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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9 06:38
파병 시절에 눈맞은 루행임. 루스터는 행맨이 탐났지만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을 때였고, 행맨은 본인은 루스터를 사랑하지만 루스터가 자신을 사랑하는지는 확신하지 못할 때였지. 파병이 다 끝나갈 쯤에 행맨은 자기 몸에 이상이 생겼단 걸 깨달았음. 의심할 것도 없이 임신이었어. 당연히 루스터의 아이였지. 행맨도 처음부터 비밀리에 아이를 낳을 계획은 없었어. 하지만 파병의 끝자락이 다가오자 루스터는 슬쩍 행맨에게 끝을 말해왔지. 두 사람이 몸을 섞고, 함께 별을 세던 밤들이 없었던 것처럼 두 사람이 그저 그런 전우에 불과했던 것처럼 파병이 끝나면 가끔 연락하겠다는 말을 했거든. 그랬기에 루스터에게 임신을 알린다는 건 행맨의 선택지에서 자연스레 지워졌지. 행맨은 파병이 끝나고 잠수를 탄 채, 본가에서 혼자 피터를 낳았어. 루스터는 마지막으로 했던 말도 거짓이었는지 그 이후로 연락 한 번 없었지. 시니어 세러신은 길길이 날뛰면서 파병에 같이 갔던 군인놈들 하나하나 다 뒷조사라도 하겠다고 했지만 행맨이 애아빠는 사실 파병에서 죽었다고 가짜로 눈물을 질질 짜는 바람에 시니어 세러신은 뒷조사 하려던 것도 잊고 아이고 불쌍한 내 새끼.. 하면서 끌어안고 달래기 바빴지. 자기 아들이 미들스쿨 시절 연극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까맣게 잊은게 죄라면 죄였지ㅎㅎ 그리고 아빠도 없는 불쌍한 손주를 많이 많이 축복해달라는 아들놈 속삭임에 넘어가서 갓태어난 손주 피터 앞으로 건물 하나를 미리 증여해주기까지 했어.
그렇게 루스터 귀에는 피터의 p자도 들어가지 않고 시간이 십수년이 흘렀어. 행맨은 비록 혼자(+세러신의 환경을 빌려) 아이를 키웠지만 부족함 없이 피터를 길렀고, 부족함이 없어도 너무 없었던 지라 피터는 자신감이 넘치다못해 묘하게 건들거리기까지 하는 양아치로 컸지. 물론 학교에서 친 사고가 행맨의 귀에 들려오지는 않도록 처신했지만 말야. 피터를 모자람 없이 키웠다고 자부하던 행맨은 피터에게 미안함 같은 건 없었고, 밖에선 빈정대기 제왕인 피터도 제이크파파에겐 사랑둥이 아들에 불과했지. 가끔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을 했다는 소식이 (시니어 세러신이 줄이고 줄인 규모로) 들려오긴 했지만, 항모에서라도 영상통화를 하면 피터는 바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애교를 부려왔어. 두 부자의 대화의 끝은 항상 사랑한다는 달콤한 인사였지.
그러니까 탑건에서 루스터를 다시 만나고, 다시 불이 붙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때, 행맨이 피터의 존재를 알리는 건 딱히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어. 사실 나 엉덩이에 점이 있다는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비밀을 밝히는 것 마냥 장난스럽게 “히히. 루 있잖아. 내가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어.” 애교까지 부려가면서 기쁘게 소개시켜줄 일이었던 거야.
‘루스터는 날 아주 많이 사랑하니까! 피터도 날 무지막지하게 사랑하니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서로의 존재를 몰랐어도 행복했으니까 이제 더 행복해지겠지!’ 평생 자기애가 넘친데다가, 유일한 자낮 포인트였던 루스터의 사랑까지 채워지고 나니 행맨의 콧대는 내려갈 줄 몰랐어.
그 장난스런 태도에 루스터는 행맨이 소개시켜줄 사람이 장인어른, 그러니까 시니어 세러신일 거라고 예상했어. 혹은 행맨의 형제라든지. 그게 누구든 우리 사이를 더 발전시키고 싶단 뜻인가보다. 싶어서 가슴이 설렜단 말이지.
그런데 행맨이 공항에서 픽업해온 남자, 아니 남자애는 뉴스에서 보던 시니어 세러신도 아니었고, 형제라기엔 너무 어린 얼굴이었지. 심지어 그 얼굴은 자신을 쏙 빼닮기까지 했고 말이야. 루스터는 환영의 인사로 준비했던 꽃다발을 툭 떨어뜨렸지.
“루, 인사해. 피터야.”
“…”
“피터, 너두 인사해. 이쪽이 네 아빠, 브래들리 브래드쇼야.”
