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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21:28
돼쥐의 친척이라는 작은 꼬마를 본 크리스의 감상은 "어디서 낳아온 거야? 왤케 똑같아?"였음. 배리는 어릴 때 듀크 형이랑 같이 놀면 사람들이 형제라 착각하기도 했다며 웃었고, 자기 친아빠랑 닮은 배리가 덜 무서운지 배리의 곁에 붙어지내는 꼬맹이를 보며 크리스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음.

입도 짧고 조용하고 얌전하기만 한 꼬마를 보며 애새끼는 원래 지랄맞고 울고 떼쓰고 사고쳐야하는데 쟤는 왜 저러나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배리의 말에 크리스는 그냥 잠자코 지켜보기로 마음 먹었음.

그런 크리스에게 요즘 새로운 고민이 생김. 어린 꼬마는 돼쥐가 지켜보라 그래서 그러려니했는데 요즘 주방 식재료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거든.

막 큰 건 아니고 자잘자잘하게 과일 조금, 견과류 조금, 입이 심심하면 먹으려고 잘라놓은 오이나 당근 조금이 사라지는 걸 보며 돼쥐가 애를 데려오더니 입맛이 더 도나? 하고 생각했는데 정작 돼쥐의 먹는 양은 전이랑 똑같았음. 그럼 저 꼬맹인가? 싶어서 봤는데, 입이 짧은 꼬마는 조금 먹고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고 거실로 갔음.


이 둘이 아니면 누굴까 싶었지만 뭐 집에서 음식 조금 사라지는게 뭔 대수냐 싶어진 크리스는 주방을 더 깨끗하게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음. 그리고 그날 밤, 목이 말라 주방에 간 크리스는 물을 마시다가 조금 놀라운 걸 보게 됨. 행주 틈새에 앉아서 오이를 갉아먹는 작은 햄스터를 본 크리스는 이게 뭔가 하며 햄스터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크리스와 눈이 마주친 햄스터는 먹던걸 멈추고 크리스를 바라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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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라진 식재료들을 한번 떠올린 크리스는 저 째깐한 놈이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나 하는 생각에 못 본척 몸을 돌리더니 찬장에서 소스그릇을 꺼내 그 안에 견과류 한 줌을 담아서 행주 앞에 내려놓았음. 그리고 접시에 물도 하나 담아서 견과류 그릇 옆에 놓고 주방에서 나갔고, 주방 기둥 뒤에 숨어서 금색 쥐가 견과류를 먹는걸 보고 방으로 돌아갔음.

다음날 아침 반쯤 빈 견과류그릇을 본 크리스는 피식 웃으며 남은 그릇을 치웠음. 그날 이후 꼬맹이의 잠자리를 봐준 뒤에 주방에 와서 작은 그릇에 치즈나 견과류, 약간의 과일, 야채를 챙겨놓고 다음날 얼마나 먹었는지 보는 건 크리스의 일과가 됨. 돼쥐가 데려온 꼬맹이가 조금 동글동글해질 즈음에 밤에만 보이는 금색쥐도 동그래지는 걸 보던 크리스가 흐뭇해하던 크리스는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됨.


돼쥐가 돈 쓸 곳을 찾았다며 돈가방 두 개를 챙겨 경비행기 몰고 사라진 날, 간만에 혼술이나 할까 싶어서 양주잔을 꺼내고 거실에 앉은 크리스의 눈에 거실 바닥을 가로질러가는 금색쥐가 보였음. 저 작은 놈이 어디 사나 했더니 숨어있다가 밤에만 기어나와서 밥을 챙겨먹구나 싶어진 크리스는 주방에서 안 보일 위치로 자리를 바꿔앉아서 술을 마셨고, 뽀시락뽀시락 소리다가 사라지자 다시 거실 바닥을 주시하며 금색쥐를 기다렸음. 아까보다 볼록해진 볼따구를 한 금색쥐가 도도도도도도 달려가는 걸 본 크리스는 슬그머니 일어나서 금색쥐를 따라갔고, 작은 금색쥐가 꼬맹이 방에 들어가는 걸 발견을 함.

