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89262947
view 3203
2024.03.29 14:10










재생다운로드kyle25.gif
재생다운로드reece24.gif










아침이라고 해도 별 차이가 없는 이른 새벽에 집에 들어온 둘이겠지. 지금 잠들면 밤낮이 바뀌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밤을 새고 조금 일찍 자자고 둘 다 가볍게 운동 하고 들어왔음. 바로 아침을 준비하며 브라이트에게 문자를 하나 보내둔 리스겠지. 간단한 아침을 먹고 진하게 탄 커피에 꿀만 잔뜩 넣어서 거실에 자리를 잡은 리스임. 바닥에 가방을 잡고 주저 앉아서 정리를 시작했을 거야. 그 사이 카일이 익숙하게 아침 먹은 걸 치우기 시작했겠지.

빠르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짐을 분류하던 리스가 카일의 가방에서 예쁜 공주 인형 하나 발견했으면 좋겠다. 고개를 겨웃한 리스가 “크리스, 이거 네가 산거야?” 하고 물었음. 혹시 다른 사람이 산 건데 바뀐걸까봐 물어본 리스임. 카일은 아무렇지 않게 살짝 웃으며 “응. 당신 딸한테 주려고.” 했을 거 같다. 부지런히 짐 정리하던 리스의 행동이 뚝 멈췄겠지. 카일은 설거지를 다 끝내고 마시던 물을 식탁에 내려두고 그런 리스를 끌어다 쇼파에 앉히고 자기도 옆에 앉았음. “누구를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내 눈에 제일 예쁜걸로 골랐는데, 좋아 했으면 좋겠네.” 하고 인형을 쥔 리스의 손을 겹처 잡은 카일일 거야. “인사 시켜 줄거지? 이번엔 같이 인사 하러 가자.” 하는 말에 잠깐 말 없이 굳어있던 리스가 결국 울어버리고 말아야 함.





리스가 겪었던 일을 카일이라고 모르진 않을 거 아니야. 티비고 신문이고 할 거 없이 여기저기서 하도 크게 보도된 사건이라 알 수밖에 없었겠지. 그리고 그게 한참 떠들썩 하던 쯤의 계절만 되면 리스가 잠깐 볼일이 있다고 며칠 정도 집을 비우는 걸 카일도 알고 있었을 거야. 혼자 있고 싶어하는 리스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일은 잘 보고 왔냐고만 묻던 카일이었음. 그리고 곧 그 시기가 돌아오고 있었겠지. 놀러갔던 곳에서 작은 여자 아이들을 보는 리스의 얼굴에 아주 잠깐 슬픈 표정이 스치는 걸 카일은 놓치지 않았을 거야. 언제나 리스가 원하는대로 모르는 척 했지만 정말 몰랐던 건 아니었음. 하지만 그걸 언제까지 모르는 척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는 것도 아는 카일이겠지. 이번 기회에 조금 더 다가가 보기로 마음 먹은 카일임.





처음엔 그저 살짝 울먹거리던 리스가 어느 순간 눈물을 뚝뚝 떨구고 있었을 거야. 두 사람이 앉은 쇼파를 적시는 눈물 자국을 보며 카일이 인형을 잡은 채 리스를 끌어 안았음. 리스는 인형에서 손을 떼고 두 팔로 카일의 목을 감싸 안았겠지. 끅끅거리며 참던 리스가 어느 순간 어린 아이 처럼 엉엉 소리까지 내가며 울기 시작했음. “갔다 온다고… 인사도 제대로… 자는데 나와서 …그게 마지막.” 띄엄띄엄 울음 소리에 묻힌 말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가슴을 뜯어내는 거 같은 슬픔은 같이 느껴졌을 거야. 카일의 눈에도 눈물이 찔끔 고이기 시작했겠지. “이제 당신은 나랑 잘 지내니까 걱정 하지 말라고 해줘야지. 제임스. 당신도 내 앞에서 억지로 숨기지 않아도 돼. 생각나면 이야기 하고, 보고 싶으면 같이 가자고 이야기 해도 돼.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이면 나한테도 소중한 사람인 거야.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카일의 말에 리스의 울음 소리가 더 커졌겠지. 꽤 오랜 시간을 우는 리스를 가만히 안고 있던 카일임. 리스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카일도 눈시울이 붉어졌음.

