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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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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던가요? 자본주의 피라밋 꼭대기 맛 말입니다.”

 

침실까지는커녕 거실로도 못 가고 복도에서 그를 안았다. 한 번도 이런 적 없었고 계획했던 장소도 아니었지만, 네이트는 제법 만족해하는 것 같아 브랫은 오늘의 플레이를 정확하게 머리에 새겼다. 세월이 흐르고 꽤 여러 번 반복된 행위임에도 그의 여린 피부는 브랫의 손힘에 면역력 따위 없었다. 벌써 목과 허리에 붉게 올라온 손자국 위로 브랫이 퍼즐을 맞추듯 제 손을 대보며 물었다. 네이트가 엎드린 채로 나른하게 감긴 눈을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한 끼에 mre 600개는 까먹는 가격인 데잖아요.”

맛도 모르고 먹었어. 네가 옆에 없어서.”

당신이 이제 그런 말도 할 줄-”

! 근데 거기서 누구 만났는지 알아? 프로스트 교수님 있잖아.”

 

갑자기 생각난 건지 고개를 들고 몸을 세워 앉는다. 별로 궁금한 인물은 아니어서 브랫이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며 네이트의 허리를 주물러주었다.

 

그 왕싸가지 푸들이요?”

, 아까 선배 표정을 네가 봤어야 해. 글쎄 프로스트 교수가 선배 이혼 변호사였대. 선배 쪽이 아니라 엑스 쪽.”

 

이제야 구미가 당기는 스토리 흐름에 손장난을 멈춘 브랫이 의아한 얼굴로 네이트를 쳐다봤다. 둘이 눈이 마주치고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진심 웃기는 일이었다. 페리 라이트 그 인간 표정을 놓친 게 아까운 마음이 들 정도로 네이트가 말하는 로스쿨 교수 성격이 보통이 아니었다. 네이트의 학교 행사에 브랫도 몇 번 동석하면서 만난 적 있었는데 브랫은 그를 왕싸가지 푸들이라 불렀다. 네이트한테는 잘해주는 건지 브랫의 비호감 잔뜩 어린 별명에도 불구하고 네이트는 꼬박꼬박 프로스트 교수라고 불렀다.

 

둘이 머리끄덩이 붙잡고 싸우던가요. 그래서 식당에서 쫓겨나기라도 한 겁니까.”

아니, 명함 주고받던데.”

 

브랫의 손가락 사이에 제 손을 끼워 넣으며 손장난질 치던 네이트가 다시 푸학!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답지 않은 경쾌한 웃음소리가 신기해서 브랫이 이야기를 종용하듯 네이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

 

당신 웬일로 안 자고 끝까지 봤네.”

 

간만의 토요일 밤 영화관 데이트였다. 사람 많은 닫힌 공간을 싫어하는 둘의 성향은 여전해 일부러 가장 마지막 시간대의 영화를 고르느라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영화만 시작하면 영화관 특유의 공간적 특성 때문인 건지, 아니면 늘 바쁘고 피곤해서 그런 건지 네이트는 순식간에 잠에 빠지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브랫 말처럼 한 시간 반을 꼬박 눈뜨고 있었다. 그게 영화를 보고 있었다는 걸 의미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더라고.”

 

사실 네이트는 지금도 브랫을 보고 있었다. 이젠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늘 곁에 있는 게 당연한 브랫의 존재를, 그의 모든 부분을 새롭게 다시 인식하고 있었다. 영화 내내 네이트는 허벅지 위에 묵직하게 놓인 그의 손을 만지작댔다. 가지고 놀았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최근 두 사람이 겪은 일련의 사건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영화가 시작되고 화면을 보는데 갑자기 두 사람의 마지막 날 밤이 생각났다. 함께한 생활의 흔적이 묻은 살림살이가 거의 정리되어 빠진 썰렁한 집에서, 텅빈 공기에 낯설어하며 소파에 앉아 뉴스를 보던 그때가.

 

무슨 생각 하길래.”

