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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00:44
감정표현도 풍부하고 제스쳐도 크고 눈물도 많았던 광부 디 식스틴... 스스로 눈물 흘리는 건 좀 쪽팔린다고 생각해서 오라이온 제외한 다른 메크들 아니면 잘 보여주진 않았겠지 그러다보니 디를 달래는 법은 오라이온만 알아 디의 헤드를 자신의 가슴팍에 껴안고 달래듯 천천히 박자에 맞춰 흔들어주곤 했었지 그러면 울먹이던 숨소리가 가라앉고 편해지다가 어느새 지쳐 잠들어있곤 했어
메가트론이 되고 나서는 아무도 우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거야 옵티머스의 앞에서는 더더욱 그랬지 적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건 바로 자격 없는 걸로 취급되었을 테니까 분노 경멸 증오...오로지 스스로를 달구는 감정만이 허락되었을 듯
오래 지속된 내전이 끝나고 쿠인테슨과의 전쟁도 옵티머스의 희생으로 막을 내렸을 때, 메가트론은 매트리스의 빛에 바스러지고 터져나가는 옵티머스의 동체를 어떻게든 잡아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먼지조차도 손에 잡을 수 없었음 이윽고 화려한 빛이 우주를 수놓는 걸 멍하니 바라보면서 메가트론은 정말 오랜만에 목이 꽉 막히는 기분을 느꼈음 눈가가 달아오르고 머리가 멍했음 하지만 옵틱에는 어떤 액체도 고이지 않았음
네가 곁에 없으니 이제 울 수도 없게 되었군. 다 너 때문이다, 오라이온. 네가 내 옆에 없어서. 네가 영원히 떠나버려서 나도 영원히 울 수 없게 되어버린거다. 아니면. 내가 울지 않으니 이제는 옆에 없어도 상관없겠구나 싶어진 거야? 그래서 그렇게 홀가분하게 가버린 거야? 내가 울지 않아서, 괜찮은 것처럼 보여서?
가슴 속에 눈물이 고여 찰랑거리는 환청이 들렸음 하지만 여전히 옵틱엔 어떤 액체도 고이지 않았음 메가트론은, 아니 디 식스틴은 깨달았지 자신은 이제 평생 울지 못하리라는 걸 모든 후회와 슬픔과 절망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하고 가슴 속에만 간직한 채 살아가리란 걸
디오라 메가옵티 메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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