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눈 뜬 태대로.
고요한 아침 둘이 한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났다가... 정대만이 목이 마르다고 해서 송태섭이 주방에 가서 물을 좀 가지고 와서 내밀고.
그거 꼴깍꼴깍 마신 대만이가 태섭이 드러난 어깨에 머리를 툭 얹고서
- ....너 혹시 담배 펴본 적 있냐?
이런 걸 갑자기 물어봤으면 좋겠다.
송태섭 밤에 둘이서 그런 짓을 같이 하고... 아침에 자기 어깨에 얼굴 붙이는 형 때문에... 말은 안해도 심장 떨려서... 아무 말도 없이.. 형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가만히 대주고 있었는데.... 형 질문 뭐냐고. 이게 뭔 개소리야 하는 얼굴로 바로 바뀌어서ㅋㅋㅋㅋㅋ
- 뭔... 저 농구하는데?
했더니 대만이가 킥킥 웃으면서
- 그치. 넌 아무리 누가 괴롭혀도... 힘들어도... 절대 그런 거 안 하지. ......그래서 좋아.
조그맣게 속삭이며 얼굴을 문지르다가 스친 건지.... 일부러 노리고 한 건지 모를 동작으로 태섭이 어깨에 입술을 살짝 붙이는 거.... 그럼 그 촉감에 움찔하는 송태섭. 정대만도 자기도 서로한테 좋아한다 사랑한다 이런 류의 얘기를 거의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편이라 이거 뭔데. 좋다고? 내가? 그냥 담배 안피는 사람이 취향? 두근 두근 심장 울리면서 귓가가 저절로 달아오르는데ㅋㅋㅋㅋ... 와중에 정대만은 계속 태섭이 어깨에 기댔던 얼굴 살짝 파묻으며 웅얼웅얼
- ....안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안 했어. 담배는..
이런 소리 했으면 좋겠다. 그리곤 그때 일 생각하면 스스로도 민망한지 목소리 조금 작아져서는
- .....다른 애들이 피워도 난 안 피웠어....
중얼거리더니 뭐... 그래봐야 간접흡연 했겠지만. 조금 한심하다는 말투로 덧붙이는데 태섭이는.... 같이 여러 번 잤어도 이 형이 이런 식으로 군 적은 없었단 말이야.... 오늘이 처음이란 말이야. 정대만이 그 시절 얘기를 먼저 꺼낸 적 한 번도 없었다고.... 이렇게 치댄 적 한 번도 없다고. 그 사실에 속이 다 울렁거려.. 왜 나한테 이런 말을 해주는건데요. 라고 생각하면서...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한 척. 그냥 손들어서 형 머리 슥슥 쓰다듬어 주면서
- .....그랬겠죠. 형도 농구해야 하니까. 안 했겠지.
이 말부터 튀어나오는 거지.... 그럼 대만이가 좀 놀란 얼굴로
- .....내 말을 믿냐...?
하는데 송태섭은 표정 하나 안 변하고
- 믿고말고 뭐... 보나마나 그랬겠죠. 언젠가 다시 농구할 거였잖아요. 부상 나으면. 아니야?
이래. 너무 당연하다는 투로. 대만이 멍하니 태섭이 쳐다보다가 좀 넋나간 얼굴로 ......하하.... 웃으면서 마른세수 하다가 다시 태섭이 어깨에 얼굴을 묻고서.
- ......그런가....
- 그렇죠 당연히. 선배가 농구 안 하면 뭘 하겠어요. 난 언젠가 농구할 거니까 담배는 피지 말아야지. 무의식중에 그런 생각 했을껄요.
- .......
- 뭐, 잘했어요. 그 덕에 대학갔지.
- .....그게 뭐가 잘한거야.
- 잘한거죠. 그거라도 안했으면 숨 딸려서 대학 갔겠어요? .....아니 진짜 그 와중에 관리할 생각한 거 기특하네. 봐봐요. 형이 대학 갔으니까 우리가 지금 여기 있지.... 유급이라도 했어봐. 자취방도 없고 이런 것도 못했을 거고..
이런 소릴 해. 근데 그게 진짜 일부러 장난으로 점점 넘어가주고 있는 거 다 알겠어... 순간 너무너무 민망하고 쑥스러워진 대만이가
- .....야 내가 형이야.... 뭘 기특하대.
하고 발끝으로 태섭이 슬쩍 미는데. 송태섭이 그걸 또 아라 대하듯이 윽 하고 밀려나주는 척해서 대만이 진짜 좀 미치겟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연하가 안그렇게 생겨가지고 마음이 통한 순간부터는 너무 너무 달아서....ㅋㅋㅋㅋ 그런 바보같은... 부끄러운 과거를 말하는데도 잘했대... 괜찮대. 돌아왔으니까 다 됐다는 얼굴로. 얘는 도대체 왜 저런 발랑 까진 외모로 왜 그렇게까지 깊은 녀석인 거냐고... 생각해버리곤 얼굴 화끈해져서 괜히 발로 꾸욱 누르곤 하는 거.

