이저는 눈물을 참아내야 했다. 두 눈은 붕대로 감겨져 있고, 산소호흡기를 단 마크에게 속삭이듯 메이저는 중얼거렸다.

“마크, 마크. 내사랑”

메이저의 호흡이 거칠어지며 결국 마크의 손을 잡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사고는 두 달 전에 일어났다. 메이저는 엉망인 꽃다발을 정리하며 일어났다. 현관 앞에 미간을 좁히고 자신을 바라보는 둘째 도련님에 멈칫했다.

“그 성깔 다 받아주지 말고, 간병인 두라니까”

짜증이 묻어난 걱정에 메이저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저 널부러진 꽃들을 정리해 쓰레기통에 쳐 박았다.

“기억도 못 하는 예민하기만 한 새끼”
“마크를 그렇게 부르지 말아요. 도련님”
“로버트 연락은 왜 안 받습니까?”
“걱정시키기 싫어서요”

메이저는 새로운 꽃병을 꺼내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제이크 도련님이 로버트에게 잘 말해주세요”
“저는 잘 지내고 있다고”

메이저의 표정에 사라진 감정을 제이크는 읽어냈다. 마크의 옆에서 수줍게 웃으며 행복하던 메이저는 사라지고 없었다.

“직접 말해요”
“로버트는 똑똑해서…”

메이저는 새로운 장미꽃을 꺼내 다듬다가 말을 멈췄다. 그리고 제이크를 돌아보며 메이저는 말을 이었다.

“알아요. 찾아오면,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없어요”
“형수님”
“아버지가 절 데리고 갈 거예요”
“로버트가 그러지 않을 걸 알잖아요”
“도련님.”

마크는 날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



붕대를 감은 눈이 불편한지 아니면 심기가 불편한지 잔뜩 구겨진 이마를 보며 메이저는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마크의 앞에 내려놓았다. 메이저의 목소리에 잠시 펴진듯하지만 날카로운 말이 메이저를 향해 꽂혔다. 메이저는 밖의 날씨를 이야기하며 오늘의 요리를 하나둘 이야기하고 있었다.

“연기는 집어치워요”

마크는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손에 숟가락을 쥐여주는 손을 뿌리치고는 숟가락을 바닥에 던졌다. 예민한 청각은 메이저의 떨리는 목소리를 알아차렸다. 메이저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다시, 다시 내올게요”

알맞게 식혀낸 수프가 메이저의 다리를 덮었다. 식은 수프였음에도 메이저의 다리에 화상을 입힐 정도로 뜨거웠다.


“메이저?”

고통을 참아내고 나오는 메이저를 마주한 건 로버트였다. 따라 들어온 제이크를 로버트가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로버트는 메이저를 붙잡고 욕실로 향했다. 얼음을 챙겨오라고 소리치면서 찬물에 수프를 씻어내며 입술을 깨무는 로버트를 메이저가 붙잡았다. 얼음을 들고온 제이크가 로버트의 품에 쓰러지는 메이저를 붙잡아 안아들었다.

“속일 생각은 아니었어”

로버트는 말없이 제이크를 바라보다가 먼저 욕실을 나섰다.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를 따라나섰고 언제 왔는지 거실에 서있는 주의치를 보고는 눈짓으로 따라오라 일렀다. 제이크가 걸음을 옮기고 주의치가 사라지자 로버트는 메이저가 나왔던 문 앞에 섰다. 그리고 문을 벌컥 열었다.

“마크 세러신.”

넘어졌던 건지 지팡이를 찾는 손길을 바라보던 로버트가 말했다.

“기억도 못 한다고요? 제가 누군지도 모르겠죠”
“압니다. 제이크가”

로버트는 마크가 일어나는 걸 도와 그의 손에 지팡이를 들려주고는 방을 나섰다. 마크는 심장이 요동치며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있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로버트?”

잠에서 깨어난 메이저가 놀란 듯 로버트를 불렀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메이저를 모른척했다.

“나, 나 집에 가야 해”
“못 가”
“로버트!”
“아버지도 오시고 계셔”
“왜… 왜”

로버트는 메이저를 바라보았다. 마른 메이저의 손을 꽉 붙잡고 메이저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크 세러신이 기억을 잃은 걸 왜 말하지 않았어?”
“왜, 형이 그딴 취급을 받고 있는거야?”
“사랑한다고 아껴준다더니 다 거짓말이잖아”

메이저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말했다.

“마크 세러신이 형을 찾으러 올 때까지는 그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단호한 로버트에 메이저는 제이크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형수님, 저는 아무런 힘이 없어요. 베이비 말 들어요”
2024.04.28 01:45
ㅇㅇ
모바일
크아아악 기억 잃고 업보 쌓는 마크 너무 맛있다...
[Code: 2127]
2024.04.28 02:49
ㅇㅇ
모바일
억나더ㅜㅜㅜ
[Code: 417a]
2024.04.28 03:06
ㅇㅇ
모바일
갓무순의 시작에서......📸
[Code: bfc1]
2024.04.28 04:15
ㅇㅇ
모바일
업보 방아를 돌려라~~~~
[Code: 84d7]
2024.04.28 08:25
ㅇㅇ
모바일
미친 마크는 계속 앞 못보는건가 메이저한테 예민하게구는거 개좋음
[Code: 9cd7]
2024.04.28 10:51
ㅇㅇ
미쳤네 메이저를 잊고 함부로 대하는 마크라니... 밥이 데려오기까지 했으니 업보 청산은 멀고도 험하겠구나
[Code: 3eb4]
2024.04.29 09:00
ㅇㅇ
“마크 세러신이 형을 찾으러 올 때까지는 그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센세 나 이문장에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어ㅌㅌㅌㅌㅌㅌ 지금 기억도 못하고 앞도 안 보이는거야? 미치겠다 만약에 기억돌아오면 마크 본인 스스로가 제일 괴로울듯 어떡하냐(대충 입가리고 웃는 여우짤)
[Code: bb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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