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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22:12
마크리누스가 최후의 승리자가 분명함


마크리누스는 겉모습부터 로마 출신이 아님. 근데 로마는 신분제 사회죠? 출신이 아무리 좋아봐야 속주 출신인 사람이 로마 정계에 접근하면 경계 당할게 뻔함.

내 추측이지만 그래서 마크리누스는 서커스의 사자가 됐다고 생각함. 서커스의 사자가 맹수라는 걸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경계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가 마크리누스가 능력가 수완이 탁월한 걸 알지만 경계하지 않음. 왜냐하면 마크리누스는 유쾌한 엔터테이너, 즉 광대니까.

마크리누스는 그렇게 친근하고 무해하게 로마의 핵심 권력자들과 가까워짐. 원로원 의원과 황제가 마크리누스를 친근하게 여기고 연회에 초대함.

여기서 마크리누스는 방심하지도 않음. 상황이 급변할 때를 대비해서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어느 누구하고도 친한 원로원 의원을 함정에 빠뜨려 약점을 잡고 정보책으로 써먹음.

마크리누스는 죽었지만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뤘는데

1. 아우렐리우스의 혈족을 제거하는 데에 성공함. 실제 역사 이야기이지만 콤모두스 사후 군인 황제들의 내전 끝에 세워진 세베루스 황조 시대에 아우렐리우스 혈족들은 정통성 문제 때문에 별별 트집을 잡혀서 제거당했음. 루실라가 루시우스 망명시킨 것도 이것 때문인듯? 그나마 영화에서는 루실라가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니까 카라칼라-게타가 제거 못하고 있었는데 마크리누스가 죽임 ㅎ



2. 로마의 꿈 좌절
영화에서 1편부터 강조하는게 '로마의 꿈'인데 원로원이 이끄는 공화정의 부활임. 실제로는 멍청한 회귀주의자 소리 듣기 딱좋은 소리에 현대처럼 의회민주주의가 아니라 귀족정인데다 영화 내에서도 시민들의 지지는 구하지 않고 지배세력끼리 쿠데타로 이뤄내려하지만 영화적 허용으로 어쨌든 ㅋㅋ
공화주의 세력의 쿠데타가 무산되고 콜로세움에서 검투사 경기를 빙자한 주도자들의 처형식이 벌어지는데 중간에 검투사들의 난입으로 좀 지연되긴 했지만 마크리누스는 공화주의 세력의 지도자들을 다 제거하는데 성공함. 아카시우스는 황제들 손으로 죽였고, 루실라는 자기 손으로 쏴죽였고, 그라쿠스를 비롯한 능력과 신념 있는 원로원 의원들은 난전 속에서도 부하들 시켜서 다 죽임.
원로원 의원들이 로마 최고의 정치-군사 엘리트인데 거기서 공화주의 세력, 즉 로마의 꿈을 이어받고 공감하는 사람들을 다 제거한 거임. 로마엔 이제 마크리누스 말에 바로 찬성하던 부화뇌동하는 줏대 없고 능력 없는 원로원 의원들 밖에 없음. 로마 평생의 라이벌 페르시아, 불안한 국경, 반란 가능성 있는 속주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 상황에 아우렐리우스와 막시무스의 혈통을 이어받고 능력도 검증된 루시우스가 마크리누스의 의도는 아니지만 생존했다? 위기상황에 정통성 다 가진 능력자가 다 있으면 걔를 바로 방패 위에 올려 강제로라도 황제로 올려야 하는데 공화정은 무슨 ㅋㅋㅋㅋㅋ

마크리누스는 정말 치밀하고 철저하게 아우렐리우스의 유지와 유산을 파괴하는 데에 성공했음. 이제 로마는 계속 제정으로 유지되고 내전이 전통놀이에 동서로 분열되고 로마(지역) 중심의 서로마는 멸망할 미래가 남아 있다...



+)마크리누스는 이렇게 치밀하게 설정해주고 루실라랑 아카시우스는 허술하게 설정해주기 있냐... 로마도 암투 진짜 험악했는데 하인들 듣는 귀 조심하지 않는거 진짜냐고 ㅋㅋㅋㅋㅋ 고대 귀족들이 하인들 인격체로 취급하지 않아서 뭘보고듣든 신경쓰지 않다가 정보 누설되서 엿먹는게 몇번이었는데 ㅋㅋㅋㅋㅋ 아무리 감정이 격해졌다니면 확인도 안하고 최고기밀 큰소리로 말하고

그리고 마지막에 근위대 평원 가득 행군하며서 누가 봐도 반역 세력인 검투사가 말타고 질주하는게 아무도 신경 안쓰고 있음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