 

네이트의 머릿속을 꿰뚫어 보는 것처럼 브랫이 손을 흔들었다. 네이트는 브랫의 엄지와 검지를 모아 손안에 쥐고 꾹꾹 눌렀다. 영화가 끝나고 그나마 몇 없던 관객들이 빠져나갔다. 맨 뒷좌석에 앉았던 두 사람 역시 이제 곧 나가야 했다. 브랫이 네이트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피식 웃고는 손을 잡아당겨 일으켜 세웠다. 두 손을 꼭 맞잡은 채로 영화관을 빠져나와 사람이 거의 없는 몰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가 차갑고 습했다. 네이트는 눈을 감은 채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마에 브랫의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졌다. 늦은 밤의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동부에 살 땐 트레일 코스만 산책하곤 했었는데, 서부로 오면서 다운타운의 매력도 알게 됐다. 중심부여도 슬럼화된 곳들이 몇 군데 있어 브랫은 위험하다고 늦은 밤에 다니는 걸 내켜 하지 않았지만, 네이트는 브랫이 곁에 있는 한 위험해질 일은 없다는 걸 확신했다.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긴 했다. 주차해 둔 곳으로 걸어가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광장에는 아직 몇몇 거리 악단이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었다.

 

집에 가기 싫어요?”

 

느려진 네이트의 걸음을 눈치챈 브랫이 깍지 낀 손을 풀고 네이트의 어깨를 감쌌다. 거짓말처럼 그의 체온이 금세 옮겨져 왔다.

 

궁금한 거 있어.”

아까부터 그런 얼굴 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그랬어?”

 

차에 도착해 브랫이 조수석의 문을 열고 네이트를 태웠다. 네이트는 브랫이 탈 때까지 기다렸다.

 

그때 왜 그랬어? 내가 키스하려고 할 때 밀어냈잖아.”

 

어느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얘기해도 그가 결국은 알아들을 거란 걸 알았다. 진심으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멍한 얼굴에서, 곧 미간이 일그러지고, 그러다가 갈피를 잡았는지 눈빛에 이채가 돌았다. 한순간 빠르게 변하는 브랫의 표정을 지켜보던 네잇 역시 그의 답을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 진짜 엉뚱한 건 알아줘야 합니다.”

 

기어코 웃음을 터뜨리며 브랫이 시동을 걸었다. 네이트가 핸들을 쥔 그의 손을 잡아 저지했다.

 

말 돌리지 말고.”

그게 대체 언제 적 일인데.”

갑자기 생각났어.”

 

인생 처음으로 거부당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영화 보는 내내 브랫의 손가락의 양감을 느끼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었다. 그의 손의 체온과 부피감을 느낄 날도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었던 그 감상이 별거 아닌데도 지금도 선명했다. 강렬한 사건이 깊이 패인 자국을 남기는 건 당연했지만 그 당시 느꼈던 아주 사소한 감정 역시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키스로는 못 끝낼 걸 아니까요.”

헤어지기로 결정한 순간에도?”

어느 순간에도.”

 

시동을 끈 브랫이 네이트를 빤히 쳐다보며 대답했다. 물어봐 놓고는 오히려 그의 대답에 숨이 턱 막혔다. 그의 사랑을 뒤덮어쓰며 샤워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그때도 기억나?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 목욕가운 벗으면서-”
유혹했을 때요?”

그때도 거부했었잖아.”

그것도 같은 이유죠. 시작하면 못 끝내는데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취급할 수 없었으니까.”

 

네이트는 여전히 저런 말을 태연하게 하는 브랫이 신기했고, 저런 말에 뺨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더 오래전 이라크에서, 당신의 판단을 믿는다고 흔들림 없이 바라보며 확신을 주던 그였다. 그의 존경과 사랑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괜히 과거의 일을 꺼내 들어 그에게 불안을 옮기고 덩달아 관계를 흔들려 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말로 꼬시지 않는다면서 말로 너무 잘 꼬시는 거 아냐?”