리스의 울음 소리가 조금 잦아든 거 같자 카일이 살짝 몸을 떼고 얼굴을 마주봤겠지. 덩달아 우느라 빨개진 카일의 눈을 보며 리스가 괜히 민망해져서 “넌 왜 울어.” 하고 툴툴거렸음. 카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야 원래 잘 울잖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겠지. “물?” 카일의 말에 리스가 “응. 고마워.” 하고 답했음. 카일이 시원한 물이 담긴 컵을 리스의 눈가에 가져다 대었음. 리스가 그런 카일을 올려다봤겠지. 눈가와 코 끝이 빨개져서 촉촉하게 젖은 모습은 둘 만 볼 수 있는 은밀한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을 거야. 카일은 이 상황에서 꼴리면 사람이 아니라고 속으로 되뇌였음. 리스는 카일이 가져다 준 물을 한 번에 원샷 하고는 거실 테이블에 빈 컵을 올려두었음. 언젠가 리스가 자신을 그렇게 안았던 것 처럼, 서있는 카일이 쇼파에 앉은 리스의 얼굴을 안았겠지. 자신의 배에 뺨을 대고 얌전히 안긴 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카일은 “당신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했을 거야. “좋아. 너무 감동해서 그래.” 리스가 말 할 때마다 카일의 몸에 바짝 닿은 턱이 움직이는게 느껴졌음. 리스의 얼굴이 닿는 티셔츠가 축축해지는 것도 느껴졌을 거야. 또 눈물을 떨구기 시작한 리스임. “너무 좋아서… 크리스, 너야말로 날 너무 감정적으로 만드는 거 같아. 네가 주는 사랑이 너무 크고 깊어서 내가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 무서울 정도야.” “뭘 걱정 해. 그냥 내 옆에 있는 것 만으로 충분해.” 덤덤한 카일의 말에도 리스의 눈물은 멈출줄 몰랐음. 결국 또 그렇게 카일을 끌어 안고 한바탕 울어댄 리스겠지. 자신의 고개를 들어올리는 카일의 손길에 리스가 얌전히 얼굴을 보였음. 어쩜 우는 것도 예쁘고 사랑스럽네. 굳이 입 밖으로 내뱉을 필요는 없는 말이었겠지. 리스와 마주치는 눈빛 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지는 생각이었을테니까. 리스의 얼굴을 훔쳐내는 카일의 손길은 조금 거칠었겠지. 나름 조심한다고 해도 워낙 투박한 사람이라 그랬을 거야. 험하게 살아온 만큼 까칠하게 굳은살이 덮인 단단한 손이었으니까. 리스는 그래도 좋다고 그 손에 얌전히 얼굴을 맡겼을 듯.

