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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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 09:36
- 캐붕 넘쳐남. 과거날조도 넘쳐남 주의.
- 개연성 없음 및 오타 많음 주의.
루카와 카에데는 잠을 잘때 가끔씩 꾸는 꿈이 있었음. 어릴적 가족들이랑 놀러간 시골 바다 어느 마을. 그곳에서 만난 텅빈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붉은긴머리의 여자아이. 항상 그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답을 듣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났음. 어느날은 그냥 저절로 잠에서 일어난적도 있고 어느날은 누군가 강제로 깨워서 일어난적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기분이 더러웠음. 찝찝하게 이름을 못 듣고 깨어났는데 잠에서 일어나면 그 아이의 얼굴도 자세히 기억나지가 않았음. 그저 긴 붉은 머리의 여자아이였고 그아이의 분위기가 되게 아슬아슬한 분위기 였던것만 기억이 나 가뜩이나 안좋은데 배는 기분이 더러워져 주위에 온갖 신경질을 부리고 그건 루카와의 좋지 못한 잠버릇이 되었음.
그날도 학교에서 자고있는 도중 긴 붉은 머리 여자아이의 꿈을 꾸었고 또 누군가 자신을 깨워 중간에서 깨고말았음. 그래서 루카와는 자신을 깨운 삼학년 불량학생들을 철저히 응징해줬음. 그리고 돌아가려는데 그곳에서 루카와는 붉은머리 여학생을 만나게 되었음.
루카와는 오늘도 사쿠라기 하나미치라는 이름이 있지만 자신은 멍청이라고 부르는 여자아이와 싸움을 했음. 싸움을 먼저 거는건 항상 멍청이 쪽이였음.
처음 그 옥상에서 만난 날부터도.
그날 루카와는 삼학년 불량학생들을 손봐주고 돌아가려는데 나타난 붉은머리 여학생을 봤고 꿈속의 여자아이와는 머리길이가 다르지만 같은 붉은색을 지닌 여학생에게 관심이 가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었음. 그러다보니 싸우다 자신에게생긴 상처를 걱정하던 붉은머리 여학생의 친구에게 내일에 참견하지 말라며 냉정하게 대해버렸고 자신의 친구를 함부로 대한 루카와에게 붉은머리 여학생은 아주 크게 화를 내박치기에 주먹질까지 하니 루카와도 결국은 거칠게 상대하고 말았음.
오히려 붉은머리 여학생은 그런 루카와에게 더 죽을듯이 덤벼들었지만 싸움은 붉은머리 여학생의 친구로 인해 곧 중지되었음. 루카와는 아주 진저리가 났음.
'뭔 여자애가 저리 사나워..'
자긴 사쿠라기 하나미치라며 똑똑히 기억해둬 이 재수없는 새끼야 라고 소리치는걸 놔둔채 루카와는 빙빙도는 머리를 움켜쥐고 옥상에서 내려왔음. 그리고 저 녀석은 절대 자신의 만났던 그 소녀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음. 그냥 머리색만 똑같을 뿐이지.
사쿠라기 하나미치를 보면 볼수록 루카와는 더더욱 확신이 들었음. 동일인물이 아니라는것을. 꿈속 여자아이는 어딘가 불안해보이고 금방이라도 사라질것 같은 이미지였음.
"저 멍청이는.. 지옥 밑바닥에서도 스스로 살아 돌아올 녀석이다."
루카와는 오늘도 하나미치와 싸우고 얻은 상처에 스스로 약을 바르면서 그렇게 생각했음.
"밋찌~ 료칭~ 뭘봐 여우 새끼."
'저렇게 아무한테나 웃는 밝은 태양같은 녀석이 아니였어. 그여자애는 누군가의.. 내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아이였어. 그러니깐 저 멍청이는 아니야.'
사쿠라기 하나미치는 누구에게나 빛나보이는 태양같은 녀석이니 자기가 찾는 아이가 아니라고 루카와 카에데는 판단을 내렸음.
'근데 왜.. 난 멍청이 녀석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온거지.'
마지막 인터하이 경기가 끝난후 하나미치는 크게 다치고 말았음. 어쩌면 다신 농구를 할 수 없을만큼 큰 부상을 입고 말았음. 그 경기에서 망설이던 하나미치에게 거슬리니 나오라고 한건 루카와 자신이였음. 마지막 선택은 하나미치 본인이 한거고 하나미치 본인또한 절대 루카와를 원망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을테지만 그냥 루카와가 스스로 신경이 쓰이는걸테지. 루카와는 타인에게 둔하고 관심을 잘 안가져서 그렇지 냉정한 사람은 아니니깐. 특히 미운정이라도 정은 정인건지 하나미치와 관련된 일은 더더욱 신경이 써질수밖에 없었음.
