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은 키스였음. 작업 마친 뒤에 앉아서 잠깐 쉬고 있던 디에게 오라이온이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을 듯. 갑자기 훅 다가오는 오라이온 때문에 놀란 디가 반사적으로 밀어내자 엉덩방아를 찧은 오라이온이 앓는 소리를 냈지. 디는 간질거리는 감촉이 남은 립 플레이트를 벅벅 문지르며 뭐하는 거냐고 물었음.
"이번에 기록보관소에 다녀왔는데 신기한 걸 발견해서..."
"너 또..! 하.. 이게 뭔데?"
"친밀감을 나타내는 행위라고 했어. 더 나아가면 이렇게 글로사를 얽는다던데."
오라이온이 혀를 내밀며 말했지. 디는 별 이상한 문화가 다 있다며 고개를 젓고 자리를 뜰 거임. 오라이온이 허둥지둥 일어나 디를 붙잡았음.
"안 할 거야?"
"내가 이걸 왜 해."
"궁금하지 않아?"
"궁금하지 않아."
오라이온은 입술을 삐쭉 내밀고 투덜거렸지. 디는 그러거나 말았거나 신경쓰지 않았음. 이 사고뭉치에게 휘둘리는 건 사양이야.
디의 다짐은 얼마 가지 않았을 거임. 다음 날 재즈와 입술을 부비고 있는 오라이온을 봐버렸기 때문에... 그 순간 옵틱에 불꽃이 튄 디는 오라이온의 뒷덜미를 잡아 끌고 왔음. 그렇게 디는 오라이온이 기록보관소에서 보고 오는 온갖 잡지식의 실험대상이 된 것이다.
다음으로 보고 온 건 인터페이스였음. 오라이온이 키스 때와 달리 디를 데리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향한 건 이 행위가 남한테 보여졌을 때 따라올 수치심 때문이 아니었지. 그냥 영상으로 봤을 때 꽤 시끄러웠기 때문임. 디는 야밤에 귀찮게 하는 오라이온이 정말로 귀찮았지만 또 다른 메크한테 갈까봐 어쩔 수 없이 받아줌. 그래도 심통이 난 건 어쩔 수 없어서 오라이온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도 끝없이 투덜거리고 있겠지.
그리고 오라이온 밸브에 스파이크 넣자마자 이 행위에 갑자기 확 몰입됨. 어.. 뭐지 이거? 뭐지? 디는 언제 투정을 부렸냐는 마냥 오라이온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을 듯. 감각 신경이 죄다 활성화돼서 찌릿찌릿한 전기 신호가 온 동체를 타고 오르는 게 느껴지겠지.
그와 반대로 넣기 전까지만 해도 신나서 들떠있던 오라이온은 스파이크가 진입되자마자 어? 하면서 어깨 움츠러 들고 있음. 아파. 더럽게 아파!
"디.. 디, 잠깐만..! 뭔가 잘못된 거 같은.. 윽!"
오라이온은 옵틱에 세척액이 찔끔 고일 지경이겠지. 디는 흥분감에 더운 공기를 뱉으며 간신히 멈출 듯.
"왜."
"아무래도 이거 아닌가봐.. 다시 보고 와야겠어."
낑낑대며 밸브에서 스파이크를 빼내는 오라이온임. 디는 빼기 싫다는 강렬한 욕구가 올라왔지만 뭔지도 모를 행위 하다가 문제 만들 순 없으니까 인내심 발휘해서 빼내겠지. 그리고 빳빳이 서있는 스파이크를 강제로 패널 안쪽에 눌러놓고 오라이온이 기록보관소 또 다녀올 때까지 답답하고 아파서 브레인 모듈에 불 날 지경이었을 듯. 이거 고장난 거 같다고 예전처럼 안 돌아온다고 칭얼칭얼 울먹이는 디와 자기가 디 스파이크 고장낸 걸까봐 식겁해서 열심히 기록보관소에서 데이터 뒤지는 오라이온...
그후로 뜨문뜨문 알아온 지식으로 몇번 더 시도하긴 하는데 그래도 한두번은 더 실패하겠지. 겨우 성공하고 그동안 억눌려 있던 욕구에서 해방되어 말도 안되는 쾌감 느끼는 디인데 오라이온은 와 이게 오버로드구나! 되게 좋았다 이제 가자^^ 하고 있을 듯. 늘어져서 헐떡대고 있던 디는 이제 가자는 말 나오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벙찐 표정 짓고 있음.
