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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00:41
전편: https://hygall.com/609121209
트포원 ㅅㅍ지만 진행은 다름. 트포알못ㅈㅇ
쓰고 보니 딱히 호국경이 아니야;;
밖으로 나가도 되나요…?
어린 프라임은 푸른 옵틱을 무구하게 깜빡거리며 물었다. 메가트론은 그제야 생각한다. 아, 이 아이는 그 오랜 기간 동안 탑에 갇혀 있었지.
(물론 스타스크림은 어린 프라임이 메가트론보다 몇 사이클은 더 살았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오라이온은 전쟁 막바지에 나타났고, 메가트론은 전쟁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 말을 듣자마자 메가트론은 스타스크림을 걷어찼다.)
강제로 지상으로 보내진 뒤, 어린 프라임은 메가트론이 마련해준 숙소에 쳐박혀 있었다. 물론 지상은 위험한 곳이므로 아무 데나 돌아다니는 걸 추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쳐박혀 있을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쇼크웨이브가 그의 등을 떠밀었다. 메가트론은 못 이기는 척 어린 프라임의 숙소로 찾아갔고.
“물론입니다. 다만 하이가드를 반드시 데리고 가셔야 합니다.”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지금까지 그에게 있어 말하는 대상은 두 가지로 나뉘어졌다. 수하들과 적.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에게는 말을 골라서 해야 할 존재가 없었다. 그러나 눈앞의 프라임 후보는 다르다. 메가트론은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자신이 지금 제대로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사 없었다.
어쨌든 젊은 수장은 덧붙였다. 오라이온 팩스가 오해하지 않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물론 감시가 아니라,”
메가트론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상은 위험해서 그렇습니다.”
“고마워요, 메가트론.”
오라이온이 대답했다. 그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젊은 수장의 눈치를 슬쩍 살핀다. (메가트론은 그가 자신의 눈치를 왜 살피는지 알 수 없었다.)
“이름을 불러도 될까요? 아니면,”
“부르셔도 됩니다, 프라임.”
“그러면 저도 오라이온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리고 오라이온 팩스는 환하게 웃었다.
메가트론은 잠시 침묵을 지킨다. 그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재부팅된 것이 아닌지 생각했다. 감각 기관이 잠깐 꺼졌다가 켜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이게… 메가트론이 다시 오라이온 팩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오라이온 팩스는 여전히 방긋 웃고 있다.
메가트론은 다시 침묵을 지킨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 처리 장치의 기능이 하나하나 끊어지기라도 했나. 저 어린 프라임이 사실 센티넬의 첩자였을까. 어쩌면 나를 암살이라도 하려고,
아, 메가트론이 작게 숨을 토해냈다. 그제야 메가트론의 브레인 모듈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센티넬의 첩자라니, 말도 안 된다. 어린 프라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웃었을 뿐이다. 그저 웃었을,
웃는 걸로도 이런 파괴력이라니, 역시 프라임인가. 메가트론은 그답지 않게 멍청한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문득, 메가트론은 무언가가 생각났다. 그는 오라이온 팩스를 바라본다. 생각나는 곳이 있었는데, 프라임이라면 한 번은 가야할 것 같았다. 그 곳을 어린 프라임이 좋아할까. 아니면,
“아니면 같이 나가겠습니까,”
메가트론이 머뭇거렸다. 그러니까…
“…오라이온?”
메가트론이 오라이온 팩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어린 프라임이 환하게 웃는다.
▪
메가트론 앞에서 방긋방긋 웃기만 하던 얼굴이 무너져 내렸다.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은 어린 프라임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팔짱을 낀 채로 서 있었다. 메가트론의 커다란 프레임은 조금만 자극해도 곧 튀어나갈 것처럼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이 곳은 쿠인테슨의 세력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곳도 아니었다. 그는 여차하면 어린 프라임을 들쳐메고 이 곳을 벗어날 생각으로 온 동체의 감각 센서를 잔뜩 활성화시킨다.
주변을 둘러보던 오라이온 팩스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한 곳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캐리어!”