그래도 어차피 녀석한테는 자신이 안와도 병문안 올 사람들이 넘처날텐데 자신은 왜 한시간 정도 되는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멍청이가 있는 병원에 온건가 싶은 루카와였음. 저녁시간이기도 하니 어차피 누군가 간호해줄 누군가 있을텐데 그럼 괜히 시간낭비만 한건데 말이지.
하지만 병실에는 하나미치는 없었음. 하나미치를 걱정하는 간호사들만 있었음.
"어쩌지.. 또 해변에 있나봐."
"처음 왔을때보다 상태가 너무 나빠져서 선생님이 나가게 하지 말라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거지.."
"이해는 가. 얼마나 외롭겠어. 계속 혼자일텐데. 사쿠라기군이 너무 불쌍해. 허리는 거의 다 나았는데.. 하필.."
루카와는 하나미치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것과 자신의 생각과 달리 하나미치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음. 그리고 루카와는 하나미치를 찾으면서 드디어 꿈속의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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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의 루카와 카에데는 부모님과 함께 한적한 시골로 놀러왔음. 그곳에는 바다가 있었는데 바다가 있다보니 시골 동네 루카와 또래의 애들이 모여있었음. 하지만 루카와는 흥미를 잃고 곧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음. 전혀 자신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놀던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없어도 상관없겠구나 싶어 루카와도 그냥 혼자 노는걸 택했음.
어디서든 마찬가지였음. 지금도 어리지만 이보다도 더 어릴적부터 루카와는 꼭 자신이 필요한곳이 아니라면 혼자있는걸 좋아하는 아이였음. 그래도 외롭다거나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음. 단지 혼자 있는 자신을 보면 아이들이, 어른들이 불편하게 생각해 아무도 없는곳을 루카와는 찾아다녔음.
루카와는 한 여자아이와 만나게 되었음. 긴 붉은머리를 지닌 어딘가 텅 비어있는 표정의 금방이라도 사라질것같아 아이의 손을 루카와는 꽉잡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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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와는 그때 그 여자아이의 얼굴과 이름이 정확히 떠올랐음.
"사쿠라기.. 하나미치.."
하나미치는 그때 그 표정으로 루카와를 다시 바라보기만 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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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기 하나미치는 외로운 아이였음. 어머니는 하나미치를 낳고 몸이 약해 병원에만 입원해 있었음. 그리고 서서히 병원에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음. 끝내 어머니는 그렇게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음. 아내를 잃은 아버지는 너무나도 슬퍼 하나미치를 돌봐줄수가 없었음. 자신의 슬픔을 이겨내기에도 버거웠음.
부모님에게도 자신은 필요없는 아이라고 여겨왔던 하나미치는 머리카락과 눈동자색이 남들과 다른 붉은색, 금안이란 이유로 또래 아이들에게도 배척받았음. 하나미치는 점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텅빈 눈으로 혼자 절벽쪽으로 가 보기만 해도 푸른 바닷물을 바라보았음. 바닷물이 아주 푸르게 보여서 자신의 붉은머리정도는 보이지 않게 만들어 줄것 같았음. 저곳에 숨으면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을거 같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내밀었는데 그런 자신을 누군가 잡아주었음. 검은 머리를 지닌 아주 예쁜 남자아이였음.
루카와는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음. 아이도 루카와에게 아무말도 없었고 이름같은걸 몰라도 둘은 아주 잘 놀았음. 루카와는 남들에게 흥미는 잘 가지지 않는 아이였지만 냉정한 아이는 아니였기에 자신이 꼭 필요하다 여기면 외면하지 않고 계속 있어주는 아이였음. 그래서 루카와는 계속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옆에 있어줬음. 아이도 루카와가 필요한건지 잡아준 손을 꽉잡고 있어줬음. 눈을보면 텅빈 눈이라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자신의 손을 꽉잡아주는걸 보면 이 붉은머리 여자아이는 분명 자신이 필요한 거라고 루카와는 그리 생각했음.
루카와는 햇빛에 비춰 반짝이는 여자아이의 붉은 긴 머리카락을 만져보았음. 아주 따뜻했고 부드러워서 좋은 감촉이었음. 그리고 아주 예뻤음. 세상에 그 어떤 꽃보다도 예쁘다고 루카와는 그리 생각했음.
"예뻐. 너. 진짜 엄청 예뻐."
