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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21:56




캐피는 두 사람이 입을 맞추면 귀가 퐁!하고 튀어나온다고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레이와 처음 뽀뽀를 한 날, 기대했던 귀가 튀어나오지 않자 유치원이 떠내려가게 엉엉 울었고 그 덕분에 아이스맨은 일을 제쳐두고 뛰어와 캐피의 이른 하원에 동참해야 했다. 팅팅 부어있는 캐피의 얼굴과 머쓱해보이는 선생님의 표정, 고개를 푹 숙인 레이의 모습까지. 아이스맨은 콜사인이 무색할 정도로 다정하게 캐피를 안아 올렸다. 캐피가 아빠에게 안겨 어깨에 얼굴을 비비는 동안 대충 설명을 들은 아이스맨은 레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고 유치원을 벗어났다. 당장은 캐피를 달래야 했기 때문이었다.


어째 울고 난 후에도 지 엄마랑 똑같은 건지. 벌써 초콜렛을 세 개째 까고 있는 캐피를 막고 싶었지만 작은 붕어눈이 자꾸 눈에 밟혀 아이스맨은 넘어가주기로 했다. 얼음이 다 녹았냐? 미쳤어? 할 매버릭의 목소리가 선하긴 해도 캐피에게 초콜릿이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매버릭은 초콜릿 한 통을 시원하게 까먹는 사람이었으므로 그의 말은 아이스맨에게 설득력이 없었다. 아빠가 초콜렛을 까먹어도 잔소리하지 않자 캐피가 눈치를 보며 슬쩍 두 개를 까길래 제지하긴 했지만. 캐피가 우물우물 초콜릿을 녹이며 속상함을 달래는 동안,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보고를 마쳤다. 매버릭은 애가 많이 울었다는 소식에 당장 있을 비행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아이스맨이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명령을 내렸기에 여전히 비행장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니랑 이야기 나눠봤어?"
"아직. 전화 끊고 해봐야지."
"선생님이 뭐라셔?"
"둘이 놀다가 그런 것 같다는데... 하필 선생님이 다른 친구 화장실 데려다줬다가 잠깐 새에 생긴 일이었나봐. 아픈 곳은 없다니 다행이지, 뭐."
"그래, 아픈 게 아니면 됐다. 얘기 들어보고 다시 연락해."
"집에 와서 얘기해."
"응, 사랑해."
"나도."



아빠가 전화를 끊자 캐피는 은근슬쩍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는 자세로 변경했다. 말하기 싫은 이유인 것 같긴 한데... 대성통곡을 했으니 물어보지 않을 수도 없었다. 아이스맨은 최대한 목소리를 가다듬고 친절하게—마치 매버릭과 다투고 난 후의 본인마냥—말을 걸었다.



"초콜릿 어때? 맛있어?"
"...우웅."
"눈은 좀 덜 아파? 짓무를까봐 아빠 걱정돼."
"...웅. 안 아픈데 쪼꼼 무거워."
"그렇구나. 근데 대니, 아빠가 꼭 대니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지금 얘기할 수 있을까?"



꼼지락거리는 손가락이 뚝, 멈췄다. 아이스맨은 캐피의 얼굴을 살펴가며 말을 이었다.



"대니, 대니가 오늘 왜 울었는지 아빠한테 말해주면 좋겠어. 대니를 혼내려고 물어보는 게 아니고, 대니가 다음엔 안 울었으면 좋겠으니까 물어보는 거야. 다음엔 대니가 울만한 원인들을 다 없애줄게. 그러니까 아빠한테만 말해주면 안돼?"



아빠가 상냥한 목소리로 이유를 묻자 고민하는 듯 캐피는 창문에 머리를 문질거렸다. 가벼운 브루넷 머리칼이 유리에 흐트러졌다. 매버릭의 아이가 아니랄까봐, 저렇게 똑같은 얼굴로 똑같은 행동을 할 때면 아이스맨의 마음이 조금 울렁였다.



"파파."
"응?"
"파파는 귀가 퐁! 나오자나? 마마랑 뽀뽀할 때 말이야."



근데 왜 여기서 이 얘기가 나오는거지. 아이스맨은 캐피의 뜬금없는 말을 이해하려 노력했으나 도저히 맥락이 파악되지 않았다. 서벌 귀가 마음에 안 들었다기엔, 캐피도 서벌이었다.



"ㄱ,그치. 아빠가 기분 좋으면 종종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게 이상했어?"
"우웅, 아니!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야...? 그러면 왜?"
"오늘 분명 레이랑 뽑뽀를 했는데 레이는 귀가 안나왔단 말이야! 레이가 날 안 좋아하는 거자나, 흐아아앙!!!!!!"



아이스맨은 난데없는 캐피의 첫 뽀뽀 선언부터 첫 실연까지 듣는 바람에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대니, 지금 이게 다 사실이야? 라고 묻고 싶었지만 또 서럽게 울어대는 캐피를 달래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이스맨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또 30분을 안아 달래야했다.





-
캐피의 첫 실연...?


아이스매브
약 레이캐피

 
2024.04.24 2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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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눈 되도록 울어댄 캐피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ㅋ매브랑 똑같은 얼굴로 똑같은 행동을 하니 아이스 마음이 감동으로 울렁거릴만해 작은 매브라니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ㅠㅠㅠㅠㅠㅠ
[Code: c564]
2024.04.24 22:45
ㅇㅇ
모바일
근데 캐피야 레이 귀가 뿅 서지 않은 이유는 레이도 어리기 때문아닐까? 설마 진짜 캐피 첫사랑이 실연으로 끝난건 아니겠지? 센세 어나더를 주세요 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c564]
2024.04.24 22:45
ㅇㅇ
모바일
눈ㅇ 무겁댘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ㅠㅠㅠㅠㅠ
[Code: 9f7d]
2024.04.24 23:03
ㅇㅇ
귀여워ㅠㅠㅠㅠㅠ 그런데 레이가 서벌수인이 아닌 거 아님???? 실연은 아닐꺼야....캐피야...
[Code: 0136]
2024.04.24 23:08
ㅇㅇ
모바일
일단 아이스 샷건 사러가는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 어나더로 캐피의 첫사랑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십시오 센세 ㅠㅠㅠㅠㅠㅠㅠ
[Code: 2d98]
2024.04.24 23:10
ㅇㅇ
모바일
졸커야 진짜ㅜㅜㅜㅜㅠㅠㅠㅠ 이건 레이 입장도 억나더로 들어봐야한다
[Code: 4e2a]
2024.04.25 00:30
ㅇㅇ
모바일
레이도 서벌이 맞긴하대? ㅋㅋㅋㅋㅋㅋ 캐피 뽀뽀를 아이스 보고 배워서 어쩌냐 ㅋㅋㅋㅋㅋㅋ ㄱㅇㅇ
[Code: 8835]
2024.04.25 01:22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캐피야 레이가 수인인지부터 확인해야지ㅋㅋㅋㅋㅋㅋㅋ 매버릭 닮은 캐피 때문에 아이스가 고생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8b4f]
2024.04.25 18:58
ㅇㅇ
붕어눈이 된 쨔근맵 캐피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글자 하나하나 다 사랑스러워 센세 ㅠㅠㅠㅠㅠㅠ 근데 아이슈 샷건 사러가는건 아니지?ㅋㅋㅋㅋㅋ
[Code: 0995]
2024.04.26 01: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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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벌대니 귀는 퐁! 했는데 레이는 안 그런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f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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