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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21:32

그니까 제발 남자 없는 로맨스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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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x 가니메데 x 헤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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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잘나가는 CEO인 중년 여성 공리.. 왠지 바이오 생명 이쪽 기업일 듯. 기업 이름은 제우스. 외모도 실력도 카리스마도 암튼 오져서 세계를 빛낸 여성 탑10안에 들어가고 인터뷰 맨날 따고 이럴 듯. 결혼도 안하고 딱히 데이트도 안하는 것 같아서 사람들은 역시 일 중독이라 연애엔 관심 없나 보구나 하고 있음. 




그러다 우연히 모교에서 학교를 빛낸 졸업생 뭐 이런 강연을 하게 되고, 질문 타임에 어떤 여학생이 저멀리서 손을 드는 거임. 자기랑 같은 과라고 눈이 초롱초롱 해져서 선배님을 너무 존경한다 자랑스럽다 근데 이번에 그 회사에서 새로 나온 기술 뭐뭐가 이런 이런 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 이케 이케 하면 되지 않겠냐 하면서 당차게 얘기하는 거임. 질문 수준이 다른 사람이랑 달라서 호오 하고 칭찬하면서 답변해준 다음. 강연 끝나고 나한테 잠깐 오라 하는 거지 그래서 온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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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라 귀여운 대학생 위노나... 헉 선배님 너무 팬이에요 하면서 자기 책 내밀면서 사인해달라고 하는데 정작 공리는 해달라는 사인은 안해주고 이런 말을 하는 거임. 나랑 계약서 하나 써볼 생각 없냐고 







머머머먼소리지 하면서도 일단 존경하는 선배님이고 사장님이니 일단 따라가서 미팅 아닌 미팅을 갖는데 사장님 하는 말, 우리 회사에 원하는 부서 원하는 직책으로 입사시켜주겠대. 대신 조건이 있대. 내가 호출을 하면 무조건 와서 술을 따르라는 거임. 머용 





뭐지 존나 성희롱인가 싶소 내가 선망하던 사장님의 이미지가 무너지면서 와장창 오늘밤 내 세상이 무너졌어 기분이 되는 위노나. 근데 공리는 눈하나 깜빡 안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거지. 보통 취향이 까다로운 사람은 술도 아무 술이나 먹지 않는데, 나는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라서 술뿐만 아니라 술따라주는 사람도 가린다고. 별로인 애가 따르면 좋은 술도 쓰레기가 된다고. 내 취향으로 생기고, 내 취향으로 말하는 애여야 술맛이 좀 생긴다고. 근데 네가 딱이라는 거임. 위노나 벙찜. 






생각할 시간 줄테니까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비서 명함 주고서 휙 사라져버린 공리. 위노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 뭐 이상한 일 있음 바로 신고하자 라 다짐하고선 제안을 받아들임. 그리고 술 따라주는 거야 뭐 선배님이랑 한잔 하는 거라 생각하면 어려운 일 아니고, 솔직히 많이 동경하던 사람이라 가까이 있고 싶던 마음도 컸음. 그렇게 문자로 하겠다는 메시지 보내자마자 비서가 칼답으로 모월 모일까지 뭐 준비해서 오라 함. ktx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입사절차...






