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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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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때처럼 모두 다 있는곳에서 술을 계속 마시니 뭔가 더 기억나는 기분이다. 


기억을 잃었을땐 충격요법이라더니 확실히 대가리를 소주와 맥주로 두둘기니 그때의 기억이 좀 나는 것 같았다. 나한테도 충격요법이 먹혀들긴 하나보다. 소주병으로 머리를 후려치면 더 기억이 날까? 아니다 지금 나 맥주 먹고 있지? 맥주병으로 후려치자. 

대만이 아직 뚜껑이 따이지 않은 맥주병을 쥐었다. 그니까, 뚜껑을 따려고 병목을 쥔게 아니라 병의 아랫부분으로 뭔가를 후려치려고 잡았다는 소리다. 그 모습에 남은 용의자들이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드디어인가? 드디어 정대만이 폭력을..?! 그 모습을 보던 바로 뒤에 있던 호열이 식겁하며 대만의 손목을 쥐었다. 아니 이 인간이 무슨 생각이람??


'대만군! 그걸로 사람치면 안돼요!'
'어엉? 아, 양호열이네.. 야 걱정마라, 내 대가리 후려치려는 거니까..'
사실 술에 취해서라기 보단 이렇게 해서라도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 그러는거였다. 수겸은 순간 자신이 대만의 대가리를 깨고 싶어했어서 정대만이 저러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했다. 대만은 뺏기지 않으려 용을 썻지만 호열과 함께 달재까지 가세하자 쥐었던 맥주병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둘도 대만이 사실 진짜 자신을 후려치지는 않았을걸 알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맥주..?'
역시 기억에는 충격요법이 맞았다. 호열과 달재에게 맥주를 뺏긴 대만은 가라앉았던 기억이 불쑥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래, 그 망할 모텔방에서 맥주를 더 처먹겠다고 맥주를 사갔었다. 아주 짧게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에 대만이 뒤를 더 떠올리려고 다른 맥주병을 또 쥐었다. 이번엔 평범한 방식으로 들었기에 모두 눈을 인상을 찌푸리고 무언가 떠올리는 듯 눈을 감고 있는 대만을 바라보았다. 대만은 맥주, 맥주.. 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대만선배 괜찮은거 맞나요..? 현필이의 물음에 그 누구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용의자들의 남친들은 이 지옥수라장청문회의 방관자가 될 찬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갤러리는 집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용의자들은 그저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가 무죄가 될지 유죄에 한 발 다가설지가 결정나는 기억이 지금 정대만의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이제 술자리에는 정대만이 맥주..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동준은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만 울리는 술자리같은거 상상해본적도 없었다. 평생 경험해볼일 없을거라 생각한걸 내가 해보는 구나. 동준이 자신의 손바닥으로 마빡을 딱 치자 그 소리에 대만이 번쩍하고 눈을 뜨곤 동준을 노려보았다.


'뭐, 뭐꼬?'
'마빡, 마빡이다. 마빡을 쳐봐야겠어'
'점마 진짜 미친거 아이가??'
동준은 대만이 조금 무서워졌다. 다행히 동준의 마빡을 치겠다는 건 아니었던듯 대만은 자신의 손으로 짝 소리나게 자신의 마빡을 후려쳤다. 그와 동시에 반대손으로 맥주병을 쥔 대만은 아! 소리를 냈다. 드디어 뭔가 기억이 났구나. 모두가 기대에 찬 눈으로 대만을 바라보았다. 누가 자신을 그렇게 쳐다보든 말든 대만은 다른 부모가 누군지 궁금해 하는 자신의 딸만 떠올렸다. 하나야, 아빠가 한 놈더 쳐낸다..! 대가리 꽂은 소주와 맥주가 제 일을 다 하는 중이었다.

