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몰래 체리가 모아놓은 디제이 컬렉션 중 극히 일부에 들여보내주는 거 보고 싶다

그리고 이게 뭐냐고 묻는 디제이한테 그동안 체리가 만났던 모든 디제이들과의 첫만남을 기록해둔 기억 모음집이라고 설명해주는 거 보고 싶다

그 수만 번의 만남을 하나하나 다 보여주는데

체리녀석

수만 번 같은 걸 반복해놓고서 매 번 매 초 매 순간 진짜로 처음 만난 것처럼 가슴 터지게 목 메이게 눈물 고이게 좋아하는 거 보고서야 디제이가

아.....

깨달았다는 듯이 표정 결연해지는 거 보고 싶다

그럼 엄마가 그러겠지

체리 걔가 참 한결같은 애라고, 너는 인간이라 모르겠지만 걔는 매번 그 첫만남을 되풀이하기 위해서 네 죽음도 네 소생도 다 견뎌내는 거라고

너도 이제는 내 아들들을 많이 만나봐서 알겠지만 푸쉬파도 나야크도 누구도 체리처럼 한결같진 않다고 누구나 설령 신이라도 언젠간 변하게 마련이지만 그 애는 아니라고

그러니까 너도 처음 만난 순간을 절대 잊지 말라고


그러면서 체리 몰래 이번 생의 첫만남 기억을 하나 복제해서 디제이 가슴 속에 넣어주는데

그래서 그런가 디제이놈 그 뒤로 체리가 아무리 짜증나게 해도 첫뽀뽀만 기억하면 가슴 싱숭생숭몽글몽글뒤죽박죽되는 거 보고 싶다



캂 람차란 알루아르준 디제이체리


아 어머님 그래놓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처소 들어가서 과자 미리 까놓고 있으면 어느샌가 체리가 쏜살같이 올라와서

엄마엄마엄마 디제이가 이상해졌다???? 요즘들어서 이상하게 짜증도 안내고 뭐라고 하지도 않고 꼭 처음 반했을 때처럼 얼굴이 빨개지고 막 그런다????? 왜 그러지 쟤가 드디어 철이 들었나????

이러고 쫑알쫑알 얘기하는 거 아니냐 ㅠ 그래놓고 존나 뿌듯하게 내가 드디어 해낸 것 같다고 이번 애는 느낌이 좋다고 걔 진짜로 득도해서 천계 올라오면 우리는 어디서 살지?? 이러면서 금방 또 차려진 과자 한입에 다 털어넣고 신혼집ㅋㅋ 정하러 와다다 달려나가는 거 아니냐고

그럼 어머님 혼자 조용히 웃으시는 거 아니냐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