오라이온 팩스가 비명처럼 외치며 자신이 바라보던 곳으로 달려갔다. 메가트론이 침음을 삼킨다. 오라이온 팩스가 달려간 곳에는 프라이마 프라임의 녹슨 동체가 먼지에 뒤덮여 있었던 것이다.
이 곳은 프라임들의 무덤이었다. 쿠인테슨과의 전쟁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프라이머스의 아이들이 녹슬어 가는.
“프라이마 프라임의 스파클링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진짜였군요.”
스타스크림이 다소 가벼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메가트론은 대답하지 않는다. 프라이마 프라임이 캐리어라면 사이어는 누구지? 그런 생각이나 하는데, 엉엉 울던 오라이온이 프라임들의 동체를 넘어 누군가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또다시 비명처럼 사이어!라고 외치며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의 커다란 동체에 매달린다. 스타스크림이 들고있던 무언가를 툭 떨어뜨린다. 그도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이 오라이온 팩스의 사이어라는 사실은 몰랐나보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오라이온 팩스가 터덜터덜 걸어왔다. 좋아할까 싶어서 데려왔더니 울기만 한다. 괜히 데려왔나, 메가트론이 생각했다. 그는 군인이었고, 군인들과만 생활했다. 이렇게 잘 웃고 잘 우는 메크는 처음이라 대하기가 어려웠다.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도 아까처럼 웃어주면 좋겠는데.
메가트론의 상념은 오래가지 않았다. 터덜터덜 돌아온 오라이온이 곧 메가트론을 답싹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메가트론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의 가슴 정도까지밖에 오지 않는 작은 메크가 그를 끌어안고 다시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쿠인테슨도 맨 손으로 찢어 죽이는 하이가드의 수장이 저보다 한참은 작은 메크가 좀 끌어안았다고 모든 처리 기능이 그대로 멈춰버렸다. 우스운 일이다.
스타스크림이 혀를 차더니, 어정쩡하게 올려진 메가트론의 팔을 잡아 어린 프라임의 등쪽 플레이트 위에 올려주었다. 그의 수장은 싸우는 재주 빼고는 모두 꽝이다.
“고마워요, 메가트론.”
오라이온 팩스가 속삭였다.
한참 뒤에, 오라이온 팩스는 프라임들의 앞에 섰다. 곧 그의 가슴 플레이트가 열리며 푸른 스파크가 드러난다. 뭐하는 거지. 메가트론이 팔짱을 낀 채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순간,
어린 프라임의 스파크에서 빛이 터져 나갔다. 메가트론이 고개를 들어올린다.
무언가가 공명한다, 느끼는 순간,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이 튀어나갔다. 거대한 동체는 엄청난 속도로 어린 프라임의 작은 동체를 낚아챈다. 생각을 채 하기도 전에,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메가트론은 어린 프라임을 제 품에 넣고 경계하듯이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작은 손이 메가트론의 팔을 타고 올라와 어깨를 슬슬 어루만진다.
“괜찮아요.”
그냥, 깨우는 거예요. 오라이온 팩스가 메가트론에게 속삭였다. 그리고 그 순간, 수십 사이클을 넘어,
“…알파 트라이온.”
메가트론이 얼떨떨하게 중얼거렸다. 알파 트라이온의 거대한 동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다른 프라임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오라이온 팩스는 슬픈 눈으로 프라이마 프라임과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을 바라보았다가 알파 트라이온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알파 트라이온.”
“오, 세상에. 오라이온? 너는 지상에 오면, 아니,”
알파 트라이온은 정신이 없어 보였는데, 심지어 어린 개체가 전쟁터에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오라이온 팩스는 침착하게 그의 팔을 잡고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갇혀 있던 어린 프라임이 아는 것은 단편적이라서 결국 메가트론도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알파 트라이온이 그를 돌아보았다.
“아이야, 너는 누구냐?”
“하이가드의 새 수장입니다, 프라임.”
메가트론이 대답했다. 그러자 알파 트라이온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는 메가트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알파 트라이온이 메가트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 땅의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이 땅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가 될지도 모르겠군.”
방패와 그림자, 메가트론이 중얼거렸다.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글쎄, 그러나 메가트론은 방패도, 그림자도 될 생각이 없었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단 하나였다.