처음 며칠은 정말 일만 햇음. 신입 자격으로 들어간 거라 일은 많지 않았고,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아서 위노나는 신이 났음. 방식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이지만, 그래도 본인이 꿈꾸던 회사에 들어왔다는 게 너무 좋았지.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사내 메신저로 공리 비서한테서 알림이 온 거지. 지금 CEO실로 호출하신다고. 그래서 침 꿀꺽 삼키고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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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져스한 사장님... 해외 출장갔다가 오늘 귀국했다고 함. 그럼 전, 어, 뭘, 어케 해야 하다가 비서가 시키는 대로 와인 들고 가서 최대한 조심조심 쪼로록 따름. 와중에 와인을 얼마나 따라야하는지를 몰라서 거의 반잔을 따라버림 ㅋㅋㅋㅋㅋ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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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리는 그런 거 신경도 안쓴다는 듯 잔은 안보고 위노나 와꾸만 감상 중임. 거의 핥듯이 바라보는 시선에 내가 실수한 건가 내 회사생활 이제 끝인가 덜덜 떠는데, 예상과 달리 공리는 아무 말 없이 술만 마시겠지. 비면 따르고 비면 따르고를 반복하다가 일은 할만하냐고 묻는 말에 '네네네ㅔㅂ' 이라 답함. 어느 정도 마셨다 싶을 때 '이제 됐어 그만 퇴근해' 라는 말에 정신 차려보니 아직 퇴근시간은 한참 남아있었겠지. 헐 개꿀이다 해서는 '넵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가려는데 공리가 그러겠지.





다음부턴 조금씩만 따라. 한번에 많이 따르니까 널 오래 못보잖아?








여차저차 이렇게 진행되는 회사생활... 저런 특별한 호출은 거의 1-2주에 한번 꼴이었고. 뭐 이상한 질문이나 터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잔잔한 스몰톡 정도였고. 월급 따박따박 들어오고 일도 즐거워서 위노나는 처음의 불안도 잊고 해피하게 회사를 다니게 되었음.




그러다 또 호출을 받은 어느 날이었지. 한번은 공리는 술을 마시며 방금 만나고 온 타회사 사장을 욕했음. 사장 직책을 달았으면서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냐고. 그 말에 이제 나름 친해졌다 싶어 자신감이 좀 붙은 위노나가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사장이라는 직책이 주어진다면, 대표님 술 따라드리는 저는 그럼 직책이 뭐냐고.'




그닥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순간 공리 표정이 굳는 거야. 실수했나 싶어서 바로 죄송합니다 하려는데, 공리가 나지막하게 이렇게 말하는 거지. 




"가니메데...?"



그리고 그 한마디가 끝나자마자 오늘은 됐다고 일찍 내보내는 거지. 




집에 돌아온 위노나는 내가 뭘 실수한 걸까 역시 농담은 좋아하시지 않는 걸까 발을 동동 굴렀음. 그러다 가니메데가 누구였더라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는데, 트로이의 미소년 왕자인데 제우스가 반해서 납치해서는 올림포스에서 술을 따르게 시켰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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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지금 자기 스타일링이 짧은 머리에 좀 중성적인 이미지였던 지라. 거기에 술을 따른다는 일까지 더해지니, 그래서 가니메데라 한 건가? 꽤 적절한 이름이었음. 인터넷에서 가니메데를 '미소년'이라고 설명해서 좀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고ㅎ 별 생각없이 인터넷을 쭉쭊 내리는데 그런 글이 보이는 거야. '원래 술을 따르는 직책은 청춘의 여신 헤베가 맡았으나, 헤라클레스와 결혼하게 되면서 일을 쉬게 되자 그 일을 가니메데가 대신 맡게 되었다' 라고.




순간 위노나는 생각해. 그렇다면 나 전에도,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던 건가?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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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는 대학시절부터 이미 CEO의 기질을 가지고 그를 위한 공부와 연구에 매진해왔음 그리고 공리 옆에는 언제나 함께하는 과 친구이자 애인이자 동반자인 위노나가 있었겠지. 공리가 연구를 통해 자기 회사를 갖고 명예를 얻고 싶다는 의지로 불타는 사람이었다면, 위노나는 그보단 연구를 통해 사람들을 이렇게 저렇게 도와주고 싶다 라는 인류애넘치는 사람이었을 듯. 서로 상반되는 목적인 듯 하지만 둘의 상성은 잘 맞았음. 공리가 지나치게 타산적인 면모를 보일 때 위노나가 막았고, 위노나가 지나치게 나이브한 일을 벌일 때 공리가 막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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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는 술을 아주 잘하고 좋아한데 반면, 위노나는 한잔만 마셔도 빨개져서 술을 아예 못했을 거야. 그래서 둘의 데이트는 늘 위노나가 공리의 술을 따라주는 모습이었지. 공리는 제 술을 따르는데 집중하는 위노나의 얼굴을 보기를 즐겼고, 위노나는 자신의 노력으로 공리가 행복해하는 걸 보기 좋아했음. 둘은 이상적인 커플이었음. 서로를 끔찍하게 사랑했고 서로를 다정하게 응원했음. 공리는 위노나를 나의 청춘, 나의 헤베라 불렀고. 위노나는 그럼 넌 나의 제우스라며 연신 키스를 해댔지. 