제 얼굴이 말이 필요합니까?”
 

네이트를 한번 쓰윽 쳐다보고는 브랫이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시동을 걸었다.

 

아니, 전혀. 네 얼굴이면 한 마디 말도 필요 없어.”

 

-

 

곧 브랫의 생일이었다. 작년 생일 땐 온몸에 큰 그의 군복을 입었었다. 생일 때마다 이벤트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작년에 그가 너무 격렬하게 반응했던 게 기억이 났다. 너무 격렬해서 다신 이런 짓을 시도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했었는데. 또 하면 바보였다.

 

그런데 지금 네이트는 서재 문을 잠그고 노트북 화면을 마치 적군인 양 노려보고 있었다. 젠장젠장젠장. 카트에 넣었다가 삭제했다가 넣었다가 삭제하기를 무한반복 중이었다. 그러다 서재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화면을 내동댕이치듯 덮었다. 그 소릴 들은 건지 브랫이 문 너머로 혀를 차며 잔소리를 시작했다. 그렇게 덮으면 모니터에 충격이 가해져-

 

네이트는 한걸음에 달려가 잠갔던 문을 열었다. 네이트의 얼굴을 본 브랫이 눈썹을 까딱했다.

 

뭡니까? 혼자 포르노라도 봤어요?”

배고파. 밥 먹자.”

 

그가 언제든 입을 닫을 화제로 말을 돌렸다. 저 말은 늘 효과가 좋아서 브랫의 머릿속 생각이나 하려던 말을 순간 삭제하는 게 가능했다.

 

요즘 갖고 싶은 거 있어?”

 

생일이 다가올 때마다 으레 묻는 말이어서 브랫은 무심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이작이 식탁 아래 두 사람 다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다릴 간지럽혔다. 그러다가 결국은 네이트의 발등을 혀로 핥아주기 시작해 네이트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작은 어느 순간부터 네이트를 보살펴야 할 대상인 것처럼 대했다. 네이트가 발로 아이작의 정신없이 흔들리는 꼬리를 멈추게 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당신만 있으면 된다니까.”

 

저 말도 매해 들었더니 이젠 당연하게 듣고 있는 네이트였다. 역시 물어보나 마나 한 질문이었다. 브랫은 물욕이 있는 사람 중 가장 물욕 없는 사람이었다.

 

 

 

브랫 생일 선물을 왜 내가 골라요.”

 

이것도 벌써 몇 해째 네이트가 페리에게 하는 소리였다. 페리는 브랫의 선물을 사겠다는 핑계로 네이트를 쇼핑에 대동했다. 어차피 둘이 같이 일하면서 직접 물어보고 줘도 되는데 페리는 꼭 네이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그래도 네이트 역시 브랫 선물을 고르는 데 애를 먹고 있는데 거기에 페리 몫까지 골라주게 생겨서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늘 온갖 아이디어로 꽉 차 있는 페리의 머릿속이었다.

 

저번에 캠핑 갔을 때 보니까 발전기 필요해 보이던데. 그거 그새 안 샀지?”

선배, 그거 사주고 또 같이 갈 생각하는 건 아니죠?”

 

캠핑 장비 매장을 검색하는 페리를 보던 네이트가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 브랫하고 페리를 단둘이 보내놓고 후회했었다. 캠핑을 즐기는 건 아니지만 브랫하고 떨어져 있던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게다가 뭘 믿고 저 둘을 따로 보냈던 건지.

 

이번엔 밖에서 셋이 하자.”

 

일부러 모호한 표현을 쓰며 능글맞게 웃는데 매장을 안내하던 직원이 흠칫하는 게 느껴졌다. 가끔 보면 페리는 사람들을 골리는 걸 너무 즐겼다. 직원 반응이 솔직히 좀 웃기긴 해서 네이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페리는 브랫의 생일 선물을 집으로 주문 배달하는 걸로 끝냈다. 기계를 좋아하는 브랫인데 최신 기술이 담긴 캠핑 장비라니, 아마 받으면 바로 써보고 싶어 할 게 분명했다. 아직도 브랫의 선물을 고민하는 네이트를 보며 페리가 못 믿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브랫이 자기한테 원하는 물건이 있을 리 없잖아.”