센티넬 프라임을 제 손으로 찢어 죽이는 것.
하지만 우선은,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프라임.”
문득 고개를 들어올린 메가트론이 입을 열었다. 그와 거의 엇비슷하게 무언가를 느낀 알파 트라이온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고개를 숙여 어린 프라임 후보를 바라보았다.
“오라이온, 내 아이야. 이제 이들을 프라이머스께로 보내줄 때란다.”
알파 트라이온의 말에, 오라이온 팩스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가 울면서도 가슴 플레이트를 열어 젖히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메가트론이 동체를 돌린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하이가드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린 프라임의 스파크에서 다시 빛이 터져 나온다. 메가트론은 동굴 안으로 들어오려는 쿠인테슨 개체를 하나 잡아 목을 뽑아냈다. 수십 사이클 동안 녹슬어가던 프라임들이 입자 하나하나 흩어져 허공으로 치솟기 시작한다. 쿠인테슨의 부대 하나가 하이가드들에게 학살 당하기 시작했다. 몸이 가벼웠다.
어린 프라임의 스파크에서 터져 나온 빛과 빛이 되어 흩어지는 프라임들의 마지막 흔적이 메가트론의 손 끝에 감겨 들었다. 메가트론은 쿠인테슨을 잡아 반으로 갈라 죽였다.
“프라임이 곁에 있는 하이가드는 그 어떤 적에게도 지지 않죠.”
스타스크림이던가, 쇼크웨이브던가. 누군가가 메가트론에게 속삭였다. 하하, 메가트론은 굴러다니는 쿠인테슨 하나의 머리통을 밟아 터뜨리며 웃음을 터뜨린다. 고개를 돌리면 마지막으로 빛이 되어 사라지는 프라이마 프라임을 우는 얼굴로 올려다 보는 오라이온 팩스가 보였다. 아하,
아하, 그래. 맞는 말이다. 메가트론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어린 프라임의 곁에서라면,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메가옵티 메옵 메가오라? 디오라?
트포원 ㅅㅍ지만 진행은 다름. 트포알못ㅈㅇ
쓰고 보니 딱히 호국경이 아니야;;
밖으로 나가도 되나요…?
어린 프라임은 푸른 옵틱을 무구하게 깜빡거리며 물었다. 메가트론은 그제야 생각한다. 아, 이 아이는 그 오랜 기간 동안 탑에 갇혀 있었지.
(물론 스타스크림은 어린 프라임이 메가트론보다 몇 사이클은 더 살았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오라이온은 전쟁 막바지에 나타났고, 메가트론은 전쟁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 말을 듣자마자 메가트론은 스타스크림을 걷어찼다.)
강제로 지상으로 보내진 뒤, 어린 프라임은 메가트론이 마련해준 숙소에 쳐박혀 있었다. 물론 지상은 위험한 곳이므로 아무 데나 돌아다니는 걸 추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쳐박혀 있을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쇼크웨이브가 그의 등을 떠밀었다. 메가트론은 못 이기는 척 어린 프라임의 숙소로 찾아갔고.
“물론입니다. 다만 하이가드를 반드시 데리고 가셔야 합니다.”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지금까지 그에게 있어 말하는 대상은 두 가지로 나뉘어졌다. 수하들과 적.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에게는 말을 골라서 해야 할 존재가 없었다. 그러나 눈앞의 프라임 후보는 다르다. 메가트론은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자신이 지금 제대로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사 없었다.
어쨌든 젊은 수장은 덧붙였다. 오라이온 팩스가 오해하지 않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물론 감시가 아니라,”
메가트론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상은 위험해서 그렇습니다.”
“고마워요, 메가트론.”
오라이온이 대답했다. 그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젊은 수장의 눈치를 슬쩍 살핀다. (메가트론은 그가 자신의 눈치를 왜 살피는지 알 수 없었다.)
“이름을 불러도 될까요? 아니면,”
“부르셔도 됩니다, 프라임.”
“그러면 저도 오라이온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리고 오라이온 팩스는 환하게 웃었다.