"벌써 가자고?"
"왜? 이제 리차징 해야지."
"그치만.. 난 더하고 싶은데..?"
오라이온은 울망대는 금색 옵틱을 바라보다가 자기 아래를 봤음. 좋긴 했는데 더 하면 아플 거 같단 말이지..
"내일 또 하자. 지금은 안될 거 같아."
디는 결국 시무룩하게 오라이온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을 거임. 인터페이스가 뭔지 잘 모르는 입장에선 말 안 들었다가 무슨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튼 이렇게 주기적으로 인터페이스를 하게 된 둘임. 오라이온은 제 절친에게 키스부터 시작해서 인터페이스까지 절찬리에 가르쳐 놓고도 모자란지 자꾸 이것저것 알아오겠지. 이렇게 뒤로 할 수도 있대! 내가 올라타서 스파이크를 타는 방법도 있대! 하면서 온갖 체위 도전함. 그러더니 어느 날은 기어코 뭔 수갑 같은 걸 가져오겠지.
"뭔데 이건."
"이걸로 날 묶고 해봐."
"....왜?"
"몰라. 근데 그렇게 하기도 한대."
얘는 그렇게 사고를 치고 다니더니 무슨 죄수가 되고 싶은 꿈이라도 있나. 디는 못마땅하게 수갑을 바라봤음. 이걸로 팔을 묶어버리면 팍스가 제게 안겨드는 걸 못보잖음.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오라이온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는 디 식스틴군.
할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막상 오라이온이 헬름 위로 양 손이 묶여있는 거 보고 있자니 스파크가 두근거리겠지. 그리고 그날이 처음으로 오라이온이 그만하라고 했음에도 멈추지 않은 날일 거 같다. 과한 쾌감을 못견딘 오라이온이 결국 울음 터트리면서 디 밀어내려고 하는데 원래도 힘이 딸리는데다가 손까지 묶여있어서 무력하기만 하겠지. 디는 그 꼼짝 못하는 오라이온의 모습에서 강한 흥분을 느끼며 처음으로 제 욕심 맘껏 채움. 몇번이고 과부하에 달하고 나서야 이성이 돌아온 디가 괜찮냐며 오라이온 상태를 다급하게 살펴보는데 오라이온은 좀 지쳤을 뿐 멀쩡해보이겠지. 그거 보고 어, 이거 괜찮은 거구나 깨달음을 얻어버리는 어린양...
그후로 인터페이스는 조금 더 디의 페이스에 맞춰질 듯. 욕심을 좀 더 내도 괜찮은 건 알았지만 오라이온에게 미움받는 건 싫기에 적절히 조절하면서 하고 있음. 그리고 오라이온은 기록보관소에서 지식 하나를 또 습득해온다.
"...때리라고?"
"그냥 패라는 게 아니고! 손바닥으로 엉덩이만!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하네?"
오라이온은 파란 옵틱을 반짝거리겠지. 이해가 안 가는데... 디는 한숨을 내쉬지만 오라이온이 하자는데 무슨 힘이 있겠음. 결국 무릎에 오라이온 엎어놓고 한두대씩 때려주기 시작함. 약한 강도로 때리니까 아무 느낌도 안 난다고 해서 맘먹고 찰싹 때려볼 듯. 그러자 오라이온이 움찔함.
"어때. 기분 좋아?"
"아파.."
때렸는데 당연히 아프지. 디는 혀를 찼음.
"이제 그만할까. 이걸로 기분이 좋아질리 없잖아."
"하지만 기록에선 기분 좋아보였단 말이야! 나한테 맞는 적절한 세기를 찾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 세기가 어느 정돈데."
"나도 몰라."
오라이온은 그저 해맑음. 디는 별수없이 강약조절해가면서 계속 엉덩이 때려줄 듯. 근데 아무리 때려봤자 오라이온의 기분이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음. 참아보려고 애쓰던 오라이온은 결국 으으 앓으면서 항복 선언 할 거임.
"잠깐만.. 못하겠어.. 너무 아파.."