그리고 정확히 그 날부터 정대만이 송태섭한테 자기 얘기 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정대만 좀 느려서 몸을 트기 시작하고도 한참 더 지나서야.... 상대한테 완전히 더 익숙해지고 마음이 열리고 나서야 스킨십도 먼저하며 치대고 과거 얘기도 해주고 속내 얘기도 하면 좋겟음. 그래서 태섭이한텐 다 얘기해주는 정대만.... 사실은 한 번도 담배핀 적 없다는 얘기도 해주고.... 사실은 복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하다 코트에서 쓰러졌을 때 눈물도 찔끔 났었단 얘기도 해주고... 중학생때 그 경기에서 포기할 뻔 했는데 안선생님 조언 덕에 다시 할 힘이 생겼다는 얘기도 해주고... 언젠가 그 머리 치렁이고 다니던 그때. 인생이 다 지겹고 싫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걔들이랑 같이 몰려 먹던 짜장면 같은 거나. 좁은 방에서 등 맞대고 누워있던 시간들.. 그때 들려오던 새소리 같은 건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살풋 웃어서. 그 얘기들 가만히 듣고 있던 태섭이가 .....나랑은 어때요? 나도 형한테 좋은 추억이 됐어요? 하고 묻는 거 보고싶다. 정대만 그 말에 시시덕 웃던 얼굴이 바로 입술 삐죽 내미는 표정으로 바뀌어서. .....너 이자식... 사람을 이렇게 빠트려놓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하고는 벌써부터 추억같은 소릴 하는게 맘에 안든다는 듯 주먹으로 애 이마를 한대 때려주고는ㅋㅋㅋ ...너는 추억이 아니라 평생 가는 징그러운 동거인 삼을거다 자식아. 이제와 혼자 빠져나갈 생각 하지마라.... 도망가면 농구공으로 때려줄 거야. 말하다가 연하한테 그대로 손 붙잡혀서 입술 받으면 좋겟다...ㅋㅋㅋㅋㅋ 연하는 사실 그냥 형아가 즐겁게 말하는 과거에 살짝 질투한 것뿐이라.... 평생가는 징그러운 동거인 타이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입술 도장부터 꾹 찍고 그 말 꼭 지켜요..! 한다 함ㅋㅋㅋㅋ


정대만 남한테 잘 안그러는데 마음을 완전 열게된 상대 앞에선 자기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고 그 얘기를 듣는 대상이 송태섭이 됐으면 좋겟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거기에 영향받은 태섭이가 나중에 자기 얘기를 그 형앞에선 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엉아가 납작한 품으로 태섭이 껴안고서 내가 옆에 있으니까 기대도 된다! 너른 가슴 내어주는데 송태섭 피식 웃으면서 ....딱딱한데요. 했다가 한대 맞고서 태섭이가 부드럽게 풀어주는 걸로 최종 합의 볼 듯ㅋㅋㅋ


태섭대만 태대
2024.04.26 01:06
ㅇㅇ
모바일
한 번 선 안에 들어오면 다 내어줄 거 같은 ㄹㅇ ㅠㅠㅠㅠ
[Code: 33d6]
2024.04.26 01: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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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데 너무 가슴 애리다 이게 태대다ㅜㅜ
[Code: bd52]
2024.04.26 0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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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랑을 하게 되는 태섭대만 간질간질하고 감동적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대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다시 한번 겪은거 같아서 좋다... 센세는 천재야
[Code: 73dc]
2024.04.26 02: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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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가는 징그러운 동거인 하자 진짜 너무 감동이고 아름답다 태대 평생 함께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f61]
2024.04.26 10: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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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러운 동거 태대 응원한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ㅜ
[Code: c624]
2024.04.27 21: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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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아요… 너무 행복해.. 이게 사랑이야ㅜㅜ
[Code: 4b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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