맥주를 빼앗겼을때 기억난 것. 그것은 대만이 모텔방에서 개꼴통에게 맥주를 빼앗겼다는 것이었다. 그 장면 이후로 뭔가 더 떠오르지가 않아 애를 쓰고 있었는데 동준이가 마빡을 치는 소리에 확 하고 떠올랐다. 분명 맥주를 빼앗기 전에 개꼴통이 본인의 마빡을 쳤었다. 그렇다면 왜 정대만은 개꼴통에게 맥주병을 빼앗겼을까? 개꼴통은 왜 자신의 마빡을 쳤을까? 마빡을 치고 자연스럽게 맥주병을 쥐자 이제는 10초 남짓한 기억이 연결되어 떠올랐다. 그랬다. 개꼴통이 스스로의 마빡을 친것도, 대만에게서 맥주병을 빼앗은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그때 정대만은 술에 제대로 꼴아버려서 맥주병을 못땄다. 개꼴통은 맥주병도 못 따는 대만의 모습에 어이가 없어서 지 마빡을 친거였고, 대만의 뻘짓을 보다가 자신이 뚜껑을 따기위해 맥주병을 빼앗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범인은 숟가락으로 맥주를 딸 줄 아는 놈 중 하나라는 것이다.



'숟가락으로 맥주병 못 따는 놈?'
대만이 숟가락을 들고 용의자들을 가르켰다. 

물론 모두가 갑자기 이게 무슨 개삽소리인가 하는 얼굴이긴 했다. 하지만 사건의 유일한 피해자의 말은 모두가 따라줘야 하는 법. 이제는 반쯤 해탈한 영수가 태산과 준섭을 이끌고 용의자들의 앞에 맥주병과 숟가락을 놓아주었다. 아무 말도 없이 척척척 걸어가 나눠주었기에 모두 잠깐 뭐임? 하는 눈으로 봤지만 이내 용의자들에게 쥐여지는 맥주병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 너네도 빨리 어떻게든 결론이 나길 바라는 구나..  

갑자기 숟가락으로 맥주병을 까게 된 용의자들은 잠깐 당황했다. 아니 그보다 지금 딸 줄 아는것보단 그때 딸 줄 몰라야하는 거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하나 둘 가볍게 뽕 하는 소리와 함게 맥주병을 따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 대만 뒤의 갤러리는 살벌했다. 아무튼 이건 못하고 싶어도 본능적인거라 할 줄 아는놈은 숟가락을 갖다대로 꺽는것만으로도 알아서 맥주병이 따졌다. 그리고 이 등신같은 행위에서 신기하게도 무죄를 받게될 용의자는 있었다.



'..못 따는데, 나..'
바로 최동오였다. 최동오는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할 뿐더러 좋아하지도 않았다. 대만은 대학시절 최동오를 떠올렸다. 확실히.. 그때도 못땄지.. 최동오는 병따개가 없으면 병을 전혀 못깠다. 옆에서 이명헌이 집키로 시원하게 병을따고 있을때 최동오는 최하난이도 숟가락을 들고도 못 땄다. 테이블로도 따고 냄비 뚜껑으로 따고 종이 한장으로도 딸 줄 아는 이명헌이 있어서 최동오가 딸 일도 없었다. 

음, 쟤는 참 여전하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개꼴통은 숟가락으로 시원하게 뽕 소리를 내며 맥주를 땄었고, 최동오는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최동오는 범인이 아니었다. 



'동오뇽.. 대학때도 못 따더니 이 나이먹고도 아직도 못 따냐 뇽'
'본 교관은 매우 실망했다'
'네가 뭔대 교관인척이야'
동오는 민구에게 가볍게 법규를 날려주었다. 그리고 여태 한마디하고 조용히 있던 낙수가 드디어 안도했다. 설마 맥주병 못딴다고 저기서 벗어날 줄은 몰랐는데.. 뭐 이딴 경우가 다있지? 낙수는 존나 하찮은 사유로 줄어드는 용의자를 보며 이게 맞나, 하고 이 중에서 처음으로 의문이 들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제정신 박혔을때처럼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했겠지만 안타깝게도 낙수 역시 이 개꼴통술파티에서 처먹은 술과 굴러가는 상황에 휩쓸려서 그러지 못했다. 뭐, 이미 남친이 용의자에서 벗어났으니 굳이 정상사고를 이어나갈 필요도 없기는 했다. 

낙수가 아무래도 나는 일단 저기에 앉아있어야 할거같아, 라고 하며 저 자리에 앉았던 동오를 불렀다.
그래, 니가 가려고 했든 내가 거기다 뒀든, 아니면 됐다. 