오라이온의 징징거림에 디는 퍼뜩 정신을 차리겠지. 어느 순간부터 이 행위에 푹 빠져 있었음. 제 손에 착 감겨오는 그 동그랗고 작은 엉덩이가 홧홧하게 달아올라 때릴 때마다 움찔거리는 게 마음에 들었겠지. 오라이온한테서 참지 못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건 어떻고. 디는 다리 사이가 뜨거워지는 걸 느낄 거임. 스파이크가 가압될 때의 증상이었지. 디는 엉덩이를 부여잡고 일어나는 오라이온을 잡아당겼음.
"팍스. 하자."
"응?"
뭘 하자는 건가 돌아봤다가 디의 패널이 열리고 스파이크 튀어나오는 걸 보곤 오라이온은 놀라서 자기 엉덩이를 가리켰음.
"내 엉덩이 안 보여? 이 상태에서 하자고?"
오라이온은 도색이 벗겨져서 어딘가 야릇해보이는 엉덩이를 들이밀었지. 그래서 하자는 건데. 저 엉덩이가 지금 얼마나 뜨거워져 있을지 아는 디는 구강 윤활액을 꼴깍 삼켰음.
"아직 기분 좋아지는 거 성공 못했잖아. 인터페이스로 쾌감 신경이 활성화된 도중에 때리면 괜찮을지도 몰라."
오라이온은 솔깃하겠지. 엉덩이가 아픈 와중에도 호기심이 먼저임.
디는 그렇게 오라이온과 인터페이스 하는 데에 성공했음. 후배위로 박으며 과열된 동그란 엉덩이를 홀린 듯이 쓰다듬다가 인터페이스가 절정에 달할 즈음에 몇대 때려볼 듯. 그러자 밸브 내벽이 사정없이 조여드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음. 정작 오라이온은 스읍.. 알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하면서 애매한 상태로 엉덩이 아파서 훌쩍대고 있을 듯.
그렇게 지나가나 했더니 며칠 뒤 디! 알아냈어! 보니까 엉덩이 말고 여길 때리는 것 같더라고? 하면서 인터페이스 패널 철컥 열고 밸브 드러내는 오라이온임. 디는 이게 개소리란 걸 알고 있다. 엉덩이 때려도 아파하는 녀석이 그 말랑한 내부기관을 때리는데 안 아플리가. 하지만 디는 오라이온을 이길 수 없었고.... 결국 밸팽킹의 결말은....
오라이온이 기록보관소에서 알아오는 일들은 대부분 다 이런 식으로 끝나겠지. 오라이온은 호기심이 넘칠 뿐 취향 자체는 노멀하기 그지 없는 머글이라 막상 하면 별로 안 좋아함. 거기에 휘말리는 선량한 디 식스틴군만 이상한 취향에 옵틱 뜨고 있을 뿐.
그 날 오라이온이 알아온 건 제스테이션 챔버에 관해서였지. 여기까지 뚫으면 무슨 내부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트랜스플루이드를 쏟아내면 조그마한 메크를 만들 수 있다고 열심히 설명함. 디는 오늘도 시큰둥하게 듣고 있다.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걔는 누가 먹여."
"괜찮아. 어차피 코그리스는 못 만든다고 했어."
"그럼 왜 하는데?"
"궁금하잖아."
항상 그렇지. 그놈의 궁금증. 디는 이제 거의 오라이온의 소유나 다름없는 제 스파이크를 꺼냈음. 오라이온은 신중하게 스파이크의 길이를 재보더니 표정이 활짝 펴겠지.
"네 스파이크라면 길이가 충분할 거 같아!"
그리곤 신나서 디의 아래에 누움. 디는 배운대로 착실히 오라이온의 밸브를 풀고 감각 신경을 활성화 시켜주며 넣을 준비를 하겠지. 이 희한한 건 또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인터페이스는 싫지 않으니까.
"어때."
"으음.. 더 넣어봐."
"너 맨날 이 이상 넣으면 아프다고.."
"괜찮아! 참을 수 있어!"
오라이온은 스파이크가 들어오는 결합부에서 시선도 떼지 않고 말할 듯. 그럴 거면 진작 좀 참아보든가. 난 맨날 더 넣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았는데. 디는 작게 투덜대며 스파이크를 꾹 밀어넣었음. 그동안 닿은 적 없던 깊숙한 곳까지 밸브가 열리며 반짝거리던 오라이온의 표정이 허물어져 갈 듯.
"더 넣어야 돼?"