아이도 루카와가 자신을 이쁘다며 칭찬하는걸 아는건지 처음으로 웃어주는걸 분명 루카와는 보았음. 금방 다시 돌아가 아쉬웠지만. 루카와는 붉은머리의 여자아이를 꽉안아줬음. 머리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따뜻했음. 아이도 루카와를 안아주는걸 느꼈음. 루카와는 꼭 붉은머리의 여자아이가 자신만을 위한 태양이라 여겨졌음.
하지만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음. 일주일 정도 지나 루카와는 부모님과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루카와는 이대로 헤어지면 붉은머리 여자아이는 금방 자길 잊어버릴거라 생각했음.
"이름이 뭐야? 나는 루카와 카에데 넌."
"사쿠라기 하나미치."
그때 처음으로 루카와는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을 알게되었음. 그리고 헤어졌음. 헤어지기 전 루카와는 보았음. 붉은머리 여자아이에게 다가가는 성인남자의 모습을.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미치를 꽉안아주는 남자를 보고 루카와는 생각했음.
'아.. 저 아이에게는 이제 난 필요없겠구나.'
그래서 루카와는 일주일동안의 기억을 오래된 추억으로 묻어놨음. 그러면서 차츰차츰 추억은 점점 잊혀져 갔음. 루카와에게는 그렇게 하나미치와의 추억보다는 농구를 하는 새 기억이 채워져 어느새 사쿠라기 하나미치가 누구인지 잊고말았음. 그래도 딱한곳 꿈속에서만큼은 하나미치를 기억 하고 있었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루카와에게 남은 기억은 다시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대한 기억 뿐이었음.
하나미치는 루카와가 떠난다는 말을 듣게 되었지만 잡지 않았음. 루카와를 기다리는 부모님이 계실테고 그곳으로 돌아가는건 당연한 일이었음. 그래도 루카와가 자신에게 이름을 알려준건 너무나도 좋았음. 루카와 카에데 외모처럼 이쁜 이름이었음. 비록 루카와는 가버렸지만 절대 잊지 않을거라 다짐한 하나미치에게 생각치도 못한 기적이 찾아왔음.
"미안하다 하나미치.. 아빠가 잘못했어. 그동안 외로웠지. 이제 혼자두지 않을게."
하나미치의 아버지가 하나미치를 찾아왔음. 하나미치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그렇게 떠나간 후 한동안 넋을 잃은 아버지는 하나남은 자신의 딸이 생각났음. 자신은 아내마저 못 지켰는데도 이제는 딸까지 지키지 못한 못난아빠란걸 이제서야 깨닫고 크게 후회했음. 그리고 하나미치를 찾아갔음.
하나미치의 아버지에게는 다행이었음. 하나미치는 모든걸 포기하려던 찰나 루카와를 만나 살아갈 이유를 찾았으며 아버지가 다시 찾아와준건 루카와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선물이라 생각했었음. 그래서 하나미치는 금방 아버지에게도 마음을 열 수 있었음. 그정도로 하나미치에게 루카와는 특별했었음.
아버지는 후회한만큼 하나미치에게 최선을 다하였음. 하지만.. 너무 몸을 혹사할만큼 무리를 하여 아버지마저 결국 하나미치를 떠나고 말았음.
"루카와.. 카에데.."
아버지마저 떠난 혼자남은 집에서 하나미치는 기억속에 아주 예쁜 아이였던 루카와의 이름을 되뇌이면서 버텨냈음. 그렇게 어떻게든 버티면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고등학교를 입학했는데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를 일이 하나미치에게 찾아왔음.
"난 사쿠라기 하나미치.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해둬."
"어쩌지 벌써 잊었어."
기억속의 예쁜 아이였던 루카와와 다시 하나미치는 만나게 되었음. 자신을 깜쪽같이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그래서 자신을 기억 못한다는 루카와를 죽어라 패주고 농구만이 전부인듯 행동하는 루카와를 보며 시샘이 나 시비를 걸었음. 그럴때마다 사이는 점점 나빠지는것 같지만 그래도 하나미치는 괜찮다 여겼음.
"나는야 농구천재 리바운드의 제왕 사쿠라기 하나미치."
루카와 때문에 시작한 농구는 아니였지만 막 시작한 하나미치에게는 뜻밖에도 농구의 재능이 있었음. 루카와 조차도 온힘을 다하게 만들었다고 할정도로 아직은 풋내기이지만 자신에게는 재능이 있었음. 그리고 농구가 아주 많이 재미있었음. 하면 할수록 재미있었고 더잘하고 싶어져서 농구할때만큼은 왜 루카와가 자신을 잊고 농구에만 집중하는지 알것같은 느낌을 하나미치도 조금씩 이해가 됐었음.
