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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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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쪼금만 뒤로 돌려서 한 20세기초? 그쯤에 육지 왕자님인 헨리가 인어 왕자님인 알렉스랑 만나는거 보고싶다ㅎㅎㅎ




대충 2차대전 즈음이라 치고, 역사잘모름ㅈㅇ 암튼 매일같이 인간들 시끄럽게 폭탄터뜨리고 ㅈㄹ나니까 바다깊은 곳에서만 살던 인어 왕자님 알렉스 호기심에 슬쩍 나와봤다가 우연히 헨리 보고 첫눈에 반하는 거.

헨리는 전쟁도 끔찍하고 식민사업도 잔인하고 그냥 제가 사는 이 세계가 다 신물나서 종종 숨이라도 트이려고 바닷가 나와서 멍때리고 그랬겠지. 그러다가 바닷가 바위틈 사이에서 알렉스 발견하곤 조난자인줄 알고 구하려고 식겁해서 달려가는데 정작 가보니 알렉스는 유유하게 물밖으로 나오는 중이고.

뭐 인어는 물밖으로 나오면 다리 생긴다고쳐. 암튼 근데 헐벗고 물에 흠뻑 젖은 채 저를 보며 씨익 웃는 알렉스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힐만큼 매력적이겠지. 단순히 잘생긴 얼굴뿐아니라 드넓은 어깨와 탄탄한 가슴, 잘 자리잡힌 복근과 마지막으로...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웅대해 보이는 중심까지...

헨리 멍하니 입벌리고 알렉스 보고있는데 그대로 터벅터벅 다가온 알렉스 헨리 앞까지 와선 안녕? 네가 빛의 사람이야? 할거임. 근데 문제는 인어말로 해서 헨리 못알아들음ㅋㅋㅋ

바다속의 인어들은 땅위의 인간들을 햇빛을 받으며 산다는 의미로 '빛의 사람들'이라고 불렀음. 알렉스는 헨리를 보자마자 왜 인어들이 땅 위의 사람들을 빛의 사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지 알 수 있었지. 쨍하게 빛나는 태양 아래서 우뚝 서있던 금발의 미남자는 정말 태양빛으로 빚어낸 것처럼 아름다웠거든. 그래서 알렉스는 무작정 자길 끌고가는 미남자를 그냥 따라가기로 함.

알렉스가 어쩌다 바다에 떠밀려온 좀 모자란 (인간 문물을 1도 몰라서...) 외국인인줄 아는 헨리 일단 제 궁에 시종 비슷하게 취직 시켜서 데리고 있으면서 같이 지내는 거 보고싶다ㅎㅎㅎ

인어공주 그 애니메이션처럼 알렉스 사람들이 쓰는 문물 전혀 몰라서 포크 쥐는 법부터 다 첨부터 배우는데... 바다 속에선 접할 수 없는 불이라거나 종이나 잉크, 총같은 거 신기해서 만지작 거리다 사고치곤 해서 헨리 가끔 환장하기도 하지만 그래두 알렉스 환하게 웃는 얼굴 보면 그저 헨리도 피식 웃고 말겠지. 알렉스 인간말도 배워서 더듬더듬 헨리랑 대화하려고도 하는데 제일 처음 완성한 문장이 "헨리 넌 정말 아름다워서 눈이 부셔." 이거라서 헨리 볼 붉히고 그날 처음 키스도 나눔. 근데 끝까지 가는 것엔 좀 조심스러워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사이에 전쟁이 점점 심화되고 왕족도 의무적으로 참전해야하는 때가 다가오는거. 헨리에게도 압박이 심해지고. 헨리는 제가 지금껏 누려온 것들, 왕족으로서의 책임과 책무들을 떠올리면 당연히 가야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도무지 가고싶지 않았음. 사람을 죽이는 일에 일조하기는 죽어도 싫었어. 그렇지만 제가 가지 않으면 아직 성년도 되지 않은 여동생 베아를 보내겠다는 할아버지의 경고에 어쩔 수 없이 헨리는 징집명령을 받아들임...

그리고 알렉스와도 이별하겠지. 전장으로 떠나기 전날밤 헨리는 알렉스 품에 안긴 채 그저 울기만 함. 그런 헨리에게 알렉스가 어눌한 발음으로 묻겠지.

