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이는 대학생이고 역잘알임. 역사를 전공했거든. 그날은 별다를 것 없이 소꿉친구 카일과 밤샘과제를 끝낸 후 햄버거를 먹고 잠든 날이었지.


며칠동안 과제에 너무 피곤했던 붕붕이는 간만에 푹 자고 일어났는데 주변이 좀 이상한 거야. 내 방이 이렇게 아티스틱했나? 아니 대체 여기 어디여;;
그리고 곧 옆에서 말을 거는 소리가 들려왔음.







재생다운로드32.gif


“정신이 드십니까.”




Picsart_24-02-25_23-39-29-281.jpg


엥. 너 카일 아니냐?




재생다운로드26.gif


“사흘 밤낮을 꼬박 그리 계셨습니다. 항상 무리하지 말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롤플레잉인가 뭐지;;
딱 봐도 뭔가 심상치 않아. 고풍스러운 방 하며, 소꿉친구인 카일의 얼굴을 하고 카일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말투를 쓰는 이 사람 하며.
붕붕이는 이 상황에 장단을 맞춰야 할 것 같아서 눈치껏


“예....”


하고 답했지.



카일의 얼굴을 뒤집어쓴 사람이 나가자 금방 시녀 같은 사람이 약을 들고 들어왔어. 그래서 물었지. 혹시 방금 나간 사람 이름이 뭐냐고. 그 시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티모시 샬라메라고 답했어.


티모시 샬라메는 역잘알인 붕붕이가 잘 아는 이름이었어. 400년 전 HY 왕국에 있었던 반란의 수장. 실패한 혁명이었지만 현대적 기준으로 볼 때 그것은 부패한 왕조를 밀어내기 위한 정의로운 반란이었어. 그러나 반란은 제압되었고 그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지.


붕붕이는 시녀를 쪼아 알아냈는데 여기서 붕붕이의 이름은 허니 비이고 허니 비는 티모시 샬라메의 부인이며 둘 사이엔 딸도 하나 있대. 눈치빠른 붕붕이는 자기가 과거로 회귀했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챘어.


제 이름과 남편의 이름도 기억 못하다니 삼일을 쓰러져 있던 안주인의 머리가 맛이라도 갔나싶었던 시녀에게 붕붕이는 이 대화가 무조건 비밀이라며 입단속을 시켰음. 다행히 그 시녀는 충성심있고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어.




8ede264767d1e7df351b9c43930e379b.jpg


와미친;;;; 카일의 전생이 티모시 샬라메였나봐. 어쩜 저렇게 똑같이 생겼지. 귀에 ‘아 그래서 아라비아따소스 추가 해, 말아’ 라던 지난밤의 카일의 목소리가 스쳐 지나갔어. 저런 자식의 전생이 티모시 샬라메라니 매치가 안되잖아;;;




붕붕이는 처음에 하루 이틀이면 원래의 붕붕이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어. 눈앞에 펼쳐진 논문 사료가 며칠은 조금 즐겁기도 했고. 아니 근데 몇 밤을 자고 일어나도 붕붕이는 허니 비였어. 시바 이러다 영영 못 돌아가는 거 아녀?






97b995fcbded8300c611b87e7d95219f.jpg

..........



한달 반이 지나자 체념했어. 그려, 내가 허니 비여.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만약 영원히 돌아가지 못 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반란군 수장의 아내인 죄로 처참히 고문받고 죽겠지. 하지만 붕붕이는 주사바늘도 무서워한단 말임...


가만히 있을 수 없던 붕붕이는 조사를 시작해. 그리고 알아냈어. 지금은 반란이 시작되기 1년 전이라는 걸. 이대로 두었다가 만약 영영 붕붕이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붕붕이는 1년 뒤 잔인하게 죽음을 당할 터였어. 그 전에 자살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지만 내가 왜?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인생, 이런 식으로 억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았음.




그래서 남편인 티모시를 말리기 시작함.



재생다운로드f36c75a47973f536810f206da86fd3bb.gif


아니... 왕조가 부패하기는 했는데 구욷이 반란을 해야 할까나....? 거참 우리 딸자식도 있는데 괜한 위험 무릅쓰지 말고 그냥 편하게 조용히 삽시다. 예?



하지만 티모시는 단호하게 그럴 순 없다고 말했어.