그런데 자신의 실적을 올리는 데 너무 집중한 공리가 그만 비도덕적인 일을 저질러버린 거야. 사람으로 실험을 했다거나 뭐 그런 거. 그것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다던지... 절대 옹호 못할 일을. 그런데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잖아.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위노나가 이걸 알아버렸고, 큰 충격에 빠져선 더이상 널 못 보겠다고 이별을 선언한 거지. 늘 우는 쪽은 위노나였는데. 이별을 고하는 그 날 울음을 터뜨린 건 공리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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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해 모든 걸 한 건데. 이 모든 게 널 위한 거였는데. 헤어지자고? 내 모든 청춘이 너였고 내 모든 미래가 너인데 지금 나보고 헤어지라고?"







심지어는 그 자존심 높은 애가 무릎까지 꿇고 빌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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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잘못했어...응? 근데 이건 아니잖아. 내가 잘못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너랑 나랑 헤어질 합당한 이유가 되는 건 아니잖아. 네가 없이, 네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 이건 나 죽으라는 소리야. 너 나 버릴 거야? 너 지금 가면 나 죽이는 거야. 네가 나 죽이는 거라고. 너 그렇게 나쁜 애 아니잖아. 응? 너 나 버릴 거 아니잖아 제발...."






거진 반협박에 가깝게 울부짖는데 오히려 위노나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도 않고 고개 절레 절레 저으면서 차갑게 말하겠지. 내가 떠난다 해서 넌 죽지 않을 거라고. 왜냐하면 넌 네 목숨이 얼마나 귀한지 잘 아니까. 남의 목숨은 안 귀해도 네 목숨 귀한 건 아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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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서 행복했어. 이젠 각자 갈길 가자. 안녕. "







그게 공리가 본 위노나의 마지막 모습이었겠지. 





그 뒤로 공리는 맘같아서 위노나한테 집착문자를 잔뜩 보내든 찾아가서 진상을 부리든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랬다가는 위노나가 자기를 더 혐오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차마 그러질 못했음. 결국 자기가 저지른 과오에 보답하는 일은 그 과오로 얻으려 했던 명예를 더 크게 성취하는 거라 생각해서, 그리고 이 분야에서 유명해지면 위노나가 제 이름을 듣고 제 생각을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공리는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게 지금의 기업 제우스겠지. 물론 기업 이름도 위노나가 자신을 부르던 호칭에서 따온 거임. 제우스라는 기업의 이름이 널리 확산되면 확산될 수록, 위노나는 자신을 생각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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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일만 하던 공리는. 다른 모든 면에서는 참을 수 있었겠으나, 위노나가 아닌 다른 사람이 술을 따르는 건 도저히 참지 못했을 거다. 차오르던 와인을 보다 고개를 들면 있어야 할 위노나 얼굴 대신 늘 낯선 이가 있었고, 그게 구역질이 나 견딜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근 이십년간 아무리 좋은 식당에 갔어도 와인은 무조건 내가 따르겠다고 고집을 부렸을 듯. 남들은 소문대로 오지게 까다로운 사람이군 로만 생각하고 그 속사정은 몰랐었지. 





근데 그랬던 공리가 우연히 모교 강연을 갔다가 만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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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노나의 얼굴과 똑닮은 어린 학생을.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한 채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한다는 점이었지. '진짜' 위노나는 절대 자신을 저렇게 바라봐주지 않을 테니까. 