"헨리, 내가 네 곁에 있을 수 있게 허락해줘."

그건 단순히 오늘밤에 대한 물음이 아니었음. 헨리는 제 젖은 입술에 촉, 입을 맞추는 알렉스의 손을 꼭 잡았음. 그리고 알렉스의 손이 헨리의 옷을 벗기려는 순간, 헨리는 고개를 돌려버리겠지.

"안돼, 알렉스."
"헨리..."

저를 밀어내는 헨리에 알렉스의 까만 눈도 어느새 그렁그렁해졌음. 그러나 헨리는 이미 결심한 후였어. 전장에 가면 제가 살아돌아올 수 있을까? 살아돌아온다고 해도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간 제가 그 전의 저와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그 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헨리는 아닐 거라고 확신했음. 저는 아마 천천히 죽어갈 거야. 속이 썩어 버린 고목처럼, 우두커니 선 채로 죽어가겠지. 그렇게 말라비틀어버릴 제 곁에 알렉스를 남겨두고 싶진 않았어.

알렉스는 더 빛나고 충만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을 만나야해.

헨리는 그렇게 결심했어.

"미안해, 알렉스."

결국 그날 밤 헨리는 알렉스를 거부했음. 그리고 새벽녘, 동이 트기도 전에 조용히 전장으로 출발했지.




그리고 도착한 전장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음. 미친듯이 울리는 공습경보, 멀리서 터지는 폭격소리와 군인들의 고함, 총성, 코끝에 닿는 매캐한 화약 연기와 폐부를 채우는 흙먼지까지. 도착하자마자 정신이 하나도 없었음. 헨리는 기관총을 쏴대며 총알을 가져오라는 중대장의 명령에 임명을 받았다는 인사도 올리지 못하고 곧장 전쟁에 동원되어야 했음. 그러나 그도 잠시, 그들이 있던 기지로 전투기 공격이 퍼부어지기 시작했지.

사방에서 비명과 고함이 터져나왔음. 헨리는 떨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여 참호에서 나왔음. 한차례 사격을 퍼붓고 지나간 적의 전투기가 저멀리에서 엄청난 소음을 내며 다시 다가오고 있었음. 헨리는 침을 꿀꺽 삼켰음.


죽는다. 이렇게 죽는 것이구나. 그 생각뿐이었음. 그 생각에 이르자 헨리는 망설임없이 제 옆의 아군을 꽉 끌어안으며 엎어졌음. 어차피 죽는다면, 이렇게 끝이 날거라면 제 국민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었거든. 마지막 순간 머리속에 떠오른 얼굴은 다름아닌 알렉스였지.

처음 만났을때, 물 속에서 유유히 걸어나오던 그 모습. 젖은 몸의 맺힌 물방울들이 햇빛을 받아 사방으로 반짝이던 그 황홀하던 모습을, 다시 한번만 더 볼 수 있다면...

죽음을 받아들이며, 헨리는 눈을 꾹 감았음.





결과적으로는, 헨리는 살아남았음. 기적적인 일은 아니었고 알고보니 원래 공격은 그런식으로 이뤄지는 것이었다지. 워낙 치열한 격전지다보니까 정찰을 하다 발각이 되면 공격을 하면서 도주하는 적 전투기가 있는 거. 하지만 살아남은 것과는 별개로 헨리의 영혼은 하루하루가 더 죽어가고 있었음.

원치않게 사람을 죽여야하는데다, 바로 옆에서 동료의 죽음을 보기도 하고, 거기다 첫날 그 사건으로 제가 얼마나 알렉스를 사랑하는지 너무나 처절하게 깨달아버렸거든. 우습게도 모든게 후회가 되었어.

이런 저라도, 이렇게 영혼이 더럽혀진 저라도 받아달라고, 기다려달라고 애원할걸... 왜 지레 겁먹고 그를 밀어냈을까... 그는 아마 날 원망하겠지... 내가 자길 버렸다 생각하겠지...

헨리는 매일 그 생각을 하며 눈물 흘렸음.




그렇게 몇개월이 지났고, 헨리는 처음 전장에 왔을 때와는 완전 딴판으로 초췌해진 모습이 되었음. 윤기 넘치던 금빛 머리칼은 세월에 바래기라도 한 듯 푸석푸석해져 툭툭 끊겨 비죽거렸고, 맑았던 눈동자는 눈두덩이가 푹 들어가 탁한 빛만 겨우 내비쳤고, 도톰하고 촉촉하던 입술은 바싹 말라 까칠하기만 했어.