그런 두 사람의 서글픈 시간은 리스의 전화 벨소리로 끝났겠지. 조금 굳은 표정으로 통화를 하는 리스를 걱정스럽게 본 카일임. 전화를 끊고 돌아보는 리스에게 “무슨 일 있어?” 한 카일일 거야. 리스는 말을 고르는 듯 신중하게 입을 열었겠지. “브라이트가 걱정 돼.” “무슨 일 있는 거야?” “괜찮대. 지금은 호텔에서 쉬고 있나봐. 근데….” 리스가 잠시 머뭇거리는걸 느끼고 카일이 “제임스, 괜찮아. 나한테는 무슨 이야기든 해도 돼.” 하고 달랬겠지. “너도 네 형이 하는 일이… 좋지 않은 건 알고 있잖아. 브라이트가 그런데 같이 가서 괜찮은걸까 걱정되는 거야.” 좋지 않은 거. 카일이 생각하기에 제 형의 일은 단순히 좋지 않은 게 아니라 아주 나쁜 일이겠지. 아마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제 형이 아니라면,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키우려고 돈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해야 했던 제 형이 아니라면, 받아들일 수 없을 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나마 집에서는 티를 내지 않는 헨리라 카일도 외면하고 모르는 척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뿐이겠지. 그래서 말을 하고도 눈치를 보는 리스에게 “좋지 않은 게 아니라 아주 나쁘지.” 하고 달래준 건 어느 정도 진심이 섞인 말이었음. 그러면서도 “괜찮아. 브라이트는 안전할 거야.” 하며 리스를 안심시켰겠지. 리스가 걱정되는 건 브라이트의 안전이 아니라, 헨리에게 물들어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거였지만 카일에게 이야기 하는 건 여전히 망설여진 리스겠지. “그리고 제임스. 아마 물들어도 형이 브라이트한테 물들면 물들었지, 브라이트는 착한 아이니까 괜찮을 거야.” 리스가 망설일 필요는 없었음. 이제 카일이 리스의 생각을 어디까지 예상하는지는 몰라도 지금 이 순간은 리스의 생각을 전부 알고있는 듯 했으니까. 여전히 걱정스럽게 웃으며 리스가 “이제 넌 나를 너무 잘 아는 거 같아.” 했을 거야. “당신도 잘 알고, 형도, 브라이트도 다 아니까.” 카일의 말에 리스는 그가 자신의 생각을 읽은 게 아니라 그저 카일도 똑같은 걱정을한 것 뿐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음. 쇼파에 삐딱하게 마주보고 앉은 카일의 손을 잡은 리스겠지. “나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 뜬금없는 리스의 고백에 카일이 슬쩍 웃었음. “알아. 그런 면까지 전부 사랑하는 거니까.” 카일이 덤덤하게 대답했겠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나오는 그 말에 또 울먹울먹 거리는 리스였을 거야.





