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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결국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거 아니겠어? 허니를 꼬셔내려면 허니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해야겠지. 드라마 보면 여자주인공은 꼭 뒷배경 좋은 서브남주 제치고 가진 거 없는 사랑 따라 가더만. 그래그래, 사랑은 조건으로 하는 게 아니야! 이, 가슴이 설레야 한다고.
한 번의 실패로 제이크에게 신뢰를 약간 잃은 티모시는 인터넷으로 ‘여자를 설레게 하는 방법’을 검색했어. 구글은 티모시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늘 그래왔듯이.


티모시는 컴퓨터 모니터를 향해 목을 죽 빼고 열심히 눈을 굴렸어. 스크롤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마우스를 딸깍거리고 꼼꼼히 비교분석을 해가며 모니터를 읽어댔지. 티모시는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고 티모시는 개중에서 가장 해봄직한 방법을 골라 ‘KILL B’를 채워 넣었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잡아 키스를 어째라 은근슬쩍 스킨쉽을 저째라 하는 등의 방법은 빼고, 어색한 사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법한 것으로. 티모시는 그런 발칙한 짓을 할 성정도 못 되었고 허니 입장에서 티모시는 그냥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변호인일텐데 부담스럽게 다가갈 수는 없었어. 아이러니하게도 티모시와 허니는 이미 수백 번의 키스를 나눴던 사이였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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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어필하기
   ⅰ. 외모
   ⅱ. 재력
   ⅲ. 행동
     1) 치명적인 눈빛
     2) 칭찬하기
     3) 눈 마주치면 미소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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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가 벌써 세 개나 생겼잖아. 티모시는 만족스럽게 미소지었어.
세상 사람들은 밥 먹고 연애만 하는지 상대를 유혹하는 방법은 놀랄 만큼 가지각색으로 많았어. 다행히도 티모시는 확실히 전보다는 무난한 방법을 골라냈지. 좋아, 검색엔진만 있다면 앞으로 허니를 꼬시는 건 문제 없겠어. 아씨 제이크한테 물어보지 말고 진작 구글에나 검색해볼걸. 티모시는 애꿎은 B 사의 지갑을 노려봤어.


사람이 실패를 한 번 겪으면 의기소침해질 법도 한데 도전정신에 자극을 받은 걸까 티모시는 더욱 굳게 주먹을 쥘 뿐이었어. 아니 오히려 구글을 등에 업고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지. 게다가 치밀하고 꼼꼼하기까지 한 티모시는 방심하지 않았어. ‘무기 1번은 얼굴, 허니 앞에선 무조건 잘생김을 유지하기.’


허니는 티모시에게 늘 온화한 말투로 조곤조곤 말을 했지만 항상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 마치 티모시에게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하지만 가뜩이나 독기를 품고 있던 티모시는 한 번의 실패로 조금 더 비장해졌고, 세 개의 무기로 더욱 자신만만해졌어. 벌써 허니를 꼬셔낸 기분도 들었지.








1) 치명적인 눈빛



티모시는 출근 전, 거울을 보며 이리저리 얼굴을 살폈어. 지금 티모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세팅을 한 상태야. 그래도 준비시간은 처음 상담할 때보다 짧아졌어. 그땐 3시간이 걸렸는데 오늘은 2시간 40분이 걸렸거든. 물론 늘 그렇지만 이렇게 공들인 날엔 참 저가 봐도 잘생겼지. 좋아, 허니를 꼬시기에 손색없는 상태야. 그다음 티모시는 거울 앞에서 나름 몇 번 연습해본.... 치명적인 눈빛과 표정을 지어보았어. 구글이 그러는데 여자는 ‘섹시하고 나른한 어른 남자’를 좋아한대. 뭐 보다 보니까 좀 섹시한 것 같기도 하고? 티모시는 기분 좋게 집을 나섰지.




-




“지금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재산에 따른 기여도예요. 그러니까 허니 씨가..”