그럼 어떡해요.”

원하는 행위를 해주는 게 최고의 선물 아닐까?”

 

-

 

꽤 오래 같이 살면서 싸움이나 다툼은 거의 없었다. 전쟁터에서 만나 전쟁처럼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났다. 그런 두 사람에게 웬만한 일들은 갈등의 소지조차 되지 못했다. 최근의 버드 일만 제외하면 그랬다. 게다가 그 사건으로 브랫에게 마지막 죄책감으로 남았던 훔친 지갑과 우연을 가장한 재회까지 모두 다 털어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의견차이나 실랑이가 아예 없는 건 당연히 아니었다. 덩치 큰 리컨마린 출신의 두 사내가 함께 사는데 항상 평화로울 수는 없었다. 브랫이 그 전처럼 네이트에게 모든 걸 맞춰주는 것도 아니었기에 더 그랬다. 네이트를 신뢰하지만 여전히 네이트가 밤늦게까지 누군가와 술 마시고 오는 걸 반기지 않았다. 그걸 티를 내고 안 내고의 차이일 뿐. 네이트의 사회생활을 존중하지만 그에게 특별히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동료 교수나 제자 얘기를 들을 때면 브랫은 그게 못마땅했다. 타고난 성질머리는 어쩌지 못해서 브랫이 특유의 빈정거림이 섞인 모난 소리를 하면 네이트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입을 꾹 다물고 서재로 들어갔다. 잔뜩 열 올라 있는 상태의 브랫과 대화를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걸 이미 파악한 네이트였다. 괜히 짜증 아닌 짜증을 내버린 브랫만 자신의 발언을 검열하며 진짜로 잘못한 게 네이트인지 자신인지 최대한 공정하게 판단하려 했다. 하지만 늦게까지 술 마시고 전화도 안 하고(네이트는 브랫을 한밤중에 불러내는 게 미안해서라고 했다) 남의 차를 얻어 타고 온 네이트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 정신이 아니었다. 네이트는 네이트대로 나름 자신을 배려한 결정에 오히려 비난을 받아 화가 꽤 오래가는 모양이었다. 네이트가 화가 났다는 건 우습게도 그가 고른 오늘의 착장에서 잘 드러났다.

 

“.....그러고 나가요?”

 

입을 좀 다물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지금 눈앞의 저 광경을 보면 그 누구도 입이 벌어지는 걸 어쩌지 못할 거라 확신했다. 오렌지색 스웨터에 오렌지색 잠바를 입었다. 언뜻 보면 한 덩어리의 거대 오렌지처럼도 보였다. 안타깝게도 제 피부색에도 어울리지 않는 색깔을 꾸역꾸역 사랑하게 된 네이트의 얼굴은 옷 때문에 연둣빛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브랫은 저게 온몸으로 자신에게 시위하고 있는 네이트란 걸 알았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이 눈을 멀게 하는 시위에 브랫의 화는 온데간데없이 녹고 말았다.

 

미안해요, 네이트. 내가 다 잘못했어.”

 

두꺼운 잠바를 입어 온통 둥글고 폭닥해진 그를 한품에 끌어안고는 사과를 속삭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

 

저런 결의에 찬 표정을 본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 놀랍게도 이라크에서조차도 본 적 없는데. 브랫은 약간 긴장이 됐다. 네이트는 빨리, 재촉하며 손을 잡아끌었다. 이것도 새로운 모습이었다. 뜬금없이 드레스룸으로 이끌던 네이트가 바로 그 앞에서 우뚝 멈춰서더니 더 비장하고 더 긴장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생일이니까 선택권을 주겠다.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해. 네 의견을 반영한 선택지는 절대 아니란 걸 명심하도록. 다만 조건이 있어. 첫째, 생일이라고 매해 이런 걸 하는 건 아니라는 거, 알겠어?”