그날부로 애를 거의 납치하듯 데려와놓고. 맘같아선 맨날 불러서 술따르게 시키고 싶은데 남들 보는 눈도 있으니 그렇게는 못하겠지. 물론 그렇다 해서 공리가 이 어린 위노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건 아님. 어디까지나 대체품일 뿐이었지. '진짜' 위노나의 임시방편이엇음. 적어도 술 마실 때 만큼은 함께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 이외, 뭐 이 '가짜 위노나' 랑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거나 손을 잡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은 없었음.



근데 술이 들어가고, 동시에 내 전애인(그러나 내 마음속에선 여전히 유일한 사랑인)과 똑같이 생긴 어린 애가 제 앞에 서 있으니까 자꾸 충동이 드는 거야. 앞에서 울고 싶고, 속얘기 하고 싶고, 입맞추고 싶고... 물론 그 감정의 목적지는 전부 진짜위노나였겠지만.





그리고 그걸 어린 위노나도 모르는 바 아니었음. 대표님이 자기를 바라볼 때 시선이 점점 더 끈적해지고 노골적으로 변하는데, 문제는 자기도 맘이 동한단 거임. 이친구 입장에선 내 우상이 날 좋아해서 회사로 입사시키까지 하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불러서 술자리도 가진다는 거진 신데렐라 스토리임. 그래서 남들한텐 차마 말을 못하지만 인터넷에 익명으로 상사가 ~~하는데 이거 그린라이트 인가요 이런 글 썼다가 주작도 정도껏 하라는 악플 반+그게 그린라이트가 아니면 지구 인구는 100명이 안될 거라는 훈수 반을 보면서 기분이 오락가락 하겠지. 





그리고 공리도 그런 위노나의 변화를 알아채겠지. 아, 얘가 어째 오해한 것 같은데.






그래서 하루는 또 따라주는 술을 마시면서 아예 말하는 거다. 난 사적인 감정은 없다고. 그냥 너의 얼굴과 목소리랑 지적수준이 내 취향이고 (위노나: ?? 그게 고백 아닌가??) 난 내 취향이 따라주는 술 아니면 안 마시는 사람이기 때문에 널 고용한 것 뿐이라고. 그날 위노나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겠지. 그냥 날 갖고 논 건가. 하긴 저정도 위치인 사람한테 나는 그냥 갖고 놀기 좋은 장난감이었나 싶어서. 그런데 분명 자길 보던 시선은 사랑이었는데. 아닌가 내 착각이었나......그러다 전에 했던 의심이 다시 떠오르는 거지.






내가 당신의 가니메데라면, 



누가 당신의 헤베였을까. 





하지도 않은 고백에 대한 어정쩡한 거절 이후 공리는 위노나를 부르지 않았음. 위노나 입장에선 그게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면서도 또 얼굴 못 보니까 속상하고. 내가 그 사람을 이렇게까지 좋아했었나 싶기도 하고. 울적해져서 일하는 하루하루가 반복되던 도중, 어느날 회사 로비에 서서 잠깐 바람을 쐬는데 어떤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거는 거야. 혹시 CEO실이 몇층이냐고. 일반적으론 묻지 않는 질문에, 놀란 위노나가 고개를 돌리는데 그곳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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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더 아름다워진... 공리의 '진짜' 위노나가 서 있겠지. 그리고 어린 위노나는 바로 알아채겠지. 아, 당신이 헤베구나 하고. 







이렇게 시작되는 삼각관계가 보고 싶다....




여교주 공리 위노나 라이더 
 

2024.04.20 21:42
ㅇㅇ
모바일
다... 전부 다 주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팔만대장경으로 압해...
[Code: c894]
2024.04.28 23:20
ㅇㅇ
모바일
센세 압해 해줘… 다시 만난 위노나랑 재회도 하고 어린 위노나한테 흔들리고 다 해줘
[Code: f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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