메가트론은 잠시 침묵을 지킨다. 그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재부팅된 것이 아닌지 생각했다. 감각 기관이 잠깐 꺼졌다가 켜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이게… 메가트론이 다시 오라이온 팩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오라이온 팩스는 여전히 방긋 웃고 있다.
메가트론은 다시 침묵을 지킨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 처리 장치의 기능이 하나하나 끊어지기라도 했나. 저 어린 프라임이 사실 센티넬의 첩자였을까. 어쩌면 나를 암살이라도 하려고,
아, 메가트론이 작게 숨을 토해냈다. 그제야 메가트론의 브레인 모듈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센티넬의 첩자라니, 말도 안 된다. 어린 프라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웃었을 뿐이다. 그저 웃었을,
웃는 걸로도 이런 파괴력이라니, 역시 프라임인가. 메가트론은 그답지 않게 멍청한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문득, 메가트론은 무언가가 생각났다. 그는 오라이온 팩스를 바라본다. 생각나는 곳이 있었는데, 프라임이라면 한 번은 가야할 것 같았다. 그 곳을 어린 프라임이 좋아할까. 아니면,
“아니면 같이 나가겠습니까,”
메가트론이 머뭇거렸다. 그러니까…
“…오라이온?”
메가트론이 오라이온 팩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어린 프라임이 환하게 웃는다.
▪
메가트론 앞에서 방긋방긋 웃기만 하던 얼굴이 무너져 내렸다.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은 어린 프라임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팔짱을 낀 채로 서 있었다. 메가트론의 커다란 프레임은 조금만 자극해도 곧 튀어나갈 것처럼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이 곳은 쿠인테슨의 세력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곳도 아니었다. 그는 여차하면 어린 프라임을 들쳐메고 이 곳을 벗어날 생각으로 온 동체의 감각 센서를 잔뜩 활성화시킨다.
주변을 둘러보던 오라이온 팩스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한 곳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캐리어!”
오라이온 팩스가 비명처럼 외치며 자신이 바라보던 곳으로 달려갔다. 메가트론이 침음을 삼킨다. 오라이온 팩스가 달려간 곳에는 프라이마 프라임의 녹슨 동체가 먼지에 뒤덮여 있었던 것이다.
이 곳은 프라임들의 무덤이었다. 쿠인테슨과의 전쟁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프라이머스의 아이들이 녹슬어 가는.
“프라이마 프라임의 스파클링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진짜였군요.”
스타스크림이 다소 가벼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메가트론은 대답하지 않는다. 프라이마 프라임이 캐리어라면 사이어는 누구지? 그런 생각이나 하는데, 엉엉 울던 오라이온이 프라임들의 동체를 넘어 누군가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또다시 비명처럼 사이어!라고 외치며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의 커다란 동체에 매달린다. 스타스크림이 들고있던 무언가를 툭 떨어뜨린다. 그도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이 오라이온 팩스의 사이어라는 사실은 몰랐나보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오라이온 팩스가 터덜터덜 걸어왔다. 좋아할까 싶어서 데려왔더니 울기만 한다. 괜히 데려왔나, 메가트론이 생각했다. 그는 군인이었고, 군인들과만 생활했다. 이렇게 잘 웃고 잘 우는 메크는 처음이라 대하기가 어려웠다.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도 아까처럼 웃어주면 좋겠는데.
메가트론의 상념은 오래가지 않았다. 터덜터덜 돌아온 오라이온이 곧 메가트론을 답싹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메가트론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의 가슴 정도까지밖에 오지 않는 작은 메크가 그를 끌어안고 다시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쿠인테슨도 맨 손으로 찢어 죽이는 하이가드의 수장이 저보다 한참은 작은 메크가 좀 끌어안았다고 모든 처리 기능이 그대로 멈춰버렸다. 우스운 일이다.
스타스크림이 혀를 차더니, 어정쩡하게 올려진 메가트론의 팔을 잡아 어린 프라임의 등쪽 플레이트 위에 올려주었다. 그의 수장은 싸우는 재주 빼고는 모두 꽝이다.
“고마워요, 메가트론.”
