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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19:00
같이 들으면서 연회 입장합시다.
저녁 시간을 지나자 아이들이 슬슬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 재해이라는 쿠키를 먹다가 꾸벅꾸벅 졸았다. 자캐리스가 안아서 살살 토닥이며 재우려고 했으나 졸음이 몰려오는지 칭얼댔다. 짜증이 섞인 울음이 터질 것을 예감한 아에곤이 유모를 부르려는데, 자캐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둬. 유모가 데려갈 거야.”
“아냐, 내가 데려다주고 올게요.”
조심히 재해이라를 받쳐안은 자캐리스는 허리를 숙여 다른 이들은 듣지 못하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아직 움직이는 게 좀.. 편하지 않아. 재해이라 방에 눕혀주고 나는 약 먹고 금방 올게요.”
움직이지 편하지 않다는 말이 며칠 전의 러트 얘기임을 뜻하는 걸 단박에 눈치챈 아에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저녁에도 진통제를 먹고 잘만큼 근육통이 남아있었다. 이거 정상적으로 괜찮은 거 맞냐는 아에곤의 질문에 자캐리스는 원래는 바로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이 정도면 아주 괜찮은 거라고 했다.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아에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었다.
아이와 함께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생각에 잠길 즘, 문득 주머니에 든 상자가 기억났다. 아에곤은 아에몬드 옆쪽이자 중앙에 앉은 알리센트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눈에 띄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고 테이블 밑으로 선물을 건넸다. 그녀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그걸 받아들였다. 어색한 건 아에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릴적 아에곤이 아직 부모의 사랑을 갈망했던 시절 이후로, 생일 선물을 챙기는 건 아주 오랜만이었다.
“별거 아니에요.”
안에 든 게 뭔지도 모르면서 아에곤은 최대한 덜 민망한 척 둘러댔다. 알리센트는 웃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곤란한 것도 아닌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고맙구나.”
작은 목소리로 전해오는 인사에 아에곤은 멋쩍은 얼굴로 끄떡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차가운 물 한 잔이 생각날 정도로 입안이 바짝 말랐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선물을 풀어보는 알리센트를 발견하고 물이 아닌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바짝 마르는 게 아니라 타는 느낌이었다.
아에곤은 곁눈질로 상자에서 꺼내는 물건을 보고 눈동자가 확장됐다. 에메랄드 보석이 박힌 브로치는 작은 참새 문양을 가졌었고 영롱하고 아름다웠다. 장신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아에곤이 봐도 정교하게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걸 건너편에서 지켜보던 라에니라의 표정이 조금 굳어진 걸 아무도 몰랐다.
아에곤은 생각보다 괜찮은 선물에 조카가 돌아오면 조금은 칭찬해 줄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언제 오려나- 하고 입구 쪽을 바라보다가 누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 자캐리스의 자리가 비워진 덕에, 아에곤과 라에니라의 사이에 방해물은 없었다. 그 말은 즉 불편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조건이 충분했다는 뜻이었다. 아에곤은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며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네가 골랐니?”
신이시여. 왜 저를 가만두지 않으시나요?
안 들리는 척할 수도 없었다. 아에곤이 뻣뻣하게 목을 돌려 누이를 비라 봤다. 그녀는 입꼬리를 당기고 있었는데, 아에곤은 그게 미소가 아닌 비웃음이라는 걸 단박에 눈치챘다.
“그게 왜 궁금한데?”
“어디서 봤던 거 같아서.”
설마 저거 고를 때 같이 있었나? 아에곤은 식은땀이 나려고 했으나 표정은 티 내지 않았다.
“그래? 비슷한 건가 보지.”
“그 애는 날 닮아서 물건 고르는 안목이 좋아.”
다 알면서 떠보는 것 좀 보라지. 아에곤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가 똑같이 비웃는 얼굴로 끄덕였다. 이젠 나도 모른다.
“그러시구나.”
“제법 사이가 좋은 거 같네. 저런 것도 챙겨주고 러트도 챙겨줄 정도로.”
포도 한 알을 손안에서 굴리던 아에곤은 멈칫했다. 안 그래도 벼르고 있던 주제가 나오니, 저절로 투지가 생겼다.
“아들 러트에 약 못 먹게 한 엄마가 할 소린 아닌 거 같네.”
