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 산왕으로 군림했듯이 결국엔 자기들끼리 뭉쳐서 산왕ed해버릴 거 같음

산왕 넘버 제목이 slash snake라서 그런가 어두컴컴한 복도 속으로 퇴장하는 장면이 자신의 굴로 돌아가서 재정비하는 큰 뱀 내지 바실리스크처럼 신수적인 느낌이 있다... 거기서 3학년들은 분명 분노했겠지만 아무도 크게 동요를 드러내지 않는데 거기서 느껴지는 어떤 자존심과 체면과 정돈된 기세의 어드메가 너무 좋음

마치 벤치에서 현필이는 박수를 짝짝 쳐도 낙수는 팔짱 끼고 소리 하나 없이 관전했던 것처럼 이 고참 주전들은 확실히 어떤 정렬된 기세가 있음
신현철이 경기 중에 큰 소리를 내는 건 타고난 성량이 있고 코트에서 필요한 발성을 익혔기 때문이지 사람이 소란해서가 아니듯이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않고 악쓰지 않음
농구선수인 이상 가슴 속에 각자 맹수 한 마리씩 기를텐데 얘네는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법을 기본적으로 배운 것 같음 그래서 이명헌이 산왕의 주장인게 동동 뜨지 않고 납득가는 것 같기도함 다들 2년 반동안 같은 세월을 보내면서 공유한 경험에서 유사한 사고를 익혔을게 상상이 간달까...

이명헌 신현철 주도로 군기를 푸는 과정에서도 같은 기수와 전부 상의하고 협조를 구해냈을 거 생각하면 뒤지겠음 최동오 김낙수 정성구 전부 같이 견디고 같이 이뤄냄

그리고 그 산왕에서 주전이라니 분명 대학도 유수의 명문대 2~3곳 안에서 나눠 흩어졌을 거임 그러면 대학리그 경기 때마다 마주치겠지 대학에도 분명 산왕 카르텔 있다
같은 대학 간 애들끼리는 초반에 분명 자기들끼리 뭉쳐다니겠지 새로 다른 친구들을 사귀더라도 산왕에서 3년간의 유대가 있어서 여전히 일반적인 친구관계 이상으로 서로를 잘 알고 말없이도 통하는 사이... 코트 위에서나 코트 밖에서나 산왕 출신<<으로 통할거임

평생 알고 지내며 송년회 신년회 꼬박꼬박 하고 여름마다 여행 같이 가는 사이겠지 결혼하면 부부동반모임도 하고

그리고 서로 중 하나가 모욕을 당하면 다같이 갚아줄 집단이겠지... 얘네는 집단이라는 말보다도 조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시간이 갈수록 운동부다운 정렬은 유해지겠지만 가장 빠릿하고 조여진 시절에 만나 치기 혈기 승리 함께한 집단적 자존심이 강한 모임

그저... 생각만 하면 걍 죽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