오라이온 팩스가 속삭였다.
한참 뒤에, 오라이온 팩스는 프라임들의 앞에 섰다. 곧 그의 가슴 플레이트가 열리며 푸른 스파크가 드러난다. 뭐하는 거지. 메가트론이 팔짱을 낀 채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순간,
어린 프라임의 스파크에서 빛이 터져 나갔다. 메가트론이 고개를 들어올린다.
무언가가 공명한다, 느끼는 순간, 하이가드의 젊은 수장이 튀어나갔다. 거대한 동체는 엄청난 속도로 어린 프라임의 작은 동체를 낚아챈다. 생각을 채 하기도 전에,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메가트론은 어린 프라임을 제 품에 넣고 경계하듯이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작은 손이 메가트론의 팔을 타고 올라와 어깨를 슬슬 어루만진다.
“괜찮아요.”
그냥, 깨우는 거예요. 오라이온 팩스가 메가트론에게 속삭였다. 그리고 그 순간, 수십 사이클을 넘어,
“…알파 트라이온.”
메가트론이 얼떨떨하게 중얼거렸다. 알파 트라이온의 거대한 동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다른 프라임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오라이온 팩스는 슬픈 눈으로 프라이마 프라임과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을 바라보았다가 알파 트라이온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알파 트라이온.”
“오, 세상에. 오라이온? 너는 지상에 오면, 아니,”
알파 트라이온은 정신이 없어 보였는데, 심지어 어린 개체가 전쟁터에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오라이온 팩스는 침착하게 그의 팔을 잡고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갇혀 있던 어린 프라임이 아는 것은 단편적이라서 결국 메가트론도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알파 트라이온이 그를 돌아보았다.
“아이야, 너는 누구냐?”
“하이가드의 새 수장입니다, 프라임.”
메가트론이 대답했다. 그러자 알파 트라이온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는 메가트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알파 트라이온이 메가트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 땅의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이 땅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가 될지도 모르겠군.”
방패와 그림자, 메가트론이 중얼거렸다.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글쎄, 그러나 메가트론은 방패도, 그림자도 될 생각이 없었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단 하나였다.
센티넬 프라임을 제 손으로 찢어 죽이는 것.
하지만 우선은,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프라임.”
문득 고개를 들어올린 메가트론이 입을 열었다. 그와 거의 엇비슷하게 무언가를 느낀 알파 트라이온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고개를 숙여 어린 프라임 후보를 바라보았다.
“오라이온, 내 아이야. 이제 이들을 프라이머스께로 보내줄 때란다.”
알파 트라이온의 말에, 오라이온 팩스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가 울면서도 가슴 플레이트를 열어 젖히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메가트론이 동체를 돌린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하이가드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린 프라임의 스파크에서 다시 빛이 터져 나온다. 메가트론은 동굴 안으로 들어오려는 쿠인테슨 개체를 하나 잡아 목을 뽑아냈다. 수십 사이클 동안 녹슬어가던 프라임들이 입자 하나하나 흩어져 허공으로 치솟기 시작한다. 쿠인테슨의 부대 하나가 하이가드들에게 학살 당하기 시작했다. 몸이 가벼웠다.
어린 프라임의 스파크에서 터져 나온 빛과 빛이 되어 흩어지는 프라임들의 마지막 흔적이 메가트론의 손 끝에 감겨 들었다. 메가트론은 쿠인테슨을 잡아 반으로 갈라 죽였다.
“프라임이 곁에 있는 하이가드는 그 어떤 적에게도 지지 않죠.”
스타스크림이던가, 쇼크웨이브던가. 누군가가 메가트론에게 속삭였다. 하하, 메가트론은 굴러다니는 쿠인테슨 하나의 머리통을 밟아 터뜨리며 웃음을 터뜨린다. 고개를 돌리면 마지막으로 빛이 되어 사라지는 프라이마 프라임을 우는 얼굴로 올려다 보는 오라이온 팩스가 보였다. 아하,
아하, 그래. 맞는 말이다. 메가트론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어린 프라임의 곁에서라면,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메가옵티 메옵 메가오라? 디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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