“하루빨리 후계자를 생산해야 하는데 둘 다 그럴 생각이 없어 보여서.”
“어련히 잘 알아서 할 텐데 그 성질머리는 못 기다리나? 자식 사랑 끔찍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애 아픈 건 상관도 안 하나 봐.”
서로 빙긋 웃는 낯짝으로 목소리는 서늘하고 날카롭게 날이 서있었다. 연회가 한참 무르익을 때이니 주변은 시끄러웠지만, 둘의 목소리는 서로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았다.
“제이스는 그 정도로는 끄떡없어.”
거기서 아에곤은 발끈할 뻔했다.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눈앞에서 지켜봤고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약을 먹으러 갔는데. 주변을 한번 살피고 아에곤은 좀 더 목소리를 낮추었다.
“러트 때 끝까지 같이 있어본 적 없어서 애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나 본데-”
“내가 그걸 모를 거 같니?”
“... 알면서도 억제제를 못 먹게 했다고?”
“남성 우성 오메가만큼 희귀하지 않아도 우성 알파도 보기 드문 존재야. 그만큼 형질과 혈통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건지 알고 있는 거지?”
아에곤은 가식적으로 웃던 표정을 싹 지웠다.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음악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네 아들이야. 그렇게 종마 취급을 해도 돼?"
“철없는 소리 하지 마, 아에곤. 그 애는 내 후계자고 언젠가 칠왕좌의 주인이 될 거야. 그러니 하루라도 더 빨리 후계자가 태어나서 자리를 굳건하게 만들어야지.”
“너의 그 귀한 후계자가 힘들어하는 건 조금도 신경 안 쓴단 말이군? ... 됐고, 다음부터는 억제제 가지고 이래라저래라 지시하지 마.”
라에니라는 코웃음을 치며 마찬가지로 얼굴에서 가식적인 웃음이 지웠다.
“그 정도로는 끄떡없다고 한말 못 알아 들었니?”
“... 무슨 뜻이야?”
“남들이 먹는 억제제보다 용량을 작게 맞춰 왔었어. 그래서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어.”
“잠깐, 뭐라고?”
아에곤은 하마터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뻔했으나, 필사적으로 팔걸이를 움켜잡고 몸을 고정시켰다. 이런 날에 소란을 피우며 주목받고 싶진 않았다.
“얼... 마나 적게 용량을 맞췄는데?”
“절반.”
그 대답을 듣자마자 거친 욕설이 흘러나왔다. 물론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묻혔지만 라에니라에겐 들렸을 것이다. 그녀는 아에곤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떴다.
“제정신이야? 우성 알파가 억제제를 절반 복용하게 만들다니..!”
“첫 발현 때부터 그렇게 해왔으니 그게 당연한 줄 알고 받아들였고 몸도 적응했으니 문제없어.”
소리를 지르지 않기 위해 아에곤은 잠시 숨을 내뱉어야 했다. 알리센트가 불안한 눈빛으로 가끔 이쪽을 쳐다봤기에 더 신경 써야 했다.
“정상적인 약을 복용 못하게 하고 버티게 했다고? 결혼도 안 했으니 각인된 오메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 세월 동안... 대체 뭘 위해 그랬지?”
“우성 알파로서 타고난 형질이 조금이라도 훼손돼서는 안돼.”
“뭐....”
“그 애는 반드시 남들보다 뛰어나야 해.”
아에곤은 이 순간만큼은 연민과 혐오감을 참을 수 없었다.
“... 네 과오 때문에?”
라에니라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단숨에 아에곤의 뺨을 후려칠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과오, 그건 조카를 향한 애증을 담아 자캐리스의 출생을 아주 많이 돌려서 말한 것이었다. 이를 악물고 그녀가 짓씹듯 내뱉었다.
“그 애는 과오로 태어난 게 아니야. 내가 선택했고, 내 피를 이어받은 내 아들이야.”
“근데 왜 모든 걸 감당하는 건 네가 아니라 왜 네 자식들이지?”
“......”
“틀렸어, 라에니라. 넌 그래선 안됐어. 그 애들은 모두가 다 볼 수 있는 증거야. 네 선택이었다고? 그럼 애들은? 애들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어. 네가 낳았으니 태어난 거고 그래서 셋 다 모든 걸 감당하고 있어. 그리고 하필 자캐리스는 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훨씬 더 무거운 무게를 짊어진 거잖아.”