티모시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남자가 된듯한 눈빛으로 허니에게 말하고 있어. 티모시는 복수도 복수지만 의뢰인을 승소로 이끌 의무가 있는 변호사였고 이 상담 또한 소홀히 할 수는 없었어. 그러니까 지금 티모시는 상당한 에너지를 들여 업무와 유혹을 멀티태스킹 중이야. 제 일에 열중하며 섹시한 눈빛을 날리는 남자라니, 내가 생각해도 치명적이잖아. 티모시는 살짝 자아도취된 상태로 작전을 진행하고 있었지. 허니의 표정, 눈빛, 행동을 섬세하게 살펴가면서.




어라.
그런데 허니는 티모시와 눈을 마주칠 때마다 자꾸만 시선을 피했어. 이전에 상담을 할 때엔 느껴보지 못한 반응이야. 허니는 마치 눈을 일부러 피하는 것 같았단 말이야. 보자, 이게 무슨 상황이지? 티모시는 착각인가 싶어 허니의 눈을 꿋꿋이 바라보며 말했어.




“그러니까 이 경우엔 데이비스 씨의 자산이 실질적으로..”




확실하다. 허니는 확실히 고의로 티모시의 눈을 피했어. 서류를 보다가 눈을 들어 티모시의 눈과 마주칠 때면 급히 다시 눈을 내려 서류를 꿋꿋이 바라보는 듯했지. 혹시 벌써......? 허, 참, 하! 섹시한 눈빛에 좀 설렜나 보네. 처음 보는 허니의 반응에 티모시는 살짝 기분이 고조되었어. 하마터면 히죽 웃을 뻔 했다니까. 티모시는 잠깐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어. 그리곤 속으로 외쳤지.









IMG_1916.jpeg

땡큐 구글!!!!!!!







“그렇기 때문에 확실히 데이비스 씨가 요구한 사항에,”
“저....”
“네?”


허니가 티모시의 말을 끊었어. 뭐지?



“너무 피곤하시면 다음에 뵐까요?”



엥.
티모시는 잠깐 말을 잃었어. ....네?






“오늘 너무 피곤해 보이셔서... 너무 급하게 처리하지 않으셔도 돼요...”



허니는 티모시의 치명적인 눈빛을 보고... 티모시가 졸리다고 생각을 한 거야. 티모시가 섹시한 눈빛을 위해 살짝 내려앉힌 눈꺼풀이 허니에겐 의뢰인을 위해 과로하는 변호사로 보인 것이었음. 티모시는 능력 있는 변호사라 빠른 업무속도를 보여주었던 것뿐인데 그게 더더욱 오해를 산 것 같아. 어쩌면 피곤해 죽겠는데 의뢰인을 만나서 짜증난 직장인처럼 보였으려나. 허니가 눈을 피한 건 안쓰러움과 괜한 미안함이었나봐.


티모시는 다급히 손사레를 치며 해명했어.
아니요, 허니 씨. 그게 아니구요, 그....

그렇다고 차마 ‘그게 아니라 내가 너를 유혹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치명적이고 섹시한 눈빛을 날려본 거란다.’ 라고 말할 수 없었던 티모시는 말문이 막혔고 더더욱 티모시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허니의 표정만을 받아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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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어필하기
   ⅰ. 외모
   ⅱ. 재력
   ⅲ. 행동
     1) 치명적인 눈빛
     2) 칭찬하기
     3) 눈 마주치면 미소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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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918.jpeg

젠장.





2) 칭찬하기



티모시는 허니에게 어떻게 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칭찬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


‘허니 씨, 오늘 예쁘네요.’
‘허니 씨, 목소리가 되게...’
‘허니 씨, 머릿결이 참...’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같은 관계에서 이런 말은 느끼해서 할 수가 없었어. 허니에게 이런 말을 했다가는 끼부리는 랜덤채팅남이 된 것 같은 스스로를 견디지 못할 게 분명했다고. 어떻게 하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스윗하게 칭찬할 수 있을까 티모시는 꽤 오래 고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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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씨, 시.... 가방이 허니 씨랑 참 잘 어울리네요~~”




그리고 그 결과물이 이 모양이었어. 티모시는 사실 허니가 들어오면 인사를 한 다음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발이 잘 어울린다고 칭찬하기로 했어. 허니는 항상 똑같은 로퍼를 신고왔거든. 그 로퍼를 좋아하는 모양이니 ‘허니 씨, 신발이 참 잘 어울려요.’ 라는 멘트와 함께 스윗한 말투로 말하면 허니가 좋아하겠지? 몇 번 연습도 했어.