농구를 하면 할수록 하나미치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음. 그럴수록 루카와 하고는 멀어져 가는거 같았지만 그래도 농구를 하면 이제 예전처럼 루카와와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을거라는걸 하나미치는 알 수 있었음.
하나미치도 루카와처럼 농구에만 모든걸 집중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루카와는 하나미치의 삶에서 너무나도 큰 비중을 차지했었음. 자신이 농구에 집중하면 루카와도 자신에게 집중한다는걸 하나미치도 알게 되었고 하나미치에게 루카와는 삶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농구인생 삶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버리고 말았음.
그래서 농구를 못하는 몸이 되었을때 큰절망감을 느끼고 말았음. 시합때까지는 괜찮았음. 다친걸 알고서도 루카와는 나오라고 자신을 찾았고 모든사람들이 자신을 환영해줬음. 하지만 병원에서는 자신은 혼자였음. 병문안 오는 사람들을 많았지만 각자 다들 돌아가야 할곳이 있는걸 하나미치는 알고있었음. 어릴때 루카와가 그랬던곳처럼.
힘든 재활과 텅빈 병실에서 하나미치는 삶의 의욕을 하루하루 잃어갔음. 자신에게 누가있지. 누가있나.. 아무도 없어. 엄마도.. 아빠도.. 루카와도.. 루카와가 누구지...
예전에는 누군가 자신의 기억속에 존재했던거 같았는데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았음. 왜 기억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고. 하나미치는 다시한번 자신이 쓸모없다 여겨졌고 또한번 모든걸 놔버리고 말았음.
그리고 어릴때 그랬던것처럼 푸른 바다가 하나미치에게는 펼쳐졌음. 저넓고 푸른 바다에 자신이 쉴곳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하나미치는 천천히 또 바다를 향하려고 했음.
하지만 그런 하나미치를 이번에도 막는 존재가 있었음. 그때 어린 검은 머리의 이쁜 남자아이는 어느새 하나미치 보다도 더욱 커진채 또다시 나타나 하나미치의 팔을 잡았음. 그때와 다른건 이번에 남자아이는 긴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있다는 것이었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여자아이가 모든걸 잊어버려 남자아이를 기억하지 못하게 됐지만.
"미안해.. 빨리 기억해내지 못해서. 이렇게 될때까지 외면해서 정말 미안해."
루카와가 또다시 텅비어버린 눈빛의 하나미치를 보고 할 수 있는건 그저 어릴때처럼 꽉 안아줄 수 밖에 없었음.
다행히 다친 허리쪽은 어느정도 재활이 끝났지만 하나미치에게 다시한번 찾아온 정신적인 충격은 이번에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것 같았음. 하나미치는 루카와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음. 더는 사쿠라기 하나미치에게 루카와 카에데는 삶의 목표도 의지도 아니였음. 한번 닫혔다 풀린 마음의 문은 이번에는 더 단단히 잠기고 말았음.
하나미치의 짧았던 붉은 머리가 길게 자랐지만 이제 더는 어린소녀라고 부를 수 없을만큼 하나미치 또한 많이 성장해 이제는 성인여성이 되어있었음. 그동안의 하나미치를 챙긴건 하나미치처럼 성장한 성인남성 루카와 였음. 이제 그만포기하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자신을 본 이후로 해변으로, 절벽으로 가는걸 멈춘 하나미치를 보며 루카와는 조금이지만 희망을 느꼈음. 그러니 루카와는 포기하지 않을거임. 예전에도 하나미치의 삶의 의지가 됐었으니 또 될 수 있을거라 루카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
"사쿠라기 하나미치."
두번다시 잊지 않을거라면서 루카와는 매일 매일 하나미치의 이름을 불러줬음. 그리고 어릴때처럼 길게 자란 하나미치의 붉은머리를 쓰다듬어줬음.
"여전히 이쁘다. 진짜 너무이쁘다. 이제 절대 안잊어. 또 잊어버리면 머리로 죽을만큼 박아버려. 근데 이제 절대 안잊을거니깐 멍청이 박치기 당할일 없겠다. 너는 사쿠라기 하나미치이고 내이름은 루카와 카에데이니깐 멍청이도 절대 내이름 잊지마. 매일 불러줄테니깐."
이렇게 매일 이쁘다라는 말과 계속 자신의 이름과 하나미치의 이름 박치기 한방 다시 먹이라면서 멍청이라는 애칭까지 루카와는 불러주었음. 어쩐지 루카와는 하나미치가 자신을 보고 웃어준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함.
