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호시탐탐 키드의 다리 사이를 보면서 노리고 있던건 로우였는데, 마침내 키드를 따먹고 일찍 튀려고 일어났을 때 옆자리가 비어있어서 확 기분이 나빠지겠지. 이새끼가 나보다 먼저 튀었네? 싶어서. 어제는 꼭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대하는 것처럼 다정하더니, 이 개새끼가... 사실 키드가 먼저 쿨하게 나서준다면 로우도 나쁠건 없었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상하는지도 모르고 부들부들 떨다가 룸 펼치고 바로 가버릴거야. 그 뒤에 키드가 정성스레 차린 아침을 갖고 온 것도 모르고. 키드는 로우가 벌써 갔길래 서운해져서 직접 차린 아침 먹으면서 꿍시렁댐. 사실 의외로 순정파인 키드는 원나잇 같은데 취미 없어서 오직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자는 타입일 듯. 그래서 잔다=사귄다 이거라서 로우랑 사귄다고 생각하는데 그 뒤로 로우가 항상 몸만 섞고 가버리면 킬러한테 칭얼대겠지. 트라팔가 녀석 너무 바빠서 데이트도 안해준다니까. 킬러는 아무리 생각해도 키드 혼자 사귄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지만 친구가 상처받을까봐 말은 못하고 듣기만 하겠지.
그렇지만 로우도 키드 때문에 엄청 설레면서 빡쳐있는 상태였음. 키드가 만날 때마다 꼭 정신없는 개처럼 꼬리 흔들면서 다가와서 치대고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게 손도 잡고 더 같이 있어달라고 칭얼댈 때마다 기대하게 됐거든. 하지만 아무리 기대해도 다음날 아침이면 이미 침대 옆자리는 비어있었을거야. 사실 키드가 새벽같이 일어나서 로우한테 대접할 아침을 차리러 간거였지만... 역시 키드의 목적은 제 몸 뿐인거라고 오해하겠지. 그럼에도 자꾸 키드가 좋아져서 스스로에게 빡친 로우가 일부러 정 떨어뜨리려고 키드 배에 있던 보물들이랑 비싼 술들도 다 훔쳐가버리는데 막상 전보벌레 울리면 좀 긴장해서 받겠지. 그런데 키드가 평온한 목소리로 보물이 필요했었냐? 얼마나 필요한데. 내가 더 모아둘테니까 나중에 가져가라. 하는거지. 그러면 로우도 당황해서 뭐야 엄청 쿨하네.. 싶을거야. 아무리 그래도 먹버당한 상처가 낫지는 않아서 계속 진상짓하는 로우랑 로우한테 줄 보물들 착실히 모으는 키드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