아니 근데, 티모시가 ‘허니 씨, 시....’ 까지 말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오래 신은 흔적이 있는 운동화였어. 매번 깨끗하고 예쁜 로퍼를 신고 왔는데 하필 그날따라 허니가.... 꼬시려고 칭찬하는 건데 허니에게 ‘조금 낡은 운동화가 참 너랑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할 순 없잖아. 그래서 티모시는 급히 가방으로 우회했어. 다행히 가방은 단정했어. 당황해서 스윗한 말투는 미처 장착하지 못했지.

‘잘 어울리네요~~’

....말의 어미가 왜 저 따위로 나간 건지는 모르겠어. 티모시는 부끄러웠어.



허니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네, 고맙습니다. 샬라메 씨도 넥타이가 참 잘 어울리시네요.’ 하고 답했어. 저 바보 같은 말에 따뜻한 말투로 감사를 표하고 칭찬으로 받아치기까지 하다니 어쩌면 허니는 티모시 생각보다 훨씬 착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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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에게 단점이 있다면 아마 적당히를 모른다는 거겠지.



‘허니 씨, 가방이 진짜 예뻐요.’
‘허니 씨는 어떻게 이런 가방을 샀어요?’
‘색깔이 허니 씨랑 딱이네요. 가죽도 튼튼해 보이고, 쇼핑은 허니 씨에게 믿고 맡, ' (이후생략)
‘역시 S 브랜드의 가방이라 그런가? 디테일을 보는 안목이, ' (이후생략)


등등


티모시는 자기가 말하면서도 가슈탈트가 올 뻔했어. 부담스럽지 않게 칭찬할 목표물을 가방으로 정했던지라 티모시는 내내 가방 칭찬만 하고 있었지. 상담을 하다가도 타이밍만 보였다 하면 가방 이야기를 했어. 칭찬은 사람 사이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건데 티모시는 칭찬이라는 행위 자체에 집중을 하느라 본질을 잊고 있었던 거야. 티모시는 그만, 평생 할 가방 칭찬을 그 날 허니에게 다 하고 말았어.





-





며칠 후, 티모시는 사무실에 날아온 택배 상자를 보며 멍하니 있었어.




늘 힘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S 브랜드의 가방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 골라봤어요. 부디 부담 갖지 말고 받아주세요.

P.S  영수증 동봉했습니다. 혹시 취향에 안 맞으실까봐.

-Honey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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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가 돈이 많았지, 참...


아아, 친절한 허니 비.
티모시는 졸지에 의뢰인 삥을 뜯었어. 아무래도 이 방법은 티모시와 맞지 않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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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어필하기
   ⅰ. 외모
   ⅱ. 재력
   ⅲ. 행동
     1) 치명적인 눈빛
     2) 칭찬하기
     3) 눈 마주치면 미소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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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눈 마주치면 미소 짓기



나름 고르고 고른 방법 중 하나밖에 남지 않았어. 처음엔 분명 여유만만했는데 티모시는 이제 슬쩍 불안해. 티모시는 무기가 다 닳기 전에 구글을 좀 더 뒤져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의뢰인 허니 비와 처리할 것이 많아 시간이 있는 게 다행이었어.



-



“그렇다면 이 부분은 확실히 조정하는 게 좋겠네요! 허니 씨의..”

눈 마주쳤다. 웃어 티모시!