라에니라는 아에곤과 마찬가지로 팔걸이를 움켜쥐고 눈을 부릅떴다. 연민과 혐오감은 점점 더 짙어져서, 아에곤은 비워진 술잔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 네가 애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
루케리스와 조프리를 한번 힐끗 쳐다본 후,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재해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누이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숨 막히게 하지 마.”
협박이 아닌 정중한 부탁이었다.
“난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
라에니라가 유일하게 아꼈던 자매 헬라에나만큼, 아니 그 반만큼이라도 사이가 가까웠다면 아에곤은 지금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았을 수도 있었다.
“제이스까지 그렇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
그 말을 끝으로 둘은 더 이상 아무 대화도 이어가지 않았다. 즐겁게 춤을 추는 사람들을 무미건조하게 바라볼 뿐.
*
같이 들으면서 입장하길.
“좀 오래 걸렸지? 재해이라가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한걸음에 달려온 자캐리스를 보고 아에곤은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자리에 앉은 자캐리스는 아에곤의 얼굴을 살피며 의아해했다. 아까보다 가라앉은 분위기가 분명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없어진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은 걱정에 테이블 아래로 손을 잡았다. 서늘한 손이 닿는 느낌에 아에곤의 고개가 내려갔다.
“예전에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뭐가?”
“네 손 말이야.”
자신의 손등을 덮은 자캐리스의 손을 내려다보며 아에곤이 중얼거렸다. 살짝 힘주어 빼내고는 자캐리스의 손을 다시 잡았다. 비가 내렸던 날처럼, 동그랗게 주먹을 쥔 모양새로 만들고 그 위를 덮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차갑지 않았었던 거 같은데.”
수년 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는데 그중에 제일 많이 바뀐 게 두 사람 같았다. 아에곤의 알 수 없는 말에 자캐리스가 뭐라 더 말하려 했으나,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연회를 즐기면서 춤을 추는 귀족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회의 주인공인 알리센트는 이미 자신의 오빠와 춤을 즐기고 올라온 후였고, 저마다 먹고 마시며 춤을 즐겼다. 자캐리스는 그가 당연히 거절할 걸 알면서도 입을 열었다.
“같이 춤출래요?”
“춤?”
“오늘은 축하하는 자리잖아. 모두가 즐기고 있어요.”
“모두...는 아닐걸.”
아에곤은 자캐리스의 옆쪽에 앉은 라에니라를 곁눈질로 바라봤다가 다시 자캐리스를 바라봤다. 자캐리스는 빙긋- 미소 지었다.
“네가 그렇게 춤추는 걸 좋아했- 아..”
뭔가 깨달은 듯 아에곤은 갑자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반응에 고개를 갸웃한 자캐리스는 알려달라는 듯 붙잡힌 손을 살짝 흔들었다.
“맞네. 좋아했었지. 예전에도 헬라에나한테 춤 신청했잖아.”
미소 짓던 자캐리스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래서 그랬던 게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그 유치하고 우스운 감정과 행동에 대해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캐리스는 이번에도 그냥 덮어두기로 했다. ‘관심을 끌려면 이런 것보다는 솔직하고 확실해야지.’
“아냐?”
‘넌 숨기고 억누르는 게 많아서 아에곤이 싫어할 거야.’
자캐리스는 숨을 가다듬고 다시 빙긋- 미소를 한 겹 씌워 숨겼다.
“장담하는데 우리가 나가서 춤추면 모세의 기적이 펼쳐질걸.”
바닷물이 갈라지는 것처럼 웅성거리며 갈라질 사람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피곤해졌다. 자캐리스도 그 말에는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때. 어차피 다들 취했어요. 저 사이로 들어가면 금방 잊힐걸?"
아에곤은 잠시 말이 없었다. 어차피 그가 거절할 거라 예상했기에 자캐리스는 재촉 없이 다시 먹다 말았던 식사를 이어가려고 했다.
“그럴까.”
순간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 자캐리스가 멈칫하고 아에곤을 바라봤다. 아에곤의 시선은 춤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자캐리스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같이 춤추자며.”
아에곤은 술잔을 내려놓고 자캐리스를 빤히 바라봤다.
“나랑 춤추고 싶어?”
“... 응.”
“그래. 까짓것 그게 뭐 어려운 일이겠어.”
