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우리는 세계 1위가 되었다.
걸밴드로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멤버 교체없이 활동했다고 한다. 별로 실감은 안 나.

그다지 실감은 안 나지만, 되돌아보면 확실히 지난 17년간 많은 동료가 활동을 쉬거나 해산하거나 했다. 같은 시기에 데뷔한 아티스트는 거의 사라졌다.

우리는 밴드를 계속한다는 것이 특기였던 것 같다.
교복을 입고 '착한 아이인 척 할 순 없어!' 라고 노래하던 여고생들이 설마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은 누구 하나 상상하지 못 했을 것이다. 물론 나 자신도.

그때부터 많이 변화했다.

교복을 벗고 작곡을 하고 개인 레이블을 만들었다.
세세하게 꼽자면 더 있다. 대형 페스티벌에서 불러주게 된 것, j-wave나 fm802에 곡이 걸리게 된 것, 밴드 동료가 늘어난 것, 어느새 선배가 되어 있던 것.

세계 제일이 되기 조금 전, 2023년 봄 무렵에 'high speed etolie' 이라고 하는 애니메이션의 엔딩 테마의 오퍼를 받았다. 여자아이가 주역인 자동차 경주 이야기다.

곡을 만드는데 있어서 스탭분들과 협의를 할 때, 등장 인물이 "자립한 여성"인 것이 중요한 테마의 하나라고 들었다.
그것은 어른이 된 우리가 지금 활동하는데 있어서 소중히 여기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세계 최고가 될 우리들을 애니메이션 세계관과 엮어가며 쓰기로 했다.

사실 밴드를 가사에 넣는 것은 처음이라 무엇부터 쓰면 되는지, 어디까지 써야할지 모르게 되어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고쳐썼다.

쓰면서 지금까지의 일을 떠올려봤다.

큰 산이나 굴곡은 없었지만, 자기들 나름대로 우여곡절의 나날을 보내 왔다.

항상 콤플렉스를 안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시행착오는 실패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나는 우리의 끝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고 어딘가에서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세계 제일이 된다고 했을 때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앞으로 몇 번을 4명이서 무대에 설지 라는 것이 처음으로 머리에 스치고, 끝날 이유가 생겨 버린 것을 깨달았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의 기적이 더 사랑스러워지고 순간 쓸쓸해진다.
멤버나 주위의 스탭이나 팬 모두의 얼굴도 떠오른다.
언젠가 끝은 오는 것임을 알면서도 1초라도 더 오래 이 삶이 이어지기를 바라게 된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겨우 완성한 가사에 처음으로 <피날레> 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거는 울면서 썼다.
나름대로의 각오를 담아서.

우리가 언젠가 각자의 삶을 걸어갈 때는 우리 역사상 최고의 상태로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다.

꿈과도 비슷한 그 목표를 내걸면서 앞으로는 <영원에 가장 가까운 곳>까지 넷이서 걸음을 옮기자.

그런 생각을 한 제작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세계 1위가 되어도 우리의 세계는 지금까지 무엇 하나 변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토모미 글은 진심이 담겨서 맨날 눈물 나... 시바 평생 스캔들해야지 피날레가 어딧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캔들이 기네스 기록 받은 건 이번에 새로 생긴 부문인 '동일한 멤버로 가장 오래 활동한 여성 밴드'
어떻게 이렇게까지 밴드에 진심인건데 빼애앵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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