"그런 거 같아.."
오라이온은 들어차는 내부가 버거운지 환기가 가빠지고 있었음. 그래도 마냥 아프거나 힘들진 않아보였지. 기분 좋아보여. 디는 안심하고 오라이온과 하반신을 꽉 맞붙였지. 그러자 스파이크 끝에 뭔가 닿는 게 느껴짐. 둘 다 본능적으로 이거란 걸 깨닫고 서로를 반짝 바라볼 듯.
"이거야?"
"그런가봐!"
이쯤되니 디도 설레서 망설임 없이 챔버 입구를 뚫으려 준비할 거임. 오라이온은 스파이크가 챔버를 누를 때마다 나른해졌던 표정이 굳어가고 있었지만. 이윽고 스파이크가 챔버 입구를 뚫고 들어가 챔버 벽을 꽈악 누르자 오라이온이 디를 잡아당기며 교성을 토했음.
"아.. 흐악..!"
디는 얌전하던 오라이온이 갑자기 경련하듯 떨어대니 당황하겠지. 제게 달라붙어있는 오라이온을 눕히고 상태를 봤더니 퓨즈가 끊긴 것처럼 멍한 표정으로 움찔거리기만 하고 있음. 만약 이걸 인터페이스 초반에 겪었다면 당황해서 메딕한테 데려갈 정도로 상태가 이상해보였지. 하지만 지금의 디는 오라이온이 그저 강한 과부하를 맞았을 뿐이란 걸 알 수 있었음. 그렇게 기분이 좋은가? 디가 얕게 움직이며 챔버를 범하자 오라이온은 쾌락을 못견디고 왈칵 울음까지 터트렸음.
"헤윽.. 디, 잠깐.. 아응.. 안돼..! 히끅, 빼줘.. 힉..!"
하지만 그 상태로 디한테 그만해달라고 해봤자 디의 이성회로는 이미 집에 간지 오래였음. 처음으로 밸브에 완전히 푹 파묻힌 스파이크가 너무 기분이 좋고 스파이크 끝에 걸리는 챔버도 마음에 듬. 제 짝의 챔버에 처음 들어가본 스파이크는 그 안을 가득 채워야 한다는 본능으로만 움직이고 있겠지.
결국 챔버에 몇번이고 트랜스플루이드를 채우고 나서야 진정이 됨. 만족감에 행복해진 디가 트랜스 플루이드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스파이크 꽉 채워둔 채로 오라이온한테 쪽쪽 입맞출 거 같다. 기분 좋았냐고 갸르릉 물어보지만 오라이온은 대답할 기운 없이 히끅대고만 있을 듯.
암튼 둘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온갖 거 다 해봤으면 좋겠다. 비교적 평범(?)한 구속플, 스팽킹, 장난감, 롤플레잉부터 시작해서 후면포트도 써보고, 전기자극에, 절정지옥에, 시각 회로랑 청각 회로 차단도 해보고, 심지어는 팔다리도 잠깐 분리해봄. 그리고 대부분의 플레이는 오라이온이 울면서 못하겠다고 항복하는 걸로 끝날 듯. 혹은 그래도 끝나지 않거나...
그래도 오라이온은 며칠만 지나면 또 다른 거 해보자고 들고 오겠지. 그러면 디는 언제나처럼 시큰둥하게 받아주는 거야.
기록보관소에서 데이터를 읽고 있는 옵대장의 감시 영상을 받고 메가카는 잠깐 옛 추억에 잠겼음. 뭘 몰라서 오히려 용감했다지만 지금 생각해도 진짜 별짓 다했어. 이제 다신 그럴 일 없겠지. 상황도 변했고 메크도 변했음. 이제 더이상 그 철없던 오라이온 팍스와 디 식스틴은 없지. 그 같잖은 우정도. 나직하게 비소를 흘린 메가카는 감시 영상을 끄려고 했음.
[...흐음.. 워프레임은 노팅이란 걸 하는구나..]
영상 속에서 옵대장이 홀로 중얼거렸음. 어디서 많이 본 표정으로 옵틱을 반짝이며.
메가카는 당장 아이아콘으로 가야한다고 디셉티콘을 윽박질렀고 어리둥절하게 주섬주섬 짐을 챙긴 디셉티콘과 함께 아이아콘으로 돌아갔다.
메가옵티 메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