”…”
그러니까 행맨은 자신이 사랑하는 두 남자가, 눈물의 부자상봉은 커녕 한 마디도 주고 받지 않고 자신을 원망스레 노려볼거라곤 생각도 못했단 말이야. 더군다나 제 사랑스런 아들 피터가 씨발. 한 마디만 내뱉고 행맨의 차키를 뺏어들고 사라질 거라곤 예상도 못했었지. 충격에 눈만 껌뻑이고 있는 행맨의 어깨를 잡아흔든건 아주 간만에 분노에 찬 눈으로 자신을 다그치는 루스터였어.
“…이크. 제이크! 행맨! 쟤 이 동네 지리 알아? 자주 왔었어?”
“아니.. 잠깐만, 피터 아직 면허도 안 땄는데?”
“뭐? 하… 우선 네 아들 먼저 찾고, 우린 이따가 다시 얘기하자.”
‘네 아들?’ 행맨은 상처받은 눈으로 루스터의 뒷모습을 바라봤지만 루스터는 이미 자신의 차를 몰고 피터를 찾으러 출발하고 없었어. 행맨은 현관에 버려진 노란 꽃다발을 주워들었지. 행맨은 그제서야 뭔가가 잘못됐단걸 깨달았어. 피터는 물론이고, 자신을 두고 간 루스터까지. 행맨은 피터가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후회란 걸 했지. 피터를 낳은 것에 대한 후회는 절대 아니었어. 그저 세 사람 모두가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을 자신이 다 놓치고 최악의 타이밍에 두 사람을 소개시켰을 지도 모른다는 후회였지.
한편, 피터와 루스터는 갑작스런 추격전을 펼치고 있었지. 행맨 몰래 훔친 시니어 세러신의 차가 몇 대고, 해먹은 오토바이가 몇 대인데. 나라에서 허락한 면허는 없어도 도주 실력 하나는 기가 막힌 피터였어. 루스터는 그 뒤를 쫓으며 이마를 부여잡았지. 자동차였으니 망정이지 피터가 제트기를 몰았다면 국방부 예산이 남아나질 않았을거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저 낯선 아들놈의 미래에 해군에 해자도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지. 국방부 예산 폭파는 제 삼촌과 애인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야.
피터가 고딩 수준의 일탈 운전에 도가 텄을지 몰라도, 제트기 조종사의 운전 실력을 이길 수 있을리가 없었어. 자꾸만 겁없이 속도를 높이는 피터를 외곽 도로로 빠지기 전에 막아야만 했지. 루스터는 결단을 해야만 했어. 그리고 루스터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아끼고 아껴온 브롱코로 피터의 차 앞을 가로막았어. 도로가 막히자 피터가 핸들을 급하게 꺾었고 도로엔 스키드 마크가 진하게 남을 정도였어. 다행히 루스터의 브롱코는 안전했어. 피터가 훔친게 값비싼 행맨의 차였기에 망정이지, 그저그런 차였다면 두 사람은 지금쯤 차에서 튕겨나와 도로를 나뒹굴고 있을지도 몰라.
“아 씹.. 미쳤어 아저씨? 나 죽을 뻔 했잖아!!”
루스터가 차에서 내려 운전석 핸들을 여전히 꽉 쥐고 있는 피터에게 다가갔어. 피터는 아직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지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지. 꼭 훈련을 갓 마치고 비행석에서 내려온 브래들리 자신처럼 말야. 루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지. 행맨이 자신에게 귀엽다면 볼을 삼킬듯이 앙 물어올 때면 ‘수염난 내가 뭐가 귀엽다고.. 우리 행이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구나. 평생 안 벗겨졌으면 좋겠다. 헤헤’ 생각했던 루스터였어. 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얼굴로 화가 잔뜩 난 척 눈을 부릅 뜬 피터는… 루스터 눈에도 귀여웠어.
상기된 볼과, 달려오는 동안 울먹였는지 촉촉한 눈과, 놀랐는지 아직도 핸들을 꽉 쥔채 조금씩 떨리는 손까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지만, 이 아이는 지금 겁을 먹은 상태였지. 그리고 루스터는 생각했어. 아. 졌다. 내 아들 참 싸가지 없고… 귀엽구나. 행이랑 내 유전자가 기가 막히게 섞였구나.
루스터는 행맨의 차 운전석 문을 열고, 피터의 안전벨트를 풀었지. 그리곤 여전히 핸들을 꼭 쥐고 있는 피터의 손을 겹쳐 쥐었어. 그리고 파병 시절 적과의 교전 후, 과도한 각성으로 덜덜 떨던 어린 제이크를 달래던 어느 날 밤처럼 피터의 어깨를 조심스레 쓰다듬었지.
