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2043917
view 4127
2024.04.26 02:02

*음슴체 썰에서 소설되는 거 주의



 스네이프텀으로 죽음의 지배자가 된 해리가 교수님을 부활 시키려고 하다가 잘 안되는 거 보고 싶다. 근데 거기서 약간 타임루프물인.


 해리는 스네이프의 시신을 매장한 뒤, 죽음의 성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음. 사실 그는 이미 시신을 매장을 하기도 전에 스네이프의 부활을 시도했었음. 죽음의 성물이라는 비현실적인 힘으로 그의 부활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음.

 해리는 마법약 교수를 미워하고 혐오하면서도 언제나 그에게 집착해왔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적개심에서 나온 것이라 하기에 충분히 음험한 감정이었음. 스네이프가 남긴 것인지도 모르는 채 그의 과거를 탐닉하면서 찬양했고, 그 남자의 영혼을 붙잡기 위해 호숫가를 달렸던 자신을 외면할 수가 없었음. 그리고 마지막 순간 드디어 손에 들어온 모든 진실을 보고 확신했음. 자신이 스네이프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스네이프를 원하는 것과 같은 갈망을 결코 느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말임.
그리고 이제 해리에게는 스네이프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있었음. 해리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음. 해리에게는 세베루스 스네이프야말로 자신의 운명에 걸맞는 상대였음.
볼드모트의 대적자라는 예언 따위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반가운 운명이었던 것임. 그는 느껴보지 못한 환희가 자신을 덮치는 것을 느꼈음. 해리는 죽음이 스네이프를 자신에게 돌려줄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못했음. 그가 되돌아와 자신의 사람이 되는 것만이 진정한 운명이라고 믿었던 것임.
하지만 현실은 그의 기대와 달랐음. 죽음이 데려온 스네이프는 결코 살아있지 않았음. 그렇다고 다른 유령들 같지도 않았지. 그는 죽음을 맞이한 이후의 변화 따위를 조금도 담고 있지 않은 그림자 같았음. 시간이 조금도 흐르지 않는 것처럼 멈춰있는 무언가로 변한 스네이프는, 음유시인 비들의 이야기속 아가씨처럼 창백하고 가여운 존재로만 보였음.

 죽음이란 덤블도어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위대한 여행을 위한 도전인 것이고, 어쩌면 여행자가 스쳐지나가는 관문이었던 것이었을까? 해리는 연구를 시작한지 머지 않아, 죽음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 죽음의 실체를 뜻함을 깨달았음. 실체가 있는 죽음은 금화와 다름없는 해리 포터의 재산이었음. 죽음은 동전 한닢 한닢 만큼의 죽음일 뿐, 죽은자를 진정 되살려줄 수 있는 초월적인 값어치를 가지고 있지 않았음.
해리가 지배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죽음일 뿐,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그를 절망하게 만들었음. 죽음은 삶과 같이 사람을 온전한 모습으로 담아내지 못했던 것임. 하지만 희망을 주며 키워낸 감정을 한껏 사랑으로 부풀려내었는데, 그것을 받고 돌려줄 상대가 없다는 사실에 어떻게 통곡하지 않을 수 있었겠음? 그런데도 결국 해리 포터가 소유할 수 있던 것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었음. 이것은 죽음의 지배자가 아니라고해도, 살아남은 소년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었음. 그는 이 모든 한계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멈출 수도 없었음. 그래서 해리는 다른 수단에까지 손을 뻗기 시작함. 그리고 결국 죽음이 채울 수 없는 여백을 찾아냈지.

 파괴와 재생이 반복되는 타임터너는 언젠가부터 과부화 되어 방대한 구간의 과거를 반복하게 만들고 있었음. 하지만 그 반복은 이미 분화된 미래와는 다른 별세계로 굳어지고 있었음. 그 별세계에서 죽음이란 한낱 기록일 뿐인 미시적 존재였음.
그 모든 것을 확인한 해리는 죽음과 생이 하나의 고리로 이어져 있는 세계에서 세베루스 스네이프를 찾아내기로 했음.




1.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다시금 시작을 맞이했다.

 세베루스는 이제 막 새로운 인생을 반복하는 참이었지만, 이번에도 정해진 상수인 듯 변하지 않은 것들이 정해져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집 밖을 나갈 수 있을만큼 자라고 나면, 세베루스는 원래보다 조금 더 이르게 릴리 에반스를 찾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그런 식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 미루거나 당기거나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외의 것들은 그대로였다. 예를 들면 그의 부모인 스네이프 부부가 그러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베루스는 이번에도 폭력과 비명이 난무하는 밤과 새벽, 무기력과 우울에 신음하는 낮 속에서 성마르게 자라났다. 누구라도 이같은 환경 속에서 풍요로운 영혼과 감수성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베루스는 이번에도 가장 먼저 부드러움과 인내심 관용 등을 포기하기로 했다. 사나운 시대에 사나운 팔자를 타고난 그에게는 그보다 중요시 여겨야 할것들이 많았다.

 그는 철저하게 잘못된 선택을 했던 첫번째 삶을 기억했다. 세베루스는 죽음을 먹는자가 되어 어둠의 군주를 위해 일하였다. 롱바텀 부부와 그들의 아기를 호위했던 포터 부부가 죽기 전까지 말이다.

 세베루스는 릴리를 사랑했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를 그녀가 이해해주길 바랐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이 상황을 바꿀 만큼 힘을 가진다면, 자신이 릴리의 가치관과 시야로는 상상할 수 없던 물리력으로 판을 움직이는 사람이 된다면, 그녀도 세베루스가 살고 있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나마 인정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세베루스는 릴리를 사랑했지만, 그녀에게조차 인정을 갈구했다. 고집을 꺾고 이기고 싶었다.
복수하고 싶었다. 패배감을 안겨주고 싶었다. 그러나 말했듯이 갈구하는 바가 있던 상대였기에 그나마 조심스럽고, 수동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다.
그는 그저 자신이 주도하는 상황에 떠밀린 릴리가 세베루스 스네이프를 다시 되돌아보길 바랐다. 싸우고 싶지 않았고, 사과하고 싶지 않았으며, 그녀에게 바라는 것 외의 대화는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릴리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그가 바라던 것도 바라지 않던 것도 말할 수 없게 된 그녀를 보게된 세베루스는 후회했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는, 차별과 혐오를 발판으로 만들어진 사회 따위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 것이 맞았다. 볼드모트는 부정당해 마땅했다. 자신이 틀렸고 릴리는 옳았다. 되도 않는 생떼로 고집을 부렸던 것은 세베루스 쪽이었다. 그는 그것을 오랜 시간에 걸친 후회 끝에 완전히 인정했다.

 그 때문에 세베루스는 사선을 밟아가면서 자신이 모신 주인을 파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의 꼬리가 밟혔고, 결국 아슬아슬하게 서있던 사선을 완전히 넘었다.

 세베루스는 자신이 죽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처음으로 되돌아왔다.
그의 끝과 시작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처럼 몇번씩이나. 몇번이고. 다시, 또다시...





살아남은 아이가 네빌인 세계

해리스네 볼디스네 기반 스네이프텀
2024.04.26 10:46
ㅇㅇ
모바일
대작의 시작에서 📸
[Code: ce7e]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