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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5 01:02
몇년 전, 조지를 처음 만났다.





고작 안녕하세요. 수고하세요. 그 쉬운 인사 조차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일깨워 준 사람.


첫눈에 눈길이 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훤칠한 키, 반듯한 눈매, 그와 대비되는 짙고 푸른 눈동자.
내 눈은 그의 말투, 웃음, 그가 보이는 작은 행동들에도 길을 잃고 방황했다.




해사하게 웃는게 참 아름답다 생각했지만 내 주제에 감히 저런 사람을 탐낼 수가 있을까. 이런 호감 조차 죄를 짓는 거 같아 어쩌다 그 사람을 마주하는 날에는 난 눈도 못맞추고 그의 발끝만 바라보았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검은 구두는 그를 닮아 아플만큼 고고하고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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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이름이 허니 맞죠?’




다만 내가 굳게 닫은 문을 그는 기꺼이 두드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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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허니가 준 선물 맞죠? 고마워요 잘 신을게요.‘



기어코 침투해 자리를 잡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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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당신을 사랑해. 다가오는 모든 아침을 당신과 함께 맞이하고 싶어’





비로소 유일한 빛이 되었다.
하지만 파도가 치기 전 바다가 가장 고요하듯 그는 빛을 빙자한 짙은 어둠이었다.









“허니씨 그거 알아 ? 맥카이씨 갑자기 해외로 발령 난거 ?”





[조지. 제발 연락좀 받아.]



[조지 만나서 얘기 좀 해]




[..제발 조지.. 나한테 이러지마..]


달칵 -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잠시 열어둔 방이 시리도록 차갑다. 방 한가운데 몸을 웅크리고 발끝으로 문을 닫는다. 무너진다. 영영 열리지 않기 위해 눈물로 방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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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메리크리스마스, 허니’






더 이상 내게 메리크리스마스는 없다.
그럼에도 부디 이 작은 생명에게는 신의 은총이 함께하길. 메마르지 않은 사랑을 알게 되길.

내 몸을 베어내어서라도 부족하지 않은 사랑에 배부르게 하리라 다짐했다.



맥카이너붕붕
[Code: bb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