재생다운로드American Sniper (63).gif
재생다운로드reece21.gif





그리고 얼마 후에 진짜 카일이 리스를 따라 나섰으면 좋겠다. 혼자 가려는 리스에게 “나는?” 하고 서운해 하던 카일이겠지. 조금 망설이며 거절하는 듯 말을 돌리려는 리스를 알면서도 물러서지 않은 카일임. 이번에 카일이 물러선다면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랬겠지. 결국 또 카페에는 일주일 휴가를 걸어두고 둘이 같이 갔을 거야. 식사하러 모인 형제네서 쉴거라 브라이트도 나올 필요 없다고 이야기 했겠지. 그 말에 브라이트는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둘이 여행 가요? 우와! 잘 다녀오세요!” 하고 웃었을 거야. 리스 역시 살짝 웃으며 “응. 크리스랑 둘이 좀 다녀오려고.” 하고 대답했음. 앤디 역시 “단 둘이만~ 어디가~ 뭐 하려구~.” 하고 놀리듯 이야기 했음. 페이스만 그 틈에서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음. 브라이트랑 앤디가 또 게임한다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자 페이스가 “괜찮은거죠?” 하고 리스에게 물었겠지. 드물게 진지한 페이스의 모습에 오웬도 덩달아 “무슨 일 있어?” 했을 거야. 리스는 그냥 웃으며 “아무 일 없어.” 하고 말았음. 조용히 대화를 듣기만 하던 카일이 “어디가. 뭐 하려고. 둘이만.” 하고 대답했겠지. 그게 방금 앤디가 했던 말이라는 건 식탁에 남아 있는 모두가 알 수 있었음. 헨리는 그런 카일을 힐끔 보더니 “변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브라이트의 옆으로 갔겠지. 카일은 어이가 없어서 “뭐? 아니, 누가 누구 보고 뭐래?” 하고 대꾸했지만 이미 쇼파에 앉는 헨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을 거야. 리스는 그게 오웬의 주의를 돌리려는 헨리 나름의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을 듯. 카일의 말에 오웬이 “그러니까요.” 하고 대답하느라 리스에게 무슨 일이냐고 다시 물으려던 걸 삼켜야 했으니까. 아담 역시 “변태들.” 하고 일어나며 “앤디, 과일 먹을래?” 하고 거실을 향해 소리쳤겠지. “아니 과자 먹을래! 초코 쿠키 했다며!!” 앤디의 대답을 들으며 페이스가 키득거렸음. “돼지야, 섰지?” 페이스의 말에 아담이 “확인 해볼래?” 하며 손을 내밀었을 거야. 아담이 자기 손을 끌어다 아래에 올리려고 하자 질색하며 “싫어.” 하고 두 손을 가슴팔에 모아잡는 페이스였겠지. 아담은 아무렇지 않게 페이스를 놔주고 일어나서 전날 만들었던 쿠키를 접시에 덜기 시작할 거야. 식탁에 넷만 남자 페이스가 다시 “어디 가?” 하고 물었음. 오웬이 걱정하는 거 같아서 괜찮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싶어서 캐묻는 페이스겠지. 카일은 리스의 눈치를 보며 대답을 못 했음. 리스는 드물게 표정을 싹 굳히고 입을 달싹거리다 결국 말을 꺼냈을 듯. 페이스가 묻는 이유가 본인이 궁금해서가 아니라, 오웬 때문이라면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질문할 걸 아는 리스라 그냥 털어놓기로 했을 거야.  “크리스가… 가족들하고 인사 하겠다고 해서.” 리스의 말에 오웬은 “가족?” 하고 물었고 페이스는 바로 알아 들었겠지. 금세 “아.” 하고 깨달은 오웬의 표정이 조금 서운함을 담고 있었을 거야. 리스는 억지로 웃으면서 “너는 다음… 다음에.” 하는 말에 살짝 물기가 어리기 시작했을 듯. 오웬은 당황해서 “형, 아니야. 이해 해. 울지 마.” 하고 달랬겠지. 페이스도 굳어 있던 표정을 풀고 “여보야 말이 맞네.” 했음. 다들 자신을 돌아보는 시선을 느낀 페이스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제임스 형 은근 울보 맞네.” 했겠지. 리스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음. 카일이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나는데.” 하고 같이 놀렸겠지. “진짜 나는지 이따 네가 확인 해봐.” 하는 리스의 말에 카일 얼굴 조금 빨개져서 “애들 앞에서 못 하는 말이 없어.” 하고 민망해 했을 듯.