상관이 하도 죽어서 군인이 된지 고작 9개월이 된 헨리는 벌써 중대장까지 올랐지. 명령을 제외하면 하루에 한 마디도 하지 않는 헨리 덕분에 부대원들은 왕족이랍시고 엄청 젠체한다고 뒤에서 씹기 바빴음. 헨리는 그걸 다 알면서도 그냥 뒀음. 그런 말에 대응할 의지조차 그에겐 없었음.

그나마 요며칠은 그의 눈에도 아주 옅은 생기가 돌았어. 그의 부대가 해변가로 이동하면서 부대 옆에 바닷가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거든. 헨리는 늘 군복 앞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손바닥만한 사진 외에 알렉스를 추억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금의 부대가 마음에 들었음.

오늘도 헨리는 해변가에 앉아 품에서 알렉스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꺼내 하염없이 쓰다듬겠지. 철썩철썩 파도 치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은 그가 이미 수천번은 다시 떠올리고 떠올렸던 알렉스와의 첫만남을 다시 눈앞에 불러왔음. 떨리는 눈꺼풀 아래로 곧 눈물이 맺혀 흘렀음. 그가 그리움을 담아 속삭였어.

"알렉스..."

이렇게 불러보면 꼭 그가 대답해줄 것 같아. 그 다정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응, 헨리."

그래, 이렇게.

감겨 있던 헨리 눈이 퍼뜩 뜨이겠지. 방금 들린 목소리는 제 마음속에서 들린 게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의 눈 앞엔, 첫만남의 그때처럼 물속에서 걸어나온 알렉스가 서있었음.

"알렉스...?"
"응, 헨리. 나 여기있어."
"알렉스..."
"응, 나 왔어, 헨리."
"알렉스...!!"

헨리 그제야 현실임을 자각하고 알렉스에게 안길거야. 엉엉 우는 헨리 끌어안으면서 알렉스도 안도하듯 눈 꼭 감겠지.

"나랑 같이 가자, 헨리. 내가 네 곁에 있을 수 없다면... 네가 내 곁에 있으면 되는 거잖아."

제 품에서 아이처럼 고개 끄덕이는 헨리를 안아든 알렉스는 처음 육지에 나타났을 때처럼 유유히 바다로 사라지겠지. 그리고 그 이후로 헨리 왕자를 본 사람은 없었어. 적어도 육지 사람들 중에선.








헨리 자기네 왕국으로 데려가려고 알렉스 바다속에서 이케이케 사람 인어로 만들어주는 마법약 제조하느라 그동안 육지 못 나왔던 거ㅇㅇ

헨리는 알렉스가 바다왕궁 데려가서 잘 먹이고 입히고 재워서 다시 뽀둥오리로 만들어서 잘 잡아먹었겠지. 마법약으로 뭐 이케저케해서 임신도 시키고 아들딸 구별없이 애기도 많이 낳아서 잘 살았다고 한다...


테잨닉갈
레화블 알렉스헨리
2024.04.27 19:59
ㅇㅇ
모바일
아미틴 이런 사랑이야기 너무 좋아ㅠㅠㅠ 알헨 잘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c94]
2024.04.27 20:21
ㅇㅇ
모바일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다ㅠㅠㅠㅠㅠㅠ평화로운 바다속에서 영사해ㅠㅠㅠㅠ
[Code: 2c5a]
2024.04.27 20:52
ㅇㅇ
모바일
어른동화222ㅠㅠㅠㅠㅠ피폐해진 헨리 알렉스랑 꼭 행쇼해야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c7b]
2024.04.27 21:28
ㅇㅇ
모바일
헨리야 선샤인수인 알렉스랑 행복해라ㅠㅠㅠㅠ
[Code: 83b9]
2024.04.27 22: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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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름답다ㅠㅠㅠㅠ알헨 바닷속에서 이쁘게 살어ㅠㅠㅠㅠㅠ
[Code: 67d1]
2024.04.27 23:05
ㅇㅇ
모바일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할수 없는 육지떠나서 행복해진 둘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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