너도 숨 좀 돌려야지, 마지막 말은 아주 작게 내뱉어서 자캐리스는 듣지 못할 뻔했다. 그때 옆에서 몸을 흔들거리던 재해리스가 불쑥 몸을 내밀었다.
“아버지, 저도 나가고 싶어요...”
조금 칭얼대는 목소리에 두 사람의 고개가 돌아갔다. 이만하면 많이 참은 셈이었다. 지루한 어른들 연회가 지겨울만했다. 자캐리스는 아에곤이 춤 신청을 받아준 것만으로도 이미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아서, 활짝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춤출 줄 알아?”
“아직 배우는 중인데... 근데 여기 너무 지루해. 저도 데려가면 안 돼요?”
자캐리스에게 대답하면서 시선은 아에곤에게 고정했다. 아에곤은 난감한 얼굴이었으나 자캐리스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까짓것 그게 뭐 어려운 일이겠어. 그렇죠?"
재해리스를 안아올리며 하는 말에, 아에곤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웃었다.
그 말에 그의 어린 남편 얼굴이 삽시간에 불만스럽게 변했으나, 그는 신경도 안 썼다. 손짓으로 재촉하는 자캐리스를 보고 아에곤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 사람이 일어나자 테이블에 앉은 가족들의 시선이 조용히 쏠렸으나, 아에곤은 필사적으로 모른척했다. 따가운 시선을 무시한 채로 연회장 중간으로 다가갔다. 대부분 취했기에 신경도 안 쓰는 이들이 많았지만, 취하지 않은 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힐끔거렸다. 자캐리스는 아에곤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며, 먼저 재해리스의 손을 붙잡고 익숙하게 춤을 이끌었다. 키가 맞지 않아 불편할 텐데도, 그는 허리를 숙이고 부드럽게 손을 맞잡아 방향을 이끌었다.
제법 잘 따라가는 아들의 모습에 아에곤은 눈썹을 들썩거렸다. 쌍둥이의 왕궁 예절 수업을 다 챙길 수는 없었지만, 두 아이 모두 다 수업을 잘 따라간다는 건 알고 있었다.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재해리스가 몸 쓰는 걸 더 잘한다는 걸 익히 알고는 있었음에도, 태가 나는 춤사위를 볼수록 기특했다. 자캐리스는 음악에 맞춰 신난 듯 몸을 움직이는 재해리스를 보며 덩달아 신난 얼굴로 마주 웃었다. 재해이라가 보면 좀 심통 나겠는걸? 아에곤은 딸에게 숨겨야 할 비밀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는데 어느덧 노래가 끝나고 새로운 노래가 시작됐다. 재해리스는 신난 얼굴로 방방 뛰며 아에곤에게 다가왔다.
“너무- 재밌어!!”
햇살처럼 웃는 아들이 예뻐서 아에곤은 안아올렸다.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얼굴이 얼마 만인지 몰랐다.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모를 가까이 부르며, 아들에게 속삭였다.
“아빠도 좀 즐겨도 될까?”
“네!”
유모에게 안겨주며, 아에곤은 손을 흔들었다. 곧바로 뒤에서 손을 잡아끄는 부드러운 힘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박자에 맞춰 중앙으로 이동한 두 사람은 마치 늘 오랫동안 춤을 춰왔던 사람처럼 몸을 움직였다. 군더더기 없이 완벽했고 자연스러웠다. 마주 보고 있는 시선엔 적대감도 경계도 없는, 오로지 즐거움만이 있었다. 자캐리스는 손바닥을 마주 대고 빙글빙글 도는 그 순간에 황홀함을 느꼈다. 둘이 같이 라이딩을 했던 그날처럼 환한 미소로 아에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모습을, 멀리서 모든 가족들이 지켜봤다.
노래 삽입하는거 어떻게 하는건지 까먹어서 애좀 먹었음... 쌍둥이들 행복해라.. 하오드에서 젤 불쌍한건 헬라에나랑 쌍둥이인듯... 아무잘못도 없는데 너무 처참하게 죽음.. 자살하고 참수당하고 자살당하고... 한가정 파탄 너무 한거아니오ㅜ...
헬라에나: 조카야 내 말 듣긴 듣니?
제이스: 쉘위댄스?
아에곤: 누이 너 안아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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