'동오야, 이리와라'
동오 역시 자신이 고작 이딴걸로 자신이 용의자에서 벗어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해서 약간 얼탱이가 나간 상태였다. 그래도 동오는 남친의 말을 잘 듣는 놈이었으므로 얼탱이가 나간 상태로 뚜벅뚜벅 걸어서 낙수 옆에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손을 잡아주는 낙수에 동오는 방금까지 벌렁거렸던 심장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나이에 두근거리는 사랑은 딱히 원하지 않았다. 동오는 지금의 안정감과 잔잔한 설렘이 훨씬 행복했다. 이제 진짜 너랑은 우정밖에 안남았다 정대만... 동오가 낙수의 머리에 얼굴을 비볐다.


그리고 갤러리들은 용의자들이 딴 맥주를 가져왔다. 어차피 지금 정대만이 혼자 다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었고, 그들도 이제는 정신을 조금 놓고 싶었기에 맥주라도 마시려는 거였다. 눈 앞에 초록생 병이 아른거렸으나 그래도 개가 될 수 있는 상황은 여전히 아니어서 그들은 맥주로 만족하기로 했다. 

.


한 놈 더쳐내고 다시 충격요법을 시도하기 위해 대만이 대협이 딴 맥주병을 들었을 때, 삐리리리 하고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의 주인은 대만이었고, 전화를 건 상대는.. 창고에 처밖혀 있던 폭탄에 우와~ 하며 불을 붙힌 아이, 정하나였다. 대만은 방금까지 먹었던 술이 다시 몸에서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하하, 갑자기 정신이 다 맑아지네. 앞으로 술깨는약 필요없겠어 아주.. 우리 하나 전화 한통이면 나갔던 정신머리가 돌아오는 거 좀 봐.. 평소라면 참 기분이 좋았을텐데.. 대만은 지금 전화를 받으면 하나한테 무슨 소리를 들을지 감이 안 잡혔다. 

'안 받으세요..?'
'..받아야지.. 그래...'
대만은 호식의 말에 순간 안 받아!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어른의 처세술을 발휘하기로 했다. 후.. 한숨을 내쉬자 저들끼리 소란스럽던 갤러리도 조용해졌다. 모두가 두려웠다. 대체 하나가 또 어떤 폭탄을 이곳에 투하할지 감히 예상조차 할 수 없어서였다. 

몇시간 전만해도 지금 다같이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집에 기어가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하고 있는 정작 하고있는 걱정은 오늘 집에 갈 수 있을까, 였다. 전자는 그래도 갈 수라도 있었지 후자는 갈 수도 없었다. 

여기 있는 이들 모두 정하나의 아버지가 누군지 궁금하긴 했다. 5년 전 정하나의 존재가 처음 세상에 밝혀지고 나서 하나를 볼 때마다 궁금했으나 관련된 질문만 하면 그 정대만이 정색하는데 물어볼 수 있던 용자는 없었다. 그래서 평생 모를 줄 알았는데.. 오늘 이런식으로 지옥수라장에 자신도 한 발걸쳐 파헤치게 될 줄이야.. 세상일은 정말 모르는 일이었다. 


'여보세요'
[아빠!]
'어 하나야. 집에 잘 들어갔어?'
[웅! 아빠도 아부지 찾고 있어?]
'....어, 지금 삼촌들한테 기억하는거 있는지 물어보고 있어'
[내일이면 하나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있는거야?]
'..음... 노력은 해볼께 하나야'
[..아랐어..]
'이제 잘려고?'
[웅. 할머니가 아빠는 늦으니까 이제 자야한다구 했어]
'그렇지. 벌써 하나 잘 시간이다.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하려고 전화했어?'
[응! 그리고 전에 아빠가 하나한테 아버지에 대해 말해줬던거 말하려구 전화했어]
'...어?'
술자리는 매우 고요했기 때문에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는 당연히 모두의 귀에 들렸다. 지금 이게 뭔소리냐? 하는 눈으로 모두 대만을 보았고, 대만은 시발 이게 무슨 상황이지?? 하는 얼굴이었다. 내가 하나한테 뭔 말을 했다고? 나도 누군지 모르는데?? 패닉이 오기 직전 하나는 모두의 예상대로 정하나양은 폭탄을 또 떨어트렸다.

