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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3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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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헌이가 휴비베이커리의 단골이 되기전 맨중맨은 꽤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었어. 빵은 정말 맛있었지만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있는 자그만한 빵집을 오는 사람이 없었거든. 그렇게 적자만 나고 있던 빵집에 기적같이 큰손 헌이가 문을 열었던거야.
일주일치 매출을 한번에 이뤄낸 헌이를 보면서 이 큰손 손님을 꼭 단골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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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저 또 왔어요~ 오늘도 (사장님이) 정말 맛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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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만든 애플파이 너무 맛있어요 네? 이렇게 맛있는데 잘안팔린다고요?? 진짜 사람들 다 맛알못들이네 (예전에 파이먹는 사람들 맛알못이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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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는것 같길래요 요즘 유행하는 요1아정이라고 한번 드셔보세요 (토핑만 10번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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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른게 아니고 오는길에 꽃집에있는 장미가 너무 예뻐보여서 한다발 사봤어요. 사장님한테 찰떡..아니, 카운터에 두면 잘 어울릴것같아서요..!






맨중맨의 바램이 통했는지 헌이는 정말 하루에 한번은 꼭 빵집에 들려 빵을 사갔어. 휴비베이커리 상표가 그려진 종이백안에 빵을 한가득 사가는 헌이 덕분에 매출도 오르고 거리사람들한테도 홍보가 되서 빵집에 손님이 점점 늘어났지. 그렇게 휴비베이커리는 힘든시기를 지나게 됬어.
헌이는 맨중맨한테 첫번째 단골이자 정말 고마운 손님이었지.
그래서 다른 손님들보다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한건 맞아.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눈을 반짝거리며 얘기하다 자기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쑥스러운듯 시선을 돌리는 헌이를 보면서 손님 이상의 감정이 생겨났어.
그런데 이런 감정을 헌이한테 말했다가 헌이가 부담스러워하면 어떡해. 자기는 그저 빵집사장일뿐인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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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네 허니씨 같이 참 예뻐..





헌이가 간 뒤 선물로 받은 장미꽃에 물을 주면서 맨중맨은 중얼거렸어. 물기를 머금은 꽃잎이 꼭 헌이의 눈같이 반짝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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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일, 내일 데이트 신청을 하는거야. 자연스럽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이라도 먹자고. 단골손님한테 그정도 권유는 할수있잖아.





그리고 그 다음날 헌이는 오지않았어.
처음에는 피치못할 일이 있어서 못온거겠지 했지 그런데 그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헌이는 오지않았어. 헌이만을 위해 구운 깜빠뉴는 매일같이 주인을 기다리다가 끝내오지 않아 차갑게 식어버렸지.
그렇게 헌이가 빵집에 오지않은지 일주일째 그날도 맨중맨은 혹시라도 헌이가 올까 헌이가 제일 좋아하는 깜빠뉴를 굽고있었어.
그때 문이열리는 풍경소리에 맨중맨은 혹시 헌이인가 싶어 부리나케 카운터로 나왔지.
뭐 당연하게 헌이는 아니었어. 대신 길에서 몇번 마주친적있는 청년이 전화를 하면서 들어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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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요즘 힘들어보여서 이 남자(사람)친구님께서 직접 빵을 사러왔는데 고마워해야하는거 아니냐? 너 요 근래 깜빠뉴 엄청 먹었잖아. 진짜 장발장이라도 된것마냥 깜빠뉴 한가득 가져와서 미친듯이 먹었으면서ㅋㅋ


- 야 앞으로 내 앞에서 빵의 ㅂ 자만 꺼내봐 내가 너 담궈버릴거니까 (뚝!)


어우 무슨 말을 그렇게하냐 야..야..!! 헌이!! 뭐야 전화 끊은거?





청년의 휴대폰 너머로 익숙하면서도 살벌한 목소리가 맨중맨의 귀까지 들려왔어. 목소리가 허니씨랑 비슷하네 생각하고 있던중 청년의 입에서 허니 라는 두글자가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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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분명 허니라고 한거지? 잠깐만 아까 남자친구라고 하지않았나? 그럼 허니씨 남자친구? 아닐거야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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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사장님?

예?

빵 계산 안해주세요?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맨중맨은 헌이의 남자친구일지도 모르는 청년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어. 카운터에는 에그타르트세트가 놓아져있었지.
맨중맨은 애써 표정관리를 한채 아무렇지않은척 입을 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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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천오백원입니다 손님 그런데 친구분께서 빵을..많이 싫어하시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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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까 전화소리가 너무 컸죠? 아니 얘가 저번부터 여기 깜빠뉴를 엄청 먹었거든요. 무슨 장발장이라도 된것마냥.. 그런데 요즘 얘가 엄청 힘들어보여서 힘내라고 깜빠뉴라도 사줄려고 왔는데 뭐..퇴짜 맞았네요.





투머치토커인 청년의 말에 맨중맨의 가설이 거의 확신이 되어가고있었어. 휴비베이커리에서 깜빠뉴를 가득 사갈사람은 헌이밖에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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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씨..남자친구가 있었구나.. 그래 나같은 빵집사장보다 그 청년하고 마음이 잘맞겠지..데이트 신청 안하길 잘했네. 남자친구도 있는데 정말 부담스러웠을거야..그래..이렇게라도 알아서 다행이지






그렇게 청년이 나간 뒤 맨중맨은 넋이 나가듯 중얼거리며 매대에 있는 빵을 정리했어. 그러다 매일 헌이가 사가던 깜빠뉴가 보였지.


혹시 빵집에 안오는 이유도 남자친구가 생겨서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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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라면 말이라도 해볼걸..좋아한다고..






그렇게 헌이에 대해 체념한 맨중맨은 하루하루 웃음이 잃어갔어. 그렇게 또 일주일이 지났을까 마트에서 장을 본 맨중맨은 신호등너머 하늘색 자전거를 탄 헌이를 보게된거야. 이전보다 야위어 보이는 헌이는 무언가 정신이 팔린듯 멍해보였어. 그러다 맨중맨과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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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도망치는거야. 그정도로 나랑 만나기 싫은거야?






도망가는 헌이의 뒷모습에 맨중맨은 자기도 모르게 헌이를 쫓아가. 그러다 바로 앞에서 헌이가 자전거와 같이 길바닥에 넘어지고 만거야.
길바닥에 주저앉아 부셔진 자전거와 핏방울이 맺힌 손바닥을 보고있는 헌이한테 한걸음에 달려가 헌이의 상태를 살폈어.
가까이서 본 헌이는 좀전에 신호등에 봤을때보다 더 야위여 보였지.
맨중맨은 집에 혼자 가려는 헌이를 안아 그대로 빵집으로 왔어.
빵집으로 오는 동안 헌이는 맨중맨의 눈치를 보는것처럼 눈도 못마주치고 가슴팍만 보고있었지.
빵집에 도착해 헌이의 상처를 치료할때도 헌이는 아무말이 없었어.
헌이의 부드러운 손바닥에 밴드를 붙이던 맨중맨은 허니의 손바닥은 몇번 쓰다듬다가 괜히 빵집으로 데려왔다고 후회해.

그런데 이렇게라도 봐서 좋은걸 어떡해. 맨중맨은 마지막으로 하고싶은말을 하기로 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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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씨, 저 허니씨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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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게 헌이는 자기가 꼬시려고했던 맨중맨한테서 눈물의 고백을 받게 되었어.






맨중맨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