슬램덩크 슬덩 루하나ts 태웅백호ts
- 개연성 없음 및 오타 많음 주의.
루카와 카에데는 잠을 잘때 가끔씩 꾸는 꿈이 있었음. 어릴적 가족들이랑 놀러간 시골 바다 어느 마을. 그곳에서 만난 텅빈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붉은긴머리의 여자아이. 항상 그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답을 듣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났음. 어느날은 그냥 저절로 잠에서 일어난적도 있고 어느날은 누군가 강제로 깨워서 일어난적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기분이 더러웠음. 찝찝하게 이름을 못 듣고 깨어났는데 잠에서 일어나면 그 아이의 얼굴도 자세히 기억나지가 않았음. 그저 긴 붉은 머리의 여자아이였고 그아이의 분위기가 되게 아슬아슬한 분위기 였던것만 기억이 나 가뜩이나 안좋은데 배는 기분이 더러워져 주위에 온갖 신경질을 부리고 그건 루카와의 좋지 못한 잠버릇이 되었음.
그날도 학교에서 자고있는 도중 긴 붉은 머리 여자아이의 꿈을 꾸었고 또 누군가 자신을 깨워 중간에서 깨고말았음. 그래서 루카와는 자신을 깨운 삼학년 불량학생들을 철저히 응징해줬음. 그리고 돌아가려는데 그곳에서 루카와는 붉은머리 여학생을 만나게 되었음.
루카와는 오늘도 사쿠라기 하나미치라는 이름이 있지만 자신은 멍청이라고 부르는 여자아이와 싸움을 했음. 싸움을 먼저 거는건 항상 멍청이 쪽이였음.
처음 그 옥상에서 만난 날부터도.
그날 루카와는 삼학년 불량학생들을 손봐주고 돌아가려는데 나타난 붉은머리 여학생을 봤고 꿈속의 여자아이와는 머리길이가 다르지만 같은 붉은색을 지닌 여학생에게 관심이 가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었음. 그러다보니 싸우다 자신에게생긴 상처를 걱정하던 붉은머리 여학생의 친구에게 내일에 참견하지 말라며 냉정하게 대해버렸고 자신의 친구를 함부로 대한 루카와에게 붉은머리 여학생은 아주 크게 화를 내박치기에 주먹질까지 하니 루카와도 결국은 거칠게 상대하고 말았음.
오히려 붉은머리 여학생은 그런 루카와에게 더 죽을듯이 덤벼들었지만 싸움은 붉은머리 여학생의 친구로 인해 곧 중지되었음. 루카와는 아주 진저리가 났음.
'뭔 여자애가 저리 사나워..'
자긴 사쿠라기 하나미치라며 똑똑히 기억해둬 이 재수없는 새끼야 라고 소리치는걸 놔둔채 루카와는 빙빙도는 머리를 움켜쥐고 옥상에서 내려왔음. 그리고 저 녀석은 절대 자신의 만났던 그 소녀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음. 그냥 머리색만 똑같을 뿐이지.
사쿠라기 하나미치를 보면 볼수록 루카와는 더더욱 확신이 들었음. 동일인물이 아니라는것을. 꿈속 여자아이는 어딘가 불안해보이고 금방이라도 사라질것 같은 이미지였음.
"저 멍청이는.. 지옥 밑바닥에서도 스스로 살아 돌아올 녀석이다."
루카와는 오늘도 하나미치와 싸우고 얻은 상처에 스스로 약을 바르면서 그렇게 생각했음.
"밋찌~ 료칭~ 뭘봐 여우 새끼."
'저렇게 아무한테나 웃는 밝은 태양같은 녀석이 아니였어. 그여자애는 누군가의.. 내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아이였어. 그러니깐 저 멍청이는 아니야.'
사쿠라기 하나미치는 누구에게나 빛나보이는 태양같은 녀석이니 자기가 찾는 아이가 아니라고 루카와 카에데는 판단을 내렸음.
'근데 왜.. 난 멍청이 녀석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온거지.'
마지막 인터하이 경기가 끝난후 하나미치는 크게 다치고 말았음. 어쩌면 다신 농구를 할 수 없을만큼 큰 부상을 입고 말았음. 그 경기에서 망설이던 하나미치에게 거슬리니 나오라고 한건 루카와 자신이였음. 마지막 선택은 하나미치 본인이 한거고 하나미치 본인또한 절대 루카와를 원망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을테지만 그냥 루카와가 스스로 신경이 쓰이는걸테지. 루카와는 타인에게 둔하고 관심을 잘 안가져서 그렇지 냉정한 사람은 아니니깐. 특히 미운정이라도 정은 정인건지 하나미치와 관련된 일은 더더욱 신경이 써질수밖에 없었음.