단둘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아이컨택은 쉬웠지. 티모시는 허니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든 미소를 지었어. 물론 웃는 얼굴이 보통 호감을 주기는 해. 티모시는 게다가 수려한 얼굴을 가졌잖아. 그래도 보통 눈이 마주칠 때마다 미소를 짓지는 않는데... 티모시는 역시나 본질을 잊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어. 웃고 있는 표정 따라 말투도 어쩐지 조금 상기되어 있었어.





씨익, 씨익, 생글생글, 씨익.





그런데 그 때 허니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어.
허니는 항상 온화한 말투로 말하긴 했지만 거의 웃지 않았어. 보일 듯 말듯한 옅은 미소가 전부였거든. 허니가 상담 이래로 지은 웃음 중에 가장 큰 웃음이었어. 허니는 티모시가 쉬지 않고 웃는 모습이 재미있었나봐. 허니는 몇번을 더 작게 소리 내어 웃었어. 그리고는 어딘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티모시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였어. 그리고 티모시의 눈을 보며 말했지.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으신가봐요. 그렇죠? 티모시는 허니의 미소를 보았어.






어.....웃었다.






웃고 있던 티모시의 얼굴에 조금씩 힘이 풀렸어.
눈이 괜히 깜빡. 침도 한 번 꼴깍.

...기분이 좀 이상해. 뭐랄까 좀....
그러니까 이건....

너무 오랜만에 허니가 웃는 걸 봐서 낯설어 그런가? 아니다. 몇 번의 작전 시도를 허니가 처음으로 받아준 거라 그럴지도 모르겠어. 음, 그러니까 지금 허니와 좀 가까워진 것 같아서, 허니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겨서 그런 거지. 허니 비에게 기어코 성공적인 복수를 해낼 생각을 하니까
설레서, 아마 그래서.

그게 아니면... 아니면.... 음, 아니면.......










‘여기 자리 없으면 내가 앉아도 돼?’

‘...응.’

‘와아아.... 노트 필기 빽빽한 것 좀 봐.... 너 공부 잘 하나보네! 그치? 응? 아, 나 너랑 친해져야겠다. 너 이름이 뭐야?’

‘.........티모시 샬라메.’



있잖아
정말 도망치고 싶은데 말이야
정말 부정하고 싶은데
정말 외면하고 싶은데 말야
그런데....







'내 이름은 허니 비야!'


도망치고 부정하고 외면하는 거
항상 자신 있었거든
그런데.......








‘음... 티미라고 불러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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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른 척 도망치기엔......



지금 이건 티모시가 너무 잘 아는 감정이었지 뭐야.













티모시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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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1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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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에너지드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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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18: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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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다읽었는데 또 읽을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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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19: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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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다시 허니한테 빠졌구나!!
[Code: aaed]
2024.04.26 20: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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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넘 ㄱㅇㅇ ㅠㅠㅠ
[Code: 2f3a]
2024.04.26 21: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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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ㄱㅋㄱㅋㅋㅋㅋ커엽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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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21: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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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했네
[Code: d5b6]
2024.04.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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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라도 누가 가방으로 한나절 칭찬하면 선물하겠닼ㅋㅋㅋㅋ
[Code: 92eb]
2024.04.26 22: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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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읽고 내려가기 아까워서 한글자한글자 꼭꼭 씹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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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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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금손에 성실수인이라 행복해....
[Code: 463e]
2024.04.27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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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반했구만 반했어 귀여운쉑
[Code: 03a5]
2024.04.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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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재미있다
[Code: ae90]
2024.04.2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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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꼬시려다가 먼저 반했넼ㅋㅋㅋㅋㅋㅋ 센세 어나더!
[Code: 09f9]
2024.04.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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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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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05: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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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또 빠졌어ㅠㅠㅠㅠ 허니 꼬시기 작전 꼭 성공하길!!!!ㅋㅋㅋㅋㅋ
[Code: 6ed7]
2024.04.30 05: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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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다 ㅠ
[Code: f139]
2024.05.06 17: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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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너무 귀엽고 너무 재밌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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