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인턴으로 뽑혀서 농구 구단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우리 구단에 포춘쿠키 선물이 들어왔어

근데 이게 스포츠 구단에 승리운 점쳐주는 컨셉이었는데 우리구단에 박스가 잘못와서 애정운 컨셉 쿠키가 온거야

키 2미터 가까운 선수들이 그거 보고 웃기다고 꺄르륵 웃으면서 재미로 하나씩 까보는거 보니까 다들 되게 소년같고 귀여우시더라

우리팀에 얼마전에 이적해온 스타선수님이 한분 계신데 그분한테도 하나 드리려고 했어

내가 진짜 팬이거든... 실물로 보게 될줄도 몰랐는데 인턴으로 일하게 돼서 진짜 감격...



말 걸어보고 싶어서 일부러 쿠키 상자째로 들고가서 내밀면서 하나 고르시라고 했더니

"그게 뭐예요?"
"아, 포춘 쿠키예요. 애정운을 봐준대요."
"음~ xx씨 쿠키 좋아하세요? 제꺼 드릴게요."
"아, 쿠키 안 좋아하세요? 그럼 부수기라도... 재밌잖아요ㅎㅎ"
"하하, 저는 운세 안 믿어서."
"이거 당첨쿠키도 있대요. 안에 상품..."
"괜찮아요~ xx씨가 제것도 드세요."

좀더 얘기해보고 싶었는데 웃으면서 그냥 가버리시더라... 아쉬웠어
정선수님은 미신같은거 관심없으신가봐. 유치하게 생각할거같긴 했어...
아님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신가... 하긴 인기에 비해서 사생활 소문하나없이 너무 깨끗하시긴 해.
그리고 내가 팬이라서 아는데 악세서리 하는거 한번도 못보긴함
실팔찌같은건 애인있어도 안하시겠지...

나 먹으라고 하셨지만 그냥 선수님꺼 남겨놨었어. 마음 바뀌실지도 모르잖아... 말 한번 더 걸어보고싶었거든





다들 가져가고 마지막 한개 남았을때 우리팀 감독님이 지나가시더라고.

감독님 국대선수 출신이신데 30대 젊은 나이에 비해서 좀 대하기 어려워. 별로 말수도 없으시고 무게감이 있달까.

근데 내가 들고있는 박스 보더니 멈칫하시더라고

말 한번도 안해봤는데 나한테 먼저 와서 그거 뭐냐고 물어보셨어

"아, 이거 oo업체에서 선물 들어온건데... 잘못와서 애정운 포춘쿠키가 왔어요. 감독님도 하나 해보세요."
"음."

뭔가 입술만 달싹거리시고 안가고 서성이시길래

"감독님 여자친구 있으세요? 애정운 쪽지가 들어있대요."
"아... 여자친구는 없는데..."

감독님 왜인지 안절부절 못하시면서 귀가 발긋해지시더니

"조금 출출해서요..., 뿅."

하면서 하나 꺼내시더라고ㅋㅋ
의외로 단거 좋아하시나봐 귀여우셨어

근데 까자마자 부숴서 쪽지부터 펼치시던데 올해 새로운 사람이 다가올거예요~ 이거 써있어서 괜히 웃겼어ㅋㅋㅋ 쪽지가 소년소녀한 느낌

감독님 한참을 그걸 들여다보시더니, 눈썹이 축 처진채로 뒤를 돌아 빈 박스를 들여다보셨어. 뭔가 그게 측은해보여서 나도 모르게 선수님꺼 꺼내드림...

"이것도... 제가 가져도 되나요, 뿅?"

이러시는거야.
뭐 어차피 선수님은 보이지도 않고.

"정xx선수님이 안 드신댔는데 감독님 드실래요?"
"아, xx이... 단거 안 좋아하니까.... 그럼 제가...."

이번엔 구석으로 가서 부수는 바람에 쪽지 내용은 내가 못봄. 근데 그게 딱 하나 있던 당첨 팔찌더라?

쿠키 부수니까 안에 비닐로 쌓인 커플 실팔찌가 들어있는게 감독님 넓은 어깨 너머로 보였어. 알록달록 귀엽긴한데 역시나 30대 중반 남자가 차기엔 너무 유치하달까.

감독님 그걸 수트 안주머니에 소중히 넣으시더라.
그거 보고 아무래도 여친 있나보다 생각했었지.

그 다음날 내가 좋아하는 그 선수님 두꺼운 손목에 그거 채워져있는거 보기 전까지는 말이야.




혹시나 해서 감독님 손목도 눈여겨봤는데 손목 끝까지 와이셔츠 채우고 시계까지 차고계셔서 안보이더라.

근데 감독님 몰래 쳐다보다 안건데 감독님이 그 선수님 엄청 자주 쳐다보시더라고. 팀 에이스라서 그렇다기엔 너무 뭐랄까. 쳐다보다가 자꾸 은은하게 미소지으시는거같던데...

지금 내 뇌리에 떠오르는 이 생각 나만 하는거 아니지...? 아니 그분 진짜 잘 안웃으신다고...! 생각해보니까 선수님 구단 온 후로 묘하게 부드러워지셨던거같기도 하고.

야 이거 쓰는동안 본건데 감독님이 선수님 팔찌 찬 손목 만지고 지나갔어

둘이 지금 커플팔찌한거 아니냐고...! 둘이 사귀는거 맞지않냐고!!!!! 대박




우성명헌 릷


30대 중후반 이감독님과 에이스 선수 정우성이 팀내 비밀연애하는데
이명헌이 주책맞게 설레하는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