재생다운로드kyle23.gif
재생다운로드reece188.gif





나란히 놓인 리스의 전 아내와 딸의 묘비 앞에서 카일이 조금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겠지. “애기 선물만 사서 미안한데, 당신은 내가 모르는 리스의 과거를 함께 한 걸로 대신 선물 받은 셈 쳐요. 그건 조금 부러우니까.” 카일의 목소리에 리스가 푸스스 웃더니 “이제 남은 시간은 전부 너랑 같이 할텐데 왜 지나간 일을 부러워해.” 했을 거야. 그러는 당신은 왜 지나간 일에 아파하는데. 카일은 대답 대신 리스의 어깨를 감싸 안았겠지. 카일이 곱게 내려둔 인형을 보던 리스가 시선을 돌려서 카일의 얼굴을 봤음. 아주 살짝 먼지가 쌓인 묘비를 보며 카일은 리스가 자기 생각보다 더 자주 여길 들렸다는 걸 알 수 있었겠지. 이 정도면 묘비의 먼지를 털고 깨끗하게 닦은지 얼마 안 된것 같았으니까. 물론 리스가 아니라 다른 가족이나 친인척일 수도 있지만, 카일은 왠지 리스일 것 같다고 생각했음. 의외로 차를 타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을 거야. 리스가 며칠씩 자고 들어오던 건 오가는데 시간이 걸려서가 아니라 이곳에 들리고 나면 잠시 혼자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해서 그런 것 뿐이었겠지. 카일을 올려다보던 리스가 이내 카일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시선을 돌렸을 거야. 카일이 그런 리스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리스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음. “이거 보여?” 리스의 목소리에도 카일은 얼굴을 들지 않았겠지. 그게 자신에게 거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음. “당신이 키스 하는데 내가 숙여주지 않으면 옆구리를 꼬집으며 얄밉다고 짜증냈잖아.” 카일은 리스의 말을 들으며 어깨를 감싸안은 손으로 팔까지 슥슥 문지르기 시작했겠지. “그래서 나도 똑같이 당해보라고 이 사람이랑 만났나봐. 가끔 그러는데, 얼마나 얄미운지 몰라.” 리스가 움직이는 느낌에 카일이 그 때야 리스의 머리에 묻은 얼굴을 떼어냈겠지. 카일과 눈이 마주치자 카일의 턱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춘 리스임. 이것 보라고. 리스의 눈에 스며드는 억울함과 장난스러움. 그리고 슬픔. “잠깐 앉을까?” 카일의 말에 리스가 먼저 풀밭 위에 주저 앉았겠지. 카일이 리스의 옆에 조용하게 앉았음. 커다란 몸이 조용하고 기척 없이 움직이는 걸 보며 리스는 눈을 꿈뻑거렸겠지. 그 때 집에있는 사람이 와이프와 딸이 아니었다면? 그 때 같이 사는 사람이 카일이었다면? 어쩌면 카일은 여전히 자기 곁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음. 카일은 리스가 마음 놓고 등을 내보이고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게 단순히 부부의 사생활만을 뜻하는 건 아닐 거야. 카일은 모르고 있지만 오히려 은밀한 그 행위 도중 뒤를 보이고 맡긴다는 건, 이미 그 이전부터 위험한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거니까. 단순히 사랑하기 때문에 믿는 것 이상으로, 카일이 지닌 능력이나 판단력 역시 믿는다는 거겠지. 그래서 어쩌면… 카일이라면 집으로 쳐들어온 사람을 제압하고 자신과 리스의 목숨을 모두 지킬 수 있었을지도 몰랐음.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만약은 소용 없는 생각이었겠지.