“됐어. 이제 그만해. 제이크가 기다려. 돌아가자 피터.”
“..아저씨 좋아서 돌아가는거 아녜요. 그건 알아두라고.”
피터는 입술을 삐죽이며, 루스터의 손에 이끌려 브롱코 조수석으로 옮겨 탔어. 얼굴은 자신을 닮았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물만두 시절의 행맨이었어. 물론… 물 대신 독기가 좀 섞여 들어간 것 같지만 말야. 루스터는 브롱코 조수석 문을 닫고 운전석까지 돌아가는 몇 걸음 동안 몰래 하늘을 바라봤어. 갑자기 내려진 시련이라면 시련이었지. 오늘 아침, 꽃다발을 포장할 때까지만 해도 루스터가 그리던 미래엔 자식은 없었거든. 루스터가 꿈꾼 건 행맨과의 행복한 신혼 생활 뿐이었는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다 큰 사춘기 아들이라니. 행쪽이를 사랑한 대가는 언제나 생각보다 컸지.
루행 루스터행맨
그렇게 루스터 귀에는 피터의 p자도 들어가지 않고 시간이 십수년이 흘렀어. 행맨은 비록 혼자(+세러신의 환경을 빌려) 아이를 키웠지만 부족함 없이 피터를 길렀고, 부족함이 없어도 너무 없었던 지라 피터는 자신감이 넘치다못해 묘하게 건들거리기까지 하는 양아치로 컸지. 물론 학교에서 친 사고가 행맨의 귀에 들려오지는 않도록 처신했지만 말야. 피터를 모자람 없이 키웠다고 자부하던 행맨은 피터에게 미안함 같은 건 없었고, 밖에선 빈정대기 제왕인 피터도 제이크파파에겐 사랑둥이 아들에 불과했지. 가끔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을 했다는 소식이 (시니어 세러신이 줄이고 줄인 규모로) 들려오긴 했지만, 항모에서라도 영상통화를 하면 피터는 바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애교를 부려왔어. 두 부자의 대화의 끝은 항상 사랑한다는 달콤한 인사였지.
그러니까 탑건에서 루스터를 다시 만나고, 다시 불이 붙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때, 행맨이 피터의 존재를 알리는 건 딱히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어. 사실 나 엉덩이에 점이 있다는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비밀을 밝히는 것 마냥 장난스럽게 “히히. 루 있잖아. 내가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어.” 애교까지 부려가면서 기쁘게 소개시켜줄 일이었던 거야.
‘루스터는 날 아주 많이 사랑하니까! 피터도 날 무지막지하게 사랑하니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서로의 존재를 몰랐어도 행복했으니까 이제 더 행복해지겠지!’ 평생 자기애가 넘친데다가, 유일한 자낮 포인트였던 루스터의 사랑까지 채워지고 나니 행맨의 콧대는 내려갈 줄 몰랐어.
그 장난스런 태도에 루스터는 행맨이 소개시켜줄 사람이 장인어른, 그러니까 시니어 세러신일 거라고 예상했어. 혹은 행맨의 형제라든지. 그게 누구든 우리 사이를 더 발전시키고 싶단 뜻인가보다. 싶어서 가슴이 설렜단 말이지.
그런데 행맨이 공항에서 픽업해온 남자, 아니 남자애는 뉴스에서 보던 시니어 세러신도 아니었고, 형제라기엔 너무 어린 얼굴이었지. 심지어 그 얼굴은 자신을 쏙 빼닮기까지 했고 말이야. 루스터는 환영의 인사로 준비했던 꽃다발을 툭 떨어뜨렸지.
“루, 인사해. 피터야.”
“…”
“피터, 너두 인사해. 이쪽이 네 아빠, 브래들리 브래드쇼야.”
”…”
그러니까 행맨은 자신이 사랑하는 두 남자가, 눈물의 부자상봉은 커녕 한 마디도 주고 받지 않고 자신을 원망스레 노려볼거라곤 생각도 못했단 말이야. 더군다나 제 사랑스런 아들 피터가 씨발. 한 마디만 내뱉고 행맨의 차키를 뺏어들고 사라질 거라곤 예상도 못했었지. 충격에 눈만 껌뻑이고 있는 행맨의 어깨를 잡아흔든건 아주 간만에 분노에 찬 눈으로 자신을 다그치는 루스터였어.
“…이크. 제이크! 행맨! 쟤 이 동네 지리 알아? 자주 왔었어?”
“아니.. 잠깐만, 피터 아직 면허도 안 땄는데?”
“뭐? 하… 우선 네 아들 먼저 찾고, 우린 이따가 다시 얘기하자.”