[아빠 술에 취했을때 하나한테 그랬어! '그때.. 걔... 좀 귀엽다고 생각했었어' 라고! 하나는 귀여운 아버지 좋은거 같아! 사랑해 아빠! 내일 아버지랑 같이 하나 보러와~~!]
뚝. 하나가 전화를 끊었다. 조용했다 싸했다가 소란스러웠다 고요했다 왔다갔다 거리던 술자리는 이번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귀..엽....?' 누군가는 그 말에 여태 먹었던 술과 안주가 올라오는 듯 헛구역질을 했고, 누군가는 귀가 썩은거 같다며 귀를 후볐다. 아무튼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것은 모두 동일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충격적이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만은 끊긴 전화기를 내리지도 못하고 미친듯이 동공을 흔들다가 눈이 딱 마주친 남훈에게 물었다.


'..야, 나 혹시 술에 꼴아서 개가 되면 시력을 잃는 편이냐..?'
'시방 그걸 와 나한테 쳐묻노.. 내가 알긋나?'
남훈 역시 어지러운 듯 눈가를 꾹꾹 문질렀다. 일단, 저것도 단서는 단서니까.. 나는 아닌거 같은데. 180이 넘는 거구의 남자 남훈이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남훈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다. 양옆에서 그러면 나는 아닌거 같다는 말이 들려왔다. 남은 용의자들끼리 눈을 마주했다. 야, 난 진짜 아닌거 같지 않냐? 내가 먼저 나갈테니까 니네는 좀 더 있어봐! 처절한 눈치 싸움이었다. 거기서 윤대협만 나는 좀 귀여울지도~ 생각했다. 남친의 끝없는 주입식 교육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넋이 나가있던 대만을 두고 뒤에서 갤러리들이 쑥덕 거렸다.


'야 이정환, 나와라'
'큼.. 흠, 그래'
갤러리의 판결은 이정환이었다. 거의 만장일치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저 얼굴이던 이정환에게 귀여움을 느낀 동년배는 현재 그의 남친인 전호장 뿐이었고 따라서 반대한것도 전호장 뿐이었다. 물론 호장은 정환이 용의자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건 맞았다. 하지만 그의 눈에 이정환은 정말 귀여운 구석이 많은 사람이었다. 책임감이 강한 정환을 위해 정환이 저 자리에 앉는것에는 동의했지만 이런 이유로 돌아오게 할 수는 없었다. 우리 정환이 형이 얼마나 귀여운데! 허나 호장의 외침은 깔끔하게 묵살당했다. 호장아, 너 말고는 정환이형 귀여워하는 사람 없어. 준섭의 촌철살인에 호장은 패배했다. 

'정환이형.. 하지만 형은 저에게 언제나 귀엽고 멋있는 남자에요..!'
모두가 먹금했다. 심지어 남친인 이정환도 먹금을 했다. 호장아.. 널 정말 좋아하지만 너 지금 헛소리한다..


물론 정환이 아닌 다른 용의자놈들에게 누군가 귀여움을 느꼈냐고 물으면 (남친을 제외한)모두가 진심으로 토를 하고 싶어할것이었다. 그들의 눈은 매우 정상적이라 저 떡대를 가진 사내새끼들을 귀엽다고 여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허나 누구도 이정환 만큼의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었다. 

그리고 나?름? 나머지는 귀여운? 포인트가 있었으니까. 저 기묘한 티셔츠라던가.. 정대만이 평소 잘 듣지 못하는 말투라던다.. 정대만보다 나이가 어리다던가.. 뭐 10년 전 정대만에겐 저 중 하나의 요소가 귀엽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나보지..

아무튼 갤러리의 부름에 정환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객관적인 판단을 잘했기에 자신이 귀엽지 않다는건 중학생 즈음에 깨우쳤던 사람이다. 10년전에도 그는 귀여움이라곤 한톨도 없는 남자였다. 그리고 예전에 정대만을 좋아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었다. 물론 하나가 자신의 아이였다면 책임은 확실히 지려했지만 아니라는데 굳이 버틸 필요는 없었다. 잠깐 흔들린건 옛 정으로 인한 것 이었을 뿐이다. 정환이 용의자에서 빠져나가자 다른 용의자들이 눈을 부라렸지만 갤러리는 확고했다. 