애 방에 쥐가 살아도 되나?? 애 건강에 안 좋은 거 아냐?? 싶어진 크리스는 발소리를 죽여 아이의 방으로 향했고, 조심조심 문을 연 크리스는 금색쥐가 꼬맹이로 변하는 정말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됨. 눈을 데구르르 굴려서 손에 쥔 술잔을 한번, 침대 안으로 들어가서 아까 재워놓고 나온 모양대로 눕는 꼬마를 번갈아 본 크리스는 이 술에 약을 탔었나 고민을 하며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았음.

그러고보니 언젠가 돼쥐에게 "아 맞다. 듀크 형네 형수님은 수인이라 그랬는데 자기 수인이 뭔지는 알지? 형수님은 다람쥐라 그랬는데 어쩌면 피트도 수인일지 몰라. 그럼 되게 귀엽겠다." 하고 얘기를 했었는데, 쟤가 그 수인인가 뭔가인가 싶은 거. 아, 그럼 금쥐가 저 꼬맹이구나, 어쩐지 꼬맹이가 동그래지니까 금쥐도 동그래지더라니... 크리스는 술을 마시며 거실로 돌아감.

그날 이후 크리스가 밤에 차려주는 꼬마도둑을 위한 식탁은 전보다 더 화려해졌음. 애가 뭐 말해줄 때 되면 알려주겠지만 사람 모습도 작고 금털쥐 모습 다 작은 애기니까 먹여서 키우면 얼라가 자신감이 붙어서 말해줄 것이다가 크리스가 내린 결론이었음. 그리고 집안 여기저기 작은 소동물인 햄스터(동물병원 가서 요만한 크기의 밀밭 같은 예쁜 금색에 콩알같은 까만 눈이 귀엽고 꼬리는 짤똥한 쥐는 무슨 쥐냐, 걔네 먹으면 되는 거랑 안 되는 건 뭐냐 물어보고 옴)에게 위험한 것들은 싸그리몽땅 치웠음.



친척집에서 햄스터수인인 걸 들켰다가 더럽고 냄새나고 징그러운 쥐새끼가 밥도 많이 쳐먹는다고 구박도 엄청 받고, 임시 보호자였던 큰아버지란 작자는 피트가 수인화만 하면 저놈의 쥐새끼 죽인다고 지랄했던 놈이었음. 먹는 걸로도 하도 구박을 받아서 크리스배리네 집에 와서도 먹는 시늉만 했던 피트는 배가 고파서 몰래 수인화해서 주방으로 숨어들었던 거였음. 밖에 놓여있던 오이를 먹으며 크리스와 마주한 어린 피트는 도망갈 생각도 못 하고 얼어붙었었음.

크리스가 귀엽다고 생각한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가 눈물로 젖어들어갈 때, 굳어버린 피트는 자기 앞에 수북하게 쌓이는 견과류와 물그릇, 그리고 먹으라는듯 자리를 피해주는 크리스를 보고 조심스레 움직였고 고소한 견과류를 정신없이 갉아먹었음.

방에 돌아와 인간으로 변한 피트는 무서운 아저씨는 날 싫어하지 않구나 하다가 잠이 들었고, 그날 이후 먹으라는 것처럼 차려진 여러 음식들과 물그릇을 보며 크리스(배리가 엄마아빠가 힘들면 이름으로 부르라 시킴)는 햄스터를 좋아한다고 생각을 했음.

주방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게 햄스터용 계단과 미끄럼틀이 생겼을 때 작게 쥑쥑거리며 좋아하던 피트는 크리스에게 나도 선물을 줘야겠다고 결심을 함.