그래도 어차피 녀석한테는 자신이 안와도 병문안 올 사람들이 넘처날텐데 자신은 왜 한시간 정도 되는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멍청이가 있는 병원에 온건가 싶은 루카와였음. 저녁시간이기도 하니 어차피 누군가 간호해줄 누군가 있을텐데 그럼 괜히 시간낭비만 한건데 말이지.
하지만 병실에는 하나미치는 없었음. 하나미치를 걱정하는 간호사들만 있었음.
"어쩌지.. 또 해변에 있나봐."
"처음 왔을때보다 상태가 너무 나빠져서 선생님이 나가게 하지 말라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거지.."
"이해는 가. 얼마나 외롭겠어. 계속 혼자일텐데. 사쿠라기군이 너무 불쌍해. 허리는 거의 다 나았는데.. 하필.."
루카와는 하나미치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것과 자신의 생각과 달리 하나미치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음. 그리고 루카와는 하나미치를 찾으면서 드디어 꿈속의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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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의 루카와 카에데는 부모님과 함께 한적한 시골로 놀러왔음. 그곳에는 바다가 있었는데 바다가 있다보니 시골 동네 루카와 또래의 애들이 모여있었음. 하지만 루카와는 흥미를 잃고 곧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음. 전혀 자신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놀던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없어도 상관없겠구나 싶어 루카와도 그냥 혼자 노는걸 택했음.
어디서든 마찬가지였음. 지금도 어리지만 이보다도 더 어릴적부터 루카와는 꼭 자신이 필요한곳이 아니라면 혼자있는걸 좋아하는 아이였음. 그래도 외롭다거나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음. 단지 혼자 있는 자신을 보면 아이들이, 어른들이 불편하게 생각해 아무도 없는곳을 루카와는 찾아다녔음.
루카와는 한 여자아이와 만나게 되었음. 긴 붉은머리를 지닌 어딘가 텅 비어있는 표정의 금방이라도 사라질것같아 아이의 손을 루카와는 꽉잡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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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와는 그때 그 여자아이의 얼굴과 이름이 정확히 떠올랐음.
"사쿠라기.. 하나미치.."
하나미치는 그때 그 표정으로 루카와를 다시 바라보기만 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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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기 하나미치는 외로운 아이였음. 어머니는 하나미치를 낳고 몸이 약해 병원에만 입원해 있었음. 그리고 서서히 병원에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음. 끝내 어머니는 그렇게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음. 아내를 잃은 아버지는 너무나도 슬퍼 하나미치를 돌봐줄수가 없었음. 자신의 슬픔을 이겨내기에도 버거웠음.
부모님에게도 자신은 필요없는 아이라고 여겨왔던 하나미치는 머리카락과 눈동자색이 남들과 다른 붉은색, 금안이란 이유로 또래 아이들에게도 배척받았음. 하나미치는 점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텅빈 눈으로 혼자 절벽쪽으로 가 보기만 해도 푸른 바닷물을 바라보았음. 바닷물이 아주 푸르게 보여서 자신의 붉은머리정도는 보이지 않게 만들어 줄것 같았음. 저곳에 숨으면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을거 같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내밀었는데 그런 자신을 누군가 잡아주었음. 검은 머리를 지닌 아주 예쁜 남자아이였음.
루카와는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음. 아이도 루카와에게 아무말도 없었고 이름같은걸 몰라도 둘은 아주 잘 놀았음. 루카와는 남들에게 흥미는 잘 가지지 않는 아이였지만 냉정한 아이는 아니였기에 자신이 꼭 필요하다 여기면 외면하지 않고 계속 있어주는 아이였음. 그래서 루카와는 계속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옆에 있어줬음. 아이도 루카와가 필요한건지 잡아준 손을 꽉잡고 있어줬음. 눈을보면 텅빈 눈이라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자신의 손을 꽉잡아주는걸 보면 이 붉은머리 여자아이는 분명 자신이 필요한 거라고 루카와는 그리 생각했음.
루카와는 햇빛에 비춰 반짝이는 여자아이의 붉은 긴 머리카락을 만져보았음. 아주 따뜻했고 부드러워서 좋은 감촉이었음. 그리고 아주 예뻤음. 세상에 그 어떤 꽃보다도 예쁘다고 루카와는 그리 생각했음.
"예뻐. 너. 진짜 엄청 예뻐."