“당신이 혼자 그 모든 일을 겪게 해서 너무 미안해.” 카일의 목소리에 리스가 뭔 말이냐는 듯 눈을 마주쳐왔을 거야.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연락 했더라면.” 리스가 고군분투 하던 때에도 카일은 리스를 알고 있긴 했겠지. 물론 부대에서 어쩌다 스쳐 지나간 제임스 리스 소령과 그런 소령을 똑바로 바라보기도 힘든 크리스 카일 중사 정도의 사이였지만 말이야. 그래도 카일이 리스에게 연락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리스의 연락처 하나를 못 얻어낼 것도 없었을테고. “네가 왜 미안해. 너무 고마운데. 제일 힘들 때 같이 있어줬잖아. 크리스, 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야. 그래서 너무 고맙고, 오히려 내가 미안해. 내가… 너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이번에는 카일이 무슨 소리냐는 듯 리스를 봤을 거야. 살짝 눈을 찌푸리던 카일이 “난 그래서 좋은데.” 하고 대답했겠지. “당신이 사는 이유가 나라는 거.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거. 그 누군가가 당신이라는 거. 다 좋아. 당신을 위해서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 살짝 웃는 리스를 보며 카일도 따라 웃었겠지. “그러니까 나를 믿고 조금 더 이야기 해주면 좋겠어. 나에게 다 맞춰줄 필요 없어, 제임스. 좋은 거, 싫은 거, 아픈 거. 솔직하게 털어놔도 돼.” 리스가 카일을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는 것 만큼이나 카일 역시 리스를 지켜주고 싶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겠지. “응, 고마워.” 하는 리스의 대답에 카일이 물었을 거야. “나 말고 다른 가족들은 소개 안 시켜줘?” 리스는 여기 온다는 말에 조금 서운해 보이던 오웬의 얼굴이 떠올랐겠지. “다음에는 오웬이랑 와야겠어.” 카일은 처음 도착했을 때 보다 편하게 풀어진 리스의 얼굴을 보며 “응. 혹시 템플턴이 오웬이랑 안 떨어진다고 떼쓰면 이야기 해. 엉덩이를 때려서라도 말려줄게.” 했을 거임. 리스가 푸핫 웃더니 “루시가 잘생긴 사람을 엄청 좋아했거든. 아마 템플턴도 보면 좋아했을텐데.” “흠. 그것도 당신을 닮은 거야? 그럼 아담을 못 오게 해야하나.” “그건 로렌을 닮은 거 같아. 날 좋아했잖아.” 이제는 조금 뻔뻔하게 농담까지 하는 리스를 보며 카일도 마음 편하게 따라 웃었을 거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일이 먼저 말을 꺼냈겠지. “제임스, 우리 차 한대 더 사야할 거 같아.” 리스가 “필요해?” 하고 물었겠지. 카일이 살짝 웃으며 “당신한테 필요한 거 같아. 엄청 깨끗하더라.” 하는 말이 뭘 이야기 하는지 알 거 같은 리스겠지. 리스가 카일에게 이야기 하지 않고 묘석이며 주변을 청소하고 정돈하러 다닌걸 알아버린 거겠지. “아.” 한 리스가 “미안.” 하고 사과했을 거임. 리스의 입장에서는 카일에게 말을 안 하고 몰래 다닌 거나 다름 없었으니까. 카일은 그냥 웃으며 “이건.” 카일이 손에 잡힌 핸들을 살짝 톡톡 쳤음. “내가 쓸게. 당신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봐.” 했겠지. “사주는 거야?” 리스의 말에 카일이 “응. 내 선물.” 했겠지. “됐어. 마음만 받을게.” “마음은 이미 진작 가져가놓고 어떻게 더 받아가려고?” 카일의 말에 리스가 유치한 소리를 다 듣는다는 듯 흘겨봤겠지. “당신이 안 고르면 형한테 제일 비싼 거, 무조건 제일 비싼 거로 사오라고 할 거니까 당신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다른 사람도 아니고 헨리에게 사오라고 하다는 걸 협박이라고 하는 카일의 팔뚝을 찰싹 때린 리스겠지. 카일이라면 진짜 그럴테고, 헨리라면 정말로 자기가 아는 것중에 가장 비싼 건 아닐지라도 쓸만한 것중에 제일 비싼 걸로 사올 사람이라는 것도 아는 리스임. 키득거리던 카일이 과하게 엄살을 부리며 “아야! 아파, 제임스. 운전 중이잖아.” 하고 팔을 움츠리는걸 보며 리스가 아프지 않게 다시 한 대 쳤을 거야. “같이 고르자.” 리스의 말에 카일이 “응. 그러자.” 하고 대답했겠지.










+) 카일은 디즈니월드에서 혼자 몰래 인형 사러 갔다가 무슨 공주가 이렇게 많냐고 당황했을 거 같다.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들킬까봐 얼른 골라야 하는데 너무 많아서 조금 난감해진 카일임. 그래도 신중하게 살피다가 초록색 눈을 가진 인형으로 골랐음. 리스가 생각나서 그랬겠지. 카일은 처음 하는 선물인데 다른 사람이 아니라 직접 골른걸로 주고 싶어서 주변에 묻지 않고 혼자 열심히 골랐을 거 같음.

+) 아담… 진짜 섰음. 그리고 앤디의 ‘먹을래.’에 반응하는 아담을 이젠 리스도 암. 카일이나 오웬은 아담의 아래 사정에 관심 없어서 모름. 리스는 관심 있어서 아는 거 아니고 그냥 눈치가 좋아서 알게 됨. 앤디랑 브라이트는… 애기들은 그런 거 몰라용! 헨리도 모름. 아담의 안전이나 목숨과 관련된 부분이 아니라 모름.

+) 키도 덩치도 어디 가서 작은 편에 속한 적 없는 188문짝 소령님 앞에 예상치 못하게 성큼 나타난 19x대문짝 중사. 그냥 카일은 존나 클 거 같음. 그냥 키도 존나 크고, 덩치도 존나 크고, 손발도 존나 크고 거기도 존나…존나 클 거 같음. 