재생다운로드7ac859892629f90eefd2d0dae94bac1f.gif


제가 사실은 미래를 볼 수가 있는디..... 이 반란은 실패한단 말이요.....




재생다운로드49.gif


그럴지언정, 옳은 것을 눈 앞에 두고 어찌 좇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아, 인간의 굳은 신념은 다이아몬드보다 강하다던가. 어쩌면 붕붕이의 말을 믿지 않는 건지 티모시는 흔들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어. 붕붕이는 환장할 노릇이었음. 물론 맞는 말이야. 티모시는 옳고 그들이 틀렸어. 비록 티모시가 역적으로서 무참한 최후를 맞더라도 역사는 그 죽음을 숭고히 기억할 것을 알아. 하지만 정의고 나발이고 붕붕이는 잔인하게 죽임당하고 싶지 않았어. 뭐 티모시처럼 이름이라도 남기면 몰라.








재생다운로드3ffbbb36c50fa1072b00456dbcdc2b77.gif


나는 그냥 개죽음인데 씨바 저 이기적인 샛기!!!!!!!









5d11c8401d3b62f9f8cf2af5ed897d37.jpg


......까짓거 그럼, 성공시키면 되잖아...?



붕붕이가 죽지 않을 선택지는 딱 두 개밖에 없어. 반란을 저지하거나, 반란을 성공시키거나. 그런데 제 낭군께서 도무지 멈출 것 같지가 않으니 방법은 저절로 하나밖에 남지 않은 거지. 게다가 붕붕이는 역잘알이라 역사 흐름은 꿰고 있으니 이걸 이용해서 요렇게 저렇게.....










5d11c8401d3b62f9f8cf2af5ed897d37.jpg


...해봄직한데?







이렇게 붕붕이는 먼 미래의 역사 교과서에 ‘Honey B’라는 이름을 새기게 될 세기의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붕붕이, 아니 허니 비가 여인의 몸으로 티모시와 반란군의 공동수장이 되는 이야기가 보고싶다. 허니 비는 반란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이유가 티모시만큼이나 강하니까 필사적으로 가담하는데 티모시는 열정 넘치는 역잘알 허니한테 폴인럽 하는거. 정략결혼이라 부부금슬이 좋지도 않았다길래 적당히 거리 두며 허니 비 흉내내고 있던 붕붕이만 당황할 듯. 게다가 소꿉친구 카일의 얼굴이라 더더욱 티모시가 부담스러운 붕붕이와 그 모습에 대환장쇼하는 티모시의 정치역사로맨스물을 내가 참 보고싶네...


결국 반란 성공시켜서 얼결에 왕후가 되어버린 붕붕이와 남편의 구애를 밀어내는 붕붕이때문에 점점 넹글 돌기 시작하는 왕 티모시도 보고싶고 다시 현생으로 돌아왔는데 역사를 바꾼 부작용으로 티모시의 후생이었던 카일이 티모시랑 허니사이의 일 전부 기억하게되는 바람에 여러모로 개난장판되는 것도 보고싶다....



약카일너붕붕?
2024.04.27 22:44
ㅇㅇ
모바일
나도 보고싶다 센세 다 압해해줘
[Code: b732]
2024.04.27 23:05
ㅇㅇ
모바일
와 이거다 센세!!!
[Code: 195a]
2024.04.27 23:13
ㅇㅇ
모바일
와 센세 이건 된다 무조건 된다 이거 억나더로 다 써주는거지??
[Code: 0d3d]
2024.04.28 02:06
ㅇㅇ
나 좋아한다 왕 티모시
[Code: 8e76]
2024.04.28 10:59
ㅇㅇ
모바일
아 개맛있어 센세 나도 보고싶어
[Code: 241a]
2024.04.28 11:23
ㅇㅇ
어나더 안주면 윗붕들은 죽소.,
[Code: 5b5a]
2024.04.28 13:39
ㅇㅇ
모바일
이건 진짜 어나더 없음 안 된다;;; 인간적으로;;;;
[Code: a072]
2024.04.29 00:31
ㅇㅇ
모바일
센세 이제 그걸 풀어주면 돼... 나 기다릴게 센세...
[Code: 87a8]
2024.04.29 21:14
ㅇㅇ
모바일
와 막문단 다 압해해줘 제발....
[Code: d6ba]
2024.05.06 18:31
ㅇㅇ
모바일
센세 억나더가 있겠지요....?ㅜㅠ
[Code: 95c6]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