‘네 아들?’ 행맨은 상처받은 눈으로 루스터의 뒷모습을 바라봤지만 루스터는 이미 자신의 차를 몰고 피터를 찾으러 출발하고 없었어. 행맨은 현관에 버려진 노란 꽃다발을 주워들었지. 행맨은 그제서야 뭔가가 잘못됐단걸 깨달았어. 피터는 물론이고, 자신을 두고 간 루스터까지. 행맨은 피터가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후회란 걸 했지. 피터를 낳은 것에 대한 후회는 절대 아니었어. 그저 세 사람 모두가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을 자신이 다 놓치고 최악의 타이밍에 두 사람을 소개시켰을 지도 모른다는 후회였지.
한편, 피터와 루스터는 갑작스런 추격전을 펼치고 있었지. 행맨 몰래 훔친 시니어 세러신의 차가 몇 대고, 해먹은 오토바이가 몇 대인데. 나라에서 허락한 면허는 없어도 도주 실력 하나는 기가 막힌 피터였어. 루스터는 그 뒤를 쫓으며 이마를 부여잡았지. 자동차였으니 망정이지 피터가 제트기를 몰았다면 국방부 예산이 남아나질 않았을거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저 낯선 아들놈의 미래에 해군에 해자도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지. 국방부 예산 폭파는 제 삼촌과 애인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야.
피터가 고딩 수준의 일탈 운전에 도가 텄을지 몰라도, 제트기 조종사의 운전 실력을 이길 수 있을리가 없었어. 자꾸만 겁없이 속도를 높이는 피터를 외곽 도로로 빠지기 전에 막아야만 했지. 루스터는 결단을 해야만 했어. 그리고 루스터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아끼고 아껴온 브롱코로 피터의 차 앞을 가로막았어. 도로가 막히자 피터가 핸들을 급하게 꺾었고 도로엔 스키드 마크가 진하게 남을 정도였어. 다행히 루스터의 브롱코는 안전했어. 피터가 훔친게 값비싼 행맨의 차였기에 망정이지, 그저그런 차였다면 두 사람은 지금쯤 차에서 튕겨나와 도로를 나뒹굴고 있을지도 몰라.
“아 씹.. 미쳤어 아저씨? 나 죽을 뻔 했잖아!!”
루스터가 차에서 내려 운전석 핸들을 여전히 꽉 쥐고 있는 피터에게 다가갔어. 피터는 아직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지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지. 꼭 훈련을 갓 마치고 비행석에서 내려온 브래들리 자신처럼 말야. 루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지. 행맨이 자신에게 귀엽다면 볼을 삼킬듯이 앙 물어올 때면 ‘수염난 내가 뭐가 귀엽다고.. 우리 행이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구나. 평생 안 벗겨졌으면 좋겠다. 헤헤’ 생각했던 루스터였어. 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얼굴로 화가 잔뜩 난 척 눈을 부릅 뜬 피터는… 루스터 눈에도 귀여웠어.
상기된 볼과, 달려오는 동안 울먹였는지 촉촉한 눈과, 놀랐는지 아직도 핸들을 꽉 쥔채 조금씩 떨리는 손까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지만, 이 아이는 지금 겁을 먹은 상태였지. 그리고 루스터는 생각했어. 아. 졌다. 내 아들 참 싸가지 없고… 귀엽구나. 행이랑 내 유전자가 기가 막히게 섞였구나.
루스터는 행맨의 차 운전석 문을 열고, 피터의 안전벨트를 풀었지. 그리곤 여전히 핸들을 꼭 쥐고 있는 피터의 손을 겹쳐 쥐었어. 그리고 파병 시절 적과의 교전 후, 과도한 각성으로 덜덜 떨던 어린 제이크를 달래던 어느 날 밤처럼 피터의 어깨를 조심스레 쓰다듬었지.
“됐어. 이제 그만해. 제이크가 기다려. 돌아가자 피터.”
“..아저씨 좋아서 돌아가는거 아녜요. 그건 알아두라고.”
피터는 입술을 삐죽이며, 루스터의 손에 이끌려 브롱코 조수석으로 옮겨 탔어. 얼굴은 자신을 닮았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물만두 시절의 행맨이었어. 물론… 물 대신 독기가 좀 섞여 들어간 것 같지만 말야. 루스터는 브롱코 조수석 문을 닫고 운전석까지 돌아가는 몇 걸음 동안 몰래 하늘을 바라봤어. 갑자기 내려진 시련이라면 시련이었지. 오늘 아침, 꽃다발을 포장할 때까지만 해도 루스터가 그리던 미래엔 자식은 없었거든. 루스터가 꿈꾼 건 행맨과의 행복한 신혼 생활 뿐이었는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다 큰 사춘기 아들이라니. 행쪽이를 사랑한 대가는 언제나 생각보다 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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