 

멍한 얼굴로 브랫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네이트의 눈이 네모가 됐다.

 

똑바로 대답해야지.”

“Yes, sir, 근데 대체 무슨-”

둘째, 네가 둘 중에 뭘 선택하든 난 받아들일 거야. 근데 오늘 하루만 기억하고 내일부터는 없던 일이 되는 거다. 기억을 곱씹거나 언급하거나 하면 진짜 진짜 화낼 거야. 물론, 그 어떤 기록도 안 돼. 동영상 촬영이라던가,”

네이트-”

말 끊지 마. 문 열면 두 가지 착장이 옷걸이에 걸려 있어. 고른 착장에 맞춰 플레이도 해줄게. 잘 고민하고 선택하도록.”

 

생일에 맞춰 이벤트를 해주겠다는 걸 대강 눈치챘지만 네이트가 저 정도로 나오니 브랫은 웃음만 났다. 다 괜찮으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고, 아무것도 안 해줘도 된다고 말하려던 브랫의 결심은 문이 열리고 눈 앞에 펼쳐진 두 벌의 옷을 보고 산산이 부서졌다.

 

그 어떤 의료행위도 할 수 없는 무능한 간호사거나, 아니면 네가 믿고 따랐던 유능한 픽 중위거나.”

 

하나는 예전에 브랫이 네이트의 할로윈 코스튬으로 서칭했던 간호사복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라크 때 네이트의 데저트수트였다. 가슴팍에 이라고 새겨진 그때의 그 착장 그대로. 네이트의 말대로 그 어떤 의료행위도 불편해 보이는 길이의 간호사복 아랜 가터벨트가 있었고 데저트수트 아랜 홀스터가 있었다. 씨발, 이 인간은 날 죽이려고 태어난 게 분명했다.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브랫의 눈을 본 네이트가 한 발짝 뒤로 떨어지더니 확신이라고는 전혀 안 담긴 한마디를 덧붙였다.

 

난 내 분대장의 선택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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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슼탘

2024.09.21 00: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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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진짜 이게 무슨 일이야 센세... 아 왕싸가지푸들 프로스트가 딱 한명인디 페리랑 명함 주고 받은거 심상치 않다ㅋㅋㅋㅋㅋㅋ중위님 화났다고 오렌지색으로 시위하는거 졸귀임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마지막에 브랫 무슨 선택할건데 네잇 진짜 많이 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fea]
2024.09.21 0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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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나 지금 너무 놀래서 내센세오신거임???????
[Code: c74b]
2024.09.21 00: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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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에도.” 브랫 키스도 섹스도 거부한게 네잇 아끼려는 마음 때문이었구나 ㅠㅠㅠㅠㅠ 그런 상황에서도 네잇이 우선인 브랫... 네친놈다워 ㅠㅠㅠㅠㅠㅠㅠ 브랫은 집요하고 거친 리컨마린 중의 리컨마린인데 의외로 섬세하고 다정한 부분 있는거랑 네잇은 상대적으로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예민한듯한 면모도 있는데 또 자각없이 무뢰배스러운 모습 나오는거 너무 브랫이랑 네잇 같아 근데 센세 선물처럼 와주셔서 너무너무너무 좋은데 여기서 끊고 가시다니 ㅠㅠㅠㅠㅠㅠㅠ 아아아아악 브랫 어떡하냐고 뭐 선택할건데 ㅠㅠㅠㅠㅠ
[Code: 02ea]
2024.09.21 00: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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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랑을 뒤덮어쓰며 샤워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달달사
[Code: 99c1]
2024.09.21 00: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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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도 못 정하겠어 네잇 ㅠㅠㅠㅠ 다 좋아ㅠㅠㅠ
[Code: 99c1]
2024.09.21 0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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앜ㅋㅋㅋㅋㅋㅋㅋㅋ 부랫 생일이니까 그냥 시원하게 두개 다 입어주면 안되냐구욧
[Code: d7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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