+) 디즈니월드에서 왕자님한테 홀린 꼬마 아이를 보며 자기 딸도 여기 왔으면 저러고 있었겠네 싶었던 리스임.

+) 리스 딸은 드라마에서 보다 더 어린 나이로 생각했음. 미취학 아동임.

+) 둘이 끌어 안고 얼마나 울어댔는지, 금요일 저녁에 오웬이랑 페이스가 찾아왔을 때는 둘다 눈이 퉁퉁 붓고 빨개져서 난리도 아니었겠지.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돌린 리스였고, 카일은 맞장구쳐준 거임.

+) 카일… 왠지 아재개그 좋아할 거 같음. 그리고 리스는 싫어할 거 같음.

+) 그리고 얼마 후에 리스가 모처럼 혼자 묘지에 들렸는데 누군가 다녀간지 며칠 안 지난 것처럼 깨끗한 모습으로 리스를 반겨줬겠지. 무덤을 보면 더 생각나서 슬프다고 한 번도 찾지 않은 와이프의 부모님을 아는 리스라, 그렇게 해두고 갈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듯. 앞에 아직 싱싱한 꽃다발이 놓인 와이프의 묘를 조용히 내려다보는 리스의 입가에 은은하게 미소가 걸렸을 거야. 그리고 그 날은 집에 들어가며 꽃다발을 사가지고 간 리스겠지. “네 생각이 나서.” 리스의 말에 카일은 “내가 뭐 여자도 아니고, 뭐 이런 거에 돈을 써. 그냥 술이나 한 병 사오지.” 하고 머쓱해 했음. 말과는 달리 살짝 붉어지는 이마와 뽈록 올라오는 광대가 카일이 수줍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음. “언제 갔다왔어?” 리스의 말에 카일은 뭐냐고 되묻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그저께.” 하고 대답했을 거야. “친구랑 술 마시러 간다며?” “응. 그랬어. 약속 장소가 근처길래 그냥 가는 길에 잠깐 들린 거야. 일부러 찾아간 건 아니고.” 변명하듯 말 하는 카일의 입술을 리스의 입술이 덮었겠지. “뭐라고 하는 거 아니야. 고마워서 그런 거야.” 카일이 그런 리스의 허리를 한 팔로 감싸 안았겠지. 받은 꽃다발을 리스의 얼굴 근처까지 들어 올리더니 “뭐가 꽃인지 모르겠네.” 하는 소리로 리스의 감동을 와장창 깨버린 카일임.

+) 여전히 리스의 최우선은 카일이고, 카일이 사는 이유이자 카일의 행복이 삶의 목표인 리스이지만 그럼에도 죽은 사람들은 잊지 못할 듯. 아마 카일이 아니었으면 결국 그 앞에서 리스도 따라갔을지도 모르지. 리스가 잊고 못 잊고를 떠나서, 카일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임.