뇽.. 명헌은 단호한 갤러리의 반응에 포기했으나 남훈은 반기를 들었다. 내가! 어딜봐서! 귀여워!!!! 오사카 상남자는 자신이 귀엽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가 으딜봐서 기여븐데!!'
'뭐.. 사투리라도 귀여웠던게 아닐까요?'
'니 주디 확 지뜯기고싶나?'
'야.. 난 너도 다른 놈들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귀엽다고 생각한 적 없어 시발... 내가 더 기분 처참하니까 너나 쳐 맞기 싫으면 닥치고 좀 있어봐..'
조금 회복되었던 대만의 산치가 다시 저 밑바닥을 뚫고갈 기세로 줄어들고 있었다. 나.. 진짜로 술 마시면 시력을 잃는 거 아닐까? 대만은 나름 진지했다. 내가 대체 이 놈들 중 한놈이 어디가 귀여워서 그딴 말을 했던거지? 단 한놈도 귀여운 구석이 있는 놈이 없는데? 아까 용의자에서 벗어난 백호랑 태웅이 조금이나마 귀여웠지만 이 앞에 있는 놈들은 전혀 아니었다. 38평생을 걸고 저 놈들에게 귀여움을 느낀적은 없었다. 근데.. 왜...? 하나야.. 왜 오늘따라 아빠한테 이런 큰 시련을 두번이나 주고 가는거니.. 아.. 친애비찾기고 나발이고 테이블 엎을까.. 인생 진짜.. 


대만은 오늘 중 최고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나가 첫 폭탄을 터트렸을때보다 데미지가 강했다. 대만은 나름 자신이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저 땀내나는 우락부락한 사내놈들에게 내가.. 귀여움을..? 시발, 혀깨물고 죽고싶다.. 그래도 진짜 혀깨물고 죽을 수는 없어서 대만은 치워두었던 소주를 다시깠다. 지금은 맥주로만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시 소맥에 뇌를 담궈야 겠다....


그런 대만의 표정과 말에 남훈이 조용해졌다. 그래.. 내도 힘든데 니는 을매나 힘들겄나... 약국집 아들 남훈은 깡소주를 마시며 정신을 잃기 위해 노력하는 대만에게 나중에 비타민제를 보내주기로 결심했다. 마.. 힘내구로..













최동오[무죄]
사유 : 이 나이 먹고 맥주병 숟가락으로 못땀

이정환[무죄]
사유 : 귀여움이 없음(우리 정환이형 귀여운데요?!)



--


낙수동오 정환호장
태섭대만 준호대만 명헌대만 대협대만 남훈대만 


 
2023.03.29 16: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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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만잌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너무 기억 잘 하고 있잖아ㅋㅋㅋㅋㅋㅋ 아 그래서 도대체 애 아빠 누구냐고 나무 궁금하다곸ㅋㅋㅋㅋ
[Code: d097]
2023.03.29 16: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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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개추
[Code: 2752]
2023.03.29 16: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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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이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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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16: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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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윤대협 존나ㅋㅋㅋㅋ나는 좀 귀여울지도~ 이러고잏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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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16: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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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협 미친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정환이형 귀엽?다고..
[Code: ece1]
2023.03.29 16: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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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이형 진짜 귀엽고 섹시다이너마이트인데 이 농구인간들이 몰라주네...그래도 하나아빠 후보 이만하면 많이 줄었는데?ㅋㅋㅋ하나 진짜 낼까지 아빠 하나 더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ㅋㅋㅋㅋ
[Code: 7770]
2023.03.29 16: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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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너무 좋아ㅋㅋㅋㅋㅋㅋ앞으로는 또 뭘로 가려질까
[Code: 7178]
2023.03.29 17: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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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 다 골때리게 웃기고 다른 커플들 나오는것도 귀엽다 ㅋㅋㅋㅋㅋ 근데 아직도 다섯이나 남음
[Code: ebf5]
2023.03.29 17: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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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무죄 이유 어떡해 ㅋㅋㅋㅋㅋㅋㄴㄴㄴㅋ
[Code: e3cb]
2023.03.29 18: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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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ㄹㄱㄱㄱㄱㄱㅋㅋㅋㅋㅋㅋ 골때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3a4c]
2023.03.30 00: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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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악 뒤에는 어떻게 찾나 막막해보였는데 하나 지원사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나야 너는 포기를 모르는 아이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하 나 지금 매편수 줄때마다 쫄깃해서 미치겠음ㅠㅠㅠㅠㅠㅠ
[Code: ea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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