다음날 저녁 꼬맹이의 잠자리를 봐주고 나온 크리스가 과일을 준비할 때, 손이 안 닿는 거리에서 크리스를 보던 햄스터가 슬그머니 다가왔음. 크리스가 뭔가 하고 보자 햄스터는 하트모양으로 깎은 당근을 앞에 내려놨고, 크리스는 피식 웃더니 "예쁘게 잘 만들었네. 고맙다. 많이 먹고 가서 푹 자라." 하며 조심스레 손을 뻗어서 햄스터의 작은 머리를 쓱쓱 쓸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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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준 이후 햄스터는 크리스가 야식을 준비할 때면 슬그머니 나와서 옆에서 구경을 했음. 크리스는 작은 구경꾼에게 먹을걸 주면서 "맛있냐. 이거 잘 먹어서 더 사다놨다."하고 챙겨주고 쓰다듬어줬음. 작은 햄스터의 모습으로 크리스와 친해진 피트는 매일 저녁 크리스와 함께하는 야식시간을 즐기게 됐음. 자기한테 작은 공도 굴려주고 되게 복잡한 미로 상자도 주고 놀아주는 그 시간은 피트에게는 아주 행복한 시간이 됨.

수인화를 들키던 날도 크리스랑 놀 생각에 수인화를 하던 피트는 방문을 열고 들어온 크리스를 보고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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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침대 위에 덩그러니 앉은 햄스터가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보자 크리스는 "아, 미안타.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니었고 네 전용 계단에 금이 가서 직접 데리러 왔는데..." 하며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고, 햄스터는 크리스를 보다가 이불 속에 쏙 들어감. 잠시 후 갈색 머리가 쏙 나오더니 "나 햄스터 아니어도 돼?"하고 묻자 크리스는 "어. 나와서 간식 먹고 더 놀다 자. 그 모습이면 저 장난감들로 노는 건 힘드니까 산책가자. 아이스크림 사줄게." 하더니 아이를 안아서 밖으로 나감.

크리스와 피트의 야식타임을 모른척 하고 있던 배리는 산책가자는 크리스와 크리스의 품에 안겨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웃는 피트를 보고 웃으며 겉옷을 챙겼음.


아빠가 그날 나한테 다른 말 안 하고 같이 나가자고 해줘서 되게 고마웠다는 매버릭의 말에 크리스는 아기돼쥐도 내 새끼고 금쥐도 내새끼인데 말할 게 뭐가 있냐고 하면서 먹기좋게 자른 사과를 매버릭의 입에 넣어줬고, 배리는 "그치~ 매일 밤 오늘 애가 미로를 막 통과하는데~ 하면서 너랑 뭐하고 놀았는지 알려주면서 내가 몰래 봐도 되냐니까 애 겁먹는다고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더라니까?" 하면서 크리스 놀려먹겠지. 그리고 아이스는 곤히 자는 다람쥐수인인 아기 캐피를 품에 안고 웃으며 얘기를 들을 것 같다.


아이스매브 크오
2024.04.27 21:37
ㅇㅇ
크리스 사랑 한가득 받고 힐링하는 햄쥐피트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평생 행복만 해야된다 우리 쥑쥑이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143]
2024.04.27 21:42
ㅇㅇ
모바일
따숩다 따수워 ㅠㅠㅠㅠㅠㅠ 행복해라 ㅠㅠㅠㅠ
[Code: f0fc]
2024.04.27 21:53
ㅇㅇ
모바일
크아아아 힐링된다ㅜㅜㅜㅜㅠㅠㅠㅠㅠ 넘 좋아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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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21:57
ㅇㅇ
모바일
크리스 햄스터가 뭔지도 모르면서ㅠㅠㅠㅠㅠㅠㅠㅠ 힐링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아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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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23: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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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햄스터 보고 금쥐 라고 하면서 잘챙겨쥬는거 너무좋다 ㅠㅠ 참애비 ㅠㅠㅜㅜ 피트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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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23: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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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고 따수워요ㅜ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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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1: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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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대가 무엇인지 정확히 몰라도 그냥 내주는거같다 크리스의 참사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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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7: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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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럽다 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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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8: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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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의 참애비 크리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9f7]
2024.04.28 12: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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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힐링 그 자체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돼쥐 가족 영원히 행복해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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