슼탘

사실 브랫이 처음부터 이러려고 했던건 아니었음. 형들처럼 점잖고 멋있는 늑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조상 중에 늑대가 아니라 그냥 똥강아지가 있었던 모양인지 퇴근한 중위님만 보면 발라당 드러누워서 배부터 보여주는거지. 고작 반나절 떨어져있었던건데 집에서 버드 돌보고 집안일도 하며 있다가 중위님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너무 반가워서 헥헥거리며 배부터 까게 될거야. 그럼 중위님은 한참 현관 앞에서 늑대브랫을 쓰다듬어줘야 하는거지. 안그러면 브랫이 엄청나게 삐져버리거든. 근데 브랫이 만족할 만큼 쓰다듬어주려면 꽤나 힘도 필요하고 워낙 많은 면적을 만져줘야 하다보니 힘든거지. 늑대브랫이 만져서 싫어하는 부위가 없다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예뻐해줘야 했거든. 그래서 중위님도 삼십분 동안 현관 앞에 쭈구려 앉아서 만지다보면 조금 지치겠지. 특히 힘들게 일하고 온 날에는. 그래서 조금 만져주는 시간을 줄이려고 조심스럽게 제안해봤는데 그때 브랫이 잔뜩 상처받아서 꼬리는 축 내려간 채로 글썽거리면서 보더니 고개를 떨구는거야. 알겠습니다. 제가 귀찮다니 어쩔 수 없죠. 그렇게 말하면서 처량하게 뒤도는 남편을 어떻게 놔두겠어. 결국 내가 잘못했다고 네가 원하는 만큼 항상 만져주겠다고 하면 다시 꼬리가 올라와서 살랑살랑 흔들릴거야. 
그래도 너무 피곤한 날에는 브랫의 털이 온몸에 묻을 만큼 열정적으로 만져주는게 힘들어서 랜스한테 넌 안힘드냐고 했더니 레오는 안그러는데? 하는거야. 레오는 항상 근엄하고 진지하다구. 그래도 늘 귀엽지만. 랜스가 자랑스러운 듯 말하면 옆에 있던 레오가 수줍게 웃겠지. 네잇은 그때만큼은 브랫도 레오랑 버논처럼 조금 더 의젓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부러워지겠지. 케니는 다른 의미로 네잇을 부러워하고 있음. 브랫형부는 조신하구나 배만 보여주고.. 난 항상 덮쳐지는데.. 케니가 속으로 생각하는 것도 모르고 네잇은 레오한테 콜버트 막내가 늑대가 아니라 강아지인 것 같다고 투덜거리겠지. 레오는 애매한 얼굴로 미소 지었음. 사실 레오도 랜스를 볼 때마다 배 뒤집고 보여주고 쓰다듬어달라고 바닥을 이리저리 뒹굴고 싶은데 체면 때문에 간신히 참고 있는거였거든. 사실 레오는 그런 체면이나 간지 따위 다 내려놓고 마음껏 예쁨 받는 막내가 부러움.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 콜버트와 픽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