아이도 루카와가 자신을 이쁘다며 칭찬하는걸 아는건지 처음으로 웃어주는걸 분명 루카와는 보았음. 금방 다시 돌아가 아쉬웠지만. 루카와는 붉은머리의 여자아이를 꽉안아줬음. 머리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따뜻했음. 아이도 루카와를 안아주는걸 느꼈음. 루카와는 꼭 붉은머리의 여자아이가 자신만을 위한 태양이라 여겨졌음.
하지만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음. 일주일 정도 지나 루카와는 부모님과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루카와는 이대로 헤어지면 붉은머리 여자아이는 금방 자길 잊어버릴거라 생각했음.
"이름이 뭐야? 나는 루카와 카에데 넌."
"사쿠라기 하나미치."
그때 처음으로 루카와는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을 알게되었음. 그리고 헤어졌음. 헤어지기 전 루카와는 보았음. 붉은머리 여자아이에게 다가가는 성인남자의 모습을.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미치를 꽉안아주는 남자를 보고 루카와는 생각했음.
'아.. 저 아이에게는 이제 난 필요없겠구나.'
그래서 루카와는 일주일동안의 기억을 오래된 추억으로 묻어놨음. 그러면서 차츰차츰 추억은 점점 잊혀져 갔음. 루카와에게는 그렇게 하나미치와의 추억보다는 농구를 하는 새 기억이 채워져 어느새 사쿠라기 하나미치가 누구인지 잊고말았음. 그래도 딱한곳 꿈속에서만큼은 하나미치를 기억 하고 있었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루카와에게 남은 기억은 다시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대한 기억 뿐이었음.
하나미치는 루카와가 떠난다는 말을 듣게 되었지만 잡지 않았음. 루카와를 기다리는 부모님이 계실테고 그곳으로 돌아가는건 당연한 일이었음. 그래도 루카와가 자신에게 이름을 알려준건 너무나도 좋았음. 루카와 카에데 외모처럼 이쁜 이름이었음. 비록 루카와는 가버렸지만 절대 잊지 않을거라 다짐한 하나미치에게 생각치도 못한 기적이 찾아왔음.
"미안하다 하나미치.. 아빠가 잘못했어. 그동안 외로웠지. 이제 혼자두지 않을게."
하나미치의 아버지가 하나미치를 찾아왔음. 하나미치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그렇게 떠나간 후 한동안 넋을 잃은 아버지는 하나남은 자신의 딸이 생각났음. 자신은 아내마저 못 지켰는데도 이제는 딸까지 지키지 못한 못난아빠란걸 이제서야 깨닫고 크게 후회했음. 그리고 하나미치를 찾아갔음.
하나미치의 아버지에게는 다행이었음. 하나미치는 모든걸 포기하려던 찰나 루카와를 만나 살아갈 이유를 찾았으며 아버지가 다시 찾아와준건 루카와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선물이라 생각했었음. 그래서 하나미치는 금방 아버지에게도 마음을 열 수 있었음. 그정도로 하나미치에게 루카와는 특별했었음.
아버지는 후회한만큼 하나미치에게 최선을 다하였음. 하지만.. 너무 몸을 혹사할만큼 무리를 하여 아버지마저 결국 하나미치를 떠나고 말았음.
"루카와.. 카에데.."
아버지마저 떠난 혼자남은 집에서 하나미치는 기억속에 아주 예쁜 아이였던 루카와의 이름을 되뇌이면서 버텨냈음. 그렇게 어떻게든 버티면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고등학교를 입학했는데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를 일이 하나미치에게 찾아왔음.
"난 사쿠라기 하나미치.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해둬."
"어쩌지 벌써 잊었어."
기억속의 예쁜 아이였던 루카와와 다시 하나미치는 만나게 되었음. 자신을 깜쪽같이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그래서 자신을 기억 못한다는 루카와를 죽어라 패주고 농구만이 전부인듯 행동하는 루카와를 보며 시샘이 나 시비를 걸었음. 그럴때마다 사이는 점점 나빠지는것 같지만 그래도 하나미치는 괜찮다 여겼음.
"나는야 농구천재 리바운드의 제왕 사쿠라기 하나미치."
루카와 때문에 시작한 농구는 아니였지만 막 시작한 하나미치에게는 뜻밖에도 농구의 재능이 있었음. 루카와 조차도 온힘을 다하게 만들었다고 할정도로 아직은 풋내기이지만 자신에게는 재능이 있었음. 그리고 농구가 아주 많이 재미있었음. 하면 할수록 재미있었고 더잘하고 싶어져서 농구할때만큼은 왜 루카와가 자신을 잊고 농구에만 집중하는지 알것같은 느낌을 하나미치도 조금씩 이해가 됐었음.