리스가 카일을 안고 달래줬을 때
https://hygall.com/564870358


카일은 리스만 보면 감성적이 되는 것 같다고 한 적 있음
https://hygall.com/578851540


오웬은 리스를 은근 울보로 생각함
https://hygall.com/585327783


카일이 아담 이야기를 꺼낸 이유
https://hygall.com/582053348
은근히 마음에 담아뒀음


카일은 처음 헨리가 하는 일을 알았을 때 헨리에게 매우 실망했었음
https://hygall.com/566311459















https://hygall.com/567256767
뿌꾸프랫 뿌꾸사형제
카일리스
2024.03.29 14:35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소령님 행쇼해...ㅠㅠㅠㅠ
[Code: 24f5]
2024.03.29 14:59
ㅇㅇ
모바일
리스랑 꽃다발 두고 뭐가 꽃인지 모르겠다고 하는거 너무 창조주세대급 언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fb0e]
2024.03.29 15:13
ㅇㅇ
모바일
༼;´༎ຶ ۝༎ຶ`༽ ༼;´༎ຶ ۝༎ຶ`༽༼;´༎ຶ ۝༎ຶ`༽
[Code: 2c06]
2024.03.29 18:18
ㅇㅇ
모바일
와엠아이쿠라잉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센세 나 왜 울려억??????? ༼;´༎ຶ ۝ ༎ຶ༽༼;´༎ຶ ۝ ༎ຶ༽༼;´༎ຶ ۝ ༎ຶ༽༼;´༎ຶ ۝ ༎ຶ༽༼;´༎ຶ ۝ ༎ຶ༽༼;´༎ຶ ۝ ༎ຶ༽
[Code: ab4a]
2024.03.29 18:19
ㅇㅇ
모바일
카일리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서로가 서로의 살아갈 이유이자 의미인거 너무 좋고 이제 행복만 했으면 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 소령님 이제 카일과 함께... 평생 함께할테니 마음의 짐은 내려놓고 행복한 곰으로 사새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b4a]
2024.03.29 18:41
ㅇㅇ
모바일
아 진짜 처음에 소령님 울 때 너무 서럽게 울어서 나도 모르게 찔끔 눈물 나와버렸네...😢 헨리랑 읍읍하고 살자 시도 하던 거도 생각나고... 그랬던 양반이 이제는 정말 단단하고 불안함 따위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다
[Code: ff40]
2024.03.29 19:28
ㅇㅇ
모바일
아 나 센새 무순 읽고 또 울었네 (코쓱) 외로웠고 힘들었을 소령님의 곁에 이젠 가족들, 특히 카일이 곁에 있어서 그 빈공간을 메워준게 잘 보여서 너무 좋아 센세ㅠㅜㅜ 카일리스 사랑해ㅠㅜㅜㅜㅜ 센세는 더 많이 사랑해 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
[Code: 4775]
2024.03.29 22:23
ㅇㅇ
모바일
카일 정말 최고다!!!!!!! 리스 행복하길!!!!!!!
[Code: 45bf]
2024.03.29 23:29
ㅇㅇ
모바일
흐엉.... ㅠㅠ ㅠㅠㅠㅠㅠ 카일리스...영원히 행쇼해...ㅠㅠㅠㅠㅠ
[Code: 3afc]
2024.03.31 22:35
ㅇㅇ
모바일
카일이 진짜 멘탈 건강한 참사랑꾼인듯ㅠㅠㅠ 지켜주고 싶은 사람 좋아한다며 리스를 연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게 피지컬 적인 면보다는 워낙 산전수전 다 겪고 상처난 리스의 멘탈 얘기였던것 같네ㅠㅠㅠㅠㅠ이젠 둘 다 너무 안정적이고 든든한 멋진 커플이야ㅠㅠㅠㅠ
[Code: d71a]
2024.03.31 22:42
ㅇㅇ
모바일
누구보다 강인하면서도 위태롭고 연약한 소령님ㅠㅠㅠ
항상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여유롭고 다정한 성격까지 완벽해보이는 소령님이 내면의 슬픔을 상대와 온전히 공유하면서 이젠 카일이랑 정말 숨기는것 없이 신뢰로 가득참 하나돤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아서 내가 더 벅차오른다😭😭😭
[Code: d71a]
2024.04.03 02:33
ㅇㅇ
모바일
보면서 울었어요 센세 😭😭😭😭😭😭
[Code: a053]
2024.04.03 02:33
ㅇㅇ
모바일
카일리스 행복하길.... ㅠㅠㅠㅠㅠㅠ 나우럭 ㅠㅠㅠ
[Code: a053]
2024.04.04 06:10
ㅇㅇ
모바일
카일 왠지 아재개그 좋아하고 리스는 싫어할 것 같다는게 너무 웃기고 찰떡임 ㅋㅋㅋㅋ 카일이 더 어린데 아재개그 많이 치고 리스가 맨날 극혐하는 표정 짓고는 아저씨같다고 뭐라할것같앜ㅋㅋㅋ
[Code: 4243]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