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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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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군, 그러니까 딘 자린을 처음 만난 것은 황제가 되기 전의 일이었다.

붉은 토가. 그것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나는 성인의 나이였지만 아직 아버지에게서 왕좌를 물려받기 전이었고, 붉은 토가를 입고 있던 그를 내게 간단하게 소개를 시켜주는 것이 전부였다.

소개를 시켜주었다고는 하나 사실 그와 제대로 대화 한 번 나누지 못 했던 나는 그 이후로 그를 조금 잊고 살았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기억 속에서 지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날이면 항상 붉은색의 토가를 입었고 그 탓에 나는 그 토가 자락을 볼 때마다 그가 궁에 왔음을 알아챘다.

딘 자린. 장군. 붉은 색의 토가.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꽤나 적었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을 조금 더 나열해보자면 그는 꽤나 악명이 높았다. 신하들이 그의 뒤에게 그에 대해 말을 할 때면 항상 ‘전장의 악귀’ 라는 단어로 그를 칭했고 그 별명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전쟁터에 나갈 때마다 실패 없이 새로운 영토를 점령하고 돌아왔다.

전장의 악귀. 그 별명을 듣고 내가 처음으로 했던 생각이 뭐였더라. 어울린다라는 생각보다는 아마 ‘정말?’ 이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그 장군과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내가 더 이상 황태자가 아닌 황제의 자리에 올랐을 때였다.

그때의 나는 황제의 자리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탓에 온갖 신경이 곤두 서 있었다. 원로원들은 새로운 황제인 나를 어떻게든 제 입맛대로 주물러보려 노력했고 또 반대편에서 백성들은 그런 나에게 전대 황제보다 많은 것을 요구했다.

딱 숨 막혀 죽을 것만 같다고 느껴질 때, 몇 년 동안이나 정복 전쟁으로 인해 도시를 떠나있던 딘 자린 장군이 돌아왔다.

거대한 승리를 거두고 새로운 영토를 또 로마의 품에 안겨준 장군을 위해 큰 연회가 열렸다. 시끄러운 음악이 크게 울려퍼졌다. 그게 이미 복잡한 내 머릿속을 비우는데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최대한 외면하려 노력했다.

승리는 기쁜 일이었으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이어진 전쟁 탓이었던 탓에 내가 저지른 일도 아니었음에도 새로운 영토까지 이제 신경을 써야 했다.

뿐만 아니라 전장의 악귀라 불리는 장군의 성격은 또 얼마나 사납고 예민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뭐가 됐든 내 예상보다는 그가 온순한 성격을 가졌길 빌 뿐이었다.

그리고 장군이 기나긴 길을 지나 계단을 올라오고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멈추었다. 예를 표하기 위해 그가 먼저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형식적으로라도 상을 내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대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내 선물을 주고 싶은데, 원하는 것이 있나?“

그가 이곳에 오기 전에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연습했던 질문을 입에 담았다. 첫 만남…은 아니었지만 정식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는 첫인상이 상대방에서 얼마나 큰 인상을 남기는지 잘 알았다. 그러니 이것은 일종의 기 싸움이었다. 그에게 밀리지 않는 황제가 되기 위해.

하지만 이런 내 노력이 다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채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것도 장군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 마디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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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받고싶은데요… 가능할까요…?”

전장의 악귀는 꽤나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루크딘 해밀옹페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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