농구를 하면 할수록 하나미치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음. 그럴수록 루카와 하고는 멀어져 가는거 같았지만 그래도 농구를 하면 이제 예전처럼 루카와와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을거라는걸 하나미치는 알 수 있었음.
하나미치도 루카와처럼 농구에만 모든걸 집중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루카와는 하나미치의 삶에서 너무나도 큰 비중을 차지했었음. 자신이 농구에 집중하면 루카와도 자신에게 집중한다는걸 하나미치도 알게 되었고 하나미치에게 루카와는 삶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농구인생 삶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버리고 말았음.
그래서 농구를 못하는 몸이 되었을때 큰절망감을 느끼고 말았음. 시합때까지는 괜찮았음. 다친걸 알고서도 루카와는 나오라고 자신을 찾았고 모든사람들이 자신을 환영해줬음. 하지만 병원에서는 자신은 혼자였음. 병문안 오는 사람들을 많았지만 각자 다들 돌아가야 할곳이 있는걸 하나미치는 알고있었음. 어릴때 루카와가 그랬던곳처럼.
힘든 재활과 텅빈 병실에서 하나미치는 삶의 의욕을 하루하루 잃어갔음. 자신에게 누가있지. 누가있나.. 아무도 없어. 엄마도.. 아빠도.. 루카와도.. 루카와가 누구지...
예전에는 누군가 자신의 기억속에 존재했던거 같았는데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았음. 왜 기억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고. 하나미치는 다시한번 자신이 쓸모없다 여겨졌고 또한번 모든걸 놔버리고 말았음.
그리고 어릴때 그랬던것처럼 푸른 바다가 하나미치에게는 펼쳐졌음. 저넓고 푸른 바다에 자신이 쉴곳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하나미치는 천천히 또 바다를 향하려고 했음.
하지만 그런 하나미치를 이번에도 막는 존재가 있었음. 그때 어린 검은 머리의 이쁜 남자아이는 어느새 하나미치 보다도 더욱 커진채 또다시 나타나 하나미치의 팔을 잡았음. 그때와 다른건 이번에 남자아이는 긴 붉은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있다는 것이었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여자아이가 모든걸 잊어버려 남자아이를 기억하지 못하게 됐지만.
"미안해.. 빨리 기억해내지 못해서. 이렇게 될때까지 외면해서 정말 미안해."
루카와가 또다시 텅비어버린 눈빛의 하나미치를 보고 할 수 있는건 그저 어릴때처럼 꽉 안아줄 수 밖에 없었음.
다행히 다친 허리쪽은 어느정도 재활이 끝났지만 하나미치에게 다시한번 찾아온 정신적인 충격은 이번에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것 같았음. 하나미치는 루카와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음. 더는 사쿠라기 하나미치에게 루카와 카에데는 삶의 목표도 의지도 아니였음. 한번 닫혔다 풀린 마음의 문은 이번에는 더 단단히 잠기고 말았음.
하나미치의 짧았던 붉은 머리가 길게 자랐지만 이제 더는 어린소녀라고 부를 수 없을만큼 하나미치 또한 많이 성장해 이제는 성인여성이 되어있었음. 그동안의 하나미치를 챙긴건 하나미치처럼 성장한 성인남성 루카와 였음. 이제 그만포기하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자신을 본 이후로 해변으로, 절벽으로 가는걸 멈춘 하나미치를 보며 루카와는 조금이지만 희망을 느꼈음. 그러니 루카와는 포기하지 않을거임. 예전에도 하나미치의 삶의 의지가 됐었으니 또 될 수 있을거라 루카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
"사쿠라기 하나미치."
두번다시 잊지 않을거라면서 루카와는 매일 매일 하나미치의 이름을 불러줬음. 그리고 어릴때처럼 길게 자란 하나미치의 붉은머리를 쓰다듬어줬음.
"여전히 이쁘다. 진짜 너무이쁘다. 이제 절대 안잊어. 또 잊어버리면 머리로 죽을만큼 박아버려. 근데 이제 절대 안잊을거니깐 멍청이 박치기 당할일 없겠다. 너는 사쿠라기 하나미치이고 내이름은 루카와 카에데이니깐 멍청이도 절대 내이름 잊지마. 매일 불러줄테니깐."
이렇게 매일 이쁘다라는 말과 계속 자신의 이름과 하나미치의 이름 박치기 한방 다시 먹이라면서 멍청이라는 애칭까지 루카와는 불러주었음. 어쩐지 루카와는 하나미치가 자신을 보고 웃어준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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